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75화 (175/300)
  • # 175

    하이브 트라이어드(Hive Triad)

    벨기에와 네델란드는 스위스와함께 유럽의 중립지대라는 명성을 갖고있었다.

    스위스가 공식적으로 영세중립국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것에비해 네델란드와 벨기에는 좀 다른 형식으로 중립지대이다.

    그것은 벨기에와 네델란드가 유럽교통과 상업의 중심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조직들이 여기에 본부와 거점을 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비밀리에 활동하는 용병조직이나 군사분야의 PMC(민간군사회사). 그리고 국제적인 카르텔이나 범죄조직들도 벨기에와 네델란드를 거점으로 하였다.

    벨기에 수도인 브뤠셀에서 남쪽으로 5~60km 떨어진 라파니(Raphani).

    인구는 기껏해야 10만이 조금넘는 소도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세계를 상대로 악명을 떨치는 용병조직 하이브(Hive)의 본부가 있었다.

    각종 첨단시설과 보안장비.

    그리고 하이브의 특수부대로 구성된 경비원들이 24시간 철저하게 방어하는 저택-

    이곳이 하이브(Hive)의 핵심인 보이드(Void)였다.

    하이브에서 중핵을 이루는건 3인방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전투와 작전을 담당하는 유세프 대령이 외부로 알려진것에비해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상당한 비밀에 쌓여있었다.

    “조금전 유세프 대령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상황은?”

    “작전에 참가하는 대원들이 전원 무사히 미국내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유세프의 솜씨는 확실하군.”

    베르곤이 만족감을 표시한다.

    맞은편에는 비슷한 나이의 중년사내가 있었다.

    그가 와인잔을 들더니 느긋하게 마신다.

    유세프까지 포함해 이들 3명이 하이브의 3인방이자 핵심이다. 부하들은 이들에대해 하이브 트라이어드(Hive Triad)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두려움과 존경심을 표시했다. 3인방들은 과거에 용병으로 함께했던 동료들이고 하이브의 창설부터 같이 활동했다.

    유세프 대령이 부하들과 현장에서 활동하는것에 비해 나머지 2명은 하이브의 운영과 비지니스를 담당했다.

    얼마전 스위스에서 있었던 다국적 제약회사의 카르텔과 블러드 차일드의 소집모임에 간것은 유세프 대령이다.

    하지만 그전에 블러드 차일드와 하이브간의 물밑 협상을 진행한것은 여기있는 두명이였다.

    이처럼 3인방들은 저마다 담당한 영역이 다르지만 하이브에있어 절대적인 핵심들이다.

    얼마후 두명이 보고받으며 서류를 검토할때.

    다른부하가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긴급상황 입니다.”

    들어온 부하가 말했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자 두명의 표정이 굳어졌다.

    “보이드(Void)로 직접 연락을해온 놈이있다니?”

    “우리쪽의 암호채널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는건 두분과의 대화인듯 합니다.”

    “역추적 장비는?”

    “지금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원들도 대기상태 입니다.”

    부하가 대답했다.

    두명이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이브의 본부와 위치는 철저하게 비밀로 되어 있었다. 여기로 연결되는 통신라인은 모든것이 암호채널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보통상대는 여기를 알아내는건 물론이고 통신을 보내올수도 없었다.

    얼마후, 베르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부하가 신속하게 통신라인을 연결했다.

    “드디어 하이브의 3인방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군요.”

    “너의 정체와 소속은?”

    “그것을 순순히 말할만큼 바보는 아니겠지요.”

    통신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음성.

    기계적으로 변조된 것이다.

    하지만 음성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것에 베르곤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여기로 연락을 시도하다니? 배짱이 두둑하군. 그렇다면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있는가? 그리고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충분히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것보다 내가 연락을 한것은 당신들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입니다.”

    “경고라고?”

    “그렇습니다. 지금부터 24시간안에 하이브와 조직을 해체하십시요.”

    “우리 조직을 우습게 보는군. 그러고보니 우리에게 당한 놈들중에 하나인가? 겨우 그정도의 협박으로 우리가 흔들릴 것으로 생각했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당신들에대해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것이 당신들과 하이브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입니다. 시간은 24시간! 그후에 하이브의 이름이 붙거나 속해있는 자들은 철저하게 파괴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 거기에있는 두사람도 포함해서 말이지요.”

    “이자식이...!”

    “......”

    베르곤이 소리쳤다.

    하지만 통신기 반대편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본인이 하고싶은 내용만을 전달한뒤에 어떤 대답도 기다리지않고 끊은것이다.

    “뭐 이런 놈이 다있어?”

    “역추적 결과는?”

    동료인 스탠리가 소리쳤다.

    그러자 부하의 표정이 구겨진다.

    “설마 실패했다는 것인가?”

    “예! 예상했던것 이상으로 수십, 수백개의 바이패스와 가짜 라우터와 채널을 사용했습니다. 단기간에 해석해서 추적하기에는 불가능한 수준이였습니다. 상당한 실력의 해커가 같이 참가한거 같습니다.”

    “제길!”

    베르곤이 발끈하며 통신기를 던졌다.

    그러자 스탠리가 넌지시 말했다.

    “진정하게. 이정도의 도발에 흔들릴 필요는 없지. 또한 과거에도 운좋게 우리쪽 채널을 알아내서 도발해온 놈들도 있었으니까.”

    “자네말이 정답이군. 어차피 말로만 떠드는 놈들까지 상대할 필요는 없겠지.”

    동료의 말에 베르곤이 조소를 띠었다.

    전세계의 곳곳에 적을 만들어둔 하이브(Hive)였다.

    그리고 하이브(Hive)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조직이나 민간인들도 상당수 되었다.

    그들중에는 하이브를향해 복수심을품고 덤벼든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로는 더욱 비참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다.

    문제는 상대의 기술이 상당했고 하이브의 보안요원들이 역추적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파악된 장소는 유럽입니다.”

    “당장에 그곳으로 팀원들을 파견하게. 조금의 흔적이라도 발견된다면 추적해서 끝장을 내버려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지시를받은 부하가 대답했다.

    ***

    “실장님. 제대로 걸려든거 같습니다.”

    박광석이 모니터를 지켜보며 말했다.

    조금전 하이브(Hive)의 본부에있는 핵심들을향해 연락했고 통화를 끝냈다.

    상대가 역추적을 해올것은 분명한 것.

    그래서 박광석팀이 미리부터 다양한 바이패스와 가짜 채널들을 준비해둔 것이다.

    “최종적인 흔적은?”

    “유럽입니다.”

    “적들이 그곳으로 암살팀을 파견할것은 분명하군요.”

    하이브의 핵심을향한 도발과 경고.

    이것이 작전의 첫번째 단계였다.

    이번작전의 목표는 두가지였다.

    미국내로 잠입해 들어온 유세프 대령의 부대를 박살내는것. 하지만 그것으로 하이브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할수없었다. 하이브를 그냥놔두면, 이후에 우리가 반격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CIA-국장을 포함한 핵심에서도 이번기회를통해 하이브를 철저하게 말살시킬 계획이였다.

    때문에 전투와 작전은 양쪽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투트랙(Two Trek)의 것이다. 이것을통해 적들의 신경과 집중을 분산시킬수 있었다.

    “그런데 녀석들이 실장님의 경고대로 24시간안에 조직을 없애고 해체할까요?”

    “그럴 가능성은 0.01%도 않되겠지요.”

    “역시 그정도 협박으로 굴복할 녀석들이 아니겠지요.”

    나의말에 송재동이 동감했다.

    조금전에 내가보낸 경고는 적들을 도발시키고 혼란을 주기위한 심리전이다. 상대가 어떤식으로 나올지는 충분히 예상된 시나리오다.

    “유럽에서의 대응작전에는 이바노프 팀원들이 참가하는것도 좋겠군요. 하지만 만약을위해 미스릴 팀원들과의 합동작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입니다.”

    프리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바노프는 과거 KGB-요원으로 유럽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고 유럽의 상황에 밝았다.

    따라서 유럽에서 하이브 조직을 흔들고 교란시키는데는 최적의 인물이였다.

    ***

    부우웅~ 한적한 시골길을따라 여러대의 차량들이 나아갔다. 선두차량에는 유세프와 간부들이 있었다. 얼마전 그들은 뉴욕의 케네디 공항을통해 들어왔고 어떤 의심도받지 않았다.

    유세프는 모든것이 순조롭다고 확신했다.

    얼마후 그들이 향한곳은 뉴욕에서 꽤 떨어진 미국의 남부쪽이다.

    여기에는 노이스팀이 준비해놓은 세이프 하우스(안전가옥)와 무기고가 있었다.

    한참동안 도로를 나아가던 그들앞에 농장이 나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국 남부에있는 여느 농장들과 비슷했다.

    차량들이 정지하고 유세프 대령이 내렸다.

    잠시후 농장에서 마중나오는 인원들이 보인다.

    미국에 잠입해서 활동중인 노이스와 팀원들이다.

    “어서 오십시요. 대령님.”

    “자네팀이 여러가지로 많은활동을 했다고 하더군.”

    “지시에따라 임무를 수행했을 뿐입니다. 그보다는 일단 지하의 무기고를 점검 해보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요.”

    “단시간에 가능하단 말인가?”

    “물론입니다. 여기는 미국이고 기본적으로 민간인의 총기가 허용된 곳입니다. 특히 텍사스주의 경우에는 총기자유에대한 보장이 미국내 다른곳보다 더 관대한 편입니다. 물론 총기를 포함해서 기타의 군사용 무기들도 블랙마켓(Black Market)을통해 충분히 구할수 있습니다.”

    “훌륭하군.”

    유세프가 미소를띠며 노이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들은 농장의 내부로 들어갔다.

    농장은 제법 큰 규모였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그럴듯 해야했고 완벽한 위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기서 활동하는 노이스와 팀원들은 농장을 경영하는 민간인처럼 행동했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텍사스 주민의 모습-

    이처럼 하이브(Hive) 인원들은 필요에따라 상대를 속이는 위장과 기만술에 능숙했던 것이다.

    끼익- 지하로 연결된 비밀문이 열렸다.

    계단을따라 유세프와 간부들이 내려갔다.

    동행하던 노이스가 계단에있는 스위치를 올렸다.

    그러자 내부의 시설들이 드러났다.

    지하에 마련된 비밀창고와 무기고-

    규모는 상당했다.

    대충 계산해도 수백명에 이르는 전투병들을 무장시키고 남을수준이다.

    잠시 둘러보던 유세프 대령이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꽤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령님! 이정도면 충분할 수준입니다.”

    “일단 점검을 시작하게.”

    “알겠습니다.”

    지시를받은 간부들이 나아갔다.

    지하의 무기고에는 다양한 총기류와 폭발물, 그리고 군사용 장비들이 있었다.

    용병생활로 단련된 그들은 신속하게 점검을 개시했고 분류를 시작했다.

    무기고에 대량의 장비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부를 사용할수는 없었다. 대신에 작전계획에따라 필요한 것들을 선별하는것도 실력이다.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것도 중요했다. 잠시 지켜보던 유세프의 헤드셋 통신기로 보고가 들어왔다.

    “대령님.”

    “무슨 일인가?”

    “시카고와 애틀란타, 그리고 다른 지역의 공항에서 입국한 대원들도 여기를향해 도착중이라고 합니다.”

    “특이사항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대한 경계를 철저히 해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다. 혹시라도 쥐새끼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유세프를향해 보고했던 부하가 망원경을 들었다.

    그리고는 농장주변을 정찰했다.

    눈매가 날카로웠고 약간의 수상함이라도 있다면 철저하게 파고들 기세다.

    “휴우....!”

    나탈리의 입가에서 안도의 한숨이 흐른다.

    농장에서 900미터 떨어진 지점.

    후방으로 보이는 낮은언덕에 나탈리와 팀원들이 잠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상대에게 들킬뻔했다.

    유세프는 만만치 않았다.

    농장에 도착하자 부하들을 배치했다.

    창고의 지붕위에 저격수가 자리를 잡았다.

    그들의 스나이퍼 라이플에는 고성능의 망원렌즈가 장착된 상태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적들에게 먼저 발견될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저들에게 발각된다면 우리는 전멸이다.”

    “아슬아슬 하군요.”

    팀원들이 침을 삼켰다.

    그들도 권총과 무기를 휴대하고 있었지만 상대는 전투의 프로들이다.

    그리고 숫적으로도 열세였다.

    얼마후 농장으로 더많은 차량들이 접근해 오는게 보였다.

    “나탈리 팀장님. 저쪽에 또다른 차량들이 다가옵니다.”

    “얼마나 많은 인원들을 투입시킨 거야?”

    나탈리가 고개를 내저었다.

    처음에는 유세프 대령을 포함해 20명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농장을향해 모여드는 하이브 용병들의 숫자는 점점 증가했다. 잠시후 그 숫자는 가볍게 100명을 넘어갔고 나중에는 200명까지 증가했다.

    “로버트강과 팀원들은 저 많은 인원들을 단독으로 상대하겠다는 겁니까?”

    “현재로서 우리들이 할수있는건 여기까지가 전부야! 직접적인 전투에 나서는건 불가능해. 앞으로 남은건 그들의 실력을 믿어보는 것밖에 없으니까.”

    나탈리가 천천히 대답했다.

    농장에 모여든 하이브의 용병들과 무기고.

    적들의 세력은 강력했고 그녀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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