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
이스라엘의 굴욕 (01)
“대장님. 우리들은 어떻게 합니까?”
부하들의 외침에 라마손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로서도 혼란의 연속이다.
칼라드 무장세력을 지휘하던 그는 지금까지 승승장구했다. 이스라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아프리카에서 강력한 무장세력으로 성장했던 것이다.
누구도 자신들을향해 덤벼들지 못했다.
자신들의 뒤에는 중동을 휘어잡고 전세계에 가장 뛰어난 군대라고 칭하는 이스라엘군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믿음이 한순간에 박살났다.
그것은 공중에서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의 수송부대가 착륙할 예정인 보타(Botha)비행장-
그곳의 점령을위해 라마손은 지시를 받았다.
부대를 이끌고 보타 비행장을 점령하고 이스라엘 수송부대를 지원하라는 것-
그 임무는 수월했다.
보타 비행장에 경비대가 있었지만 칼라드의 전투부대를 진격시키며 단번에 해치운 것이다.
이스라엘군에서는 라마손에게 임무성공에대한 찬사를 보내었다.
한동안 라마손은 우쭐해졌다.
그런데 공중에서 나타난 수송부대가 정체불명의 적기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믿을수 없었다.
하지만 수송부대의 옆에는 이스라엘 전투기들도 있었기에 적기들은 금방 괴멸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이스라엘 수송부대는 물론이고 호위하던 전투기들까지 모두 전멸한 상태-
최강이라고 생각했던 이스라엘이 이정도로 당할줄이야?
라마손의 등뒤로 식은땀이 흘러갔다.
“골라니 여단과 사이렛 메트칼과의 통신은 아직인가?”
“조금전 들어온 통신에서는 모든것이 순조롭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후에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 있습니다.”
“설마 그들까지 당한것이 아닐까요?”
“씨끄럽다. 이스라엘군이 절대로 허무하게 패배할리는 없다.”
“.....”
라마손의 외침에 부하들이 움찔했다.
그들도 이스라엘군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지금의 세력을 얻은것에는 모두 이스라엘과 모사드의 지원이 있었으니 말이다.
혼란에빠진 상황에서 부하들중 한명이 말했다.
“라마손 대장님. 여기에 있다가는 우리들도 어떻게될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로 도착할 예정인 이스라엘 수송기들은 전멸되었고 지금은 우리들 만이라도 살아야 합니다.”
부하들의 말에 라마손이 잠시 갈등을 하였다.
하지만 이스라엘 상부의 명령없이 함부로 행동할수도 없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이후에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이스라엘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은 일단 여기를 사수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탕! 반항하던 부하의 머리에 선혈이 튀었다.
라마손이 권총을뽑아 부하를 사살했고 눈에서 살기를 뿜었다.
“나의명령을 거부하는 놈은 저렇게 될것이다. 무슨 뜻인지 알겠나?”
“대장님을 따르겠습니다.”
겁에질린 부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라마손은 비행기지의 방어를위해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라마손과 칼라드 부대는 자신들을향해 어떤운명이 다가올지 전혀 몰랐다.
칼라드 병사들이 방어를위해 서두르고 있을때.
콰아아앗! 공중에서 엄청난 굉음이 터져나왔다.
“으아앗! 저건 뭐냐?”
“적기다!”
“비행기지의 레이더 요원들은 뭘하고 있었던 거냐?”
“저공비행으로 접근한거 같습니다.”
칼라드 병사들이 경악하고 있을때 저공비행으로 다가온 다크피닉스 편대들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이스라엘 전투기들과 수송부대를 박살낸뒤.
보리토프가 지휘하는 다크피닉스 편대는 지상의 비밀기지에서 연료와 무장을 재보급 받았다.
강민을통해 내려진 두번째의 임무는 칼라드 무장세력이 점거하고 있는 보타 비행기지를 공습하는 것이다. 때문에 다크피닉스에있는 무장들은 상당부분이 대지공격용으로 교체되었다.
“대공포 사격개시!”
“무조건 격추시켜라!”
타타타! 비행기지의 곳곳에있는 대공기관총과 대공포들이 불을 뿜었다. 하지만 다크피닉스 편대의 재빠른 공중기동을 따라가지 못했다.
“전편대에 알린다. 지금부터 지상의 적들에대한 사냥에 들어간다. 데이터링크로 목표전달!”
보리토프의 통신이 전해졌다.
그러자 다크피닉스 편대원들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장치를통해 다양한 목표들이 표시되었다.
그중에는 적의 주력부대 위치와 핵심적인 타겟들도 있었다.
“먼저 적의 대공포와 대공미사일 포대들을 해치운다.”
“알겠습니다.”
지시를받은 편대들이 산개를 시작했다.
공중에서 좌우로 펼쳐지며 횡전비행을 하였고 그뒤에는 독수리처럼 쇄도해갔다.
“대공미사일을 발사해라!”
“서둘러.”
당황한 칼라드 병사들이 미사일 포대를 조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은 떨어졌고 다크피닉스 편대의 공격이 더 빨랐다.
콰콰콰! 쇄도하던 다크피닉스의 기관포가 불을 뿜었다. 정확한 사격이 진행되었고 지상에있던 미사일 포대 2곳이 한꺼번에 박살났다.
다른곳에서 발사했던 미사일들도 제대로 유도를 못해서 중간에서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GDK-집속폭탄 투하 준비!”
“좌표 K-37 지점. 투하!”
철컹! 다크피닉스의 하부에있는 무장창이 열리며 강력한 GDK-집속폭탄이 낙하를 하였다.
다크피닉스의 동체는 보통의 전투기들보다 몇배나 큰 대형이다. 그리고 내부에있는 폭장량은 중형폭격기를 능가할 수준이다.
“피해라!”
“으아아!”
공포에질린 칼라드 병사들이 뛰어갔다.
하지만 그들의 위쪽에서 투하된 GDK-집속폭탄이 수백개의 자탄들을 사방으로 뿌렸다.
텅! 터터터텅! 분리된 자탄들이 수백미터의 범위를 휩쓸며 폭발한 것이다.
콰콰쾅! 융단폭격을 때린것처럼 맹렬한 폭발이 연속으로 터졌다. 폭발의 범위내에있던 칼라드 병사들은 잿더미로 변하였다.
“우리를 지원하는 이스라엘 놈들은 대체 뭘하는 건가?”
라마손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보며 부들거렸다.
다크피닉스 편대의 공습으로 칼라드 부대는 공포에 휩싸였다.
일부는 겁을먹고 도망치는 중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탈출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보타 비행기지를향해 누비아 민병대가 본격적인 진격에 나선것이다.
칼라드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에의해 탄생했고 지금까지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대적할 엄두조차 못 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미스릴에의해 강력한 전투부대로 성장한 누비아 민병대가 복수를위해 움직였다.
“새로운 적들이 나타났다.”
당황한 칼라드 병사들이 소리쳤다.
그때 비행기지를향해 돌진해가던 누비아 민병대의 무장차량에서 기관총 사격이 개시되었다.
타타타타! 타탕! 도망칠려고 시도하던 칼라드 병사들이 시체로 변하였고 일부는 안쪽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곳에는 다크피닉스 편대가 투하한 폭탄들이 사방을 불바다로 만드는 중이였다.
어디에도 도망칠수 없는 상태-
칼라드 병사들은 자신들의 최후가 왔음을 느꼈다.
“헉헉! 이대로 끝날수는 없다.”
부상당한 라마손이 숨을 헐떡인다.
그의 옆에는 몇명의 부하들만이 남아있었다.
보타 비행기지가 공습당하고 누비아 민병대에 칼라드 무장단체가 박살나는 상황-
그곳에서 라마손은 살기위해 도망친 것이다.
지금은 연락이되지 않지만 어떻하든 이스라엘 본국과 접촉되면 다시 부활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라마손의 착각일 뿐이였다.
이윽고 그와 일행들은 탈출에 성공한듯 보였다.
“대장님, 저기에 차량들이 있습니다.”
“좋아. 저걸타고 단번에 빠져나간다. 그뒤에 이스라엘과 모사드의 지휘부와 접선하면 우리는 다시 권력을 잡을수있다.”
“물론입니다.”
부하들이 대답하며 달려갔다.
하지만 그들이 차량에 도착할때, 퓨수우웅! 로켓탄이 날아오며 그들이 발견했던 차량을 박살내 버렸다.
쾅! 퍼펑! 불타오르는 차량을 지켜보며 라마손이 당황했다.
그리고 매복장소에서 타베스와 누비아 민병대들이 나타났다. 타베스는 칼라드의 두목인 라마손에대해 잘알고 있었다. 불리하면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칠것이란 사실도 말이다.
때문에 미리 부하들중에 일부는 비행장의 주변에 감시임무를 시켰다.
예상대로 라마손이 전투의 상황에 도망치는게 보고되었다.
하지만 타베스는 성급하지 않았다.
우선 목표는 칼라드 무장세력을 완전히 격멸시키는 것이다.
라마손에 대해서는 나중에 처리해도 충분했다.
대신에 라마손이 도망치는걸 추적하며 감시했다. 그리고 보타 비행장의 전투가 끝나자 곧바로 여기에 매복을 시작한 것이다.
“네놈이 어떻게 여기까지?”
“놀랐나? 모사드에 나를 팔아넘기고 이스라엘의 똥개가 된 네놈이 무사할걸로 생각했나?”
타베스의 두눈에서 살기가 흐른다.
그가 모사드에 포로로 잡힌것에는 라마손의 배신이 결정적인 부분이였다.
완전히 포위당하자 라마손이 눈치를 살폈다.
곧바로 옆에있던 부하를 끌어당겼다.
“으아아! 대장님!”
“죽어라!”
라마손이 부하를 방패삼아 권총을 발사했다.
제법 머리를 굴린 기습이다.
하지만 타베스에겐 통하지 않았다.
타베스가 신속하게 바닥을 굴렀고 휴대한 자동소총을 발사했다.
타타타! 타타! 조준은 정확했다.
라마손의 온몸에 수십발의 탄환이 박혔다.
칼라드 무장세력을 만들며 이스라엘의 앞잡이 노릇을했던 라마손은 시체로 변하며 쓰러졌다.
***
“지금 나오는 영상들이 확실한 것인가? 도저히 믿을수 없다. 분명히 조작된 영상일게 분명하다.”
“총리각하! 조금전에 요원들에게 지시해서 몇번이나 검토를 했습니다. 하지만...”
국방장관이 뒷말을 잇지못했다.
그도 거짓이라고 믿고 싶었다.
최강의 이스라엘 군대가 괴멸을 당하다니?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서 국방장관, 그리고 모사드 국장과 특수전 사령과, 세반트 의장까지...
이번 작전에서 핵심을 이루는 인물들은 X-구역에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자신들이 직접 전투에 참가하고 지휘하는건 아니지만 여기서는 작전에 참가한 부대들이 보내오는 영상과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작전상황을 확인하며 명령까지 내릴수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진 비행부대는 아프리카로 이동했고 강하작전도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은 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처음본 적기에게 격추를 당했고 수송기들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영상들-
그것을 시작으로 지상에 투하된 골라니여단과 사이렛 메트칼까지 전멸을 당했던 것이다.
“통신은 아직도 두절된 상태인가?”
“그렇습니다.”
“설마 골라니여단과 사이렛 메트칼까지 전멸을 당했다는 것인가?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수 있어?”
이스라엘 총리가 분노하며 외쳤다.
그것에대해 주변에있는 지휘부와 통제실의 요원들은 아무도 대꾸를 못하였다. 그들도 영상으로 본 광경들을 믿을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때 한명이 요원이 당황하며 말했다.
“긴급통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느쪽인가? 골라니 여단인가, 아니면 사이렛 메트칼인가?”
“그것이....”
“왜 말을 못하는가?”
“우리쪽 이스라엘군이 아닙니다.”
통신요원의 말에 일행들이 놀랐다.
그들도 이 통신이 어디서 보낸것인지 짐작한 것이다.
미간을 꿈틀거리던 이스라엘 총리가 말했다.
“연결하게...”
“총리각하!”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녀석들이 통신을 보낸것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역추적을 실시하게.”
“알겠습니다.”
총리의 말에 모사드 국장이 신호를 보내었다.
얼마후 통신이 연결되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검은두건을 쓴 몇명의 인물들이 나타났다.
그들을 본순간 시도니아의 세반트는 경악했다. 이전에 자신들에게 영상을 보냈던 인물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크윽! 저놈들은....”
“역시 시도니아에 협박영상을 보냈던 놈들과 동일한거 같습니다.”
국방장관이 총리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선두에있던 강민이 이스라엘 총리를향해 말했다.
“당신들이 X-구역에서 지금의 영상통신을 수신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강민의 말을듣자 그들은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