소설리스트

1970 대한제국-96화 (96/131)

〈 96화 〉 Ep10. 국가가 무너지는 날 (1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옛날이야기

베트남 전쟁을 누빈 내내 군인 이은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여봤다.

정글에서 소총으로 쏴죽이고, 깊은 산 속에서 저격으로 쏴죽이고, 치열했던 참호전에서 단검으로 찔러 죽이는 백병전까지. 땅굴 속에 수류탄을 던져넣어 숨어있는 적을 몰살시키고, 수류탄으로 함정을 만들어 오진수의 특수부대 1개팀을 폭사시킨 그녀는 대한제국의 월남전 참전용사다.

하지만 그런 은서가 했던 최대의 고민은 다름 아닌 '내가 민간인을 죽인적이 있는가?'였다.

베트남전쟁은 게릴라전이다. 2차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뚜렷한 전선 없이 전방위적으로 전투가 벌어지는 정글속의 사투는 미국에게도 지옥같은 경험이었다.

문제는 베트콩에서 시작된다. 월맹군의 지원을 받던 공산주의 혁명가들은 땅굴을 파서 정글속에 숨거나, 민간인으로 위장해서 도시와 마을에 숨어들곤 했다. 그러다 적이 취약점을 드러내면 기습 공격하는 식으로 승리를 노렸다.

여기서 은서가 주로 했던 임무란 민간인으로 위장한 베트콩을 찾아내고, 누명을 쓴 민간인이 있다면 찾아내 보호해주는 것. 즉 누가 적인지를 구분하는 피아식별 분야의 전문가였다.

<내가 죽여야 할 이 사람은 적군일까? 민간인일까?>

공부하면 자신있었던 은서는 월남군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 사람들의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배워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냈다.

<저희는 베트남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왔어요. 어떠한 해도 입히지 않을겁니다. 무기를 들고 있거나 무기를 숨기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외국의 군대가 익숙한 언어로 설명을 늘어놓으니 현지 주민들의 경계심이 풀려갔다. 취조가 오랜 시간 계속되면 배가 고플까봐 저녁 밥상까지 챙겨줬다. 미국이나 한국식으로 챙겨주면 입맛에 안맞을까봐 베트남식으로 챙겨주는 이은서 중위의 배려는 강박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더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 믿을 수 있겠어!>

미군이나 대한제국 국군에서 베트남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거기에 '문화'까지 이해하고 있는 장교는 거의 유일했다. 이런 재능이 미군의 지휘부나 대한제국군의 사단장들 귀에 들어가 많은 부대들이 은서의 공수지구대 3팀을 찾았다.

<당신의 능력을 들었습니다. 특수부대 수준의 전투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현지 주민들과 소통이 가능하다구요? 저희와 연합 작전을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기회는 쏟아졌고 훈장도 쏟아졌다. 남베트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베트콩을 찾아내 체포하는 능력이 도가 터 공수지구대 3팀은 연합군과 베트콩, 북베트남 모두에게 귀신으로 불렸다.

<어느 진영이 보든 귀신이 맞긴 해. 정말 귀신같거든.>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변두리의 보잘것 없는 작은 시내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이은서 중위에게 찾아왔다.

<미안해요! 살려줘요 누나! 제가 잘못했어요!>

어린 소년이 이은서 중위의 품속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은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소년을 안아주었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넌 안전해. 그렇게 달래주며 소년을 데려가고 싶었을 뿐이다.

<넌 절대 아닐거야. 그렇지? 네가 그런 애일리 없어.>

많은 이들이 소년을 가리켜 '수상한 녀석이다' 했지만 은서 만큼은 믿지 않았다. 이렇게 어리고 착하게 생긴 소년이 베트콩일리 없다고. 은서는 활짝 웃음 꽃을 피우며 따뜻하게 소년을 안아주었다.

<누나가 지켜줄게.>

하지만 품속에서 차가운 금속 물체가 느껴졌다. 무너지는 신뢰와 배신감 속에 피어나는 절망감. 소년의 품속에서 보인 것은 다름아닌 수류탄이었다.

수류탄이 터지고 죽는 것까지 단 3초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겁에 질린 은서는 살기위해 총을 빼들었다. 배신감에 화가 치밀었고 살고 싶어서 총을 쏘았다. 어린 소년이 총을 맞고 죽었을 때 피로 흥건해진 자신을 돌아보며 은서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민간인을 죽였다는 생각에 은서는 겁에 질렸다. 전쟁터에서 처음으로 적군을 죽여봤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 몰려와 그자리에 주저앉아 온 몸을 떨었다.

총성을 들은 은서의 부하들이 달려왔다. 머리통에 총알구멍이 나버린 소년의 시신에선 누가 봐도 분명한 수류탄이 나왔다. 어떤 용도로 갖고 있던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갖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적으로 판단하기에 무리는 없다. 부하들은 은서를 존경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중위님이십니다. 이번에도 정말 귀신같이 베트콩을 찾아내셨군요.>

그런 존경들이 존경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밤중 텐트에 틀어박혀 괴로워하고 있는 이은서 중위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러던 그 때 팀장님이 찾아왔다. 자신의 선배이자 공수지구대 3팀의 팀장인 김훈 대위. 어리버리했던 은서를 갈구고 교육시키며 이끌어줬던 남자.

<괜찮냐? 너무 마음쓰지 마라. 그 자리에서 죽이지 않았다면 네가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

<죄책감 때문에 미칠 거 같으면 반대로 생각해봐. 그 소년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고스란히 터졌으면 어땠을 거 같냐? 네가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우리팀은 다 저 세상 갔을거야. 네가 우릴 지킨 셈이지. 모두가 너한테 고마워 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무수히 있을거야. 게릴라전이라는건 이런거니까.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투를 해야해. 마음 굳게 먹고. 우리가 왜 여기로 왔는지 거기에 집중해. 우린 월남을 지켜주러 온거잖아. 그렇지?>

<야! 지금은 나라 꼬라지가 이렇긴 해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잖냐?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서 지켜줬으니까 월남은 분명 좋은 나라가 될거야. 자유롭고 정의로운 민주주의 국가. 언젠가 그런 나라가 되면 나랑 같이 구경하러오자. 발전한 월남의 모습을 보고나면 틀림없이 뿌듯함이 들거야. 내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훈이 오빠의 위로가 그날 밤의 은서에겐 큰 힘이 됐다.

<내 고생덕에 월남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날 밤 은서는 행복하게 잠이들었다.

하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다. 훈이 오빠가 소령으로 진급해 본국으로 돌아갔고, 공수지구대 3팀을 물려받은 은서는 사사건건 부하들과 충돌을 벌였다. 은서는 여전히 부하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타오르는 복수심은 '장렬히 죽어서 아버지 가슴에 대못을 박겠다'는 자살을 기반한 복수로 이어졌고, 그런 일념아래 벌어진 최후의 격전으로 오진수의 특수부대를 섬멸시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를 지키러 쫓아온 부하들 11명이 모두 죽었다. 베트남 전쟁은 승리가 아닌 휴전으로 끝났고 대한제국의 품으로 돌아온 이은서 대위는 평화라는 게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언제라도 폭탄이 터질지 몰라!>

<여기도 베트콩이 숨어있는 게 분명해!>

<여기가 대한제국의 황궁이라고? 내 집? 그럴리가! 여긴 아직도 베트남 같은걸! 난 아직 전쟁터에서···.>

<누군가 날 미행하고 있는거 같아!>

<나 때문에··· 내 손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

내가 죽였던 소년은 정말 베트콩이었을까? 단지 어디선가 수류탄을 주워와 제보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녀석이 정말 베트콩이라 할지라도 자수할 마음으로 찾아왔던 건 아닐까?

내가 죽인 11명의 부하들 모두가 내 행복을 바라고 있을까? 나 때문에 죽었다 원망하진 않을까? 난 녀석들을 용병으로 취급하고 무시했어. 내가 이렇게 뻔뻔히 행복을 누리는게 질투나지 않을까?

<잘못했다고 했잖아요. 살려달라고 했는데 왜 죽이셨어요?>

<혼자 살아서 행복하게 사니까 좋아요? 팀장님? 저희는 죽어서 땅 속에 묻혀 있는데.>

매일 밤 술에 취해 잠이 드는 황태녀는 오늘도 이런 꿈을 꿨다. 침대에서 괴로운 표정으로 뒤척이는 은서는 술이 없으면 잠에 들 수조차 없었다.

'제발 그만해··· 미안하다고 했잖아···.'

원망의 목소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마지막엔 훈이 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월남은 분명 좋은 나라가 될거야. 자유롭고 정의로운 민주주의 국가. 언젠가 그런 나라가 되면 나랑 같이 구경하러오자. 발전한 월남의 모습을 보고나면 틀림없이 뿌듯함이 들거야. 내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거짓말쟁이. 월남은 좋은 나라가 되지 못했는걸.

***

1975년 새해가 밝았다. 대한제국의 설날은 양력을 기준으로 해서 1월 1일부터 3일까지가 설날이다.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난 은서는 서북방위사령부에서 업무를 봤다. 그러다 설날이 되면 헬기를 타고 다시 덕수궁에 놀러와 아버지를 본다. 평양과 서울 사이를 뺀질나게 오가는 사이 은서와 진혁이는 더욱 가까워져있었다.

“진혁아~♥”

1946년생. 올해로 30살이 된 황태녀는 아바마마가 보는 앞에서도 노골적으로 스킨십을 해댔다. 헬기장에서부터 진혁이 팔을 꼬옥 붙잡고 들러붙어있더니 아예 품에 앵기려 들었다.

"팔 좀 놓으시고···."

"아 왜~ 옆구리가 시리단 말야!"

"옛 말에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아이구 조선시대 사람이니?"

그러자 진혁이가 억울한 표정으로 답했다.

"조선시대고 조선사람 맞습니다! 대한제국은 조선이거든요!"

"아~ 맞다. 그랬지?"

그래도 들러붙었다. 대한제국이 조선에서 이어진 동일 국가라 해도 역사는 둘을 구분할 것이다. 대한제국은 곧 조선이지만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뭔 개소리냐 싶겠지만 아무튼 아니니까 외워라. 시험에 나올거니까.

<밀어붙여!!!>

황태녀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소련의 전차군단처럼 밀려와 김진혁 중령을 궁지로 몰아갔다. 옆에 앉혀놓고 윳놀이를 하는 건 예사고 직접 전을 붙여 먹여주거나 같이 널뛰기를 하는 등 사방팔방에 '이 남자가 내 신랑될 사람이다!'라고 과시를 하고 다녔다.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도대체 60년대 영화에 나온 명대사는 어디서 주워 들어선 진혁이에게 써먹고 있는 그 여인은 여차하면 '저질러버릴' 기세로 애정공세를 펼치고있었다.

'많이 힘든가보구나 은서야···.'

은서의 아버지 이연은 그저 웃었다. 은서의 속마음을 덕수궁 직원들은 물론 시달리는 진혁이도 훤히 알고 있었다. 월남의 소식이 신문에 올라오는 만큼 그에 비례해 음주량이 늘어났고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마다 사랑을 속삭이는 강도도 거세어졌다.

<사랑으로 잊으시려는 거구나>

그래서 결국 김진혁 중령도 못 이기는 척 사랑으로 안아주고만다. 위로에 가깝긴 하지만. 토닥토닥.

그런 진혁이의 품 속에서 은서는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속는 사람도 속이는 사람도 모두가 알고 있는 조작된 행복이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전하.'

진혁이는 이제 은서의 방까지 찾아가 자장가를 불러주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황태녀 전하가 악몽에 시달려 새벽녘에 일어나 구슬피 울었기 때문이다.

1975년의 첫 행사는 제국익문사로 시작한다. 제국익문사 3법이 작년 말 통과되면서 출범만 기다리고 있었다.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제국익문사!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다! - 제국신문>

남산의 중앙정보부 청사에서 열린 현판식엔 황제 이연과 비서실장 이화가 박수를 쳐주며 제국익문사의 출범을 축하했고 김재필 부장도 제국익문사 장관으로 재취임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제국익문사의 머릿돌엔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聖聰補佐(성총보좌, 황제를 보좌한다.)

이연은 이 자리에서 제국익문사의 새로운 청사를 지어주기로 약속했는데 부지는 내곡동에 자리잡을 예정이며 1980년 완공을 목표로 했다. 마개조 당한 국회의사당으로 울상이던 건축가에게 '이번엔 어떻게 지어도 간섭 안할테니까 네 재능을 마음껏 뽐내봐'라고 했다.

토닥토닥.

모더니즘 양식을 극한으로 뽐내는 흑색의 대리석 건축물은 밤만 되면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와 청사를 장식할 예정이며 훗날 '해방이래 최고의 건축물' 1위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린다. 최악과 최고를 동시에 기록하게 되는 불세출의 예술가였다.

그리고 1975년 1월 5일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월남의 멸망을 예견한 제국익문사의 보고서가 시험대에 오른 순간이다.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접경지역 프억빈이 북베트남에게 최종 함락됐다. 휴전으로 끝난 베트남 전쟁이 다시 시작된 순간이다. 소식을 들은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성명으로 이렇게 말했다.

<남베트남의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최대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동북아를 관할하는 미국 태평양 7함대가 오키나와 해군기지에서 출격해 인도양으로 향했다. 언론사에선 '월남을 위해 출격한 것이 아니냐? 미국과 베트남은 동맹이다!' 희망적으로 관측했지만 바로 이 순간부터 대반전이 일어났다.

국방성 대변인이 다른 말을 한 것이다.

<월남을 지원하기 위해 출격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입니다. 7함대의 출격은 월남의 전황과 관련 없는 별도의 작전을 위해서이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미국은 분명 '참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1월 10일. 오키나와의 환락가를 찾는 미군 장병의 수가 10분의 1로 감소한다. 미 해병대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탓이다. 하지만 미국 국방성은 여전히 논평을 거부했다.

<인도차이나로 파견된 미군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그러는 동안 북베트남은 휴전협정을 파기하고 공세를 늘려나갔다. 인구 7만의 전략도시 타이난시가 공격받았고 탐틴성, 빈롱성 등 월남 중부의 3개 지역에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은 참전준비를 하면서도 망설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 공화국 외무성이 외치는 절박한 호소가 유엔에서 울려퍼졌다. 절실하고 필사적인 월남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도와주십시오! 북베트남이 평화협정을 위반했습니다! 대규모 공세로 아녀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민간인이 보금자리를 잃고 떠돌고 있단 말입니다! 식료품과 의약품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월남은 도움이 필요했다.

도움이 필요했고 도움을 요청했으며 절박하게 미국에 매달렸다. 살려주세요. 우린 동맹이잖아요. 군대를 철수시키면서 약속했잖아요. 위험에 처하면 돌아와주기로.

하지만 미국은 망설이고 있었다. 워싱턴 정가에선 지원 문제를 놓고 논의가 오갔지만 시간이 '많이' 필요해보였다.

이연은 휴가를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던 은서에게 전화를 넣었다.

<지금 당장 돌아와라. 너에게 해야 할 아주 중요한 말이 있단다. 부탁하마. 아무것도 보지 말고 아무것도 듣지 말렴. 니 애비가 모든 것을 설명해줄테니 제발 돌아오거라.>

하지만 은서는 답했다.

<미안해 아버지. 지금은 내가 좀 바빠서 나중에 찾아갈게.>

은서는 그 뒤로 아버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