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221화 (221/257)

221화. 신곡 (1)

은우는 소피아의 너투브에 댓글을 달았다.

[은우] : 눈나들 ㅊ코. 노래하래요? ㄱㅊ

소피아는 영상에 달린 은우의 댓글을 보고 놀랐다.

“아밀리아, 조이, 올리비아. 이리 좀 와 봐.”

올리비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까 봤어. 조회 수가 세상에 십만 뷰가 나왔더라구. 참 대단해. 세상에 어젠 삼 일 전에 올린 영상인데 중학교 동창에게까지 전화가 왔다니까. 우리가 유명해지긴 했나 봐.”

아밀리아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유명해진 게 아니라 은우 노래 덕 아닐까? 그리고 공주에 대한 호기심 이런 거겠지?”

소피아가 큰 목소리로 다시 친구들을 불렀다.

“은우가 우리 영상에 댓글 달았다고. 같이 노래 부르자는데.”

세 사람은 모두 놀라 소피아에게 달려갔다.

“정말이야? 은우가 우리 영상을 봤단 말이야?”

“어디? 어디?”

소피아가 너투브 영상 아래 달린 댓글을 확인시켜 주었다.

조이가 소피아의 스마트폰을 들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근데 무슨 글자가 대체 이래? 이거 같이 노래 부르잔 말 맞아? 이상한데 문장이.”

올리비아가 반론을 펼쳤다.

“아기니까 그런 거잖아. 우리 조카도 주말에 만났는데 내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댓글을 달아서 기절했다니까. 물론 전부 aaaaaaa였지만.”

조이가 동의했다.

“글자보다 이모티콘을 더 잘 쓰지 않아? 우리 조카가 세상에 내 스냅챗에다가 이모티콘을 도배했다니까. 근데 그게 글이 아니라 이모티콘인 데다가 나름 상황에 어울려서 친구들이 내가 아닌 줄 몰랐다니까.”

소피아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정말 그게 가능해?”

“그러니까 A가 오늘 날씨 좋지 않니? 영화 보러 갈래? 이렇게 말을 했는데 조카가 웃고 있는 강아지 이모티콘을 날리고 A가 다시 그럼 몇 시에 보러 갈까? 했더니 조카가 다시 궁금해하는 물음표가 달린 인형 이모티콘을 날리고, A가 그럼 오전이 좋아? 오후가 좋아? 했더니 조카가 꽃다발 이모티콘을 날리고 이런 식으로 십 분을 대화했더라고.”

올리비아가 깔깔대며 웃었다.

“대화가 가능하네. 하하하. 훌륭한데.”

조이도 소리 내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모티콘이랑 대화하면 싸울 일은 없을 거 같다. 그치 않니? 우리도 언제 이모티콘으로만 대화해 보기 해 볼까? 재밌겠는데.”

아밀리아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난 답답해서 싫을 거 같으니까 좀 빼 줘.”

소피아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얘들아, 질문의 핵심을 좀 기억해야지. 자꾸 이상한 대화로 빠지지 말고 말야. 그래서 우리 은우랑 노래 부를 거야?”

조이가 대답했다.

“당연한 거 아냐?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인데 잡아야지.”

아밀리아가 대답했다.

“그게 정말 은우라면 함께 노래해야겠지. 근데 은우가 맞아? 아기들이 그런 식으로 댓글을 달 수도 있긴 한데. 인터넷이라는 게 사칭 범죄도 많고 말이야. 다 믿을 순 없잖아.”

올리비아가 아밀리아의 의견에 동의했다.

“맞아. 진짜 은우야?”

소피아가 대답했다.

“내가 타고 가서 봤는데 은우 너투브로 연결됐어. 그러니까 은우가 맞긴 해. 너희가 하도 궁금해해서 댓글을 하나 더 달았어.”

세 사람이 하나가 되어 외쳤다.

“뭐라고?”

“은우인 증거를 밝히라고.”

“정말?”

“방금 댓글이 달렸다.”

네 사람은 모두 소피아의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은우] : 은우는 ㅇㅇ댜.

댓글 아래엔 은우의 손톱 사진이 찍혀 있었다.

조이가 은우의 손톱 사진을 보며 열광했다.

“손톱 귀여워. 반달무늬 좀 봐봐.”

아밀리아도 방긋 웃었다.

“손톱으로 본인을 인증한 거야. 맙소사. 생각이 너무 귀여워.”

소피아가 말을 보탰다.

“은우 한국에서 낸 1집 제목이 [본 투비 큐트] 거든. 정말 은우는 귀여움으로 똘똘 뭉친 거 같아.”

올리비아가 동의했다.

“앨범 제목 찰떡이네. 은우가 인증했으니까 우리도 답을 보내야지. 답은 당연히 예스라고!”

소피아가 빠르게 답을 눌렀다.

[소피아] : 당연히 콜이죠. 우리도 떴다.

***

은우는 소피아 일행과 함께 포니 아일랜드에 와 있었다.

조이는 은우를 보며 난리가 났다.

“우리가 은우와 함께 노래를 부르다니 믿어지지 않아.”

올리비아가 조이를 말렸다.

“조이야, 네 팬심도 이해하지만 제발 좀 조용히 좀 해. 부끄럽잖아. 너 모르는 척한다.”

아밀리아가 동의했다.

“맞아. 이제 우리에게도 팬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일주일 새에 너투브 구독자 수가 십만 명이나 늘어난 거 알아?”

소피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난 어제 뮤지컬 에이전시에서 연락도 받았어. 다음 달에 시작되는 공연에 합류해 달라고 하더라고.”

올리비아가 소피아를 축하했다.

“잘됐어. 소피아. 네 오랜 꿈이었잖아. 3년 동안이나 준비해 왔는데. 드디어 이루어졌구나.”

“고마워. 올리비아. 기회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온다더니. 나도 이런 기회가 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그때 노래를 부르자고 해줘서 고마워, 소피아. 덕분에 우리 모두의 삶이 조금씩 달라지게 됐구나.”

“다음 달엔 뉴욕으로 옮겨야 할 것 같아. 이제 브로드웨이에서 노래할 수 있게 됐으니까.”

조이도 소피아를 축하했다.

“정말 멋져. 브로드웨이라니. 어떤 공연이야?”

“[위키드야] 주인공인 초록마녀 엘파바 역을 맡게 됐어.”

“첫 무대에 주연을 맡았다고? 소피아 대단해. 정말 멋져. 곧 있으면 인터뷰도 하겠는데 소피아.”

“다 너희가 도와준 덕택이지. 내가 뉴욕으로 간 뒤에도 이 주에 한 번 정도는 만나서 함께 공주 컨텐츠를 찍으면 좋을 거 같아. 구독자가 십만 명이나 돼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더라고.”

“와 그럼 이제 우리 알바 줄여도 되겠네?”

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처음엔 몰랐었는데 보니까 어린이 컨텐츠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 아이들은 다양한 걸 보고 싶어 하는데 지상파에서 나오는 방송들은 너무 다 똑같아서 다양한 걸 보고 싶었나 봐.”

아밀리아가 말을 이었다.

“하긴 나 아기 때도 말이야. 볼 게 정말 없었거든. 내가 좋아했던 [오즈의 마법사]라는 만화는 우리 엄마가 어릴 때도 봤던 거라고 하더라.”

올리비아도 동의했다.

“맞아. 어린이 컨텐츠가 정말 부족한 거 같아. 우리가 그 일을 하면 되겠구나.”

조이가 희망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나중에 콘텐츠 회사를 세울까? 아이들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하는 그런 회사 말야. 취직 걱정 안 해도 되겠는걸. 우리 진짜 열심히 하자.”

네 사람은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파이팅.”

은우가 공주 복장을 한 누나들 근처로 왔다.

“눈나들 준비대써요?”

“응.”

바닷가가 보이는 놀이공원 포니아일랜드에서 촬영이 시작되었다.

후크 선장 복장을 한 은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상처갸 마는 약당

우리 엄먄 나에게 자장갸를 불러준 저기 엄떠.

내가 네버랜드로 온 건.

네버래느는 부모가 엄떠도 대는 나랴.

악당으로 샤는 건 너무 피건해.

악당으로 샤는 건 너무 피건해.”

은우는 중간중간 악랄한 표정 연기를 펼쳤다.

‘악당 연기도 생각보다 재밌네. 사람들이 날 무서워하겠지?’

은우는 콧수염을 자랑하며 갈고리에 쿠키를 찍어서 먹었다.

“냔 후크선쟝이댜. 피터팬 기다려라.”

팅커벨 분장을 한 소피아가 대관람차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나는 서원을 이루어주는 팅커벨.

하지만 내 소원은 이루지 못해.

나는 피터팬에게 첫눈에 반했지.

내 맘을 모르는 척하는 피터팬.

짝사랑은 너무 피곤해.

짝사랑은 너무 피곤해.”

소피아는 마법 가루를 뿌렸다.

뱃속에 쿠션을 넣어 뚱뚱한 빨간 모자가 된 아밀리아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빨간 모자.

할머니에게 엄마가 만든 쿠키를 전해 줘야 해.

하지만 쿠키는 너무 맛있어.

심부름하다 살이 쪄서 할머니를 만날 수가 없어.

심부름은 너무 피곤해.

심부름은 너무 피곤해.”

아밀리아가 아기 인형을 안고 백설공주 분장을 한 채 성안을 걸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동화 속의 공주들은 늘 행복해.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왕자는 아기를 낳은 후

알콜 중독이 됐어요.

독박 육아는 너무 피곤해.

독박 육아는 너무 피곤해.

왕자는 프러포즈는 너무나도 멋졌지.

하지만 그는 집안일을 할 줄 몰라.

집에 오면 맥주에 티비뿐

아기가 울어도 나 몰라라.

독박 육아는 너무 피곤해.

독박 육아는 너무 피곤해.”

올리비아가 해변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긴 다리를 뽐냈다.

“왕자를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육지로 왔어.

내 예쁜 각선미에 남자들은 시선을 잃어.

나는 구두를 너무너무 사랑해.

그래서 뉴욕에 구두 가게 차렸지.

예쁜 여자는 너무 피곤해.

예쁜 여자는 너무 피곤해.

구두 가게가 대박이 났어.

내놓는 디자인마다 품절이 됐어.

난 이제 ceo로 명함을 팠어.

똥차 가고 벤츠 오니 내 인생도 폈네.

능력 있는 여자는 너무 피곤해.

능력 있는 여자는 너무 피곤해.”

***

은우와 공주들의 콜라보가 너투브에 올라오자 재롱이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cherrycok] : 은우 악역도 너무 잘하네. 콧수염 잘 어울려요. 뭔가 지금 표정이 되게 근엄한데.

[오누] : 아마 사람들이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 무서워 해줘야겠다. 하나도 안 무섭고 귀엽지만.

[Arete] : 몰랐는데 후크 선장도 불쌍한 캐릭터였네요. 늘 피터팬만 응원하느라 몰랐어요. 후크 선장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구나.

┗ [에티우] : 후크 선장 불쌍한 캐릭터예요.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네버랜드로 왔어요. 엄마한테 한 번도 자장가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불면증에 시달려요. 피터팬과 싸우다가 한쪽 팔이 땅에 떨어졌는데 그걸 악어가 먹어버려요. 그 한쪽 팔엔 손목시계가 있었는데 시계의 초침 소리를 그 후로도 무서워하죠. 일종의 트라우마가 돼 버려서.

┗ [꿈을 꾸는 사람] : 어렸을 땐 피터팬이 불쌍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후크 선장도 좀 불쌍하고 이해도 가고 그런 거 같아요. 저 늙었나 봐요.

┗ [mk9] : 둘리보다 고길동이 불쌍하게 느껴지면 어른이라더니 그런 걸까요?

┗ [sylv] : 저도 이해해요.

[미르은가람] : 공주들이 현실로 나오니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현실에선 공주들도 다 행복하지 않다는 거 알게 됐어요. 현대인은 다 피곤한 듯.

[한유경] : 저는 은우 볼 때만큼은 안 피곤합니다.

[봄날] : 은우는 피곤한 표정조차 귀여운 거 같아요.

[ssong] : 피곤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야죠. 전 우리 막둥이 보며 힘을 냅니다.

[해피 바이러스] : 저는 저의 강아지 마루를 보며 힘을 내요 모두 파이팅!

[메르세데스] : 우리도 노래 만들어서 릴레이 한번 시도해 볼까요? 은우 노래 [아기로 살기는 너무 피곤해] 릴레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

강라온은 너투브에 올라온 다양한 패러디 곡들을 보면서 흐뭇해했다.

‘일종의 놀이처럼 돼 버렸구나.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담아서 은우의 곡을 패러디하고 있어.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놀이처럼 퍼지니 이만한 효과가 없는걸.’

은우의 곡은 패러디에 힘입어 빌보드 차트 99위로 등장했다.

‘이 정도면 한 곡을 더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데. 한 곡을 더 만들어서 싱글 앨범으로 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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