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
남중국해 사건 (05)
“회장님. 로버트강(Robert Kang)과의 통화내용은 무엇입니까?”
“지금부터 재밌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네.”
워렌버핏이 보좌관을향해 대답했다.
투자의 천재답게 워렌버핏은 강민이말한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사건이 분명했다.
“중국정부가 사망한 등소평의 유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것이 스스로 재앙을 불러왔군.”
워렌버핏이 냉소했다.
마오쩌뚱에의해 폐허상태로 변해버린 중국.
이런 중국을 새로 일으키고 개혁과 개방을 이룩한 장본인이 등소평이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가진 힘의 한계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죽을때에 유언을 남겼다.
자신의 사후 100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중국이 패권을 노리지 말라는것.
이것은 미국과 러시아를 염두에둔 것이지만 등소평은 중국이 어설픈 준비로 패권을 노리다가는 스스로 무너질것을 예측한 것이다.
등소평은 중국이 스스로 붕괴되지않고 살아남을 길은 권력의 분권화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때문에 중국이 1인 독재국가가 되는걸 막기위해 몇가지 제도도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것이 21세기 현대판 황제를 노리던 도진펑(Dojinfung)에의해 완전히 부서진 것이다.
“긴급 상황이네. 이대로 느긋하게 있을때가 아니지.”
“알겠습니다.”
보좌관이 대답했다.
워렌버핏의 얼굴에서는 열정이 가득했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그는 투자의 천재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다.
그가 펼쳐온 날카로운 관점들은 버크셔 헤서웨이를 세계적인 투자기업으로 키웠다.
그리고 워렌버핏의 재산도 엄청난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워렌버핏은 최근들어 열정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던중 엄청난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려는 순간이다.
거대한 터닝포인트(전환점)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내부에있던 열정과 혈기가 또다시 불타올랐다.
“회장님의 긴급소집이라니?”
“최근에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10명쯤되는 중년사내들은 버크셔 헤서웨이의 핵심적인 인원들이다. 잠시후 문이열리며 워렌버핏이 들어왔다.
“모두 자리에 앉게.”
“큰일이 생긴거 같다는 느낌인데. 어떤 내용입니까?”
“먼저 우리쪽 버크셔 헤서웨이가 중국에대해 투자한 자료들을 보여주게.”
“알겠습니다.”
보좌관이 대답했고 전방의 스크린에 데이터들이 나왔다. 워렌버핏이 그것을 검토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운좋게 적당한 수준이군.”
“회장님의 투자기준에따라 저정도의 규모로 적정선을 유지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곳에 집중투자 하는것은 리스크와함께 돌발상황에 대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말입니다.”
“훌륭하네.”
워렌버핏이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버크셔 헤서웨이가 중국에대해 투자한 금액들이 상당한것은 분명했다. 저것이 모두 손실로 변하면 자신들에게도 큰 치명타다.
잠시 지켜보던 워렌버핏이 말했다.
“지금부터 신속하게 저 투자금들을 회수하게. 그 과정에서 일부 손해가 생기는건 어쩔수 없겠지. 그래도 다른쪽의 베팅과 금융상품을통해 충분히 메울수 있으니까.”
“회장님. 중국에서 철수라니? 뭣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겁니까?”
“이후에 중국의 자존심이 박살나는 사건이 생길테니까. 그리고 중국이 스스로 무덤을향해 뛰어들기 시작했네.”
“역시 무력충돌 입니까?”
“설마 화이트 이글(White Eagle)이....?”
몇명이 웅성거렸다.
화이트 이글은 그들만의 은어로 미국의 백악관과 미군을 가리키는 용어다.
“정확히는 화이트이글(White Eagle)이 아니지만, 그만큼 강한 세력이 행동을 개시할 가능성도 있어서 말이지.”
“.....”
워렌버핏의 말에 저마다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그들도 일정부분 깨닫고 있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상황들.
이것은 중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뿐이였다.
특히 중국의 경제와 기업들에게는 말이다.
또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인 패배를 당하거나 실수라도 나오면 그것은 중국경제와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테니까 말이다.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지금은 일단 투자금을 회수해서 관망하는 자세로 가야겠군요.”“단순하게 지켜보는 중립적인 위치로는 아무런 이득도없는 제로섬일 뿐이지. 그리고 이번사건은 지형상 중국이 더 불리한 위치지. 따라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중국의 실패쪽에 걸어야하는 것이지.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오랜만에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펼치는 것입니까?”
“그렇네.”
워렌버핏의 대답을듣자 참석자들이 흥분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투자전략중 하나는 안전성을 확보한뒤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것만으로는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올라갈수는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할때 누구보다 저돌적으로 뛰어드는것.
그것이 성공의 핵심이였다.
***
“단장님. 우리들이있는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SF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전투력을 갖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항공모함과 함대가 존재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도대체 미스릴(Mithril)의 능력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주건평이 침을 삼켰다.
처음에 그들이 강민을 만났을때 본것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그후에 강민의 도움을받아 여기서 지내면서 본것들.
주건평은 환상을 보는거 같았다.
다만 주건평이 대만독립이란 이상을향해 나아가지만 꿈과 현실을 구분못할 정도는 아니다.
“지금 우리들이 해야할일은 한가지네. 미스릴이 우리와 대만을 후방지원해주는 상황인만큼 우리들의 역활을 최대로 하는것이지.”
“물론입니다.”
일행들이 대답했다.
잠시후 부하중에 한명이 주건평에게 다가왔다.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해외에있는 화교세력들이 빠르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그건 반가운 소식이군.”
주건평의 표정이 밝아졌다.
중국이 패권을 장악하는데 있어 해외의 화교세력들은 중요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화교 네트워크는 정보수집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에 도움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개방초기에 상당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는데는 해외의 화교들이 큰 역활을 하였다. 하지만 이후에 중국이 G-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힘이 강해지자 자신들을 배신할줄은 몰랐던 것이다.
일명 토사구팽-
중국정부는 화교세력들의 기반을 이용해, 해외의 네트워크를 일정부분 장악하자 곧바로 마수를 드러냈다.
중국 본토에서 핵심적인 인원들을 투입해 화교조직을 삼키려고 시도한 것이다.
여기에 반항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탄압을 하였다.
하지만 대만독립단이 전면에 나서고 중국을향해 도전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화교조직들이 저마다 반중국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상당수의 세력은 중국에의해 장악된 상태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주건평 일행들이 작전에대해 논의중일때 그들의 두눈을 경악시키는 상황이 벌어졌다.
쉬이잉! 비행갑판에 늘어선 2대의 다크피닉스 함재기가 엔진을 가동했다.
“저것을 보십시요. 미국의 F-35B 를 능가할 수준의 수직이착륙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상적인 함재기보다 몇배나 더 큰 수준입니다. 저런 육중한 함재기가 순식간에 떠오르다니!”
일행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VTOL-엔진을 가동시키며 솟아오른 2대의 다크피닉스 함재기들이 맹렬하게 나아갔다.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은 클로킹 순항을 펼치면서 대양을 항해중에 있었다.
하지만 항모전단 주변에대한 정찰은 필요했고, 그것을위해 주기적으로 다크피닉스 함재기들이 출격하며 정찰과 감시활동을 하였다.
“중국놈들은 자신들이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 모를겁니다.”
“나로서는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중국놈들, 특히 국가주석인 도진펑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군.”
주건평의 입가에 냉소가 떠올랐다.
중국정부는 대만독립단이 펼쳐놓은 연막작전에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강민이 주건평과 일행들을 이번 작전에 참가시킨 이유다.
***
“실장님의 예측대로 워렌버핏씨가 가진 영향력은 상당할 정도군요. 벌써 금융계와 경제계에서 화제의 초첨이 된 상태입니다.”
“우리로서는 기브앤 테이크(Give & Take)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것을통해 워렌버핏과 버크셔 헤서웨이도 엄청난 손실의 위기를 피해가는 것이지요.”
“아마도 지금쯤은 손실위기를 피하는것외에, 공격적인 전략으로 들어갔을거 같습니다.”
박광석이 대답했다.
슈퍼캐리어 항모전단에 도착한 주건평 일행과 작전계획을 세운뒤에 다음 단계로 진행했다.
그것을위해 지금은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나의 정보를받은 워렌버핏이 중국에대한 투자를 철수한다는 뉴스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뉴욕월가를 비롯해 전세계의 여러 금융계에서 이 뉴스는 크게 보도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수의 친중적인 투자가들은 워렌버핏을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 중국의 경제성장은 미국을 압도할 수준이다. 워렌버핏의 주장은 틀렸다. >
< 미국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중국의 패권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
< 미국은 지는해, 중국은 부활하는 제국이다 >
중국정부가 막대한 돈을 뿌리면서 만든 친중 네트워크의 선전과 광고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이다.
나로서는 중국정부가 계속 날뛰는게 더 좋은 상황이다.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중국이 나의 시나리오대로 행동하는게 최적이니까 말이다.
얼마후 우리들쪽으로 한명의 중년사내가 다가왔다.
내가 한국에 온 목적중에 하나다.
“그것이 정말입니까?”
“100% 장담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일정부분 느끼고 있었을 것입니다.”
“.....”
나의말에 이정길의 표정이 굳어졌다.
올해 30대 중반 나이인 그는 한국의 증권가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뛰어난 투자분석과 기업분석을통해 금융가에서 통찰력을 발휘했다. 지금은 한국의 국부펀드-를 총괄하는 역활을 맡고있었다.
“만약에 실패한다면 저는 목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국부펀드로 성장할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정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기회는 내쪽에서 준것이고 받을지 거절할지는 오로지 그의 몫이다.
한동안 갈등하던 그가 주먹을 쥐었다.
“알겠습니다. 이번 도박에 운명을 걸어보겠습니다.”
“역시 배짱이 두둑하시군요.”
“사실은 지금도 손이 떨릴 정도입니다.”
이정길이 멋쩍게 웃었다.
앞으로 진행될 중국의 몰락과 붕괴.
그 과정에서 한국이 발빠르게 움직일 기회를 준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할지 못할지는 오로지 한국정부의 몫이다.
***
쏴아아~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슈퍼캐리어-
그 위용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다.
남태평양의 로데아 공화국에서 출발한 슈퍼캐리어 전단은 남중국해로 들어서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클로킹 순항을 전개했고 어떤 대공레이더나 해상레이더에도 위치가 발각되지 않았다.
“첫번째 타격목표는 저곳입니다.”
“인공섬의 방어상태와 주둔군의 규모는 어느정도 입니까?”
“중국정부도 만약을 대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병력과 장비, 그리고 함대까지도 동원한 상황입니다. 그들로서도 저 인공섬이 정말로 타격을 당한다면 전세계에서 중국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이 될겁니다.”
박재덕 함장이 대답했다.
작전 상황실의 대형 모니터에는 남중국해를 포함해서 주변지역에대한 정보들이 신속하게 나왔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패권을위해 건설한 인공섬들은 모두 3개였다.
그리고 지금은 추가로 2개를 더 건설중에 있었다.
중국정부는 5개의 인공섬들이 모두 완성되면, 남중국해를 포함해 주변지역까지 확실하게 제압할수 있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세상이 중국의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지금부터 그것을 가르쳐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