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
중국의 발악 (02)
부아앙~ 20여대의 무장차량들이 시내를 질주했다.
현재 시간은 새벽 2시경-
저녁시간에 떠들썩했던 마나과 중심가의 풍경은 조용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고 도로를 다니는 차들도 별로 없었다. 따라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저우롱의 차량들을 막을 방해물은 없었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저우롱 대장님. 조금후면 아나스 대통령궁으로 연결된 첫번째 검문소 입니다.”
“지금까지 파악된것에 의하면 대통령궁까지는 모두 3개의 검문소가 있다. 그리고 첫번째 검문소에서 대통령궁까지의 거리는 대략 2km정도. 따라서 강행돌파다.”
“대장님의 말대로 2km의 거리라면 우리들의 무장차량으로 달리면 금방이니까 말이지요.”
“어차피 투스카 여단의 본대가 빠진이상 대통령궁의 경비병들 숫자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것도 대부분 대통령궁인 미스키(Missky)의 내부에 있을테니까. 따라서 본격적인 전투는 대통령궁의 내부로 돌입하고 나서부터다.”
저우롱이 대답했다.
그의 작전은 완벽했다.
이번전투는 전격적으로 돌파하면서 아나스 대통령궁을 확실하게 점령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나스를 포함해 내부에있는 모두를 전멸시키면 그뒤는 중국이 나설수 있다.
미스키궁이 박살나고 아나스가 죽으면 니카라과는 또다시 혼란상태로 바뀐다.
그때 중국은 자신들의 입맛에맞는 대리인을 세우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안되면 중국이 아나스의 서류와 서명을 위조한뒤에 니카라과가 중국에대해 군사개입을 요청하는 것으로 꾸며도된다. 어차피 그것을 밝혀줄 아나스는 시체가 될테니까 말이다.
“첫번째 검문소다! 전 부대 속도를 높여라!”
저우롱이 무전기로 외쳤다.
바아앙~ 선두에서 나아가던 차량이 가속했다.
검문소에있는 병사들이 외쳤다.
“멈춰라! 정지!”
“저놈들이 씨끄럽군.”
타타타! 타탕! 저우롱의 선두차량에서 자동소총이 발사되었다. 엄청난 사격이 퍼부어지자 검문소의 병사들이 겁에질려 좌우로 흩어졌다.
콰지직! 바리케이트가 단번에 박살나며 튕겨진다.
돌파된 검문소 사이로 나머지 차량들이 빠르게 통과했다.
사라지는 저우롱의 차량들을향해 경비병들이 사격을 가하였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바닥으로 몸을 날렸던 병사중에 한명이 일어났다. 툭툭! 가볍게 옷을털더니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중국놈들! 완전히 신났군.”
“일부러 통과시켜 준것도 모르고 아주 좋다고 달려가는군요.”
“어차피 들어오는건 마음대로지만 나가는건 불가능하지.”
이곳 검문소에는 단순한 바리케이트만이 아니라 더 많은 장비들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간단하게 버튼만 누르면 지면에서 두께 50cm의 강철판이 올라오는 장치도 준비된 상태다.
그외에 타이어를 펑크내는 브레이커등까지...
하지만 그들은 이것들을 전혀 가동시키지 않았다. 상부에서 지시받은 내용은 적들이 돌진해오면 적당히 대응하면서 통과시켜 주라는것.
“이제부터 네놈들은 독안에든 쥐새끼다!”
냉소하던 경비병이 스위치를 눌렀다.
쿠르릉! 바닥에 숨겨져있던 강철벽이 올라왔다. 높이만도 2미터에 이를정도의 것이였고 장갑차 마저도 막아버릴 수준이다. 그의말대로 조금전 돌파해간 저우롱의 무장차량들은 퇴로가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다.
***
“대장님. 모든것이 작전대로 입니다.”
부하가 외쳤다.
첫번째 검문소를 돌파한뒤에 2번째, 3번째의 검문소도 맹렬하게 뚫고 나갔다.
각각의 검문소에서 경비병들이 자동소총을 난사하며 대응했지만 소용없었다.
저우롱의 부하들이 맹렬한 사격을 퍼붓자 겁을먹고 도망치던 상황이다.
그리고 눈앞으로 아나스 대통령궁이 보였다.
새벽시간이라 불은 꺼진 상태다.
얼마후 내부에서 함성소리와 외침이 터지며 불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돌파당한 검문소에서 비상연락을 했을테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와서 막을려해도 소용없다.
대통령궁에있는 경비병들의 숫자는 많아봐야 3-40명정도. 전투실력에 있어서는 자신의 중화적혈단이 월등하게 앞선다.
“돌격부대. 진격해라!”
“알겠습니다.”
저우롱이 명령했다.
차량에서 내린 30명의 돌격대가 먼저 대통령궁 안으로 난입을 시작했다.
“1층에는 아무도 없는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2층으로 진격해라!”
“알겠습니다.”
저우롱이 명령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에 의하면 아나스 대통령의 집무실과 침실은 5층이다.
내부의 경비병들이 대응한다면 2층이나 3층에서부터 방어할려고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부하들의 실력은 뛰어났고 중국에서 최고의 정예병들이다.
“서둘러라!”
타다닥! 저우롱의 지시를받은 돌격부대가 계단을따라 올라갔다. AK-자동소총을 전방으로 향하면서 언제든지 사격할 준비를 마쳤다.
얼마후 그들이 계단을 반쯤 올라갔을때.
콰콰쾅! 좌우에서 폭발이 터졌다.
“어떻게 된거냐?”
“부비트랩 입니다.”
“인계철선이라도 건드렸나?”
“그런건 없었는데.”
돌격부대가 당황했다.
그때 배기성과 대원들이 위층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인계철선을 이용한 부비트랩은 베트남전때나 쓰던 구식이란거 모르나? 요즘은 적외선을 이용한 동작감지센서를 쓰지!”
“짱개놈들. 자신들이 최고인줄만 알았지. 기술은 형편없군.”
“저새끼들이! 사격!”
타타탕! 타타! 발끈한 돌격부대가 위층으로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하지만 대원들은 신속하게 몸을 피하면서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탁! 또르르! 계단을따라 10개의 수류탄들이 굴러내려 왔고 그것을본 돌격부대는 경악했다.
“피해라!”
“크악!”
콰콰쾅! 강력한 폭발이 터지며 기세좋게 나아가던 돌격부대는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 중화적혈단은 처음부터 그들의 상대가 안되었던 것이다.
“대장님에게 지원요청을해라!”
“대전차 로켓탄을 가져와라!”
계단을 지키는 대원들에의해 완전히 막혔다.
방법은 로켓탄을 발사해서 한방에 날리는것외에 없었다.
“대장님. 2층으로 올라가던 돌격부대가 막혔습니다.”
“그게 사실인가?”
“일단 대전차 로켓탄으로 박살낸뒤에 다시 진격한다고 합니다.”
“서둘러 대원들을 보내라!”
저우롱이 소리쳤다.
아나스 대통령이있는 5층까지 도달도 못한채 2층에서부터 막히다니?
저우롱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뭔가 좀 이상하다.
대통령궁을 경비하는 니카라과 병사들의 실력이 이정도가 될수는 없었다.
얼마후 대전차 로켓탄을 휴대한 인원들이 나아갔다.
그때 탕! 타탕! 총성이 연달이 터지며 달려가던 중화적혈단의 대원들이 픽픽 쓰러졌다.
“저격이다!”
“위치는?”
“옥상쪽입니다!”
“기관총으로 사격해라!”
타타타타! 무장차량에 장착된 기관총이 옥상을향해 탄환을 퍼부었다. 하지만 오창석의 저격팀은 신속하게 자리를 이동하며 다른곳에서 목표를 타격했다.
얼마후 스피커에서 음성이 나왔다.
“저우롱과 중화적혈단!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가 너희들의 무덤이다!”
“처음부터 함정이였다는 것인가?”
저우롱이 당황했다.
같이온 중화적혈단의 부하들도 동요했다.
“아나스 대통령님. 어떻게 하실겁니까? 여기서부터는 당신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아나스를향해 말했다.
잠시 아래쪽 상황을 내려보던 아나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정부는 자신을 속이고 배신했고 이제는 암살부대까지 보낸것이다.
그것도 니카라과의 상징이라고 할수있는 대통령궁을향해 기습해온 것이다.
“로버트 강(Robert Kang)의 말대로 저들을 그냥 살려보낸다면 중국은 이후에도 우리 니카라과를 우습게 볼것이 분명하겠군요.”
“앞으로 진행될 중국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는 있을겁니다.”
“그렇군요.”
대답하던 아나스가 무전기를 들었다.
“아나스 대통령이다. 지금부터 투스카 여단은 적들을 모조리 섬멸시킨다! 출동!”
“알겠습니다.”
통신기 반대편에서 투스카 여단장의 음성이 나왔다.
얼마후 쿠르릉! 대통령궁의 뒤편에서 30여대의 장갑차들이 돌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통령궁의 옥상에있는 서치라이트가 일제히 켜졌다.
파바밧! 단번에 중화적혈단을 압도하는 광경이다.
“저우롱 대장님. 처음부터 함정이였습니다.”
“분명히 투스카 여단은 남쪽으로 기동훈련을 갔다고 했는데.”
“놈들이 우리를 속인것이다.”
저우롱은 이제서야 파악이 되었다.
투스카 여단의 본대가 떠난것처럼 위장했지만 실제로는 소규모의 부대들이 계속해서 출발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위장전술을 편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제대로 알수없었고 정찰을 보냈던 자신의 부하들마저 감쪽같이 속을 정도였다.
저우롱의 내부에서 갈등이 생겼다.
여기까지와서 포기할수는 없었다.
하지만 투스카 여단의 강력한 기갑부대가 돌진해오고 있었다.
“돌격부대와 유격부대는 대통령궁에대한 공격! 아나스를 반드시 해치워라! 나머지 부대는 진격해오는 투스카 여단을 방어해라! 잠시만의 시간을 번다면 임무를 완수할수 있다.”
저우롱의 명령에따라 부하들이 움직였다.
이것을보며 프리먼이 고개를 내저었다.
“중화사상에빠진 광신도들이라 그런지, 끝까지 포기를 모르는군요.”
저우롱이 머리를 굴렸지만 소용없는 짓이였다.
타타타! 무장차량에 올라탄 저우롱의 부하들이 사격을 개시했다.
하지만 진격해가는 투스카 여단의 장갑차들은 최신형의 성능과 화력을 갖고 있었다.
“기관포 발사!”
“사격!”
콰콰콰콰! 20mm 기관포탄이 중화적혈단의 무장차량을 박살냈다.
콰쾅! 퍼펑! 폭발이 연달아 터지며 기관총으로 반항하던 적들이 고깃덩이로 변하였다.
저우롱의 명령에따라 대통령궁으로 돌입해간 돌격부대와 유격부대는 시체로 변하면서 튕겨져 나왔다.
“이대로 끝이란 말인가?”
부하들이 죽어가는 모습을보며 저우롱이 울부짖었다.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현재 남은 선택은 탈출해서 복수를 하는것 뿐입니다.”
“제길! 전원 후퇴하라!”
저우롱이 명령했다.
부하의 말대로 습격은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부하들이 일부라도 탈출하면 기회는 반드시 생긴다.
그러나 저우롱과 부하들의 탈출도 쉽지는 않았다. 차량으로 탈출하던 그들은 각각의 검문소마다 세워진 대형 강철벽에 막혔다.
얼마후 저우롱과 몇몇 부하들은 차에서내려 달렸다.
탕! 타타탕! 저우롱의 어깨로 총탄이 스쳐가며 휘청거렸다. 옆에서 동행하던 부하는 비명을 지르며 시체가 되었다.
최악의 상태!
하지만 저우롱은 복수심을 불태우며 달렸다.
아직까지 자신에게는 마지막 은신처가 있었다.
마나과에있는 중국대사관-
거기에 도착하면 적들도 더이상 쫓아오지 못한다.
아무리 니카라과 정부군과 아나스 대통령이라도 중국대사관을향해 함부로 쳐들어 오지는 못할테니까 말이다.
“저우롱 녀석! 결국은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갈데는 한곳밖에 없습니다.”“중국 대사관인가요? 만약에 그곳으로 들어가면 우리쪽에서도 손을쓰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아나스 대통령이 말했다.
대사관은 외교상 치외법권의 지역이다.
중국의 배신과 음모에 분노하는 아나스 대통령도 중국대사관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건 문제가 있었다.
아나스를향해 말했다.
“저우롱은 중국대사관으로 들어가지 못할겁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예. 저우롱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으니까 말이지요.”
“그렇군요. 저우롱의 과거를 봤을때에 다른곳에서도 적을 만들었을거 같으니.”
아나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