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72화 (172/300)

# 172

카르텔의 약점은...?

“대략적인 검토만 했는데도 다국적 제약회사의 카르텔의 규모나 세력이 엄청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지금까지 전세계의 제약업계와 의료계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했던거 같습니다.”

박광석과 송재동이 고개를 내저었다.

이번 모임에는 프리먼과 김태천도 참가했다. 워렌버핏의 파트너이자 측근인 깁슨이 가져온 정보는 상당히 중요했다.

“워렌버핏도 이번에 승부수를 던진거 같습니다.”

“우리들에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겁니다.”

“쉽지않은 상대인것은 분명합니다.”

프리먼이 말했다.

깁슨이 가져온 정보는 소형의 USB-에 저장된 것이다. 워렌버핏이 회장으로있는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 그리고 하부 조직들을 총동원해 알아낸 정보와 자료들이다.

깁슨이 가고난뒤 우리들은 USB-에있는 자료들을 검토했다. 이것은 암호화된 것이고 깁슨이 준 비밀코드를 넣어야 풀수있었다.

그만큼 깁슨이 자료를 우리에게 가져오는데 신중했던 것이다. 검토해본 자료들에는 우리들이 몰랐던 여러가지 사실들이 있었다.

“제약회사의 카르텔과 배후에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가 있다는건 예상밖의 사실이였습니다.”

“프리먼씨는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에대해 좀 알고 계십니까?”

“제가 FBI-에 있을때 약간의 자료를 수집한것이 전부입니다. 유럽에서도 상당히 오랜동안 존재했던 비밀조직중에 하나입니다. 또한 유럽의 암흑시장과 금융에도 깊숙히 관여중이라고 하더군요. 뭣보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나설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상대를 전멸시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프리먼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

이들의 악명은 상당했다.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와 카르텔을 움직이는 핵심이 블러드 차일드였다.

“카르텔 멤버들의 구성도 상당할 정도입니다. 유럽내 최대규모의 제약회사인 바이엘(Bayer)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유명한 기업들은 대부분 포함된 상태입니다.”

“앞으로 이런 놈들하고 싸우고 경쟁해야 한다니?”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후퇴할수없는 상황입니다.”

“그렇지요.”

김태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약업계의 비지니스를 시작하고.

네오메디컬을통해 신약개발을 진행했을때 충분히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고 승리할 것인가의 부분이다.

“워렌버핏이 우리를향해 측면지원하고 이정도로 소중한 정보를 보내준 것만해도 상황은 우리쪽에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것이 전략의 핵심이 되겠군요.”

“맞습니다. 13개의 강력한 다국적 제약기업으로 구성된 카르텔. 배후에는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라는 비밀조직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그만큼의 힘과 세력을 길러놓은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녀석들은 우리조직이 기껏해야 네오메디컬(Neo Medical) 연구소와 제약기업인 바이오테스(Biothes)가 전부일 것으로 생각할것이 분명합니다.”

“적이 방심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우리쪽의 본진을 노출시키지 않았다는것. 그것이 결정적으로 유리한 부분입니다.”

“그걸보니 실장님께서 작전을 세워두신거 같군요.”

“얼핏 보기에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카르텔과 배후의 블러드 차일드가 강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프리먼씨! 이익관계를위해 뭉쳐진 카르텔의 약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나의질문에 프리먼이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카르텔의 장단점을 생각해 본다면, 처음에 막대한 이익과 권력이 있을때에는 제법 강하게 뭉칩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 나왔을때에는 결속력이 모래성처럼 무너진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카르텔에는 약한고리(Weak Link)가 존재합니다. 카르텔에 속해 있다해서 멤버들 전원이 이익을 보는건 아닙니다. 누구는 많은 이익과 권리를 누리고, 누구는 소외되고 손해를보고 있겠지요. 그것은 카르텔내의 지위에따라 정해질걸로 예상됩니다.”

프리먼이 대답했고 핵심을 포착한 것이다.

얼핏보기에 다국적 제약회사의 카르텔은 철옹성처럼 거대하고 두터웠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 살펴보면 약점이 군데군데 노출되는 것이다.

“이번에 깁슨씨가 가져온 정보를 검토해보니 약점이 보이더군요.”

“상대의 헛점을 공략하는것이 전투의 기본입니다.”

김태천과 프리먼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

“후우!”

데니스가 담배를 길게 빨았다가 연기를 내뱉었다.

평소에 그는 담배를 별로 피지않는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이제까지 해왔던 금연규칙을 깨고 담배를 꺼내물었다.

그가 있는곳은 회사인 타비스(Thabis)의 옥상이다.

여기에 올라온건 오랜만이다.

평소에는 수많은 부하직원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그리고 매일마다 바쁜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도 고독했다.

자신의 앞에 중대한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이것에따라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될지도 모른다.

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익숙한 인물이 다가왔다.

“사장님. 여기에 계셨군요.”

“어떻게 알았나?”

“제가 누구입니까? 사장님과 함께한 세월이 얼마인데.”

“그렇군.”

데니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토드는 데니스와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다.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들.

심지어 아내에게도 카르텔에 대한것은 입밖에내지 못했다. 그리고 데니스가 스위스에있는 카르텔 비밀본부에 갈때 유일하게 동행하는 인물이 토드였다.

“로버트강에대한 부분을 생각하고 계시군요.”

“예상조차 못할정도로 무서운 인물인건 분명하네.”

“저도 동감입니다. 카르텔에서는 단순하게 네오메디컬과 바이오테스, 그리고 사장인 리빙스턴에대해 주시하고 있지만 애초부터 타겟을 잘못잡은 것입니다.”

“그렇네. 네오메디컬과 바이오테스의 배후에는 정말로 강력한 조직과 세력이 있으니 말일세.”

대답하던 데니스의 눈동자가 떨렸다.

로버트강이 자신에게 나타난 상황.

그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했다.

특히 데니스가 로버트강을 만난것은 측근인 토드와같이 은밀하게 가던 장소였으니 말이다.

그곳에 로버트강이 있었고 동료들도 있었다.

데니스는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다.

로버트강은 20대에 불과한 청년이였다.

하지만 숨기고있는 실력은 예측할수 없었다.

그리고 로버트강이 데니스를향해 은근슬쩍 풀어내는 이야기들. 데니스는 모든 비밀이 드러나고 발가벗겨진 기분이였다.

처음에는 그런 감정때문에 발끈했다.

그러나 로버트강은 데니스가 거절할수없는 조건들을 내세웠다. 그 댓가로 자신은 카르텔을 배신하게 될것이다.

배신-

한편으로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데니스는 이제까지 카르텔 내부에서 어떤 대접도 못받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카르텔의 불합리와 부패 그리고 수많은 것들이 데니스를 좌절시켰다. 한동안 데니스를 지켜보던 토드가 입을열었다.

“최종적인 결정은 사장님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볼때에 이것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카르텔이 지금까지 철옹성처럼 견고했고 전세계에서 그 지위를 누려왔던건 제대로된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버트강을 포함해 그들세력과 조직은 카르텔의 예상보다 더 강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현명하게 선택할 때라고 봅니다.”

데니스가 토드를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와서 몇개비의 담배를 피우며 고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니스의 내부에서는 이미 결정이 진행된 상태였다.

***

“역시 카르텔의 약한고리(Weak Link)-는 데니스 사장과 타비스(Thabis)였고, 이것을노린 실장님의 작전은 제대로 성공한거 같습니다.”

송재동의 표정이 밝아졌다.

조금전 데니스와 측근인 토드는 은밀하게 나의 골든하우스(Golden House)를 방문했다.

그들의 안전을위해 내쪽에서는 긴급하게 전용헬기를 보내었다. 그리고 파일럿은 러시아 공군에서 활약했고 탑헬리건(Top Heligun)의 실력까지 보유했던 대원이다.

나의 골든하우스를 방문한뒤 데니스 사장은 깊은 감명을 받은듯 보였다. 내가 그를 만나러 갈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나의 골든하우스를 방문하도록 한것이다.

그는 여전히 카르텔에대해 두려움을 갖고있었다.

그것도 당연하다.

제약회사의 카르텔과 배후의 블러드 차일드(Blood Schild)가 움직인다면, 아프리카나 중남미의 소국 하나쯤은 손쉽게 무너뜨릴수 있다.

그리고 카르텔의 표적이 된다면 반쯤은 죽은 목숨이다. 때문에 이번방문과 만남도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던 것이다.

데니스와 타비스(Thabis)가 카르텔에서 약한 부분이란 나의예상은 적중했다. 그리고 워렌버핏이 보내온 자료에서도 데니스와 타비스는 카르텔의 말단이였다. 카르텔 소속이라해도 제대로 혜택받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데니스 사장을통해 카르텔 내부의 상황을 더욱 상세하게 파악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르텔과 블러드 차일드가 현재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알아낸것은 상당히 큰 수확입니다.”

“그래도 루벤의장과 카르텔이 하이브(Hive)-를 동원하기로 한것은 예상밖의 상황입니다.”

“맞습니다. 헥사인슐린(Hexa Insulin)으로 한방 맞았다해서 이런식으로 나올줄이야.”

“이것은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상대는 가차없이 전멸시킨다는걸 보여주기위한 목적일 겁니다. 그리고 이번기회에 카르텔의 결속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이지요.”

“그것을위해 우리를 타겟으로 정했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이걸 기뻐 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프리먼이 기묘한 냉소를 지었다.

그것은 김태천도 마찬가지.

“이번에 루벤의장이 동원한 하이브(Hive)-라는 조직은 어떤 수준입니까?”

“실력은 둘째치고 아주 비열하고 악명높은 녀석들입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상대가 평범한 민간인이라해도 놈들에게 걸리면 온갖 더러운 꼴을 본다는 것이지요.”

김태천이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카르텔이 동원한 하이브(Hive)-는 기본적으로 용병조직이다.

하지만 보통의 용병조직들이나 용병회사들이 정규전에서 전투하거나 싸우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하이브는 비정규전이나 극비작전을 주로 많이해온 것이다.

이런 극비작전에는 적국과 상대방의 사기를 꺽거나 혼란을 만들기위한 더러운 작전들도 많았다.

얼마전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여러 민간인 마을의 학살사건에도 하이브가 배후에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따라서 이런 하이브(Hive)가 동원된 이상 이제까지 해왔던 평범한 대응으로는 아군이 당할수도 있었다.

“녀석들의 주무대가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쪽이기 때문에 지금쯤 작전에 참가하는 인원들이 미국을향해 건너오고 있을겁니다.”

“기왕이면 그들이 미국으로 오기전에 해치웠으면 좋겠지만 시간상으로 우리쪽이 불리한것은 사실이군요.”

“그렇긴 하지만 데니스 사장의 정보가 없었다면 무방비 상태로 당할수도 있었습니다. 뭣보다 카르텔과 블러드 차일드가 이런 방식으로 싸움을 걸어올 줄은 생각 못했던것도 사실이니 말이지요.”

“그건 맞습니다.”

프리먼의 말에 동의했다.

하이브가 노리고있는 네오메디컬 연구소나 바이오테스가 결코 허술한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는 악명높은 용병조직이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한꺼번에 몰아칠 것이다.

따라서 당하고 난뒤에는 피해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

카르텔과 블러드 차일드로서는 하이브의 공세가 실패한다해도 손해볼것없는 장사다. 그만큼 우리쪽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면 반은 성공인 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카르텔과 블러드 차일드는 상대를 잘못골랐다. 그들이 정상적인 비지니스의 대결로 했다면 내쪽도 그에맞게 대응할 생각이였다.

하지만 하이브(Hive)같이 지저분한 용병조직을 이용해 싸움을 걸어온다면?

그것보다 몇배, 몇십배로 갚아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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