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189화 (189/257)

189화. 형제의 이름으로 (3)

[가수이자 배우인 이은우(5살)가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 [블랙 레오파드 2]의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은우의 출연료는 300만 달러로 한화 33억 3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은우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참가하며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고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출연료 기부를 결정하였다고 한다.

은우가 기부한 출연료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병원과 학교 설립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 와 33억 기부, 실화임?

┗ 은우야, 나 1억만.

┗ 좋은 일 한다는데, 꼭 이래야겠음?

- 은우 멋지다. 나도 오늘부터 한 달에 만 원이라도 기부해 볼까?

┗ 반대임, 님. 그냥 그걸 님 사고 싶은 걸 사셈. 기부해 봤자 아이들한테 가는 금액은 오천 원도 안 될 것임. 중간에 재단 관리비 이런 걸로 다 쓰임.

┗ 헉? 레알? 기부만 한다고 다 좋은 게 아니었단 말인가?

┗ 이게 현실임. 직원들 월급도 나가야 하고. 건물 관리비도 나갈 거고. 다 찾아보면 결국 이런 현실.

┗ 그래도 전 기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지비는 어쩔 수 없는 거죠. 저런 단체들이 많아져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도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 은우는 그런 거 모를 거 같은데. 은우 착한 마음은 인정해야죠. 한 달 만 원 가지고도 이렇게 난리인데 은우는 33억임.

채드윅은 기사를 읽고 놀랐다.

‘은우가 이렇게 대단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어른인 나도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전화기 속에서 윌리엄의 말이 이어졌다.

“채드윅, 배우들이 다같이 이어서 챌린지 같은 걸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똥침 챌린지 어때? 룬다가 올린 영상 보면서 생각한 건데. 참신하지 않아?”

“재밌을 거 같아. 근데 윌리엄. 우리도 기부를 하는 건 어떨까?”

“기부?”

“듀크랑 [블랙 레오퍼드]를 처음 기획했을 때도 그렇고. 이건 흑인들을 위한 영화였어. 지금은 전 세계에 흑인들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우리 조상들은 전부 다 아프리카에 살고 있었지. 그래서 아프리카의 흑인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난 동시에 아프리카가 연민의 대상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아프리카도 영광스런 순간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와따따] 왕국을 세계에서 가장 힘센 나라로 만들었지. 언젠가 아프리카가 현실에서도 그런 곳이 됐으면 좋겠어.”

“금액은 얼마나?”

“우리 영화가 얼마나 잘 될지는 모르지만, 영화 수익금의 1프로나 5프로처럼 퍼센트를 정해서

하면 좋을 거 같아.”

“그거 괜찮네. 어느 정도 홍보 효과도 생길 거고. 애초에 금액을 정한 것도 아니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이따 회의에서 네가 준 아이디어를 말해 볼게.”

“그래, 다른 사람들 생각도 중요하니까. 근데 똥침 챌린지 정말 할 거야?”

“그건 이미 회의에서 통과한 의견이긴 해.”

“근데 스태프들이랑 배우들이 하려고 할까?”

“네가 잘 말해봐. 채드윅. 재밌을 거라고 설득해 보라고.”

“알았어.”

전화를 끊은 채드윅의 마음이 무거웠다.

***

잠비아의 대통령 카운다는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아니, 은우가 이렇게 큰 금액을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다니?’

카운다는 은우의 기사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외국의 구호단체들이 와 주긴 했지만, 개인이 나서서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카운다는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타, 은우 기사 봤어요?”

“네, 대통령님 저도 아침에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출연료 전액이라니.”

“지난번 [블랙 레오퍼드 2] 회식 때 내가 은우를 잠깐 만났었는데 은우는 보통 아이가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국가 차원에서 은우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총리 생각은 어떤가요?”

“당연하죠. 국민들도 모두 은우에게 감사할 겁니다.”

“대통령 직인이 들어간 감사패를 만들어 주세요.”

“네, 마땅한 부상이 있는지도 고심해 보겠습니다.”

“소 열 마리 어떤가요?”

“소 열 마리면? 열 명의 지참금에 해당하는 큰돈인데요?”

잠비아는 결혼을 할 때 남자가 여자의 집에 지참금을 주는 풍습이 있었다. 때문에 가난한 청년들을 지참금이 없어 결혼을 못 하기도 했다. 평균적인 지참금은 소 한 마리 정도였기 때문에 소는 잠비아에서는 화폐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

“은우가 보여준 정성에 비하면 작다고 생각해요.”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렇게 준비하도록 하지요.”

콩고의 대통령 시마도 아침 신문을 보고 있었다.

[이은우,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 33억 쾌척]

[[블랙 레오파드 2]팀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영화 수익금의 1프로를 지속적으로 기부하기로 합의]

‘얼마 전에 잠비아의 대통령 카운다가 이은우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갑자기 이런 기사가 나다니. 이 돈이 전부 다 잠비아로 흘러가는 걸까?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콜탄의 생산지인 콩고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 중에서는 비교적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나라였다. 그러나 그 풍부한 자원이 화근이었을까? 내전이 끊이지 않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극은 여자와 아이들에게 닥쳤다. 여자들은 성폭행당하고 아이들은 부모를 잃은 채 거리를 헤매다 죽거나 반란군에게 끌려가 강제 노동을 당하기 일쑤였다.

대통령 시마가 국무총리 바하티에게 전화했다.

“바하티, [블랙 레오퍼드 2]팀이 아프리카에 영화 수익금을 지원한다는 기사를 보았소?”

“네, 이은우의 기부 기사도 떴더라구요. [블랙 레오퍼드 2]는 잠비아에서 촬영 중인 걸로 아는데 애초에 우리나라로 촬영을 유치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더라구요.”

“총리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구려. 일단 외교부에 전화해서 지원이 잠비아로 한정되는 건지 아프리카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건지 알아봐 주길 바라오. 그리고 조금이라도 우리나라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소? 좋은 아이디어라도 있소?”

“명예국민권 같은 걸 주는 건 어떨까요? 은우에게 우리나라 국민들만 가질 수 있는 등록증을 발급해 주는 거죠. 찾아봤는데 은우라는 아기, 앞으로 더 큰 스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어요. 명예국민이 되면 홍보 효과도 있을 거고 은우도 도움을 줄 때 우리나라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요?”

“좋소. 역시 총리요. 총리의 아이디어는 늘 내 무릎을 치게 만드오.”

“그리고 증만으로는 약하니까 돈이나 상품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돈이 좋긴 하겠지만 33억을 기부한 아기한데 우리가 돈을 줘봐야 그게 돈으로 느껴지겠소?”

“그건 그렇네요. 소나 염소는 어떨까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좀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면 좋겠는데.”

“오랑우탄이나 침팬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 많기도 하고. 또 서양인들은 오랑우탄이나 침팬지를 귀엽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귀엽다니. 침팬지는 몰라도 오랑우탄이 얼마나 무서운데. 힘도 세고.”

“서양 동물원에서는 오랑우탄이 한 마리에 십억에 거래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오랑우탄이 좋겠소. 우리나라에서 십억을 마련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오랑우탄을 데려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 기왕이면 암수 쌍으로 두 마리를 보내도록 하시오.”

“좋습니다. 제가 대통령님 기가 팍팍 살아날 수 있도록 잘 준비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들도 어려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소.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면목이 없소.”

“저도 그렇습니다. 전쟁이 끝나질 않으니.”

“우리나라는 힘이 너무 없소. 나 역시도 그렇고. 하지만 아이들은 살리고 싶소.”

탄자니아의 대통령 존도 신문을 보고 있었다.

[기부 천사 이은우, 아프리카를 위해 출연료 전액 쾌척]

[아프리카로 연이어 날아드는 훈풍, [블랙 레오퍼드 2]팀 영화 수익금 중 1프로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기로 결정]

‘잠비아 대통령 카운다가 은우를 만나고 왔다고 자랑하는 걸 들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건가?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초원, 아프리카의 지붕 킬리만자로산 등 우리나라야말로 영화 촬영을 할 명소들이 얼마나 많던가? 우리가 먼저 [블랙 레오퍼드 2] 촬영팀을 잡았어야 했는데.’

존은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지 몰라. 저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려야 해.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도 도움을 받아야만 해.’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인 탄자니아는 그만큼 아동의 노동비율도 높았다.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들도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땄다. 아이들의 임금은 어른들보다 쌌기 때문에 커피 농장에서도 아이들을 많이 고용했다.

‘너무 어린아이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진지바르 전선에서의 내전도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고.’

존은 자신의 나라 아이들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랐다.

‘[블랙 레오파드 2]라면 아이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을지도 몰라.’

존은 국무총리 마젱고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젱고, 오늘 아침 기사를 읽었소?”

“네, 기부 기사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큰 금액을 후원하다니 정말 놀랍더군요. 이은우라는 아기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로비라도 벌여놓을 걸 하는 후회가 들더라구요.”

“나도 비슷한 생각이오. 학교라면 우리나라에도 학교가 필요하지 않소.”

“그렇죠. 평생 커피 열매만 따서는 삶이 나아지지 않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이은우를 잡을 수 있을까? 총리 생각은 어떻소?”

“그게 참 쉽지 않은 문젠데. 그렇게 돈이 많은 아기가 모자랄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뭘 고르기도 쉽지 않더군요.”

“그건 그렇소. 그 아기는 언젠가 우리나라 국고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게 될 것 같았소. 이번 영화 출연료만 300만 달러라니. 스무 살쯤 되면 아마 어마어마할 것 같소.”

“네,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스타 한 명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벌다니요. 우리나라에서도 슈퍼스타가 나와주면 좋으련만.”

“축구천재든 연기천재든 모델이든 누구든 나오면 좋을 것 같소.”

“아이디어가 있긴 한데. 제 사촌 동생인 키위키테가 미국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사촌 동생의 아기가 있는데 은우처럼 다섯 살이에요. 그런데 그 아기가 얼마 전에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로 커다란 과자집을 만들어줬어요. 세상을 다 가진 듯 정말 행복해하더라구요. 그 과자집을 한 달 동안 천천히 뜯어 먹었다고 하는데 매일 아침마다 좋아했답니다.”

“오호? 그래요? 과자집은 우리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어정쩡한 다른 선물을 주는 것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럼 과자집으로 할까요?”

“좋소. 과자집 말고 감사패 같은 건 어떻소?”

“감사패도 좋습니다만 사실 상장은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 거 같아서요. 남자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던데. 우리에겐 세렝게티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곳의 관광상품은 굉장히 비싼 것들도 많고요.”

“우리나라 물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상품들이 많지. 물론 주로 그걸 소비하는 건 돈 많은 외국인들이지만 말이요.”

“세렝게티에 평생 무료로 올 수 있는 증서를 주는 겁니다. 남자아이들이라면 보나마나 눈이 동그래질 거예요. 다섯 살쯤 되는 아이들은 호랑이, 치타, 이런 거에 환장을 합니다.”

“오, 그대의 조카에게 건배를. 난 마젱고가 이렇게 아기 박사인 줄 몰랐소.”

“사실 그동안 관심 없었는데 은우 때문에 동생과 5시간에 걸친 긴 통화를 했습니다. 동생이 꼭 잘돼서 우리나라에도 학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커피 노동 아동들을 위한 학교요.”

“나도 같은 마음이요.”

“아무튼 그래서 세렝게티 평생 무료이용권, 탄자니아 무비자 입국 및 평생 체류권을 발급하면 은우가 우리나라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하하하하. 흡족하오. 역시 믿을 건 총리뿐이오. 어서 추진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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