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4
8000억 달러의 메가톤급 잭팟(Jack Pot) (04)
“어떻게 우리들에대해 알게된 것입니까?”
“주건평씨를 통해서 입니다. 그분이 당신들에대한 몇가지 정보를줬고 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다.”
“그렇군요.”
중년사내가 앉으면서 대답했다.
그의 이름은 류친동-
나와 박광석이있는 야외카페로 찾아온 인물이다.
“주건평님은 어떻게 지내시고 계십니까?”
“지금도 중국정부에서는 기회만 닿는다면 그를 암살하고 싶어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중국정부에게 그럴만한 기회도 별로 없을테지만...”
“이번에 그분이 상당히 큰일을 해냈다는 소문은 들었습니다.”
류친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건평은 중국정부가 암살대상에 올린 인물로 여러차례 위기를 넘겼다.
이전에는 홍콩에서 활동한적도 있었고 내가 백사방(伯事房)에대해 알게된것도 주건평의 덕분이다.
현재 주건평은 대만독립단의 세력을 넓히면서 더많은 일들을 진행중에 있었다.
그중에는 전세계에 뻗어있는 화교세력을 모으는것도 포함된다. 이전까지 해외의 화교세력들은 대만보다 중국쪽에 기울어 있었다.
그러나 화교세력들이 볼때 지금의 중국상황은 결코 좋은것이 아니였다. 특히 국가주석을 차지한 도진펑이 독재정치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하는걸 봤다.
여기에대해 상당한 반감이 생겼던 것이다.
어떤 화교들은 마오쩌뚱(모택동)을 능가하는 폭군이 나왔다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의 힘이 강하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뀐것이다.
대만이 중국을향해 군사적인 승리를 거두고 당당하게 버티는 모습을 보게되자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주건평이 볼때 지금은 절호의 기회였다.
이제는 해외의 화교세력들을 모아 중국에 대항할 작전을 펼칠수 있게된 것이다.
“주건평님의 소개라면 충분히 믿을수 있군요. 하지만 그것은 첫번째의 조건일뿐, 아직도 당신들에대한 확신은 할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류친동을향해 대답했다.
이번이 첫번째의 접촉일 뿐이다.
“한가지 말하고 싶은것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이번기회를 놓쳐버리면 이후에 당신들에게는 더이상 기회는 없을것이란 사실입니다. 물론 주건평씨를통해 얻은 정보, 그리고 우리쪽에서 탐색해본 정보들을 바탕으로 당신들 조직인 백사방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는 파악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
나의말에 류친동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시선이 내쪽을 바라보았고 옆에있는 박광석도 쳐다본다.
류친동을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모습에 그가 당황했다.
“류친동씨가 이자리에 단독으로 나온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뒤에는 백사방의 리더가 지금쯤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있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류친동이 순순히 털어놓았다.
백사방은 홍콩을 포함해 중국정부에서도 감시하는 대상이다.
때문에 모든것에 신중했다.
그런 신중함이 아직까지 백사방에 홍콩에서 버틸수있는 원인이다.
“당신들이 신중하게 행동하고 우리쪽에대해 아직도 확실한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것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에 온것은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부분이라...”
“그렇습니다. 백사방이 원하는것은 홍콩을 다시 홍콩인들의 손으로 되찾는것. 그러나 지금 당신들의 힘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가능하다는 뜻입니까?”
“확답을 줄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시도해 볼수는 있고 어쩌면 성공할수도 있습니다.”
“.....”
나의대답에 류친동의 눈동자가 커졌다.
홍콩에서 이런 말을 대담하게 할수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백사방 조차도 홍콩의 자치권이나 독립에대한 희망은 반쯤 포기하고 있던 상황이다.
“현재 대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들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를 파악하고 있던 중입니다. 대만독립단이 그처럼 큰 힘을 가지고 있을줄은....”
류친동이 말했다.
거기에대해 나는 동조하지 않았다.
이것은 류친동이 배후에있는 리더를통해 일부러 말한것이다.
“설마 백사방도 이번에 벌어진 사건들이 대만독립단이나 대만정부의 능력만으로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보통이 아니시군요.”
류친동이 미소를 지었다.
“사실은 이번사건의 배후에는 또다른 세력이 있다는걸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전세계의 여러지역에서 활동했던 미스릴-이란 조직이 대만정부와 비밀리에 연관되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상당히 많은것을 파악하고 있군요. 그리고 미스릴의 다음번 전략이 홍콩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마 당신들이 그 미스릴과 관련된.....”
류친동이 웃었다.
하지만 거기에대해 나와 박광석은 어떤 대꾸도 없었다. 순간 류친동의 표정이 굳어지며 입이 벌어졌다.
“설마 당신들이...?”
“지금은 긍정도 부정도 아닙니다. 이후의 상황에따라 우리들의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나의 대답을듣고 류친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귀속에 숨겨진 통신기를통해 어떤지시를 전달받았다.
“알겠습니다. 이분들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류친동이 누군가를향해 대답했다.
***
“생각보다 엄청난 시설과 장비로군요.”
박광석이 감탄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각종 모니터와 고성능의 컴퓨터들, 그리고 다수의 조직원들이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홍콩내부에 이정도의 규모와 장비를갖춘 비밀조직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지금까지 조직관리를 철저히 한 성과인거 같군요.”
“감사합니다.”
허상친이 대답했다.
백사당에서 숨어있는 실력자이자 리더이다.
허상친을 봤을때의 첫인상은 예상과 비슷했다.
백사방의 경우에는 전투조직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정보와 금융, 각종 상업과 비지니스에 특화된 조직이였고 허상친은 이런 조직을 지휘하기에 걸맞는 인물이였다.
또한 허상친은 과거 홍콩 금융에서 전설처럼 불리던 존재였다.
홍콩금융에서 잔뼈가 굵었고 그의 머리속에는 홍콩금융의 모든것과 상하이까지 포함하는 뛰어난 경험들이 있었던 것이다.
류친동의 안내를받아 우리들은 은밀하게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홍콩섬의 번화가중에 하나였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이있다.
홍콩의 공안조직이 추적하며 박살낼려는 백사방의 핵심시설은 이처럼 번화한 홍콩섬, 그것도 상업과 금융지구의 중심에 있었다.
적의 헛점을 제대로 이용한 전략인 것이다.
“번화가의 중심에 비밀기지와 시설을 둔것은 뛰어나군요. 하지만 이것을 위해서는 역시 백사방의 뒤에 든든한 후원자가 있지않으면 불가능 하겠군요.”
“제대로 보셨습니다.”
허상친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사방에게 상당한 운영자금과 장소, 그리고 장비를 제공해주는 또다른 인물이 있었다.
홍콩에서 꽤 알려진 갑부이고 홍콩의 행정당국과도 친분이 두터운 쑨리창이다.
“쑨리창씨에 대해서는 친중국적인 인물이고, 중국정부에서도 신임하는 홍콩인으로 평가되는데, 그의 실제 본심은 다르군요.”
“그것은 겉으로 드러는 것입니다. 쑨리창씨는 누구보다 현재의 중국정부를 증오하고 홍콩의 독립을위해 모든것을 헌신하고 계십니다.”
“적을 속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연극도 필요한 법이니까.”
이것을통해 백사방이 지금까지 버텨온 이유를 알거 같았다. 그리고 백사방에 속해있는 인원들과 그들의 능력을 검토해본결과 작전을 실행하기에 충분할 정도다.
***
“이런 엄청난 정보가 들어오다니!”
“가짜거나 조작된 정보일 가능성은 없나?”
“조금전 CIA-의 분석관들을 동원해서 검토를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조작되거나 우리를 속이기위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부하의 말을듣자 캄프는 주먹을 쥐었다.
그는 CIA-에서 활동중인 상급간부중에 한명이다. 얼마전에 대만독립단을통해 접촉이 있었다.
이전같으면 대만독립단에 대해서는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때문에 부하들을 은밀하게 보내었고 대량의 정보가 들어간 USB-장치를 받은것이다. 이후 전달받은 USB-장치내의 데이터를 분석한결과 엄청난 것들이 나왔다.
“이것이 대만독립단의 작품은 아닐거 같군.”
“맞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에있는 조직들이 보낸거 같습니다.”
“안그래도 미국으로서는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에대해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것을보니 일단은 그들이 미국과 직접 부딪치는 세력은 아닌거같군.”
“정확한 목적은 모르지만 일단은 그들이 중국과 대항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듯 보입니다.”
정보를 분석하던 요원이 대답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함대가 전멸한 사건-
그것은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가장 큰 쇼크를 받은건 당연히 중국이다.
하지만 미국도 여기서 무덤덤한건 아니다.
실제로 미해군과 태평양 함대는 중국해군에대해 상당부분 견제하고 있었다.
이번에 전멸당한 남양함대의 경우에도, 2척의 10만톤급 항공모함을 포함해서 다수의 함선들을 보유한 대규모 함대였다.
따라서 미국이 자랑하는 태평양 함대조차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수 없었다.
그런 남양함대가 전멸당한 것이다.
미국은 이부분에대해 정보를 얻기위해 CIA-를 포함해 정보기관을 동원했다.
하지만 자세한 것들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남양함대의 전멸과 전투에 대해서는 전세계의 방송국에서 발표한 짧은 영상들이 전부였다.
그런데 엄청난 정보와 데이터들이 CIA-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이건 엄청난 사건이다. 당장 CIA-국장님에게 보고해야겠어. 자네들은 계속해서 USB-장치의 데이터들을 분석해주게.”
“알겠습니다.”
캄프가 서둘러 움직였다.
CIA-국장과 상부에 정보들이 보고되고 얼마후.
미군을 지휘하는 핵심인 팬타곤(미국방성)에서는 비밀회의가 열렸다. 그곳에는 백악관의 핵심을 이루는 인물들과 펜타곤의 중요 사령관들이 참가했다.
“저렇게 엄청난 영상과 정보, 그리고 데이터들이 우리손에 들어오다니? 믿을수없는 상황이 벌어졌군.”
“그런데 저 자료들을 비밀리에 CIA-에게 전해준것은 대만독립단이란 지하조직이라고 하던데 그들이 뭣때문에 이런일을 한것이지?”
“분석에 의하면 CIA-에게 자료를 준것은 그들이지만 사실은 이번에 중국의 남양함대를 전멸시키고, 또한 대만군이 남중국해의 인공섬 기지에 상륙작전을 하도록 지원해준 세력이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을 갖고있다는 조직말이군.”
“예.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에서도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의 실체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습니다. 한가지 다행인것은 그들이 미국에대해 적대적인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상황인가?”
미국의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상황은 강민이 주건평의 대만독립단을 이용해서 전개한 것이다.
강민이 대만독립단을시켜 CIA-에게 전달한 자료들에는 중국해군의 약점을 포함해 다양한 정보들이 있었다.
남양함대와의 전투결과,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에있는 작전 및 정보요원들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한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중국함대나 중국군을 상대하는데 유용한 것이 될수있었다.
그중에서 핵심적인 것들은 제외하고 미국에 전달해도 상관없을 정보들을 선별한뒤에 USB-장치에 담았다. 그리고 이것을 CIA-에게 보내준 것이다.
또한 이것을통해 백악관이나 미국의 팬타곤-이 미스릴이나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을향해 적대하는 상황을 막을수 있었다.
중국을 상대하고 압박하는데는 미국을 일정부분 이용하는것도 상당한 효과가 있으니까 말이다.
“저기 나오는 자료들과 데이터를보니 중국의 함대에도 치명적인 약점들이 여러부분에 존재하는거 같습니다. 이런 귀중한 정보들은 직접 중국함대와 실전을 겪어본 상태에서만 알수있는 것인데, 이들 정보들의 가치만해도 수십조, 아니 수백조에 이를 정도입니다.”
“그정도란 말인가?”
CIA-국장의 말에 참석자들이 탄성을 토해냈다.
지금까지 미해군은 중국함대의 본실력을 모르기에 직접 대결을 꺼려왔다.
특히 중국해군이 보유한 10만톤급의 항공모함들이나 최신형의 이지스함들은 미국에게도 위협이였다.
그런데 영상과 자료에나온 데이터들을볼때, 중국해군과 항공모함들에도 여러가지 약점들이 노출되고 있었다.
미국으로서는 엄청난 정보를 얻은것이다.
이 정보들은 미국에게만 전달된것은 아니다.
강민은 이것과 비슷한 자료들을 한국정부에도 전달했다.
그것은 철저하게 극비를 유지했고 한국정부가 이런 자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있는건 기껏해야 한국의 대통령을 포함해서 몇명밖에 없었다.
“이것으로 중국에대한 전략을 새로 만들수 있겠군.”
“그렇습니다. 또한 이번기회를통해 중국의 독재정권을 바꾸고 새로운 중국을 만드는것도 가능할거 같습니다.”
국방장관이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드디어 팬타곤은 중국과의 군사대결에서 유리한 상황을 잡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