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201화 (201/257)
  • 201화. 개봉 박두 (5)

    길동이 은우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었다.

    “은우야, 너 콜라 모델 됐대.”

    “콜랴요?”

    “응, 그거 진짜 대단한 거야.”

    “왜요?”

    은우는 과거에도 모델을 했었기 때문에 광고 모델이 왜 대단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

    ‘라이키 광고도 찍었었고 아동복 모델이나 장난감 모델은 이미 여러 번 했었는데. 근데 그땐 길동이 형아가 저렇게 안 좋아했던 거 같은데 왜 저렇게 좋아하지?’

    길동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미국에서 방영되는 광고란 말야. 미국 전역으로 나가는 광고. 코카콜라는 미국 사람들의 국민 음료수라고. 가장 많이 방영되는 광고기도 하고. 코카콜라 광고를 찍을 수 있는 사람은 미국에서 슈퍼스타임을 인정받는 거라고.”

    “네네네네네.”

    은우는 길동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

    ‘광고는 다 똑같은 거 같지만, 형이 기뻐하니 좋아요. 그러니까 아마 좋은 거겠죠? 열심히 해볼게요.’

    길동이 말했다.

    “근데 우리 회사 주식이 이번에 왕창 올랐다는데 나도 [블랙 레오퍼드 2] 개봉하기 전에 우리 회사 주식이나 사 놓을걸. 코카콜라 주식이라도 사놔야 하나?”

    길동은 자신의 연봉을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은우가 잘돼서 연봉이 오르긴 했는데 집값이 오르는 게 훨씬 빠르니. 언제쯤 원룸에서 벗어나서 아파트에서 살아보나. 진짜 재테크 공부라도 해야 하나? 우리 회사 주식을 샀어야 했어. 지금 사자니 고점인 것 같고. 어렵네. 참.’

    은우가 길동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횬아, 주시기 머예요?”

    “아, 그거 그게 머냐면. 어려운 건데. 음 그러니까. 은우야 초콜릿 줄까?”

    “네네네네네.”

    길동은 은우가 먹을 것을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식이 뭔지 설명하려면 머리가 아프니까. 은우가 과자를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라니까. 이럴 때 참 유용해.’

    보리가 꼬리를 흔들면서 말했다.

    “멍멍(회사의 지분을 나눠 갖는 건데 잘만 공부하면 큰돈을 벌 수 있어. 대신에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네가 천 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면 천 원이 사라지만 천 원으로 아이스크림 회사의 주식을 사면 이게 일 년 후에 이만 원이 돼서 아이스크림을 스무 개 사 먹을 수 있는 돈이 될 수도 있는 거야. 대신에 잘못 투자하면 아이스크림 한 개도 못 먹을 수도 있고.)”

    은우가 보리의 설명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스크림 스뮤 개 나도 할래!”

    “멍멍(그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야. 물론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거 같긴 해. 강아지가 되니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어플로 수익이 생기면 그걸로 주식을 해 보고 싶어.)”

    “우아, 최보이!”

    은우가 보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보이, 왕뷰쟈 대는 거야?”

    “멍멍(잘되면. 근데 안 돼도 재밌을 것 같아. 어차피 난 강아지라 큰돈은 필요하지 않잖아.)”

    길동이 은우에게 말했다.

    “은우야 근데 오늘 너투브 촬영하기로 하지 않았어?”

    “네, 레고 횬아가 오기로 해떠요.”

    “지난 번 [밖으로 GO] 이벤트에서 함께 점심식사 하신 분?”

    “네네네네네.”

    “오랜만에 하는 너투브라 팬들이 신나 하겠다. 은우 오늘 뭐 입는 게 좋을까?”

    “횬아, 케미기샤도 함께 할 거예요. 케미기샤 이쁜 옷 이펴 주떼요.”

    길동은 머리가 아파 왔다.

    ‘미선이 오라고 부를 걸 그랬나. 내가 스타일리스트도 아닌데 케미기샤 옷까지 고르려니 어렵네. 케미기샤는 아직 옷이 많지 않은데 어떻게 입혀야 하지. 전화해서 물어볼까?’

    길동이 미선에게 전화했다.

    “미선, 오늘 너투브 찍는데 은우랑 케미기샤 의상 팁 좀 줘 봐.”

    “은우 너투브 찍어요? 이따 보러 들어가야겠다.”

    “은우보다 케미기샤 옷 입히는 게 너무 어려워. 옷도 없고.”

    “그럼 분장을 시켜요. 장식을 만들어주거나. 둘이 통일된 느낌으로 하면 옷을 잘 고르지 않아도 괜찮아 보일 거예요. 화면에서.”

    길동은 전화를 끊고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분장을 하라고? 어떤 분장이 좋을까?’

    길동의 눈에 팬들이 놓고 간 꽃다발이 보였다.

    ‘그럼 이걸로 어떻게 해 보자.’

    길동이 은우와 케미기샤에게 말했다.

    “우리 이걸로 멋진 목걸이랑 화관 만들어 볼까?”

    “네네네네네.”

    은우는 신이 나서 테이블에 앉았다.

    길동이 다치지 않게 꽃에 가시가 있는지 살핀 뒤 은우와 케미기샤에게 주었다.

    은우는 꽃을 잘라서 테이프로 붙였다.

    “짜짠.”

    화관이 완성되었다.

    은우가 화관을 쓰자 마치 신화 속의 예쁜 요정 같았다.

    길동은 은우를 보며 생각했다.

    ‘허술한 화관도 있어 보이게 만드는 은우의 마력.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기 요정 같다. 그 활 들고 다니는 요정이 있었는데 뭐였지? 다비드였나?’

    은우가 케미기샤에게 화관을 씌워주었다.

    “짜짠. 케미기샤 이쁘다.”

    케미기샤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길동은 은우와 케미기샤를 보면서 생각했다.

    ‘대체 이 둘의 관계는 뭔지 감이 안 잡힌다니까. 현실 형제도 이러기가 힘든데. 70년대 형제도 아니고. 케미기샤 예쁜지 모르겠는데 은우는 예쁘다며 좋아하고, 콩깍지도 저런 콩깍지가 없어.’

    그때 벨이 울리고 창현이 손님을 데리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은우 초대로 온 이덕진입니다.”

    뿔테 안경을 끼고 후드티를 입은 덕진은 커다란 상자를 두 개나 들고 있었다.

    “이게 머예요? 횬아.”

    “이거 형이 만들어 온 거야.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덕진이 상자 속에서 레고로 만든 블랙 레오퍼드 속 왕궁을 꺼냈다.

    “우와, 진짜 영화 세트장이랑 또카타. 횬아 천재.”

    은우가 덕진이 만든 왕궁을 보며 감탄했다.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야. 이거 말고 은우의 [플래티넘 드래곤]도 레고로 만들 수 있는데 그건 방송에서 만들려고 레고를 챙겨왔어.”

    “머디뎌요. 횬아, 마술샤. 재롱이들도 조아하게따. 오늘 너투브 성공!”

    은우는 신이 나서 박수를 쳤다.

    “고마워. 은우야. 잘해야 할 텐데.”

    덕진은 긴장이 되는지 자꾸만 안경테를 만지작거렸다.

    “개나챠요. 횬아, 편하게 해요.”

    은우가 꽃목걸이를 만들어서 덕진에게 걸어주었다.

    “헤헤헤헤. 이쁘댜.”

    “고마워. 은우야.”

    덕진이 은우를 보며 밝게 웃었다.

    ***

    오랜만에 시작된 은우의 너투브 라이브.

    빠르게 재롱이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 장난꾸러기 Lee : 이게 얼마 만에 보는 은우 라이브인가?

    - 봄날 : 오늘 할 질문 빼곡히 적어왔어요.

    - 줌마 : 은우야, 아기 재우고 은우 보러 왔어.

    - 한유경 : 은우야 네 팬이라서 HO 엔터 주식 샀는데 요새 200프로 수익 올리는 중이야. 주변에서 다들 날 부러워해. 나도 은우 팬 했으면 주식 부자 되는 건데 하고 말이야. 고마워. 네 덕분에 돈 벌었다.

    - ssong : [밖으로 GO] 너무 재밌어요. 나도 메인 캐릭터 20개 다 모았는데 이벤트 기간이 끝나서 은우랑 하는 점심 식사도 초대 못 받고. 슬픔.

    - 에티우 : 전 오늘 [블랙 레오퍼드 2] 세 번째 극장에서 보고 왔어요. 여러분 다들 극장에 가서 또 보세요. 다시 봐도 은우 연기는 명연기임.

    은우가 화면에 대고 윙크를 날렸다.

    “재롱이들 버거 시퍼떠요. 오늘 은우는 꼬츠로 댄 왕간을 떠떠요. 여페는 케미기샤가 이떠요. 케미기샤는 아프리카에서 만냔 제 칭규예요.”

    케미기샤가 한국어 학당에서 배운 한국말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재롱이들. 반가워요.”

    은우가 덕진을 소개했다.

    “여기 이덕진 횬아는 레고왕이에요. 이따가 레고 만드는 걸 보여줄 거예요. 이덕진 횬아랑은 가치 밥 머그면서 친해져떠요. 조은 횬아예요.”

    덕진이 카메라에 대고 인사했다.

    “그리고 또 조은 소시기 인는데 코카콜라 광고를 찌기로 해떠요. 이게 징쨔 조은 거래요. 길동이 횬아가 기뻐해떠요. 긍데 전 콜라보다 아이키즈가 더 마딘는데.”

    아이키즈는 은우가 늘 마시는 아기용 음료수의 이름이었다.

    댓글 창이 난리가 났다.

    - syiv : 콜라 회사 의문의 1패. 아기용 음료수보다 못한 현실.

    - 해피바이러스 : 은우야, 콜라 회사가 얼마나 오래된 회사인데 게다가 세계적인 대기업이라고. 워런버핏도 저 회사 주식은 꼭 들고 있던데.

    - 꿈을 꾸는 사람 : 코카콜라를 물 먹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은우.

    은우가 말을 이었다.

    “덕지니 횬아 취미갸 레고 만들기래요. 저도 레고 만드는 거 조아하거든요. 가치 해볼게요.”

    카메라가 덕진이 만들어온 [블랙 레오퍼드 2]의 왕궁을 비추었다.

    덕진이 새로운 레고 조립을 시작하며 말했다.

    “오늘은 [블랙 레오퍼드 2]에서 은우가 변신했던 [플래티넘 드래곤]을 만들어보겠습니다. [플래티넘 드래곤]은 난이도 상이구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제가 집에서 만들 때 3시간 걸려서 만들었습니다.”

    “세 시가뇨?”

    은우가 깜짝 놀라 물었다.

    “횬아, 세 시간 동안 만드러요?”

    “응, 재밌어서 괜찮아. 옆에 있는 왕궁은 이틀 동안 만들었는걸.”

    댓글창이 난리가 났다.

    - with : 진정한 덕후 인정.

    - mk9 : 허리 아파서 못할 듯. 레고 만들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

    - euno : 저거 팔아도 될 거 같은데요. 너무 예뻐서. 왜 아이박스 영화관 가면 아이론맨 레고로 만든 거 전시돼 있던데.

    - 꿈을 꾸는 사람 : 회사 그만두고 레고 사업해도 될 듯

    덕진이 [플래티넘 드래곤]을 만드는 동안 은우는 옆에서 레고로 과자집을 만들었다.

    “아프리카에서 가쟈집을 선물바다는데. 징짜 마디떠더요. 긍데 그 지비 사라져떠요. 옆 마으레 사는 아기드리 배고파서 다 뜯어머거떠요. 너무 속상한데 배가 고파서 그래따고 하니까. 긍데 아기드리 나뮤지블 만드러 져떠요.”

    - 라이머 : 은우에게 과자집 보냅시다. 은우가 울었다잖아요.

    - 스페로라 : 과자집 매일 보내줍시다. 울었다니. 아예 과자 업체에 전화해서 한정판 에디션처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건 어때요?

    - 고구마녀 : 과자 회사는 아니지만 제가 빵집 합니다. 저희 빵집에서 한정판 에디션으로 만들어볼게요.

    은우는 과자집을 다 완성하고 곧 심심해졌다. 케미기샤도 레고로 자동차를 만든 뒤 심심해져서 멍하니 있었다.

    “덕진이 횬아, 안 심심해요?”

    덕진은 묵묵히 레고를 조립하고 있었다.

    “횬아, 대단해. 아, 심심하다.”

    옆에 있던 길동이 제안했다.

    “은우야, 콜라 맛 구분하기 해볼래? 콜라 모델이 되기도 했으니까?”

    “그게 머예요?”

    “시중에 나와 있는 콜라 4가지를 가져다 놓고 구분하는 놀이를 해보는 거야. 형이 사다가 컵에 따라서 줄게.”

    “조아요.”

    은우는 그게 뭔지 모르지만 심심한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은우의 앞에 캔 네가 놓였다.

    길동이 설명했다.

    “자 1번 캔은 네가 모델로 나서게 될 코카콜라야. 2번 캔은 펩시 콜라야. 3번 캔은 나노 콜라야. 4번 캔은 광천 콜라야. 자, 마셔봐.”

    은우가 1번 캔을 들고 마셨다.

    “마디떠요.”

    “다음 2번 캔.”

    “마디떠요.”

    “다음 3번 캔.”

    “마디는데 모기 따끔따끔해요.”

    “다음 4번 캔.”

    “모기 마니 따금따금해요.”

    길동이 은우를 걱정하며 물었다.

    “목이 많이 따끔해?”

    “공기 방우리 톡톡톡톡 모게서 나오려고 해요.”

    “구분할 수 있겠어? 은우야. 너무 어렵나.”

    “할 뚜 이떠요.”

    길동이 네 개의 캔을 일회용 종이컵에 따랐다. 종이컵 밑에는 숫자로 캔의 번호가 쓰여 있었다.

    “은우야. 이제 마시고 골라봐. 알았지? 어떻게 다른지 골라봐.”

    “네네네네네.”

    은우가 첫 번째 잔을 들었다.

    “냠냠냠냠. 모기 안 따끔해. 일 변.”

    은우가 두 번째 잔을 들었다.

    “냠냠냠냠. 모기 따끔해. 삼 변.”

    은우가 세 번째 잔을 들었다.

    “냠냠냠냠. 모기 마니 따끔해. 샤 변.”

    은우가 네 번째 잔을 들었다.

    “냠냠냠냠. 모기 안 따끔해. 이 변.”

    길동이 은우가 마신 일회용 컵의 뒤를 들어서 번호를 확인했다.

    “와, 은우가 다 맞췄네요. 여러분 코카콜라는 1번이었습니다.”

    댓글 창엔 팬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 앨리스 : 은우 냠냠냠냠, 넘나 귀엽. 나도 내일 점심 먹고 회사에서 냠냠냠냠 해볼까?

    - 괭이 : 그러다 다른 직원들에게 한 대 맞는 거 아닐까요? 저게 은우니까 귀엽지.

    - 2534 : 근데 결국 코카콜라는 목이 안 따끔한 맛으로 결론이 난 건가요? 코카콜라 입장에서는 저게 맞춰서 좋은 게임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는.

    - 연참필수 : 코카콜라 의문의 굴욕 2패.

    - 머니 : 그래도 전 오늘부터 코카콜라 열심히 마시겠습니다. 은우가 모델로 나온다니 우리가 마셔줘야죠. 안 그렇습니까?

    그때 은우가 갑자기 트림을 했다.

    “크으으윽.”

    은우는 트림을 하고 자신도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어떠케 하지?”

    은우가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외쳤다.

    “은우 엄땨.”

    댓글 창에선 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 루카 : 트림을 해도 귀여운 은우.

    - 박향순 : 괜찮아. 은우야. 콜라 마시면 트림이 나오는 게 당연해.

    - DUDU : 은우 눈 가리고 남들이 자기 못 본다고 생각한 걸까요? 맙소사. 넘나 귀욥.

    - 지코 : 오늘 심장이 사라졌네요. 은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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