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79화 (179/300)

# 179

쥐새끼의 정체가 드러나다

“정말로 믿을수없군.”

“국장님. 이거야말로 통쾌한데요. 악명높은 하이브(Hive) 전투부대가 저런식으로 몰살을 당하다니 말이지요.”

번즈와 패트릭이 동시에 감탄사를 토해냈다. 이것을보며 나탈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예상했던 부분이다.

조금전 그녀가 대형 스크린으로 재생시킨 영상은 얼마전 네오메디컬(Neo Medical)연구소에서 벌어진 전투기록이다.

나탈리와 CIA-팀원들은 전투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연구소 센터건물과 옥상에서 모든것을 촬영했던 것이다.

그뒤 나탈리와 팀원들은 랭글리의 CIA-본부로 돌아왔다. 그리고 먼저 한것이 CIA-국장과 부국장, 그리고 지휘부를향해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였다.

“이것으로 유세프 대령과 미국내로 들어온 하이브의 전투부대는 전멸된 것인가?”

“그렇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또한 300명 이상의 하이브 용병들이 저곳에서 전멸 당했습니다. 그것은 하이브의 주력이 괴멸된 상태와 마찬가지 입니다.”

“한순간의 전투를통해 저렇게 박살이 나다니!”

“치밀한 함정을 만든것이 첫번째 입니다. 그리고 함정으로 들어온 적을 단번에 격멸시키는 능력. 그것이 미스릴의 진정한 실력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패트릭 부국장이 말했다.

“이번전투를통해 미국내로 들어온 유세프와 주력부대는 전멸했습니다. 하지만 번즈 국장님도 알다시피 유럽에있는 하이브 본부는 아직도 멀쩡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도 작전을 진형시켰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다. 미스릴과 이바노프의 부대가 연합작전을 펼쳤고 하이브의 최정예인 헬하운드(Hell Hound)를 전멸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헬하운드까지 해치웠다는 건가?”

“놀랍군요.”

지휘부의 탄성이 터진다.

CIA-가 오랜동안 약점을 잡히고 손조차 쓸수 없었던 하이브였다. 그중에 헬하운드는 하이브의 최정예라 불러도 좋았다.

그리고 헬하운드의 방해때문에 유럽에서의 CIA-작전이 몇차례나 실패한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하이브와 헬하운드의 냉혹함을 알기에 CIA-에서는 함부로 나서지 못하였다.

그런데 헬하운드가 한방에 사라진 것이다.

“국장님. 우리가 로버트강(Robert Kang)을 포함해 그들과 연합한것은 현명한 선택이였던거 같습니다.”

“그렇네. 지금까지 여러번의 작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니 말이네.”

번즈 CIA-국장도 동의했다.

그에반해 참석한 운영부장인 클레망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국장님. 조금전 전투영상을 보셨겠지만 저들은 미국내에서 엄청난 무력을 동원하였습니다. 국내에서 금지된 무기인 장갑차와 전투차량, 그리고 무장헬기까지 사용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범죄행위 입니다. 저로서는 우리 CIA-가 당장 저들과 손을떼고 지금이라도 FBI-등에 고발해서 저놈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레망 운영부장.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그건 좀 극단적인 생각인거 같은데.”

“아닙니다. 잘못하면 우리 CIA-가 저들때문에 큰 피해를 볼수도 있습니다.”

운영부장인 클레망이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자 번즈국장의 표정도 굳어졌다.

클레망 운영부장이 저렇게까지 반대하고 나설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나탈리도 당황한 것은 사실이다.

“운영부장님. 현재까지 상황으로볼때 CIA-가 하이브를 처리하는데 나설수 없었기 때문에 로버트강 일행들과 연합한것은 필요한 선택이였습니다.”

“그건 변명일 뿐이네. 그렇다고 저렇게 무자비한 범죄집단과 손을잡자는 것인가?”

“......”

운영부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탈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CIA-는 지금까지 수십년동안 비밀작전을 해왔다.

이것이 CIA-의 활동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갑자기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내다니?

잠시 생각하던 나탈리의 뇌리로 뭔가가 스쳤다.

‘설마....?’

이전에 로버트강이 자신에게 슬쩍 한 이야기중에 하나다. 하이브가 지금까지 CIA-를 마음대로 갖고 놀면서 약점을 잡을수 있었던 것.

하이브 본래의 능력만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CIA-의 핵심중에 누군가가 하이브와 내통하고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얼마후 나탈리는 신속하게 표정을 바꾸었다.

“운영부장님의 말씀도 충분히 타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하이브와의 싸움은 시작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우리쪽 CIA-가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의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녀가 한발 물러섰다.

그러자 번즈 CIA-국장이 나섰다.

“나탈리의 말대로군. 생각 같아서는 유럽에서의 작전에는 CIA-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하이브 놈들을 우리손으로 박살내고 싶네. 하지만 운영부장이 반대하는 부분도 있고하니... 현재까지의 상황을 이대로 유지하는게 좋을거같군.”

“알겠습니다.”

나탈리가 대답했다.

그리고 운영부장인 클레망은 번즈 국장에게 로버트강의 문제를 FBI-에 맡기자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서 번즈 국장은 잠시 보류하기로 하였다.

번즈 국장이 보기에도 운영부장의 말도 어느정도 타당했다. 그러나 지금 하이브와의 싸움에서 로버트강과 미스릴 조직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

“국장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예상한대로 번즈 국장과 페트릭 부국장님의 생각은 상당히 긍정적인 편입니다. 다만....”

나탈리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었다.

골든하우스(Golden House)에 설치된 통신장비. 그것을통해 CIA-요원인 나탈리와의 암호통신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CIA-요원들중에서 유일하게 그녀에게만 전해준 것이다. CIA-가 현재 나의 협력자인건 사실이다. 하지만 CIA-의 인물들중에 유일하게 내가 믿을수 있는건 나탈리다.

“저번에 당신이 말한대로 CIA-의 핵심중에 하이브의 스파이가 있을것이란 것. 이제는 어느정도 납득이 되는군요.”

“뭔가 증거를 발견하신거 같군요.”

“아직 확증은 없지만...”

얼마후 그녀가 설명을 시작했다.

CIA-의 핵심이자 3인방에 속하는 클레망 운영부장.

그가 나와 MCU-펀드, 그리고 미스릴을 위협하는 상대로 나온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CIA-가 우리와의 관계를끊고 FBI-를 끌어들이면 여러가지로 문제가 생긴다.

FBI-가 우리를 추격하기전에 흔적을 모조리 지우고 국외로 탈출하는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되면 내가 미국내의 MCU-펀드를통해 이룩한 수많은 사업과 비지니스. 그외에도 미스릴 조직도 위험해질수 있었다.

반대로 FBI-와 비밀협상을통해 상황을 안정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쉬운게 아니다.

“클레망 운영부장이 갑자기 그런식으로 나온것은 예상밖의 일이군요. 특히 미국내의 하이브 전투부대가 전멸을 당한직후에 말이지요.”

“저도 그것이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그렇군요.”

나탈리의 말에 동의했다.

나의 미스릴 부대는 이전에도 미국에서 CIA-의 도움을받아 몇차례 전투를 하였다.

그리고 니카라과의 작전도 있었다.

그때에 클레망 운영부장은 특별히 반대의견을 내지도 않았고 내쪽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상황은 아니였다. 하지만 하이브 주력부대가 미국내에서 전멸당하고 나서는 태도가 바뀐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럽에서의 작전에 상당한 피해가 생길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 하이브를 끝장내지 않으면 이후에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대담하시군요.”

“그것보다는 기회라 생각됩니다.”

“그건 무슨 뜻이죠?”

“CIA-내부에 하이브와 내통한 쥐새끼가 있다는걸 알아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쪽에서 유리하게 이용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상대는 운영부장이라 저를 포함해서 우리팀도 섣불리 나설수 없어요. 잘못되면 CIA-전체가 무너질수도 있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당신이 이렇게 비밀채널로 연락해온거 같군요.”

“그런 부분까지 간파하고 있다니? 역시 어쩔수 없군요. 이번에는 당신과 미스릴 팀원들의 도움이 필요한거 같아요.”

“알겠습니다. 정보를 보내주시면 그에따라 대응하겠습니다.”

나탈리와의 통신을 끝냈다.

옆에서 지켜보던 김태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장님의 예상대로 CIA-의 내부에 쥐새끼가 있었군요. 그것도 아주 큰 놈이....”

“상대는 CIA-의 운영부장 입니다. 잘못 실수하면 이제까지 맺어왔던 CIA-와의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질수도 있습니다.”

“소수의 팀원으로 확실하게 진행하겠습니다.”

김태천이 대답했다.

얼마후 박광석과 팀원들이 암호통신으로 데이터를 전송받았다.

그것은 조금전에 나탈리가 보낸것으로 하이브의 스파이짓을 하고있는 클레망 운영부장에대한 것들이다.

“경력이 화려한 인물이군요. CIA-에서 필드요원(현장요원)으로 활동할때 엄청난 전공을 세웠고 극비작전시의 전투능력을 포함해서 기타등등까지...”

“보통 CIA-의 국장과 부국장은 관료출신이 많지만, 운영부장은 현장에서부터 갈고닦은 인물이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요.”

“어쩌면 클레망 운영부장은 오래전부터 하이브와 관계를 맺었던 인물일 가능성도 많군요.”

“하이브의 숨겨진 핵심중에 한명이라는 뜻인가요?”

“통상적으로 얼마전 시체가된 유세프와 본부에있는 베르곤, 그리고 스탠리까지 포함해서 하이브 3인방이자 핵심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원래 하이브는 4명의 인원이 중심이되서 출발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따라서 클레망 운영부장은 정체가 숨겨진 4번째의 인물일 가능성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놓칠수없는 목표군요.”

“아마도 이번사건이 아니였다면, 그의 정체는 끝까지 숨겨졌을 겁니다. 하지만 유세프의 주력부대가 미국내에서 전멸을 당하자, 결정적인 실수를 한것 같습니다.”

“그만큼 심리적인 타격이 컸다는 뜻이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쫓기는 상태가되면 더 큰 헛점을 드러내고 말것입니다.”

김태천이 대답하며 냉소했다.

***

“설마 유세프가 당할줄이야?”

“클레망님은 상대의 정체에대해 모르고 계셨던 것입니까?”

“나도 이제서야 보고를 받았을 뿐이다.”

대답하던 클레망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나탈리와 CIA-팀원들이 미국내로 잠입했던 유세프의 부대를 감시했다는 사실. 그것에대해 클레망 운영부장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 나탈리 팀원들의 활동은 번즈 CIA-국장에게만 직속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CIA-작전이라면 대부분 운영부장인 자신의 손을거친다. 때문에 클레망 운영부장은 CIA-의 활동을 손금보듯이 파악할 위치에 있었다.

“번즈 그놈이 설마 꼼수를 부릴줄이야?”

“클레망님. 이번기회에 랭글리의 CIA-본부를 박살내 버리는게 어떻습니까?”

“그것도 불가능한것은 아니지. 하지만 중요한것은 유세프와 용병부대를 함정에 빠뜨린 놈들이 누구인지 알아냈다는 사실이다.”

“누구입니까?”

“미스릴이다.”

“설마 그놈들이 이번일에도 나섰다는 뜻입니까?”

“네오메디컬(Neo Medical) 연구소와 바이오테스(Biothes)의 배후에 그놈들이 있었던 것이다. 미리 알았다면 유세프에게 경고하고 이런 상황을 막을수 있었을 것인데.”

클레망이 후회했지만 소용없었다.

자신이 속해있는 용병부대인 하이브(Hive)의 실력이 뛰어난것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CIA-와 협력관계에 들어간 미스릴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얼마전 니카라과에서의 작전은 미스릴의 도움이 아니였다면 CIA-가 완전히 중국에게 당할뻔했다.

하지만 클레망이 몰랐던건 이번에 하이브를 상대로 미스릴이 나섰다는 사실이였다. 알았다면 유세프의 부대가 허무하게 전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동료인 유세프와 수백명의 부하들이 죽었지만 완전히 늦은건 아니다.

이제는 상대의 정체를 알았으니 얼마든지 반격이 가능했다.

“미스릴 놈들! 이번에는 각오해라. 하이브의 공포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테니까.”

클레망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그리고는 차량의 속도를 높이라고 재촉했다.

자신이 탑승한 차량은 대형 리무진을 개조한 방탄차량이다.

어떤 적이라도 충분히 대응할수 있었고 앞뒤에있는 경호차량에도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잠시후 클레망이 느긋하게 좌석에 몸을 기댈때.

펑! 퍼펑! 강력한 탄환들이 쇄도해왔고 그가 탑승한 방탄차량의 본네트가 박살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