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59화 (159/300)

# 159

중국의 발악 (03)

“아군의 피해는 어떤가?”

“경상자들이 4~5명정도. 그외에 사망자는 없습니다.”

투스카 여단장이 아나스를향해 보고했다.

대통령궁에서 벌어진 전투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저우롱과함께 기습해왔던 중화적혈단들은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운좋게 저우롱과 몇몇 부하들이 도주했지만 그들이 탈출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으로 니카라과군도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거 같습니다.”

“모든것이 로버트강의 덕분입니다.”

아나스가 대답했다.

전투가 끝난뒤 투스카여단은 신속하게 정리를 하였다. 중화적혈단의 시체들을 치웠고 그들이 갖고있던 소지품과 장비들을 조사했다.

대통령궁에서 벌어졌던 전투는 옥상에 대기중이던 대원들이 처음부터 촬영을 하였다. 이것은 앞으로 아나스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수단이 될수도 있다.

“남은것은 나탈리와 CIA-에게 약속한 선물을 주는 것이군요.”

“그들이 우리작전을 지원하고 정보를 제공한 이유도 그것이니까 말입니다.”

프리먼의 보고를 받은뒤에 전화기를 들었다.

잠시후 신호가 연결되었고 반대쪽에서는 나탈리의 음성이 나왔다.

“어떻게 되었나요?”

“대통령궁에서의 전투는 완벽한 승리! 하지만 저우롱과 측근 부하들중 일부는 탈출했습니다. 가는곳이 어딘지는 뻔하지만...”

“그렇다면 우리쪽에도 준비를 해야겠네요.”

“즐거운 사냥이 되기를 바랍니다.”

“CIA-를 대표해서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그녀의 말은 거짓이 아니였다.

CIA-는 수년전 중동에서 20명이 넘는 요원들이 몰살을 당했다.

습격을 실행에 옮긴것은 중동의 테러조직이지만 배후에는 저우롱이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이 CIA-에 준 타격은 심각했다.

이제 복수를 할때가 온것이다.

***

“헉헉!”

거친 숨소리가 연이어 흘러나왔다.

지옥같던 함정을 탈출한 저우롱과 부하들.

그 숫자는 얼마되지도 못했다.

기껏해야 저우롱을 포함해 6명이 고작이다.

처음에 기세좋게 아나스 대통령궁을 습격하러 갈때에는 100명이 넘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전멸당했다.

그것도 제대로된 전투조차 못해본 상태로 이런 결과가 나온것이다.

하지만 당연했다.

수도의 남쪽으로 기동훈련을 떠난것으로 생각했던 투스카 여단의 주력부대는 그대로 있었고, 완전히 매복한 상태였다.

저우롱의 중화적혈단이 무장차량과 자동소총, 그리고 기관총과 대전차 로켓탄으로 무장했지만 소용없었다. 투스카여단의 강력한 방어력과 기관포의 공격 앞에서는 고깃덩이가 될 뿐이였다.

“이런 치욕을 겪다니!”

이마에서 흐르는 핏물을 닦지도않고 저우롱이 분노했다. 그러나 완전히 패배한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반전의 기회는 있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안전한 장소로 피신해야 했다.

매복에 걸린이상 자신이 마나과에 만들어놓은 비밀기지도 탐지당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갈수없었다.

남은 선택은 한가지!

그것은 이제까지 자신이 숨어지냈던 중국대사관이다.

대사관 건물은 국제법상 치외법권이다.

그리고 아나스와 니카라과군이라도 중국대사관을향해 쳐들어 오지는 못할것이다.

“조금만 더가면 대사관이다. 일단은 거기로 피신해서 다음기회를 노린다.”

“알겠습니다. 대장님!”

저우롱의 말에 부하들도 힘을 내었다.

그들도 군데군데 부상이 있었다.

지금 그들의 모습은 완전한 패잔병이다.

하지만 자신들은 중국에서 최고 정예인 중화적혈단이다.

이제부터 니카라과를향해 그리고 아나스 대통령을향해 복수하는것만 남았다.

밤길을 달려가던 그들 앞에 중국대사관의 건물이 보였다.

저우롱은 탈출에 성공하자 서둘러 중국대사인 바오퉁에게 전화를 하였다.

바오퉁은 처음에 실망한 음성이였다.

하지만 저우롱을 함부로 대할수는 없었다.

상대는 중화적혈단의 핵심이니까 말이다.

얼마후 중국대사관 내부에서는 비상사태가 벌어지며 탈출한 저우롱 일행들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대장님. 중국대사관의 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오퉁 대사가 우리를위해 신경을 써주는군.”

저우롱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들이 중국대사관의 입구에서 300미터를 남겨 놓았을때.

퓨슝! 퓽! 소음기가 장착된 총성음이 터져나왔다.

컥! 크억! 저우롱의 옆에있던 부하두명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적이다!”

“여기까지 그놈들이?”

저우롱이 당황했다.

갖고있던 권총과 자동소총을 겨누면서 주위를 노려보았다. 그때 골목의 어둠속에서 나탈리와 몇명의 CIA-요원들이 나타났다.

“저우롱. 네놈이 중동에서 한짓을 알고있다. 지금까지 복수의 순간을 기다려 왔는데 이제야 기회가 찾아온 것이군.”

“네놈들! CIA-냐?”

“중동의 테러조직을 이용해서 동료들을 20명 이상이나 죽였으니, 결코 잊을수 없겠지.”

대답하던 나탈리의 눈매가 매섭게 변하였다.

그녀의 심정 같아서는 여기서 저우롱과 부하들을 몰살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은 틀렸다.

저우롱이 CIA-의 원수인것은 사실이지만 생포하면 더 큰 이득이 생기니까 말이다.

자신들이 매복당했단 사실을 느꼈지만 저우롱은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서 조금만 더가면 중국대사관이다.

저우롱과 부하들이 서로간에 시선을 교환했다.

하지만 나탈리와 CIA-요원들은 처음부터 속셈을 파악하고 있었다. 뭣보다 상대는 저우롱과 중화적혈단이다.

“해치워!”

탕! 타탕! 저우롱의 부하들이 자동소총과 권총을 난사했다. 대장인 저우롱의 탈출기회를 만들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다.

나탈리가 배치시킨 저격수와 CIA-요원들이 집중사격을 퍼부었다.

부하들이 쓰러지는 사이 저우롱은 중국대사관을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그는 온전한 상태가 아니였다.

대통령궁의 전투에서 부상당했고 한쪽다리를 절뚝거리며 겨우 나가던 상황이다.

“여기서 놓칠수는 없지!”

나탈리가 추격하며 거리를 좁혔다.

그러자 저우롱이 기습적으로 후방을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나탈리가 신속하게 지면을 구르면서 저우롱의 어깨를 맞췄다.

탕! 타탕! 크억! 부상당한 저우롱의 손에서 권총이 떨어졌다. 이번에는 다가오는 나탈리를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쉬잇! 저우롱의 품속에서 단검이 투사되었다.

하지만 부상당한 상태였고 나탈리는 헛점을 노리며 파고들었다.

“이 계집년이!”

“그래봐야 소용없어!”

콰지직! 끄악! 나탈리가 신속하게 저우롱의 팔을 꺽어버렸다. 그녀의 격투솜씨도 좋았지만 저우롱이 부상당한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였다.

그럼에도 저우롱은 줄기차게 반항했고 얼마후 나머지 CIA-요원들이 달려들어서 포박했다.

“저우롱 동지를 구출해라!”

“사격!”

타타탕! 타타타! 중국 대사관에서 뛰쳐나온 경비병들이 달려왔다.

원래 이들은 대사관 내부에서만 활동하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저우롱이 중간에서 CIA-요원들에게 매복당하자 바오퉁이 명령을내린 것이다.

“중국놈들이 발악을 하는군. 스나이퍼팀 사격!”

나탈리가 헤드셋으로 명령했다.

그러자 대기하던 저격수들이 달려나왔던 중국군 경비병들을 쓰러뜨렸다. 나탈리와 CIA-요원들은 체포한 저우롱을 데리고 후퇴했다.

서로간에 몇차례 총격전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중국쪽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저우롱을 구출한답시고 제대로된 준비없이 뛰쳐나왔던 20명의 대사관 경비병들은 모두 시체가 된 것이다.

“바오퉁 대사님. 어떻게 합니까?”

“크윽! 이런 상황이 되다니. 중국본토에서 이것을 알게된다면 나는....”

바오퉁이 절망에찬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

“로버트강의 설명대로 부세토(Bhuseto)지역의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광산개발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니, 더없이 기쁜 소식이군요.”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 본사를둔 KR-전지의 선발팀들이 니카라과에 도착한 상태입니다. 그들의 목적은 여기 니카라과에 현지공장 건설을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KR-전지에 대해서라면 저도 들었습니다. 슈퍼배터리를 개발해낸 세계적인 기업이지 않습니까? 그런 KR-전지에서 우리 니카라과에 현지 생산시설을 설립하다니. 이걸로 니카라과의 경제는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대통령님과의 개발협정대로 니카라과는 전지산업. 그리고 희토류와 레어메탈을 이용해서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산업을 육성하면 더 많은 기회가 올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아직까지 니카라과의 산업발전과 개발은 너무나도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니카라과의 발전을위해 MCU-펀드와 KR-전지까지 직접나서서 지원을 해주시다니.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나스 대통령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문이열리며 보좌관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바오퉁 중국대사가 찾아왔습니다.”

그말을듣자 아나스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중국이 니카라과를 삼키기위해 이제까지 벌린 수많은 비밀공작과 음모들.

이것을 생각한다면 당장에라도 중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추방해도 모자를 정도다.

하지만 아나스는 큰 인물이다.

증오와 분노의 감정은 한켠에두고 보좌관을향해 말했다.

“바오퉁이 뻔뻔스럽게도 제발로 찾아오는군. 하지만 기왕에온 손님이니 모셔오게.”

“알겠습니다.”

보좌관이 대답하며 나갔다.

“지금까지 본색을 감추고있던 바오퉁이 뭣때문에...”

“아마도 저우롱에대한 문제때문일 겁니다.”

“개같은 중국놈들!”

“하지만 이것은 또다른 기회입니다.”

“그렇군요.”

나의말에 아나스가 동의했다.

눈치와 상황판단이 빠른 그였다.

얼마후 보좌관과함께 바오퉁 중국대사가 들어왔다.

나이는 50대 중후반이고 볼살이 늘어지고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인물이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는지 계속해서 수건으로 닦아댄다.

이것만봐도 바오퉁이 중국정부로부터 얼마나 큰 압력을 받고있는지 짐작되었다.

“어서오시요. 바오퉁 대사! 그동안 국내에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어서 바오퉁 대사님을 제대로 찾아뵙지 못한거 같군요.”

“아닙니다.”

바오퉁이 가면의 미소를띠며 대답했다.

그러더니 내쪽을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저분은?”

“미국에서 오신 로버트강 입니다. 이번에 니카라과에 투자상담을위해 오신 분이고,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하도 알다시피 니카라과에는 우리 중국정부에서 대폭적인 경제지원과 원조를 해주고 있는데, 굳이 미국의 기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까?”

바오퉁의 음성에는 불편함이 가득했다.

그의말대로 아나스 대통령은 중국정부에게 완전히 속았다. 그에따라 중국기업들의 니카라과 진출과 개발을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던 중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고 바오퉁이 놀란것은 당연했다.

“중국정부가 니카라과를향해 경제지원을 해준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니카라과의 경제개발을위한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설마 바오퉁 대사의 말은 니카라과의 경제와 모든것을 중국이 독점하겠다는 속셈인 것입니까?”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아나스의 말에 바오퉁이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곤혹스런 상황에 당황하며 계속해서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아나스의 실력은 탁월했고 중국대사인 바오퉁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윽고 아나스가 느긋하게 자리에 앉으면서 질문했다.

“그런데 바오퉁 대사께서 그런 자잘한 문제때문에 방문한것은 아닐거 같은데 말이지요.”

“사실은....”

“그러고보니 중국대사관의 주위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졌다고 하더군요.”

“총격사건이라니 무슨 뜻입니까?”

“대사께서는 뉴스도 안보십니까?”

아나스가 말하며 보좌관에게 신호했다.

정면에있는 대형 벽걸이 TV-를켰다.

얼마후 TV-에서는 니카라과의 최대 방송사인 솔레온(Soleon)에서 긴급뉴스가 나왔다.

아나운서가 마나과에있는 중국대사관 근처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졌다는 사건을 보도했다.

그리고 해당사건의 영상들이 보여졌다.

이것을보며 바오퉁이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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