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
제약산업의 공략. 싸움은 지금부터다 (02)
‘드디어 카르텔이 나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사이먼의 입가에 냉소가 흘렀다.
그는 세계적인 제약기업 바이엘(Bayer)의 회장으로 카르텔에서 핵심적인 위치였다.
특히 바이엘은 카르텔 내부에서 항상 1위의 랭크를가진 기업이였다.
누구도 그의 앞에서 큰소리치지 못했다.
유일하게 루벤을 제외하고.
처음에는 사이먼도 루벤의장에대해 굽신거리며 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항심이 생겼다.
그리고 루벤은 차기의 의장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려는 계획까지도 세우던 중이였다.
이것이 사이먼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다음번 카르텔 의장은 자신이라고 확신했는데.
그러나 당장 행동에 옮길수는 없었다.
그래서 기회를 노렸다.
얼마후 루벤의 지위가 흔들리는 사태가 생겼다.
네오메디컬(Neo Medical)과 바이오테스(Biothes)-의 등장.
이때문에 자신의 바이엘(Bayer)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더 큰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눈에 가시같던 루벤의장을 쳐낼수 있었다.
새롭게 의장이된 사이먼은 루벤의장이 하던 방식들을 바꾸었고 모든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하였다.
그리고 배후에는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의 핵심인 5인 위원회(Five Viper)들이 있었다.
저벅! 저벅! 묵직한 발걸음을내며 사이먼이 나아갔다. 옆에는 보좌관인 글라우드가 동행했다.
“드디어 그분들을 볼수가 있겠군.”
“이제부터는 당신이 카르텔의 의장입니다.”
“자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상황이였네.”
“저로서는 루벤의장을 대신해 사이먼 회장님께서 카르텔을 제대로 운용하는데 필요한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5인 위원회의 결정이기도 합니다.”
“그렇군.”
글라우드의 말에 사이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까지 카르텔에서 1위 랭크의 기업대표였다. 하지만 블러드 차일드의 핵심인 5인 위원회를 만나보지는 못하였다. 그것은 오로지 카르텔 의장에게만 부여된 권한이다.
이제 새로운 의장에 오르자 사이먼은 글라우드와함께 5인 위원회를 만나기위해 도착한 것이다. 블러드 차일드의 핵심이자 본부는 비밀에 가려져 있었다.
본부의 경비도 두터웠고 여기까지 오는동안 여러차례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유럽의 암흑세계-
나아가 세계의 암흑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조직. 블러드 차일드의 힘과 위력을 실감할수 있었던 것이다.
***
“어서오게. 사이먼 의장!”
내부로 들어가자 넓은 회의실이 보였다.
원탁처럼 생긴 자리에는 5명의 인물들이 있었다. 그들의 나이는 상당히 많았다.
저마다 블러드 차일드의 핵심인 5대 가문을 대표하는 가주들이기 때문이다.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의 결성과 역사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거슬러간다. 중세시대에 상당한 부와 권력을 움켜쥔 5대 가문들이 모여서 비밀조직을 만든것이다.
그리고 핵심인 5인 위원회(Five Viper)들은 각각의 가문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사이먼이 그토록 원하던 유럽 암흑세계의 지배자들을 만나게된 것이다.
원탁에는 마지막 6번째의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5인 위원회가 새롭게 의장이된 사이먼을위해 마련해둔 것이다.
얼마후 사이먼이 글라우드의 안내를받아 그곳에 착석했다.
이들과함께 원탁에 앉는다는것-
사이먼이 오랜동안 꿈꿔왔던 엄청난 부와 권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얼마후 사이먼은 5인 위원회의 인물들과 차례차례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의 시선은 의장이된 사이먼에대한 기대감이 서려있었다.
“사이먼. 자네를 카르텔의 새로운 의장으로 결정한 것이 무슨뜻인지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사이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이먼은 5인 위원회가 여기에대해 질문해올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루벤의장도 뛰어난 분이셨다는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루벤의장은 상대에대해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건 무슨 뜻인가?”
“단순하게 네오메디컬(Neo Medical)과 바이오테스(Biothes)-만을 목표로 했습니다. 때문에 용병조직인 하이브(Hive)만 동원했습니다.”
“하이브가 실패했지만 그전까지는 상당한 능력을지닌 조직이였네.”
“물론입니다. 여태까지 맡은 일을 잘해온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대는 하이브(Hive)-를 능가할만큼 강했습니다.”
“사이먼, 자네는 루벤의장과 카르텔에 막대한 손해를입힌 배후의 세력이 누구인지 알고있다는 뜻이군.”
“그렇습니다.”
사이먼이 대답했고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사이먼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날고긴다는 블러드 차일드의 핵심.
그리고 5인 위원회도 아직 모르는 것이다.
이윽고 사이먼이 천천히 입을열었다.
“이번에 루벤의장을 파멸시키고 카르텔에 막대한 피해를준 놈들은 미스릴(Mithril) 입니다.”
“미스릴이라....”
“처음 들어본 조직의 이름인데.”
5인 위원회의 노인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에대해 사이먼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유리한 고지에있는 것이다.
“미스릴(Mithril)이란 조직이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전세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등에 미스릴이 관련된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얼마전 니카라과에서 벌어진 사건등은 미스릴이 꽤 깊숙하게 관련된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니카라과의 사건이라면 나도 알고있네. 니카라과의 대통령이 군사작전을통해 그곳의 반군들을 단시간에 격멸한 사건이지. 솔직히 나로서도 좀 이해가 안되었지. 니카라과 정부군이 갖고있는 군사력이나 작전능력을 볼때에 결코 나오기힘든 것이니까.”
5명의 노인들중 좌측인물이 말했다.
여기에대해 사이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니카라과 대통령이나 정부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힘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에 외부의 세력이 개입되었다면 상황은 달라질수 있겠지요.”
“그말은 미스릴(Mithril)이 니카라과 사건의 배후에 있었다는 뜻인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미스릴 조직이 관련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
사이먼의 말에 5명의 노인들이 당황했다.
이제는 그들도 루벤이나 하이브(Hive)-가 당한것을 이해했다.
둘다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전투에서 중요한것이 상대에대한 정보를 아는 것이다.
“놈들의 전투력이나 작전능력이 그정도로 뛰어났다는 것인가?”
“아마도 네오메디컬이나 바이오테스는 위기에 몰리자 미스릴을 이용해 대응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녀석들의 배후에는 미스릴이 존재하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사이먼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자신에게는 결정적인 기회다.
카르텔 의장의 권한을 확대하고, 5인 위원회를 설득해 블러드 차일드의 자금과 권력까지도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네는 미스릴 놈들을 박살낼 방법이 있다는 뜻인가?”
“물론입니다. 미스릴만 없애면 그뒤에 네오메디컬과 바이오테스를 쓰러뜨리는건 식은죽 먹기입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 생각인가?”
“미스릴에대해 복수를 꿈꾸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건 흥미롭군.”
“다만 그들과의 협력을 위해서는 우리쪽에서도 상당한 조건과 댓가를 지불해야 할것입니다.”
“그것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이네. 카르텔이 치명타를 당하거나 붕괴되면 우리쪽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에도 엄청난 피해가 될것이니까 말일세. 따라서 우리 5인 위원회(Five Viper)는 자네에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할것이네. 카르텔내의 모든 재원을 이용해도 좋고 필요하다면 블러드 차일드의 힘까지 빌려주지.”
“감사합니다.”
사이먼이 5명의 노인들을향해 고개를 숙였다.
고개숙인 사이먼의 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가 원하는것은 카르텔의 의장을넘어 블러드 차일드까지 손에넣는 것이다.
이제부터 그 기회가 찾아왔다.
***
“실장님의 예상대로 카르텔과 사이먼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것입니까?”
“이것을 먼저 보십시요.”
김태천이 대답하며 화면을 재생시켰다.
얼마후 화면에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카르텔-
그중에서도 스위스에있는 비밀본부의 모습이 나왔다.
카르텔에 스파이로 심어둔 데니스를통해 많은 정보들을 수집해놓은 상태다.
적들은 예상조차 못했지만 카르텔의 비밀본부가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에있는 카르마성(城)이란것은 포착된 상황이였다.
그리고 나는 데니스를통해 카르텔의 동향과 상황을 감시할수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준비해 두었다.
타비스(Thabis)-의 사장인 데니스가 가져오는 정보들도 중요했지만 그를 계속해서 스파이로 활용하기는 힘들었다.
뭣보다 그는 일개기업의 사장이며 민간인이다.
잘못해 발각될 경우에는 그의 안전이 위험했다.
대신에 데니스를 활용해 카르텔을 감시하고 파악할 장비들과 수단을 준비하는건 충분히 가능했다.
또한 카르텔에대한 정찰을위해 김태천은 카르마성(城) 주변에 미스릴 대원들을 파견했다.
지금 보는 영상은 그 대원들이 보내온 것이다.
“사이먼이 카르텔의 새로운 의장이 된뒤에는 보안과 방어시설을 더 강화했습니다. 제딴에는 우리들과의 전투와 대결을위해 나름 준비한거 같은데, 이미 늦어버린 상태지요.”
프리먼이 말했다.
카르마성에대한 24시간 감시체제는 완성된 상태다.
그리고 프리먼이 지휘하는 미스릴 대원들과 정찰팀은 사이먼을 포함해서 카르텔 상부의 행동까지도 파악하는 중이다.
얼마후 화면에서는 멀리서부터 헬기와 차량대열이 오는게 목격되었다.
루벤이 의장으로 있을때 카르마성으로 이런 차량대열이 오는건 카르텔의 정기모임일때나 가능했다.
하지만 사이먼이 의장이 되고나서는 그런것이 없어졌다. 특히 사이먼은 자신과 가까운 세력들을 모았고 카르텔을 개인소유로 만든것이다.
그에따라 카르텔에서 중하위권에있던 제약기업들이 소외되었다.
데니스의 정보를 통하면 사이먼의 독단때문에 카르텔의 내부에서도 불만이 튀어나오는 중이다.
이것은 앞으로 카르텔을 상대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사이먼이 루벤의장을 해치운뒤에 곧바로 분열이 시작된 것이다.
“사이먼이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의 핵심들을 자신의 본부로 부른 것일까요?”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데니스의 정보에 따르면 블러드 차일드는 카르텔보다 상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단 한번도 그들이 카르마성에 온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만약에 무슨 상황이 있다면 사이먼이 블러드 차일드의 본부로 직접 갔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나의대답에 송재동이 고개를 끄덕였다.
데니스가 지금은 카르텔에 직접 참가하지 못하지만, 그가 수집해온 정보들이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그나저나 상당한 규모군요.”
“대체 어떤 놈들이 카르텔 본부로 오기에...”
박광석과 팀원들이 시선을 집중했다.
이윽고 몇대의 헬기가 카르마성의 착륙장에 내렸다.
지상으로 이동하던 차량대열들도 계속해서 도착했다.
잠시후 차량의 문이열리며 무장한 인원들이 내렸다.
그 숫자도 상당할 정도다.
얼핏보면 개인 경호원들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동양계의 인문들이 대부분이고 상당한 특수훈련을 받은것이 드러났다.
그리고 몇명이 뒷좌석의 문을열었다.
50대로 보이는 중년사내가 내렸다.
부하들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카르마성에서는 사이먼과 그 측근들이 마중을 나왔다.
“사이먼이 중국정부와 손을 잡았군요.”
“상황이 흥미롭게 변했습니다.”
김태천과 프리먼이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지금 영상에나온 중년사내는 중국에서 파견한 것이다. 그리고 이전 니카라과의 작전중에서 파악했던 인물들중에 한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