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3
8000억 달러의 메가톤급 잭팟(Jack Pot) (03)
부아앙! 베이징 시내에있는 명추대로(明秋大路)-
그곳을 차량행렬이 질주하며 나아갔다.
선두에는 공안국의 오토바이들이 위치했고 비상등과 사이렌을 울렸다. 그러자 시내에서 주행하던 다른 차들은 모두 멈추었다.
그리고 곳곳에 공안들이 위치하며 마음대로 도로를 통제했던 것이다.
중국수도인 베이징에서 흔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중국정부의 권력자들이나 VIP-의 차량들이 지나갈때에 시민들의 불편등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여기에대해 반기를드는 사람은 중화제국의 반역자, 또는 반정부 세력으로 낙인찍혀서 어떤꼴을 당할지 모른다.
“저놈들. 시민들의 안전이나 교통체증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않는군.”
“자네. 주위에 사복공안이 있을지도 몰라.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큰일나.”
경호차량과 대형세단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광경을보며 시민들이 고개를 저었다.
현재의 중국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등의 대도시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고통받는 중이다.
전세계에서 공해가 심한 도시라면 베이징과 상하이는 항상 1~2등을 다투는 정도다.
그것만이 아니다.
중국정부는 무분별할 개발과 이익을위해 강압적인 정책을 사용했다. 환경오염과 폐수를 배출하는 기업들도 중국정부의 뒷배경을통해 어떤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수도인 베이징의 거리마다 21세기의 중국황제로 불리는 한명의 초상화가 곳곳에 있었다.
16억 중국인들의 생사를 쥐고있는 도진펑의 모습이다.
얼마전에는 거리에 붙어있는 도진펑의 사진을향해 비판한 시민이 그자리에서 공안에서 집단폭행을당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지금도 중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정부 세력으로 낙인찍혀 하룻밤에 납치되거나 체포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들은 재판도없이 감옥에 가거나 중국 내륙에있는 강제수용소에 끌려갔다.
수용소에 끌려간 사람들중에는 강제로 장기를 적출당한뒤에 시체로 버려지거나 죽을때까지 강제노동을 해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많은 인권탄압이 중국내에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중국은 전세계를향해 항상 소리쳤다.
16억의 중국인들은 행복하고 중화제국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외국에서 중국정부의 거짓선전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없었다.
단지 중국정부로부터 엄청난 뒷돈을받고 동조하는 세력들만 지금도 중국을 찬양하는 중이다.
베이징 시민들에게 위압감을주며 달려가던 차량들이 멈추었다. 그곳에는 거대하게 지어진 여러개의 건물들이 있었다.
수백만에 이르는 중국군.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인민해방군의 지상군과 해군, 공군을 포함한 다양한 부서의 건물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중앙에있는 건물이 통합사령부였다.
이곳에 소집되는 중국군 지휘관들의 표정은 완전히 구겨졌다.
미국을 뛰어넘고 전세계 패권을 장악한다는 중국의 목표. 그것을위한 전략에서 최우선 사항은 중국의 군사력이다.
과거에 중국군은 당나라 군대라고 불리며 형편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이 G-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엄청난 부와 자금, 그리고 기술을 축적하면서 중국군은 빠르게 현대화 되었다.
중국해군은 10만톤급의 항공모함과 각종 이지스함과 순양함, 그리고 다양한 함선들을 찍어내듯이 배치하면서 단번에 성장했다.
미해군이나 태평양 함대도 이제는 중국해군과 정면대결을 꺼릴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중국 스스로도 자신들은 강해졌다고 생각했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에 불과했고 큰 충격을 받은건 중국군이였다.
***
회의실의 분위기는 적막했다.
몇명이 옆사람과 수근거리고 있었지만 주위의 눈치를보며 큰소리도 내지못했다.
넓은 회의실에 모인 인원들만도 수십명이 넘었다.
육,해,공군에서 중요한 지휘관들이 모두 참가했다. 그중에 몇명은 긴장되는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중국군 역사이래 지금처럼 전군의 중요 인물들이 한꺼번에 모인적은 처음이다.
남중국해의 패배이후 국가주석인 도진펑은 분노했다.
그리고 중국군의 중요 장군들에게 긴급 소집령을 내린것이다.
누구도 명령을 거부할수 없었다.
그래서 중국의 각지에있던 사령관들이 허겁지겁 달려온 것이다.
문이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며 수십명의 장군들이 일시에 기립했다.
보좌관들과 함께들어온 도진펑의 기세는 상당했다.
외국에서는 곰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존재지만 중국인들중에 누구도 도진펑을향해 그의 별명을 부를수 없었다.
심지어 중국정부는 도진펑의 위신을 해친다해서 곰돌이 캐릭터가 나오는 외국 에니메이션의 상영까지도 금지시킬 정도다.
또한 중국내의 문화산업이나 영화, 그리고 게임까지도 도진펑의 기분을 안좋게 하거나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모든것을 금지시키는 검열까지도 하였다.
이런 중국정부의 행동에대해 외신들은 비웃었고 전세계 사람들이 조롱했다. 하지만 중국은 도진펑 한명만을위해 존재하는 국가였다.
“중화제국은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다. 그것을 모두 알고 있는가?”
“.....”
도진펑의 말에 참석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누구도 여기에대해 반기를 들수없었다.
도진펑이 마음만 먹는다면 여기모인 사람들을 모두 숙청시키는것도 가능했다.
한차례 기선을 제압한뒤 도진펑이 자리에 앉았다.
기립했던 사람들이 안도의 숨을쉬며 착석했다. 처음부터 피바람이 몰아칠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수는 없었다.
“지금까지의 상황에대해 설명을 해보게.”
“알겠습니다. 주석각하!”
보좌관이 나섰다.
회의실 정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켜졌다.
화면에서는 전세계에 보도된 내용들이 상당부분 나왔다.
이것은 중국의 CCTV-방송국을 포함해 중국의 언론사가 자국민들에게 철저하게 감추고 싶어했던 것들이다.
현재 중국내의 인터넷은 검열이 극심했다.
그리고 중국의 네티즌이 해외의 사이트나 방송국, 언론사등에 접속할수 없도록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중에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나 뛰어난 해킹능력을지닌 사람들은 이런 중국당국의 검열을 우회해서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영상들을보며 참석한 사령관들은 침을 삼켰다. 그중에서도 해군쪽의 지휘관들은 엄청난 굴욕감으로 표정이 굳어졌다.
“이것이 우리 중화제국에 벌어진 사건이다. 여기에대해 할말이 있는가?”
“죄송합니다. 주석각하! 우리 중국군이 상대를 너무 과소평가 했습니다.”
“과소평가?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런데 미국을 제압하고 전세계의 패권을 움켜줄 중화제국군이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이것이 지금 변명이라고 하는것인가?”
도진펑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향해 소리쳤다.
그가 중국의 곳곳에있는 사령관들 수십명을 한꺼번에 베이징에 소집한데는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패전에대한 질책이라면 국장장관을 포함해 합참의장과 각군의 참모총장들만 불러서 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자신이 얼마나 분노를 느끼고 또한 중국의 패전이 얼마나 굴욕적인지를 부하들에게 모두 전달할수 없었다.
때문에 이런자리를 일부러 만든것이다.
그리고 남양함대를 지휘했던 바이광에 대해서는 중국의 역적으로 만들었다.
바이광은 패전했고 마지막 전투에서 부하들과 전사했지만 도진펑은 신경쓰지 않았다.
바이광이 중국해군에서 활동했던 업적이나 모든것은 사라졌고 바이광은 중국역사의 치욕으로 남은것이다.
이것을통해 참석한 각군의 사령관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패전한 남양함대의 공백을 메꾸는데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거 같은가?”
“지금 당장은 쉽지않을거 같습니다. 현재 중국해군은 가장 위쪽에있는 북양함대, 그리고 중앙과 중핵을 담당하는 정화함대와 태상함대, 마지막으로 남중국해와 대만쪽을 담당하던 남양함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 남양함대가 전멸당하면서 중국해군에 막대한 손실이 생겼습니다.”
지도에 나타난 함대들의 배치와 구성표-
그것을보며 도진펑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남양함대가 담당하던 구역이 완전히 뚫렸고 그 차이는 크게 보였던 것이다.
“남양함대의 전멸로 중국해군의 전력에 상당한 혼란이 생겼지만 그래도 수습할 방법은 있을거 같습니다.”
“그거 좋은 소식이군.”
“주석각하의 지시에따라 제 5 함대의 창설이 준비중에 있었는데 이번사건이 터졌으니 서둘러 제 5 함대를 완성시켜 남양함대의 자리를 메꾸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돈과 자금, 인력을 최대한으로 투입하게.”
도진펑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향해 말했다.
그리고 참석한 사령관들을 노려보았다.
“지금까지는 대만놈들이 중화제국을향해 스스로 굴복하고 들어오기를 원했는데 상황이 변하였다. 또한 중화제국이 갖고있는 원대한 목표가 무엇인지는 잘알고 있을것이다.”
도진펑이 신호했고 참모가 스크린에있는 화면을 바꾸었다. 그곳에는 중국이 세계패권을위해 만들어놓은 전략들과 침공계획들이 있었다.
침공계획에는 중국의 주변에있는 국가들이 번호대로 붙어있었다.
대만이 가장 첫번째의 1번목표고 그뒤에는 나머지 순위로 한국을 포함해 베트남등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있었다.
“나의목표는 저 계획을 모두 실행하고 중화제국이 전세계의 패권국이 되는것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실행하는데 방해되거나 제대로 역활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중화제국의 반역자로 생각할 것이다.”
“.....”
도진펑의 말을듣자 참석한 사령관들은 침을삼켰다. 금방이라도 목에 시퍼런 칼날이 들어오는 느낌이고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간 것이다.
그리고 도진펑은 부하들의 모습을보며 냉소를 지었다. 자신의 절대권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또한 엄청난 권위로 부하들을 압도하는 중이였다.
***
수백만의 인구가 모여있는 홍콩-
홍콩은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2가지 행정구역으로 나뉘어진다.
그중 사람들에게 알려진 홍콩의 화려하고 경제적으로 번성한 이미지는 주로 홍콩섬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금융을 포함해 상업지구들이 홍콩섬에 모여있었고 구룡반도는 홍콩의 빛과 반대로 그림자를 나타낸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중국정부가 홍콩을 자신들의 야망을위해 이용하면서 불행한 현상이 생겼다.
과거에 홍콩섬에서 금융전문가, 상업전문가, 그리고 다양한 전문직으로 활동하던 홍콩인들이 빠르게 밀려났다. 그들은 구룡반도의 후미진 빈민가로 쫓겨나는 신세가 된것이다.
홍콩의 대로변을 누비는 수많은 부자들과 고급차량들-
그중에 상당수는 중국의 본토에서 건너온 사람들이고 이들은 대부분 중국정부와 연계된 인물들이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때 전문가들 중에는 이후에 홍콩인들은 2등시민이나 3등시민의 신세가 될것이라 예견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는 그것이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실장님. 한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옷차림과 외형을보니 접선하기로 약속된 인물임이 분명한거 같습니다.”
헤드셋을통해 김태천이 말했다.
나와 박광석은 홍콩에있는 야외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바다쪽을 바라보는 장소였고 이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상쾌한 곳이다.
홍콩에 온 첫번째 목적중에 하나.
그것은 홍콩에서 활동하는 비밀조직의 네트워크와 접촉하기 위해서다. 이 조직의 경우에는 여타의 지하조직들과 좀 달랐다.
조직원들중 상당수가 홍콩 금융가에서 일했던 베테랑들도 있었고 중국 본토에서 사업관계나 무역으로 활동했던 이들도 존재했다.
단순히 홍콩내부에있는 범죄조직이나 폭력조직과는 차원이다른 세력인 것이다.
무력이나 전투력은 약하지만 두뇌가 뛰어나고 다양한 비지니스에 명석한 조직. 내가 홍콩에서 진행할 작전을위해 필요한 세력인 것이다.
“그들에대한 소문은 이전부터 들었는데 어느정도의 실력일지 기대가 됩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알아보면 되겠군요.”
박광석을향해 대답했다.
잠시후 우리앞에 한명의 중년사내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