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1
이스라엘의 굴욕 (03)
이스라엘의 벤구리온(Ben-Gurion)공항.
그곳으로 한대의 비행기가 착륙을 마쳤다.
비행기에는 오로지 한명의 승객만 탑승하고 있었다. 문이열리며 중년사내가 내렷다.
그러자 공항에 대기하던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달려갔다.
“꼼짝마라! 그런데 당신은...”
안에서나온 인물을본 대원들은 놀랐다.
자신들이 알고있는 인물이다.
바로 모사드에서 3대 핵심중에 한명인 살로몬 부장이다.
공항에서 대기중이던 특수부대는 모사드 소속이였다. 또한 그들은 한때 살로몬의 지휘를 받기도 했었다. 이전의 부하들을 대했지만 살로몬의 표정은 참담했다. 특수부대 팀의 리더에게 무전이 왔다.
“상황은 어떤가?”
“비행기에서 내린건 살로몬 부장뿐입니다.”
“다른 놈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팀의 리더가 대답했다.
그때 살로몬이 말했다.
“리델 국장님에게 전하게. 쓸데없는 짓을 하는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이 받은 명령은 살로몬 부장님이 타고온 비행기를 억류하고 저안에있는 적들을 잡으라는 지시였는데.”
“상대가 그런것도 생각 못했을거 같은가?”
살로몬이 외쳤다.
잠시후 그들이있는 활주로위로 한대의 육중한 전폭기가 저공비행으로 날아갔다.
지평선 너머에서 순식간에 돌진했고 엄청난 기세다.
콰아아앗! 슈앙! 쾌속으로 날아간 다크피닉스에서 발생된 엄청난 풍압이 지상을향해 퍼부어진 것이다.
“으아앗!”
“적기다. 어떻게 여기로 온거야?”
“아군의 대공방어망은 뭘한거야?”
팀의 리더가 당황했다.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은 민간공항이 메인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좀 떨어진 장소에는 이스라엘 비행기지가 있었다.
당연히 그곳에는 대공레이더가 있었지만 지금 자신들 머리위로 날아간 육중한 전폭기를 전혀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 놀란건 다음이다.
“저런 모양의 전투기가 있다니?”
“대체 어디 소속의 놈들이야?”
“지금은 그런걸 따질때가 아닐세. 어서 리델국장에게 전달하게. 쓸데없는 소동을 부리면, 여기 벤구리온 공항이 쑥대밭이 될수도 있다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살로몬의 외침을듣자 팀장이 무전을 하였다.
얼마후 착륙한 비행기 주변으로 모여들었던 장갑차와 특수부대원들이 뒤로 후퇴했다.
다크피닉스가 한차례 선보인 엄청난 위압감에 그들은 모두 압되된 것이다.
잠시후.
부아아앙~ 살로몬을 태우고왔던 비행기는 활주로를 질주하더니 가볍게 이륙하였다.
멀어져가는 비행기의 뒷모습을 특수부대원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공항의 관제탑에있던 리델 모사드 국장이 분노했다.
“저 개같은 놈들이 우리를 엿먹이다니!”
“국장님. 조금전 이륙한 항공기가 빠르게 우리들의 대공 추적망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더이상 지체하면 완전히 놓쳐버리고 말것입니다. 이스라엘 공군에 비상출격 명령을 내릴까요?”
“그래봐야 이미 늦었다. 여차하면 지중해로 빠지면서 도망칠 뿐이지. 그리고 잘못하면 출격했던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역으로 당할수있다.”
“그렇군요.”
리델국장의 말에 요원이 대답했다.
처음부터 제대로 한방 먹은것이다.
그리고 리델국장의 판단은 나름 정확했다.
강민은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출격할것을 대비해 다른곳에 다크피닉스 편대를 매복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적들은 다크피닉스가 갖고있는 뛰어난 수직이착륙 기능을 전혀 몰랐다. 따라서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출격한 이스라엘 전투기들을 박살낼수 있었다.
“일단은 대원들을 시켜서 살로몬 부장을 데려와라.”
리델이 명령을 내렸다.
***
“놈들이 무슨 수작으로 살로몬 부장을 보냈을까요?”
“현재로서는 예상조차 안될정도 입니다.”
“그놈들 때문에 이스라엘 왕국이 이런꼴을 당하다니!”
세반트가 투덜거렸다.
얼마후 세반트가 포함된 일행들은 비밀 회의실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국방장관, 그리고 특수전 사령관과 모사드 국장도 있었다.
그외에도 이스라엘 정부에서 핵심을 구성하는 인원들이 상당부분 참여한 상태다.
지금 이스라엘 내부는 엄청난 혼란에빠져 있었다.
자국군이 중동에서 최강, 그리고 전세계에서도 최강에 속한다는 자부심을 갖고있던 국민들이다.
하지만 얼마전 알자디(Al-Jhadi) 방송국에서 보도한 영상때문에 완전히 뒤집어진 것이다.
처음에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알자디 방송국의 보도는 가짜라고 하면서 은폐공작을 펼쳤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이스라엘 정부의 발표가 나온뒤 얼마후, 알자디 방송국은 또다른 전투영상을 보도했다.
이제는 누비아 민병대에 포로로잡힌 이스라엘 병사들의 영상까지도 보도한 것이다.
여기까지 진행되자 이스라엘 정부도 더이상 숨길수 없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민들과 전세계의 수많은 유태인들도 골라니 여단과 사이렛 메트칼이 대패했고, 수십대 이상의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중동에서 격추당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스라엘 건국이래 최대의 굴욕이였다.
지금도 전세계의 네티즌들과 방송들은 알자디 방송의 특종보도를 편집해서 내보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이번 실패에대해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만큼 이스라엘 정부와 군부, 그리고 유태인들이 벌려온 악행에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졌다는 뜻이다.
“살로몬 너의 멍청한 짓때문에 우리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본것인지 알고있어?”
회의실로 들어온 세반트가 살로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여기에대해 이스라엘 총리가 나섰다.
그의얼굴은 고뇌에쌓여 있었다.
국내외로 엄청나게 솟구치는 정치적인 압박 때문이다.
“그놈들이 보낸 정보에서도 살로몬은 끝까지 자신의 개인암호를 털어놓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속이고 정보를 알아낸것은, 놈들의 기술력이 이스라엘을 능가했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총리각하!”
살로몬이 고개를 숙였고 세반트가 그의 멱살을 놓았다. 시도니아를통해 시오니즘을 뿌리까지 신봉하고 있던 세반트는 그래도 살로몬을 용서할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의 첫번째 원인은 세반트와 시도니아(Sydonia) 조직이 벌려놓은 악행 때문이다.
그러나 세반트가 그런 자신들의 잘못을 깨달을 가능성은 낮았다.
“살로몬 부장. 그들이 자네를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를통해 그들의 요구조건을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떤 것인가?”
이스라엘 총리가 질문했다.
잠시후 살로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표정은 굴욕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살로몬은 강민의 세력이가진 힘과 능력.
그리고 엄청난 전략전술을 목격했다.
그도 이스라엘군이 강하다는걸 알고있다.
하지만 자신들을 가두었던 강민과 그 세력이가진 능력은 이스라엘의 수준을 초월했다.
그에대한 증거들을 똑똑히 보았던 것이다.
한차례 심호홉을 한뒤에 살로몬은 강민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
“총리각하! 이건 절대로 굴복할수없는 문제입니다.”
“맞습니다. 우리 유태인과 이스라엘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사건입니다.”
세반트와 리델 모사드 국장이 소리쳤다.
강민이 살로몬을통해 전달한 메시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인 부분이다.
그중에 핵심은 이스라엘은 아프리카에서 이제까지 누려왔던 모든 권리를 포기하라는 것.
이후에 아프리카에서 모사드 요원이나 또는 이스라엘군, 또는 이스라엘 정부와 관련된 인원이 단 한명이라도 보일때에 이스라엘은 몇십배의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것.
또한 요구조건에는 이제까지 시도니아가 전세계를 상대로 누려왔던 다이아몬드와 귀금속 산업의 독점적인 권리도 모두 포기하라는 것도 있었다.
그외에도 강민이 살로몬을통해 이스라엘 수뇌부에보낸 요구조건은 그들의 자존심을 뭉개버리는 것들로 가득했다.
“아프리카의 이권은 우리 이스라엘 왕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포기할수 없는 부분들입니다.”
“맞습니다. 지금도 시도니아의 카르텔을통해 엄청난 자금과 이권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들을 포기하게 된다면 이후 이스라엘의 힘은 급격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세반트와 리델국장, 그리고 국방장관도 나서며 반대를 하였다.
이것을보며 살로몬은 고개를 내저었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이스라엘이 대패를 경험한 상황인데도 그들은 쉽게 포기할줄 몰랐다. 이것도 강민이 자신에게 말해준 부분중에 속했다.
‘설마 이런것까지 예상하고 있었을 줄이야...’
솔로몬의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갔다.
상대는 이쪽의 행동을 미리부터 읽어버린 상태다.
그리고 자신이 여기에온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이후에는 더 엄청난 상황이 벌어진다.
살로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그런걸 따질때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제대로 확인조차 못했습니까? 제가 벤구리온 공항에 왔을때에 저공으로 비행했던 그 괴물같은 전폭기의 존재를 말입니다.”
“.....”
살로몬의 외침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총리가 서둘러 국방장관에게 질문했다.
“국방장관. 벤구리온 공항에 나타났던 그 전투기는 어디 소속의 것이요? 그리고 정체는 무엇이요?”
“죄송합니다. 각하. 국방부의 정보부서에서 많은 자료들을 검토했지만 상대가보낸 그 비행체대한 어떤 단서들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비행기지에있는 카메라를통해 찍힌 영상은 있는데, 일단 보십시요.”
국방장관이 신호했다.
그러자 보좌관이 정면에있는 스크린을 켰다.
잠시후 영상이 나왔고 그것을본 일행들은 놀랐다.
긴 삼각형의 델타(Delta)형 동체를가진 전폭기.
다크피닉스의 모습은 그들이 태어나서 처음본 것이다.
“세상이 저런 모양의 전투기가 있다니?”
“그리고 크기도 상당합니다. 일반 전폭기의 몇배 크기인데도 속도나 기동성이 엄청날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저 비행체들이 우리 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을 수십대나 격추시켰다는 뜻인가?”
“일단은 그렇게 보입니다. 그리고 벤구리온 공항에 나타난것은 단지 1대에 불과하지만, 아마도 적들은 다른곳에 저런 전투기들을 여러대 보유하고 있을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보좌관이 대답했다.
참석한 살로몬은 보좌관에게 다른 데이터를 넘겼다. 그 영상에는 미스릴이 보유한 BMP-엑시온(Exion) 장갑차가 골라니여단의 살로니카 장갑차를 괴멸시키는 장면들이 나왔다.
살로니카 장갑차는 이스라엘이 개발한 최신형 장갑차로 이스라엘의 뛰어난 기갑전투 능력을 대표하는 핵심중에 하나다.
하지만 상대에게는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이다.
“지금 보신 영상과 화면처럼 우리가 상대하는 적들의 무기와 전술, 그리고 전투력은 이스라엘군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골라니여단과 사이렛 메트칼, 그리고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괴멸당한것은 예정된 상황이였습니다. 다만 우리들은 그것을 몰랐던것 뿐입니다. 만약에 적들이 이런 엄청난 무기와 능력을 이용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거나 혼란에 빠뜨린다면, 그뒤에 일어나는 상황은 건국이래 최악의 사태가 될수도 있습니다.”
“.....”
살로몬의 열변에 이스라엘 총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여기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스라엘군이 패배한것은 단지 작전상 방심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는 완전히 달랐다.
이스라엘의 능력을 뛰어넘는 상대를 만난것이다.
“세상에 저런 놈들과 조직이 있다니? 도대체 모사드는 지금까지 뭘한것인가. 왜 저런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건가?”
총리의 질책이 리델국장을향해 퍼부어졌다.
상대의 능력조차 제대로 모르고 뛰어들었으니 당연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