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8
중국의 굴욕 (09)
“이번기회에 대만 조종사들의 실력을 확인할수 있겠군요.”
“저도 기대가 됩니다.”
박재덕 함장이 대답했다.
함교에서 바라보는 경치-
정면으로 펼쳐진 수평선이 보인다.
잠시후 수평선 위쪽에서 여러대의 전투기들이 나타났다. 대만의 비행기지에서 출발한 F-16 전투기들이다.
“함장님. 대만 전투기들이 다크피닉스의 유도를받아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ELP(Extra Landing Platform)-시스템을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ELP-시스템 작동!”
함교의 요원들이 작업을 개시했다.
그리고 슈퍼캐리어 항모인 발해함의 주위로 경고사이렌이 울려퍼졌다.
“ELP-시스템을위한 엔진출력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슈퍼캐리어 항공모함의 능력중에 하나가 발휘되는 순간이군요.”
“ELP-시스템은 출항이후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인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상당히 유용한거 같습니다.”
박재덕 함장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슈퍼캐리어 항공모함인 발해함은 50만톤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함재기들이 이착륙하는 비행갑판의 길이와 규모만도 이전의 항공모함들을 능가했다.
이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다.
슈퍼캐리어 항모인 발해함은 진정한 해상기지의 역활을 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ELP-시스템이다.
얼마후 발해함 내부로 거대한 진동음이 흘러갔다.
그리고 발해함의 선수부분에서 추가적인 비행갑판이 뻗어나왔다. 이것은 발해함에있는 강력한 리엑터-엔진을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위이잉! 드드득! 발해함 선수부분에서 뻗어나가는 비행갑판의 길이-
그것은 발해함이 갖고있는 비행갑판의 전체길이에서 1/3 수준까지 더 증가되었다.
이정도의 길이라면 함재기가아닌 F-16 같은 공군의 전투기를 포함해 대형 수송기들까지도 충분히 착륙할수 있었다.
“편대장님. 저것을 보십시요!”
“슈퍼캐리어 항모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군.”
대만 파일럿들이 감탄했다.
자신들이 착륙할 발해함의 선수부분에서 추가적인 비행갑판이 뻗어나오는 모습-
엄청난 광경이였다. 얼마후 발해함에서 착륙을위한 유도신호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육상의 비행기지에 착륙할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착륙과함께 주익의 플랩(Flap)과 기체상부의 에어브레이크(Air brake)를 최대한 활용한다.”
“알겠습니다.”
편대장의 지시에따라 대만 파일럿들이 조종간을 움직였다. 첫번째로 기량이 뛰어난 선임편대장이 기수를 하강시켰다. 대만 파일럿들은 한번도 항공모함에대한 착륙훈련을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발해함의 긴 비행갑판과 정확한 유도신호에따라 착륙각도를 조종했다.
쉬이잉~ 첫번째로 하강한 F-16 전투기의 랜딩기어가 증가된 비행갑판의 윗부분에 접촉했다.
텅! 끼이잇! 바퀴가 닿자마자 신속하게 에어브레이커와 플랩을 조종하며 감속을 개시했다.
그리고 비행갑판위에서 미끄러지던 F-16 전투기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정지했다.
“기대했던 수준 이상이군요.”
함교에서 지켜보던 박재덕 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첫번째 F-16 전투기가 착륙을 마친뒤에 두번째, 세번째의 전투기들이 착륙을 개시했다.
박재덕 함장이 예상했던대로 대만 파일럿들의 조종실력과 기술은 상당했던 것이다.
“함장님. 대만의 비행기지에서 출발한 F-16 전투기들이 모두 착륙을 마쳤습니다.”
“전부 몇대정도가 온것인가?”
“조금전 착륙한 기체까지 계산하면 95대입니다.”
함교요원이 대답했다.
이것은 대만이 보유하고있는 150대의 F-16 전투기들 중에서 60% 이상이 동원된 것이다.
50만톤급 초대형 슈퍼캐리어인 발해함은 다수의 상갑판과 격납고, 그리고 함재기의 수용시설이 있었다.
때문에 대만이 보유한 150대의 F-16 전투기들을 모두 탑재할수 있었다. 그러나 대만자체의 대공방어를위해 나머지는 남겨둔 것이다.
“대만은 이번 작전을위해 자신들이 가진 공군전력의 상당부분을 투자한 것이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95대의 F-16 전투기와 전력이라면 대만 파일럿들이 자체적으로 작전을 벌이기에도 충분할 수준입니다.”
박재덕 함장의 말에 동의했다.
이번에 대만은 자신들의 힘으로 중국함대를 박살내기로 작정한 것이다.
“랑차오 사령관과 지휘관들이 착륙을마친 대만 파일럿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전개될 작전과 출격을 위해서도 슈퍼캐리어 항모전단과 발해함의 시설들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으니까 말이지.”
박재덕 함장이 시선을 전방으로 향했다.
앞으로 진행될 작전계획이 스크린에 나오고 있었다.
중국의 연합함대는 대만 전투기들까지 이번전투에 참가할 것이란 사실은 꿈에도 모를것이다.
이것은 적의 헛점을 찌르는 중요한 무기였다.
***
“이렇게 엄청난 항공모함이 존재할수 있다니?”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실제로보니 압도적일 수준입니다.”
“예전에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방문한적이 있지만, 지금 우리들이있는 슈퍼캐리어 항공모함은 상상을 초월하는군.”
거대하게 펼쳐진 비행갑판을 바라보며 대만 파일럿들이 탄성을 토해냈다.
착륙을마친 F-16 전투기들은 견인차량을통해 상갑판에있는 격납고와 시설들로 이동되었다.
이 모든것이 자동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파일럿들은 안내하는 랑차오 사령관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대만의 전투기들로 중국함대를 공격할 기회가 오다니!”
“중국놈들에게 우리들의 실력을 가르쳐줄 시간이지.”
얼마후 대만 파일럿들은 브리핑실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에는 도착한 대만공군의 지휘관들이 있었다. 나는 박재덕 함장과함께 이곳을 방문했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잠시후 정보장교가 앞으로 나섰다.
작전 브리핑실은 수백명이 들어갈 정도의 규모다.
그리고 전방에는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정보장교가 스크린에 화면을 띠웠다.
중국 본토에서 출발한 북양함대의 모습이 나왔다.
북양함대의 임무는 대만에대한 공격과 제 6 함대의 지원이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슈퍼캐리어 항모전단과함께 중국의 연합함대에대한 작전에 참가한다. 그중에서도 대만공군의 목표는 저기있는 북양함대다.”
비행단장이 말했다.
대만 파일럿들이 숨을죽였다.
그들이 상대할 북양함대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2척의 최신형 항공모함들을 보유했고 각각의 항공모함도 11만톤에 이르는 대형이였다.
미해군이 보유한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10만톤급인걸 생각하면 조금더 큰 수준이다.
또한 함대에는 다수의 순양함과 구축함, 그리고 방공전투함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쉬운목표가 아닌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슈퍼캐리어 항공모함을통해 충분한 전투반경과 무장, 그리고 다양한 지원을 받을수 있다. 그리고 중국함재기의 성능이 뛰어난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적의 헛점을 찌를수있는 수단이 있다.”
비행단장의 말에 대만 파일럿들의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중국함대나 중국군 함재기와 대등하게 전투할수 없었다.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다.
“드디어 중국의 항공모함들을 박살내 바다속으로 침몰시킬때가 왔군요.”
“그렇다. 중국놈들은 지옥에 들어온 것이다!”
비행단장이 그들을향해 대답했다.
***
“이건 심각한 상황이다!”
“저희들도 이정도로 악화될줄은 몰랐습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건가?”
덩위창이 참모들을향해 소리질렀다.
조금전 부하들이 보고서로 가져온 수치들은 충격적일 정도다.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 이후에 경제발전에 주력했다. 외국에서 막대한 자본을 끌여들여 산업을 발전시켰고 그것을통해 부를 축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축적된 자금과 이익중에 상당수가 중국의 특권층에게 집중된것은 사실이다.
중국내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졌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크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정부에서는 이런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중국의 경제규모와 덩치를 키우는게 중요했으니 말이다.
그결과 중국은 전세계에서 G-2 라고 불리면서 엄청난 경제성장과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속되지 못했다.
독재자인 도진펑은 중국이 벌어들인 부와 엄청난 자금들을 군사비에 투자했다.
그것을통해 전세계의 패권을 움켜쥐겠다는 야망-
처음에는 그것이 통하는듯 보였다.
그러나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패배하고 전세계에서 망신을 당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다.
“지금 중국의 대외신용도, 그리고 외환, 국채가격, 모든것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국에 상장된 중국 대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지만 그부분은 어느정도 견딜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홍콩증시와 상하이증시, 그외에 중국과 관련된 금융들이 연달아 타격을 받으면서 상황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주석각하에게 그대로 보고할수는 없다.”
덩위창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는 독재자인 도진펑의 측근중에 한명이다.
그것을통해 중국경제에서 핵심인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지금은 중국내에 들어왔던 외국계 자본들이 급속하게 탈출러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투자자들중에 상당수는 중국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한듯 보입니다.”
“개같은 놈들! 중국을향해 이권을 노리고 들어올때는 온갖 아부를 떨더니, 이제 우리가 위기에 몰리자 곧바로 배신을 해?”
덩위창이 주먹을 쥐었다.
중국에 몰렸던 금융쪽의 자본탈출은 심각할 수준이였다. 그리고 해외에서 거래되는 중국의 국채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폭락중에 있었다.
덩위창은 얼마전 폭락되는 중국의 국채가격을 막기위해 중국정부의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대량구매를 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떨어지는 국채가격을 막을수는 없었다. 상하이증시가 폭락되는걸 막기위해 막대한 정부자금을 쏟아 넣었지만 이것도 실패했다.
이제는 중국정부가 나서서 할수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지금 중국에는 지방부채와 공기업의 부채, 그리고 부동산 버블붕괴 이후에 벌어진 혼란으로 파산한 기업과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이것들은 중국경제가 갖고있던 문제점들인데, 전세계에서 중국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연쇄폭발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참모들의 대답.
그것은 과장이 아니였다.
얼마전 벌어진 상하이 증시붕괴 이후, 주식이 휴지로 변하면서 투신자살한 사람들의 숫자만도 수백명이 넘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독재자인 도진펑은 막대한 국가예산과 자금을 계속해 군사비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때 다른 참모가 들어왔다.
“장관님. 큰일입니다.”
“이번에는 또 뭔가?”
“무디스와 S&P, 그리고 Fitch 등의 신용평가회사들이 중국의 국채를 C등급과 D등급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크윽!”
부하의 말에 덩위창의 표정이 구겨졌다.
C,D등급을받은 중국의 국채는 일명, 정크본드(Junk Bond)라고 불리는 쓰레기 채권이되는 것이다.
과거에 중국이 잘나갈때는 해외의 신용평가 기관들이 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칠수없었다.
하지만 중국이 흔들리자 수많은 국가들과 세력들이 중국을 배신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위해 중국의 약점을 찌르는 중이였다.
“장관님. 이상태로 간다면 중국은 국가부도나 파산위기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
참모들의 말에 덩위창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도진펑은 자신을 총살대에 세울것이다.
“장관님. 지금의 재정위기를 늦출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중국내의 기업들에대해 추가적으로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물품에대해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되면 파산하는 기업들의 숫자는 더 증가한다. 그리고 추가적인 세금은 엄청난 물가상승과 인플레까지 일으킬수도 있는데.”
덩위창의 말대로 중국정부가 막대한 세금과 착취를 시작하면 이후에 중국경제가 혼란에 빠질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때문에 참모들은 덩위창을향해 강력하게 주장했다.
“중국경제가 흔들릴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적자를 일정부분 메꿀수있고 우리들도 살수있는 방법입니다.”
참모들의 말에 덩위창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내 기업들이 줄도산으로 파산하는것보다 자신들이 살아남는게 더 중요했다.
해외의 금융시장과 신용평가기관, 그리고 중국의 입김이 통하지않는 상대에게는 어쩔수 없었다.
그러나 중국내에있는 기업들을 상대로는 얼마든지 쥐어짤수 있었던 것이다.
도진펑이 덩위창 재무장관에게 요구한 막대한 금액의 군사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어쩔수없는 선택이다.
“그렇게하면 당장의 위기는 넘길수 있겠군.”
“이후에 대만에대한 군사작전이 성공하면 중국은 확실하게 중화제국의 위상을 되찾을 것입니다.”
“당연하지!”
덩위창이 말했다.
대만을 박살내고 식민지에 성공하면, 중국은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덩위창과 참모들의 헛된꿈에 불과할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