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245화 (245/300)

# 245

홍콩에서 작전을 개시하다 (01)

“그것이 정말입니까?”

쑨리창의 눈동자가 커지며 되물었다.

홍콩최고의 갑부들중에 한명인 그였다.

지금까지 다양한 경험과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어왔다. 때문에 웬만한 것에는 눈조차 깜짝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그마저도 조금전의 내말을 듣고는 경악했다.

그것도 당연했다.

홍콩최고의 갑부인 그도 상상을 초월하는 계획을 말했으니까 말이다.

“얼마전 벌어졌던 남중국해의 전투, 그리고 중국이 전세계에 망신을 당하면서 홍콩을 포함해서 세계 금융시장에있는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해도 중국의 기업들을 한꺼번에 10여개나 인수한다는것. 그것도 중국에서 이름만대면 알수있는 대기업들을 노리고 계시다니? 저로서는 놀라울 뿐입니다. 그보다 중국의 어떤 기업들을 목표로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여기 리스트가 있습니다.”

쑨리창을향해 서류를 건네었다.

그의 손이 한차례 경련을 일으키며 받았다.

서류를 살펴보는 그의 표정은 여러차례 변했다.

현재 쑨리창은 홍콩최고의 갑부들중 한명.

그리고 홍콩의 행정당국을 포함해 중국정부에 상당히 협조적인 인물로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본모습은 홍콩의 자유권을위해 비밀조직인 백사방(伯事房)을 배후에서 후원중인 인물이다.

만약에 이 사실이 누설되면 쑨리창은 중국의 배신자이면서 최우선 암살리스트에 올라갈 것이다.

이런 위험이 있는데도 쑨리창은 모험을 한것이다.

나로서는 이런 결단과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쑨리창이 백사방을 배후에서 지원하며 지금까지 활동해온것을 볼때 그의 능력도 상당한것은 분명했다.

“믿을수 없군요. 중국 최고의 IT-기업중에 하나인 칼리바바(Kalibaba)를 포함해 전자기업인 티오미(Tiomy), 그외에도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리스트에 들어있군요. 그러나 아무리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경영난에 허덕인다해도 리스트에있는 10개의 대기업들을 인수하는것만도 엄청난 자금이 들어갑니다.”

“저로서는 쑨리창씨께서 생각하고있는 금액에서 최소 1.5배는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지 못할것 같으면 그중 10%의 자금을 지금 당장 착수금으로 보낼수도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쑨리창을향해 미소를 지은뒤에 박광석에게 신호했다.

그러자 박광석과 팀원들이 작업을 개시했다.

얼마후 쑨리창의 보좌관이 경악했다.

“회장님. 정말입니다. 그리고 자금이 들어오는 루트들도 다양한 방법을통해 진행되었습니다.”

“허상친이 한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였군요.”

쑨리창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개의 계좌에 보내진 자금의 액수만도 엄청날 수준이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마음만 먹는다면 박광석팀과 뉴욕의 스몰츠팀을 이용해 미국의 1년 국방예산보다 더 많은 거금을 단번에 이동시킬수도 있었다. 쑨리창에게는 그런 능력중에 일부만 보여준 것이다.

“여러분이 백사방과 저를 찾아온 목적에 대해서는 허상친 대장을통해 어느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를향해 이정도의 능력을 보여준것은 다른뜻도 있는거 같군요.”

“제대로 보았습니다. 우리쪽에서 원하는것은 중국기업에대한 공략과 이후에 전개될 작전들에서 쑨리창 회장님과 백사방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쑨리창씨와 백사방에게 요청하고 싶은 부분은 조금전 리스트에있는 10개의 중국대기업들의 인수와 확보가 성공하면, 그뒤에 이들 기업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걸 쑨리창씨와 백사방이 담당해 주었으면 하는것입니다.”

“그것은 중국정부의 헛점을 찌르고 상대를 속이기위한 전략이군요.”

“맞습니다.”

쑨리창을향해 대답했다.

중국에대한 공략작전.

그중에서도 중국기업을 이용해 내부에서 여러가지 작전을 펼치는데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또한 주가가 폭락한 중국 기업들이 홍콩의 갑부인 쑨리창이 관리하는 상황이라면 이들 기업들을통해 중국에대한 작전을 펼치는데 훨씬 유리했다.

때문에 리스트에 선정된 10개의 중국기업들은 IT-와 전자제품, 그외에 유통과 금융등까지 다양했다.

이제는 쑨리창도 숨은뜻을 파악한 것이다.

홍콩을 기반으로한 자신과 백사방이 중국의 10개 대기업들을 조종하게 된다면 그것을통해 얻는 이익은 엄청난 것이다.

금전적인 이익을 넘어서 그가 원하는 홍콩의 자주권과 독립을 달성할 기회도 생긴다.

“알겠습니다. 이런 엄청난 계획까지 알게된이상, 여기서 물러날수는 없지요. 무엇보다 당신이 저와 백사방을 협력자로 선택해 주신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백사방과 저의 능력을 총동원할때가 온것 같습니다.”

쑨리창이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60대이고 환갑을넘은 그였지만 눈빛만은 강렬하게 불타올랐다.

***

“저놈이 틀림없지?”

“맞아. 지금까지는 우리들의 눈을피해 잘도 숨어 다녔지만 드디어 꼬리가 잡혔군.”

두명이 음흉하게 웃었다.

그들의 시선은 대로변을 걸어가는 사내를 노려보았다.

다만 그 사내는 경계하듯 주위를 힐끔거렸지만 사복으로 위장한 공안요원의 존재를 눈치채지는 못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뒤 홍콩시민들의 자유는 하나둘씩 박탈당했다. 그중에서 치안과 사법기관은 완전히 중국의 손에넘어간 것이다.

홍콩에는 2개의 경찰이 있었다.

첫번째가 이전부터 홍콩시민들에게 익숙한 홍콩폴리스(Hongkong Police)였다.

그리고 두번째가 암흑에 가려진 존재인 홍콩 공안국이다.

홍콩경찰은 교통통제부터 시작해 일반적인 치안을 담당했고 이들은 대부분이 홍콩인들로 구성되었다. 다만 홍콩경찰의 수뇌부와 상급간부들은 중국본토에서 온 인원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홍콩 공안국은 달랐다.

대부분이 중국의 본토에서 파견되었고 이들은 중국정부가 보유한 통합공안국 소속이다.

그리고 홍콩 공안국이 맡은 임무는 홍콩을 중국에 철저히 복속시키며 반기를드는 세력을 격멸시키는 것이다.

중국정부에의해 자유가 빼앗긴 홍콩시민들-

그들은 참다못해 중국정부를향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중국정부는 대규모 경찰과 군대를 파견해서 억눌렀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이사건은 전세계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본토에있는 중국인들에게는 어떤 소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의 자유를향한 민주화 운동은 몇차례 전개되었지만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시위를 주동했던 사람들은 홍콩 공안국에의해 납치되거나 체포되었다.

그중에는 겨우 탈출해 재기를 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홍콩공안국에의해 블랙리스트로 올라갔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숨막히는 생활을 이어나갔다.

길을 걸어가던 시중민의 뒤로 두명의 사복 공안들이 따라붙었다.

그들은 나머지 동료에게 무전으로 연락했다.

그때 시중민이 들고있던 스마트폰에 벨이울리며 문자 메세지가 나타났다.

[당신은 추적당하고 있다. 현재 두명의 사복공안들이 뒤에 따라붙었다. 상대가 눈치챌수 있으니 뒤를 돌아보지 말것]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려던 시중민이 흠칫했다.

문자 메세지를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이 어떤지는 잘 파악했다.

시중민은 얼마전 홍콩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홍련시위-의 핵심멤버중에 한명이였다.

자신이 공안들에게 잡히면 어떤꼴을 당할지는 뻔했다.

[지금부터 지시사항에따라 움직일것! 확인했으면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으시오]

문자메시지의 내용대로 시중민이 따라했다.

곧이어 스마트폰에는 새로운 메세지들이 나왔다.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갔지만 시중민은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이 살수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말이다.

***

“실장님. 시중민의 뒤에 미행하는 공안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몇명입니까?”

“보통 팀단위로 움직이다보니 현재는 10명정도로 늘어난거 같습니다. 아마도 적당한 기회를봐서 퇴로를 차단한 뒤에는 한꺼번에 덮칠거 같군요.”

“기껏해야 한명의 시위주동자를 잡는데 꽤 많이 동원된 셈이군요.”

“어차피 홍콩 공안국의 최대임무가 반정부 세력을 색출해서 잡는것이니까 말이지요. 그외의 것에 대해서는 그냥 홍콩경찰을 시키는게 저들의 주된 업무방식 입니다.”

김태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정부에 대항하는 세력을 잡아내고 말살하는것.

그것이 홍콩공안국의 최대 임무였고 그것을 위해서는 몇배나 많은 병력을 투입하고 있는것이다.

얼마후 김태천에게 통신이 들어왔고 지도위에 적색점이 표시되었다.

적당한 매복장소를 고른것이다.

다시 전화기를 꺼낸뒤에 시중민을향해 문자메세지를 전송했다.

타다닥! 타닥! 거친숨을 내쉬며 시중민이 뛰어갔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나타난 문자메시지의 내용대로 이동했고 그뒤에는 전력으로 달렸던 것이다.

얼마후 그의 뒤에서 외침이 터진다.

“저놈이 도망간다!”

“제길! 어떻게 눈치챈거야?”

“포위해!”

공안요원의 팀장이 소리쳤다.

지시에따라 부하들이 다른 골목길을 이용해서 달렸다. 몇명은 여차하면 사격할 준비를위해 품속에서 권총까지 꺼내었다.

조금전 시중민이 있던 대로변에서는 권총을 꺼내기 힘들었지만 여기는 후미진 골목이다.

그리고 총소리에 주택가의 주민들이 나온다해도 총으로 위협해서 보내면 그만이다.

“절대로 놓치지마라. 반항하면 쏴도 좋다.”

“알겠습니다. 팀장님!”

부하들이 대답했다.

얼마후 달려가던 시중민의 측면에서 총을든 공안요원이 나타났다.

“이새끼가 어딜 도망칠려고?”

권총이 자신에게 겨누어진 순간, 시중민이 바닥으로 몸을 날렸다.

스마트폰에 나온 문자메시지대로 한것이다.

그순간 퓽! 퓨퓽! 공기를찢는 파공성이 터졌다.

시중민을 노렸던 공안요원의 머리에 선혈이 분수처럼 튀어올랐다.

정확하게 이루어진 사격!

한명이 쓰러지고 있었지만 나머지 동료들은 그것을 몰랐다. 단지 바닥에 넘어진 시중민을 발견했고 전공을 세우기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무덤향해 스스로 뛰어드는것에 불과했다.

퓽! 퓨퓨퓽! 연달이 사격이 개시되었다.

선두에서 달려가던 3명이 연속해서 쓰러지자 그들은 깨달았다.

“매복이다!”

“어디냐?”

“저쪽이다!”

한명이 발견하고 권총을 발사했다.

그러나 조금전 사격을했던 미스릴 대원은 신속하게 움직인 뒤였다.

탕! 타타탕! 몇발의 권총탄이 발사되었다.

하지만 목표를 빗나갔다.

그때 남아있는 공안요원들의 측면과 후방에서 다른 미스릴 대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손에는 소음기가 장착된 MP-5 기관단총이 있었다. 총구에 불이 뿜어졌고 공안요원들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바닥에 넘어졌던 시중민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수조차 없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때 그는 경악했다. 자신을 추격해오던 공안요원들 10명이 시체로 뒹굴고 있었다.

“믿을수 없어.”

그때 골목의 좌우에서 무장한 미스릴 대원들이 다가왔다.

시중민의 두눈은 공포로 굳어졌다.

설마 자신도 죽는것인가?

특히 무장한 대원들의 선두에서 다가오는 한명의 사내-

20대의 청년이였지만 눈매가 날카로웠다.

손에는 어떤 무기도 없었지만, 시중민은 그를향해 누구보다 큰 공포를 느꼈다.

맨손으로도 사람을 거뜬히 죽일수있는 존재.

그와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다만 시중민은 순간적으로 그 청년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문자메세지를 보낸 장본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입니까?”

“그것은 나중에 설명해도 되겠군요.”

“그렇다면 뭣때문에 저를 구해주신 겁니까?”

“당신을 포함해 당신과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위한 것입니다.”

새로운 기회-

그말을듣자 시중민의 온몸으로 전율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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