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51화 (51/257)

51화. 춤생춤사 (1)

은우는 HO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에 와 있었다.

‘아직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서 졸린데.’

하품을 하는 은우를 보며 이철은 당황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가야 할 나이 아닐까? 내가 어린이집 교사도 아니고. 정말 가르칠 수 있을까.’

강라온이 이철에게 말했다.

“보컬은 따로 가르칠 정도가 없을 정도로 훌륭해. 댄스를 가르치게 되면 라이브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거야.”

이철이 은우에게 물었다.

“춤을 춰본 적은 있니?”

“음... 보여드리게요.”

은우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냐능 여프로 댜리꺼야.

냐능 여프로 댜리꺼야.

모듀 하께 박뚜쳐.

둠칫둠칫

둠칫 둠둠칫.”

옆으로 걷는 꽃게춤.

다음으로 이어지는 아이스크림 댄스.

“아슈크림 챠챠, 아슈크림 챠챠.”

아이스크림을 뜨는 동작에 이어지는 빙그르르 도는 댄스.

이철이 말했다.

“아, 이 춤.”

이철은 은우의 아이스크림 댄스를 너투브에서 보았던 기억이 났다.

이철은 생각했다.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지만, 자신의 귀여움을 잘 알고 있어.

동작들이 귀여움을 잘 표현했고 쉬운 동작이라 사람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었을 거야.’

강라온이 웃었다.

“철이가 알 정도면 은우는 이미 춤꾼이네. 은우야, 난 최고의 댄스 선생님을 소개시켜 줬으니 이만 사라질게. 열심히 해.”

강라온이 연습실 문을 닫고 나갔다.

이철이 말했다.

“내가 보기엔 넌 센스가 있고 관찰력이 좋아. 하지만 춤을 배워본 적은 없는 거 같아. 맞지?”

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파리넬리일 때는 발레나 왈츠 등을 보긴 했었지. 하지만 춘 적은 없었어. 그리고 파드와일 땐 음악이 나오면 다 같이 모여서 춤을 추었지. 누가 가르쳐준 적은 없었는데.’

이철이 말을 이었다.

“그럼, 오늘은 스텝을 해보자.”

이철이 은우의 앞에서 춤을 추었다.

은우는 생각했다.

‘빨리 걷기 같은데. 아, 방향을 바꿔서도 걷고 점점 빠르게 걷기도 하는구나.

그런데 신기한 건 느낌이 있다.

일반적인 걷기와는 달라.’

이철이 춤을 멈췄다.

“천천히 하나하나씩 해 보자. 원, 투, 원, 투. 왼발 올리고 오른손 내려가고. 오른발 올리고 왼손 내려가고.”

은우는 춤을 따라 하면서 생각했다.

‘어린이집 율동은 따라서 할 만했는데. 어렵다. 훨씬 복잡해.

발레나 왈츠랑도 전혀 다른데 시대가 언제 이렇게 변한 거야. 대체. 이거 사람이 할 수 있는 거 맞아?

아프리카 춤이랑은 리듬이 다른 거 같고.’

이철이 은우를 보며 말했다.

“잠깐만 다시. 빠르게 안 하고 그냥 천천히 할게. 지금 다리와 팔의 교차가 안 되잖아. 왼발이랑 왼손이 같이 올라오면 어떻게 해.”

은우는 울상이 되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난 노래만 잘하지 춤은 엉망이야.’

이철이 말했다.

“천천히 다시 해 보자. 왼손, 오른발, 오른손, 왼발. 자, 그래 그렇게. 그 동작을 조금만 더 빨리.”

은우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빨리하면 엉키는구나.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아직 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피곤할 테니까.”

은우는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재능이 필요해.

어서 빨리 재능을 더 연마해서 불러와야만 해.’

이철도 생각이 많아졌다.

‘자기가 만든 춤은 잘 추는데. 기본적인 스텝을 어려워하다니.

피곤해서 그런 걸까?

그런데 노래에 비해 춤은 아직 알 수 없는 것 같은데 강라온 대표님이 너무나 기대하는 거 같으셔서.’

은우는 춤으로 녹초가 된 채 차에 올라탔다.

“많이 힘들었어?”

길동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은우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춤을 못 추다니.

이대로 월드 스타의 꿈도 사라져 가는 건가.

전생보다 유명한 슈퍼스타가 돼야만 하는데.’

길동은 은우의 눈치를 보면서 물었다.

“핑크사자 노래 틀어줄까?”

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창밖만 바라보았다.

길동은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러면 젤라또 아이스크림 사 먹으러 갈까? 형아가 사줄게.”

“갠챠냐요.”

길동은 은우의 풀이 죽은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늘 해맑던 은우가 슬퍼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 자식이 맘 아파하면 부모 맘은 찢어진다더니. 이런 건가.

이유를 알아야 뭘 어떻게 하지.

죽겠네.’

은우는 생각했다.

‘지금까지 만났던 재능 중에서는 불러올 수 있는 게 아레스의 체력뿐이야.

하지만 아레스의 체력을 불러오는 건 아직 성공한 적이 없어.

시간이 없으니 최대한 빨리 아레스의 체력을 불러와야 해.’

은우는 어서 집에 도착해서 혼자 있고만 싶었다.

길동이 차를 세웠다.

“도착했습니다. 월드 스타님.”

길동은 여전히 은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기운 내. 은우야. 인생이란 게 원래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지만, 좋은 날도 있는 거야.”

“네, 횬아.”

길동은 생각했다.

‘내 정신 좀 봐. 이제 고작 네 살짜리 아기에게 인생 얘기를 하지 않나. 너무 거창하잖아. 은우가 너무 시무룩해 있으니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갔네.’

창현이 문을 열었다.

“어서 와. 우리 아들.”

“다녀와뜸니다. 아빠.”

은우는 다른 날과 다르게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창현은 멍해져서 생각했다.

‘늘 하던 뽀뽀도 안 해주고 무슨 일이 있긴 크게 있나 본데.’

영탁이 은우의 방문이 닫히는 것을 보며 말했다.

“우리 이사 갈 집 고르는 거 은우랑 의논하려고 했는데 어쩌지?”

“그래.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은우 놀이방도 따로 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아닌가 봐. 다른 날 이야기해야지.”

은우는 혼자 방문을 닫고 생각했다.

‘어서 정신을 집중해야 해. 아레스의 체력을 불러와 보자.’

[전쟁의 신 아레스의 체력 레벨 1]

‘됐다. 그럼 여기서 결합할 수 있는 재능을 생각해 봐야 하는데.

태양의 신 라의 빛. 이건 아니고.

아테네의 화술. 이것도 아니고.

그나마 비슷한 게 이건데.’

[그리스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투시력 레벨 1. - 234/1000]

‘마침 이번에 레벨업해야만 하는 재능이었군. 이걸 불러오면 되겠다.’

은우는 너투브에서 춤 영상 하나를 찾아서 켰다.

‘얼마 전 1위 한 블루벨벳 누나들이네.’

동영상을 재생하자 블루벨벳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오, 마이 베이베, 베이베.”

은우는 춤동작을 집중해서 봤다.

‘자, 이제 영상 없이 노래만 틀어보자.’

은우가 파인애플 어플에서 블루벨벳의 ‘노란맛’을 클릭했다.

“오, 마이 베이베, 베이베.”

은우는 춤을 추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미술 시간에 만들기는 잘 됐었는데. 왜 안 되는 거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

창현은 새로 오픈한 햄버거 가게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은 월간 데일리의 정명석 기자였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인터뷰 준비되셨나요?”

“반갑습니다. 기자님.”

창현이 준비한 커피를 명석에게 주었다.

“맛있네요. 그런데 커피 위에 올려져 있는 건 뭔가요?”

“달고나요. 저희 열정 커피의 자체 메뉴인 달고나 라떼입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메뉴이기도 하고요.”

“이게 그 달고나 라떼군요. 저도 많이 들었습니다. 맛있네요. 어떻게 달고나를 커피에 넣을 생각을 하셨죠?”

“사실 그게 제가 아니라 제 아들이 실수로 떨어뜨린 거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메뉴로 개발하게 되었어요.”

“은우 말씀이군요. 사실 이 대표 이야기를 하자면 은우를 빼놓을 수가 없죠. 너무 귀엽고 잘생기고, 똑똑하고. 노래 실력도 보통이 아닌데 연기도 잘하고. ‘위대한 목소리’는 800만을 돌파했죠.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은우를 칭찬하던데, 평상시의 은우는 어떤가요?”

창현은 은우를 생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평상시에 은우는 사랑이 많은 아이예요. 집에 돌아오면 늘 아빠에게 뽀뽀를 해주고 강아지인 보리도 알아서 잘 챙겨요. 자기도 어린데 보리 사료도 스스로 챙기고 산책도 잘 시켜요.

주말 아침에 아빠랑 같이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태권도장 다니는 걸 좋아해요.

마음이 너무 착해서 불쌍하다, 도와주고 싶다는 말도 잘하고요. 지난번엔 산책 나갔다가 매미를 주워 왔더라구요. 살려줘야 한다면서요. 여름이 지나서 죽어가고 있는 건데 그걸 모르고 주워온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은우를 키우면서 매일매일 힐링받는 느낌이에요.

일 적으로는 어린 나이이지만,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큰 아이 같아요.

이번에 겨울나라 2 OST 영어 대사를 외울 때는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는지 깜짝 놀랐거든요. 집중력도 좋고 노력도 많이 해요. 제 아들이지만 제가 은우를 보며 배우는 점도 많습니다.”

“은우에 대한 사랑이 정말 잘 느껴지네요. 은우는 재능이 정말 많은 거 같은데, 나중에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창현이 웃으며 대답했다.

“은우 꿈은 가수예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쭉이요. 사실 저도 예전에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은우가 유명한 가수가 되는 게 저에게도 행복한 일이에요.”

“창현 씨 노래 실력도 상당하시더라구요. 저도 김해물김치 노래를 듣고 좋아했었는데, 혹시 더 노래를 할 계획은 없으세요?”

“노래는 취미로만 하려고 해요. 그리고 요즘 하고 있는 레시피 개발과 프렌차이즈 사업이 재밌기도 하고요. 맛있는 요리를 개발하고 그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은우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사실 음악은 타고나는 재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아쉽기도 하지만 다행이기도 하네요. 저도 열정 떡볶이의 떡볶이를 좋아하는 단골이라서요. 앞으로도 떡볶이는 계속해서 먹을 수 있겠네요.”

“그럼요. 떡볶이뿐 아니라 새로 시작한 커피숍과 햄버거, 베이커리 체인도 더욱 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철은 강라온과 통화 중이었다.

“가르쳐 보니 어때?”

이철은 강라온의 질문을 듣고 고민이 되었다.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아니면 실망하시지 않게 듣기 좋게 말해야 하나.’

이철이 대답했다.

“더 가르쳐 봐야 알 것 같아요.”

“왜? 너무 잘 춰? 가르칠 게 없어?”

“어제 간단한 스텝을 가르쳤는데 어려워하더라구요. 그동안 배운 춤과 달라서 그럴 수도 있을 거 같고요. 어린이집에서 하는 무용은 좀 더 간단하잖아요. 왜 영상 보니 그렇던데.”

이철은 어젯밤 고민이 돼서 어린이집에서 하는 무용을 검색해 본 터였다.

“오늘은 다를 수도 있고요. 차차 적응하겠죠.”

강라온은 생각했다.

‘꽃게춤과 아이스크림 댄스처럼 특징을 잡아서 안무를 만들기까지 했던 아기여서 내 기대치가 높았던 것일까. 노래를 너무 잘하다 보니 춤도 전설급으로 잘 출 거라고 생각하긴 했었어.

마이클 잭슨 같은 가수를 만들고 싶었는데 춤의 천재는 아닌가 보다.’

타고난 춤꾼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강라온이었기에 은우의 댄스 실력이 미흡하다는 이철의 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레이니는 전설급의 춤 실력이었지. 은우가 현재의 가창력에 레이니 정도의 춤 실력을 갖추었다면 두려울 게 없었을 텐데.’

강라온은 조금 실망했지만, 내색을 할 순 없었다.

“연습 시간 몇 시야? 내가 보러 갈게.”

강라온은 생각했다.

‘내 소중한 월드 스타를 맡겨만 둘 수는 없지. 일단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어. 어느 정도로 춤을 소화하고 있는지. 물론 나이가 어리니 지금부터 시작하면 노력으로 어느 수준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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