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1
미국 CIA-와의 공동작전 (03)
“자네들이 무사한 것을보니 다행이군.”
“몇차례 위험할뻔한 적도 있었네.”
동료의 대답에 왕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표정은 구겨져 있었다.
대만에서의 첩보활동-
지금까지는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엄청난 타격이 시작되었다.
대만내에서 중국의 스파이조직이 한꺼번에 괴멸되는 상태까지 이른것이다.
“대체 어떤놈들이 정보를 판것이야?”
“반드시 배신자 새끼를 찾아내야해.”
왕퉁의 동료들이 분노했다.
자신들에대한 비밀정보가 대만내에서 새어나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실제로 대만에서 활동중인 중국조직에 대한것은 훨씬더 상부에서 나왔다.
출세를위해 날뛰다가 얼마전 강민일행들에게 포로로 잡힌 원바오가 그 대상이다. 강민의 말대로 김태천은 원바오의 머리속에있는 모든것을 꺼내고 있었다.
강민과 CIA-팀장인 저우캉이 원바오를 노린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원바오는 중국의 독재자인 도진펑의 최측근이다.
도진펑이 권력다툼을 할때 선두에서 활동한것이 원바오였다.
때문에 도진펑은 오른팔과같은 원바오에게 공안국장의 자리를 준것이다. 그러나 공안국장이 된뒤에 원바오는 더 많은것을 탐했다.
중국에서 공안국장의 자리는 주로 국내에대한 첩보활동이나 감시, 감찰등이 주된것이다.
그외에 해외에대한 정보활동은 중국내의 다른 첩보부서가 담당했다.
그런데 원바오는 자신이 도진펑의 최측근이란 사실을 이용해 모든것을 손아귀에 쥘려고 하였다.
그에따라 대만에서 활동중인 중국 스파이조직과 기타 다양한 정보들이 원바오에게 들어간 것이다.
강민으로서는 원바오 한명을 잡으면서 중국이 지금까지 감추어온 수많은 극비정보들을 한꺼번에 알수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강민에게 엄청난 성과였다.
저우캉의 CIA-팀도 자신들이 필요로하는 많은 정보들을 얻게된 것이다.
대만에서 활동해왔던 중국조직은 자신들의 비밀을 나름 유지해 왔지만 상부에서 모든것이 뚫려버린 상황이다.
그리고 강민과 미스릴 대원들은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대만에있는 중국 스파이들을 마음껏 요리했던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대만내에서 활동중인 스파이들은 중국정부가 갖고있는 여러가지 계획중에 하나일 뿐이였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대만을 공략하기위한 작전들을 세워둔 상태다.
강민은 대만의 스파이들을 이용해 중국정부를향해 제대로 한방먹일 작전을 세웠다.
이제부터 그것이 시작될 순간이다.
“상부에서 온 연락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하고 계속해서 다음번 지시를 기다려라. 이것이 전부이네. 하지만 이후에 더 큰 작전을 계획중인건 분명해.”
“그렇다면 대만에대한 혈파작전(血波作戰)이 시작될 순간인 것인가?”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는 그럴수도 있지.”
“드디어 대만놈들을 박살낼수 있겠군.”
왕퉁의 말에 동료들이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운명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왕퉁이 동료들과 다음 행동을 준비할때.
콰지직! 문이 박살나며 굉음을 내었다.
“적이다!”
당황한 왕퉁의 동료들이 권총을 꺼내었다.
하지만 돌입해온 미스릴 대원들의 사격이 더 빨랐다.
타타탕! 타타! MP-5 기관단총에서 불꽃이 터진다.
정확한 사격-
저항하던 왕퉁의 동료들이 차례로 쓰러졌다.
미스릴 대원의 후방에있던 강민이 왕퉁의 다리를 쏘았다.
크억! 비명을 지르며 왕퉁이 바닥으로 넘어졌다.
비밀 아지트에대한 습격.
완벽한 성공으로 끝났다.
주변에는 부상입고 쓰러진 중국 스파이들이 신음을 토해냈다.
저벅! 저벅! 묵직한 발걸음을내며 강민과 김태천이 왕퉁에게 다가갔다.
“왕퉁! 대만에서 숨어지낸다고 꽤 고생했군.”
“어떻게 우리들에대해 알아낸 것이냐?”
“너희들이 믿고있는 중국정부, 그중에서도 상부의 인물들은 살기위해서는 얼마든지 배신을 한다는 것이지. 당신들의 목숨따위는 상관없이 말이야.”
“.....”
강민의 말에 왕퉁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제서야 모든것이 이해되었다.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기습당하고 동료들이 하나둘씩 암살당한 것을.
배신은 상부에서 시작되었고 자신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했을 뿐이다.
절망감과 배신감이 왕퉁의 내부에서 솟구쳤다.
강민은 이런 왕퉁을보며 냉소했다.
심리전을통해 상대를 굴복시킨 것이다.
***
“왕퉁과 중국의 스파이들을 활용한 작전은 어떻습니까?”
“예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랑차오 사령관이 말했다.
상대에대한 정보를 파악하면 그것을 유리하게 이용할수 있었다.
중국이 대만에대해 갖고있는 작전과 야심.
첫번째가 대만내에 스파이를 침투시켜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대만내의 스파이 조직은 엄청난 타격을 받으며 붕괴되었다. 그러나 본토에있는 중국정부에서는 그것을 몰랐다.
그것도 당연했다.
미스릴과 대만정보국이 합동작전을 펼치면서 신속하고 은밀하게 해치웠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두번째 작전이 전개되는 중이다.
대만에있는 왕퉁과 스파이를 이용해 역정보를 전달하고 중국정부가 실수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중국정부에서는 대만에 잠입시킨 스파이들을통해 본격적인 군사작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이렇게 진행되는 중국의 작전은 대만에있는 스파이들의 정보에 의존할수밖에 없었다.
이것을통해 중국을 함정으로 끌어들일수 있었다.
***
“지금까지의 상황을볼때 우리들이 목표했던 혈파작전을 펼치기에 최적의 기회인거 같습니다.”
“그말에는 동의하지만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겠소?”
반대쪽의 중년사내가 말했다.
회의실에는 여러명의 참석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수백만에 이르는 중국군에서도 수뇌부를 형성하는 인원들이다. 그리고 중국내의 첩보국에서 핵심을 이루는 지휘관들도 참석한 상태다.
남중국해 전투가 패배한뒤에 중국정부는 당황했다.
중국정부와 도진펑이 세웠던 대만에대한 봉쇄작전도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된것이다.
이것으로 중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이상태로 진행되면 자신들이 원하는 중화제국과 전세계의 패권을 쥐는것은 영영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만문제다.
중국이 야심을가진 주변국은 대만외에도 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해서 다양했다.
하지만 이런 국가들을 중국의 식민지로 만드는것은 대만을 먼저 정복한뒤에 진행할 수순이다.
하지만 첫번째 단계인 대만에서 연거푸 실패를 한것이다.
따라서 전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중국이가진 힘이 어떤것인지를.
그것이 바로 혈파작전이다.
“작전이 성공하면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를 포함해 대만전역은 혼란에빠질 것입니다. 그리고 대만을 포함해 전세계에 중화제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혈파작전을 주장하는 세력이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반대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실행하자는측, 그리고 좀더 신중하자는 측의 토론이 진행되는것 뿐이다.
이번 회의에는 국가주석인 도진펑이 참가하고 있었다.
그는 잠시동안 부하들의 토론을 지켜보았다.
어느쪽도 타당했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다만 도진펑은 회의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21세기의 중국황제를 꿈꾸는 그에게 이번작전은 중요했다. 그리고 이상태로 시간을끌면 자신의 권위가 흔들릴수 있었다.
지금 대만에서는 계속해서 반중시위가 진행중이다.
대만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도진펑을 비웃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기에대해 도진펑은 분노가 치밀었다.
이제부터 자신의힘과 중국의 힘을 보여줄때다.
“자네들의 주장은 충분히 들었네.”
“.....”
도진펑이 본격적으로 말을꺼내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도진펑에게 집중된다.
모두를 둘러보던 도진펑이 말했다.
“우리 중국군의 힘으로 작전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전방에서 브리핑하던 보좌관이 말했다.
“여기에나온 정보대로 중국군에서 선발된 특수부대들은 지금도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를 포함해 대만총통의 관저, 그리고 대만정부의 각 부처를 신속하게 점령할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화면이 변하면서 여러 건물들이 나왔다.
폭발음이 터지며 건물내로 돌입하는 중국군 특수부대의 모습이 있었다.
그들이 훈련하는 장소와 배치된 건물들은 대만정부의 중요 시설들을 복제한 것이였다.
“대만에 침투할 특수부대원들의 숫자만도 2만명이 넘습니다. 그외에 본격적인 상륙작전에 참가할 부대의 병력은 최소 10만명 이상. 이들 특수부대와 공격부대를 수송할 함대의 준비도 완료된 상태입니다.”
“대만에 침투시킬 부대원들을 지원할 함대는 이번에 새로 창설된 제 6함대를 동원하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제 6 함대의 명성에 걸맞는 작전이 될 것입니다.”
보좌관의 설명을 들으며 도진펑은 흡족했다.
중국의 절대 권력자로서 느끼는 희열과 만족감이다.
마음만 먹으면 대만따위는 한방에 보내버릴수 있었다.
이제부터 그것을 전세계에 보여줄 차례다.
도진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회의실에 모인 부하들을향해 말했다.
“자네들이 지금까지 말한 주장들은 충분히 들었네. 좀더 시간을 기다리면 완벽한 작전을 할수도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에서 중화제국의 위신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것을 회복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대만에대한 작전을 수십년전부터 준비해왔다. 지금 기회가 왔는데 주저한다면 앞으로도 행동에 옮기지 못할 것이다.”
“.....”
도진펑의 말에대해 아무도 반박을 못했다.
그것도 당연했다.
중국이 대만을 먹기위해 준비한 시간은 꽤 길었다.
모택동은 대만을 손에 넣지못한채 죽은것을 원통해했다.
그리고 도진펑은 깨닫고 있었다.
자신이 대만을 정복하면 지금보다 더 단단한 권력을 유지할수 있었다. 중국 공산당을만든 마오쩌뚱보다 더 숭배받는 중국의 황제가되는 것이다.
“지금부터 자네들은 혈파작전을위해 모든 능력을 동원하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즉시 말하도록. 중화제국의 힘을 보여줄때가 온것이다.”
도진펑의 외침.
그것을 들으며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진펑을향해 큰소리로 대답했다.
“맡겨만 주십시요. 주석각하!”
이것을보며 도진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머리속에는 자신에게 굴복한 대만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
“중국이 미끼를 물었습니다.”
“도진펑의 성격을볼때 더이상 주저할수는 없었을 겁니다.”
CIA-팀장인 저우캉을향해 말했다.
그의 팀원들은 지금도 중국내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이번에 공안국장인 원바오를 포로로 잡으면서 여러가지 잇점이 생겼다.
원바오가 가진 정보들을 바탕으로 중국군내의 핵심부서에 정보원들을 침투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정부는 혈파작전의 비밀이 유지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착각에 불과했다.
강민과 미스릴, 그리고 대만정보국은 혈파작전의 내용중 상당부분을 파악한 상태다.
그럴것이 혈파작전에 사용된 정보들은 모두 강민과 저우캉이 공작한 역정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로서는 자신들이 받은 정보가 가짜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역정보 덕분에 대응작전을 하는것이 더 쉬워졌습니다.”
저우캉이 말했다.
처음에 중국군이 세운 혈파작전에서는 중국과 대만사이에있는 대만해협을 곧바로 건너서 진격해오는 것이였다.
하지만 다양한 역정보를통한 사전공작으로 중국군이 세운 혈파작전은 상당부분 바뀌었다.
그중에 하나가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의 존재이다. 중국함대는 남중국해에서 미스릴의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에 전멸당했다.
때문에 중국해군은 자신들의 힘을 제대로 키울때까지 정면대결을 피한것이다.
역정보를통해 슈퍼캐리어 항모전단,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핵잠수함이 대만해협의 근처에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고 이것은 중국군의 상부에까지 보고되었다.
당연히 중국의 첩보기관은 당황했고 작전계획을 대폭 수정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공작을통해 작전계획을 바꾸는게 필요한 가짜 정보들도 적당히 흘려보냈다.
하지만 이것은 중국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리고 무덤을향해 뛰어들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