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
투스카 여단의 전투 (02)
“저건 무엇이냐?”
“공격헬기다!”
“놈들이 저런것까지 있었던 말인가?”
“대공사격 개시!”
타타타! 당황한 산디노 게릴라들이 자동소총과 기관총을 발사했다. 하지만 KA-50 공격헬기에서 비추는 강렬한 서치라이트 불빛때문에 제대로 맞추질 못하였다. 몇발의 탄환이 KA-50 헬기편대의 동체를 적중했지만 소용없었다.
핑! 피핑! 불꽃이 튀면서 날아왔던 탄환들이 허무하게 튕겨져 나갔다.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형의 공격헬기인 KA-50의 방탄능력은 뛰어났다. 원래 KA-50 은 미국이 자랑하는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대항하기위해 설계하고 개발을 하였다.
때문에 조종석과 동체의 방탄성능은 20mm 대공발칸포의 공격에서도 일정부분 버틸수 있었다. 따라서 그것보다 위력이약한 자동소총탄이나 기관총탄은 가볍게 튕겨내며 나아갔던 것이다.
“그물에걸린 물고기들이 발악을 하는군.”
“이거야말로 완벽한 기습인데요.”
“하지만 이번전투의 주인공은 니카라과군의 투스카여단이 맡기로 되어있다. 우리들은 간단하게 근접항공 지원을 하는것이 임무다.”
“그렇군요.”
바실리 편대장의 통신에 미스릴의 파일럿들이 대답했다. KA-50 공격헬기의 편대장을 맡고있는 바실리는 뛰어난 조종사였다.
러시아 육군항공대 출신으로 다양한 실전에도 참가했다. 선두로 나아간 바실리 편대장의 KA-50 공격헬기가 불을 뿜었다.
키릭! 하부에 장착된 20mm 기관포가 지상을향해 발사되며 엄청난 화력을 토해낸 것이다.
콰콰콰! 자동소총과 기관총으로 응사하던 산디노 게릴라들이 비명을 토해냈다.
“장갑차들은 뭐하는 것이냐? 저놈들을 격추시켜라!”
타베스가 소리쳤다.
중국한테 지원받은 신형 장갑차들중에 몇대는 대공 발칸포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산디노 조직은 지원받은 중국 장갑차를 지상용으로만 사용했다. 발칸포를 이용한 대공사격의 훈련도 안되어 있었고 조작법도 미숙했던 것이다.
그리고 주위가 탁 트인 상태라면 몰라도 베카계곡은 좌우가 높은 절벽으로 막혀져 있었다.
때문에 바실리 편대장의 KA-50 공격헬기들은 베카계곡의 좌우로 이동하며 움직였다. 장갑차에있는 대공발칸포로 조준을 할려면 금방 절벽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편대원들은 대공발칸포가 장착된 장갑차를 집중 공격해라.”
“알겠습니다.”
바실리 편대장의 명령에따라 KA-50 공격헬기들이 돌진했다. 하부에 장착된 20mm 기관포가 포탄을 토해냈고 지상에서는 폭발이 터진다. 그리고 대공발칸포를 쏘아대던 장갑차들이 로켓탄에 맞으며 박살났다.
“타베스 대장님. 이대로는 전멸입니다. 후퇴해야 합니다.”
“가르시아놈이 배신을 하다니! 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주마!”
타베스가 욕설을 퍼부었다.
명령에따라 산디노 부대가 후퇴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들어온 베카계곡은 탈출이 불가능한 곳이다.
“이제부터 투스카여단이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할 차례군요.”
“매복지점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프리먼이 대답했다.
타베스의 산디노 부대가 탈출을위해 나아가는 장소에는 니카라과의 정예인 투스카 여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카리브해의 군사기지인 프라스(Pras)섬에서 공수해온 각종 무기와 장비들로 전투력이 상승했다.
***
“조금만 더가면 베카계곡의 입구다.”
타베스가 주먹을 쥐었다.
가르시아에게 배신당했고 부대의 피해도 심각했다. 중국에게 지원받은 최신형 장갑차들을 50% 이상이나 잃었고 그외에 당한 부하들도 많았다.
하지만 베카계곡을 탈출하면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자신이 주특기로 삼는 정글로 들어간뒤에 다시 세력을 키우면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여전히 중국이 배후에서 지원해주고 있는 상태다.
계곡의 입구가 보이자 산디노 부대가 속도를 높였다.
그때 콰쾅! 선두에서 나아가던 차량이 폭발했다.
“무슨 일이냐?”
“설마 여기에도 적들이?”
당황한 부하들이 외쳤다.
얼마후 계곡 입구에서 불빛이 하나둘씩 켜진다.
지시를받고 매복한 니카라과의 정예부대인 투스카 여단이 본격적으로 나선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니카라과군은 산디노 놈들에게 계속 당했다. 하지만 오늘 전투는 다르다. 여기 베카계곡에서 저놈들을 전멸시킨다. 전부대 공격!”
베카여단의 지휘관인 탈레도가 소리쳤다.
명령이 떨어지자 베카여단의 장갑차들이 선두로 나섰다.
미스릴 부대에게 지원받은 장갑차 들이였고 성능도 탁월했다. 이바노프가 지휘하는 전투부대는 대전차 로켓탄을 이용해서 좌우에서 협공을 가하였다.
퓨슝! 콰쾅! 전방이 막혀서 당황하던 산디노 조직의 장갑차들이 폭발했고 주변에있던 보병들도 화염에 휩싸였다.
3면이 공격당하자 적들은 당황했다.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으니 깨달은 것이다.
“돌파해라!”
“불가능 합니다. 적들의 방어망이 너무나도 강합니다.”
투스카 여단은 지형적인 장점을 최대한으로 이용했다. 베카계곡의 입구를 틀어막은채 그곳에서 다가오는 산디노 부대를 하나둘씩 격파한 것이다. 잠시후 망원경으로 전황을 지켜보던 투스카 여단장이 명령했다.
“저기에 산디노의 두목인 타베스가 있다. 사격!”
콰콰콰! 기관포와 발칸포가 집중되었다.
타베스가 탑승한 전투차량이 공격받았고 엄청난 폭발과함께 튀어올랐다. 불길에 휩싸인 타베스가 최후의 비명을 내질렀다.
***
“와아아! 투스카 여단 만세!”
“아나스 대통령 만세!”
시내에 몰려나온 마나과의 시민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니카라과 역사에서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 니카라과의 정예인 투스카 여단이 산디노 게릴라조직을 격멸하다 >
< 베카계곡의 전투는 신화가 되다. >
니카라과의 방송국과 신문들이 대서특필하는 내용들이다. 베카계곡의 전투와 승전소식은 마나과에있는 시민들과 전국으로 방송되었다.
그리고 산디노의 습격으로 죽을줄 알았던 니카라과의 아나스 대통령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기뻐했다.
얼마후 아나스 대통령은 승리의 주역인 투스카 여단과함께 마나과의 중심부로 당당하게 입성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중국놈들은 제대로 한방 먹었군요.”
“아직도 완전히 끝난건 아닙니다.”
“실장님의 말대로 중국이 그냥 물러난다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중국정부가 해온 짓거리를 볼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거 같군요.”
이바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지휘하는 전투부대는 이번작전에서 큰 활약을 하였다. 카리브해의 작전기지인 프라스(Pras)섬에서 대량의 무기와 장비들을 니카라과까지 공수하는 작업을 해내었다.
그리고 프리먼과 김태천을 지원하며 니카라과의 정예인 투스카 여단을 훈련시키는 일에도 참가했다.
그녀와 카잔조직의 활동이 중요했기에 그들에게도 상당한 만큼의 보상이 주어졌다.
잠시후 내쪽으로 비밀통신이 들어왔다.
길버트에게서 온것으로 그는 MCU-펀드의 지원을받아 설립된 로이드 메탈(LLoyd Metal)의 사장이다. 사장인 길버트는 자원채굴과 광산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했다. 그리고 이번에 발견한 니카라과의 희토류와 레어메탈 광산에대한 탐사를위해 파견된 상태였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실장님의 말대로 이곳은 엄청날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전세계의 곳곳에있는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광산을 탐사했지만, 여기 부세토(Bhuseto)지역에있는 광산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입니다. 그리고 대규모의 정제시설이나 환경오염의 걱정없이 단기간에 막대한 양의 희토류와 레어메탈을 채굴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반가운 소식이군요.”
“현재까지 기본적인 탐사를 마쳤고 다음주 부터는 장비와 기술자들을 데려온뒤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부세토(Bhuseto)지역에있는 희토류와 레어메탈 광산의 채굴은 니카라과의 공동협력하에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미 아나스 대통령과 공동개발과 채굴에대한 협정은 맺어진 상태이입니다. 그리고 이것을통해 니카라과의 경제발전과 부흥에 큰 역활을 할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 중남미에서 가난한 후진국으로 취급받던 니카라과가 본격적으로 자원부국과 산업개발국으로 성장하게 될거 같군요.”
그의말대로 이제부터 니카라과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지도자인 아나스 대통령의 실력은 뛰어났고 국민들이 그에대해 가지는 신뢰와 존경심은 대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니카라과의 안정을위해 해결해야할 문제는 아직 남아있었다.
***
“설마 이런 상황이 될줄이야?”
“우리들이 아나스 그놈에게 제대로 한방 먹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작전들은 모두 극비리에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나스가 어떻게 알았다는 것입니까?”
바오퉁의 표정이 초조하게 변하였다.
이번작전이 성공리에 끝나면 자신은 저우롱과함께 상부로부터 엄청난 포상과 출세가 보장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본토의 베이징에서 엄청난 질책과 압력이 들어오는 중이다. 작전을 지휘했던 저우롱의 표정은 완전히 구겨졌다.
“베이징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니카라과의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은 중화제국의 패권을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성공시키라는 명령입니다.”
“그렇군요.”
저우롱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짜놓은 작전은 완벽했다.
니카라과군의 내부에서는 가르시아 장군을 포섭했고 쿠테다 조직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산디노 조직에대한 지원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결코 실패할수없는 작전인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이 모든것의 원인은 아나스 그놈이요!”
“.....”
바오퉁의 외침에 저우롱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은 아나스의 계략에 넘어간 것이다.
아나스가 죽었다고 발표되었을때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설마 자신의 죽음을 위장해서 숨어있는 세력들을 끌어내다니?
그리고 하나하나씩 각개격파하는 솜씨를 보인것이다. 특히 베카계곡에서 산디노 조직이 투스카 여단에게 박살난 사건에는 저우롱도 충격을 받았다.
투스카 여단이 니카라과군의 내부에서 정예부대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정도로 뛰어난 작전과 전투력을 발휘할줄은 몰랐다.
“이렇게되면 남은선택은 하나밖에 없군요.”
“정말로 실행하실 계획입니까?”
“이대로 본국으로 돌아갈수는 없소. 무엇보다 나를향해 이런 굴욕을준 그놈을 그냥 둔다는건 우리 중화적혈단(中華赤血團)의 수치요.”
저우롱이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바오퉁이 기뻐했다.
아직도 반전의 기회는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제까지 우리들의 작전은 니카라과의 쿠데타 조직이나 산디노 게릴라들을 이용할려다보니 실패했소. 어차피 그놈들은 3류에 불과했을 뿐이니까 말이요. 하지만 저우롱 동지의 중화적혈단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요.”
“지금쯤 아나스와 니카라과 정부는 자신들의 승리에 기뻐하며 방심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아나스만 확실하게 제거한다면 그뒤에는 우리 중국이 본격적으로 나설수 있습니다.”
바오퉁이 동의했다.
얼마후 저우롱이 인터폰을 눌렀다.
잠시후 2명의 부하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중화적혈단의 핵심인 저우롱에게 심복과도 같은 부하들이다.
“저우롱 대장님. 부르셨습니까?”
“현재까지 마나과에 잠입해 들어온 중화적혈단의 정예들은 몇명인가?”
“관광객을 포함해서 기술자들.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 신분을 위장해서 들어온 인원들은 모두 합쳐 100명이 넘습니다.”
“그들을 모두 소집해라! 지금부터 내가 직접 나선다.”
“드디어 시작이군요.”
“물론이다.”
저우롱의 눈빛이 살기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