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42화 (142/300)

# 142

시키는대로 잘 하는군

“시키는대로 잘 하는군.”

김태천이 마에다의 머리를 소음권총의 손잡이로 툭툭 건드렸다.

그러자 겁에질린 마에다가 애걸했다.

“원하는대로 했으니 우리들을 풀어 주십시요.”

“그건 좀더 기다려봐야 하는것이지.”

김태천의 냉소에 마에다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었다.

그의 바지는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부하들 앞에서 창피하게 오줌을 갈겼지만 그런걸 따질때가 아니였다.

자신들은 정말로 악마에게 걸린것이다.

마에다와 부하들은 정찰팀으로 여기에왔다.

보스인 우에스키의 명령에따라 주변에 적들이 있는지, 그리고 함정이 있는지를 파악하는게 임무였다.

처음에는 모든게 잘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멀리서부터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후 마에다와 2명의 부하들이 방심하고 있을때.

그들 앞에 김태천과 대원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헛점을보인 후방에서 나타났다.

마에다와 부하들이 반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지급받은 권총조차 뽑지못한채 제압을 당하며 쓰러졌다.

그리고 겨우 정신을 차렸을때.

그들은 완전히 결박되어 있었다.

마에다와 부하들이 갖고있던 핸드폰과 소지품은 모조리 압수된 상태.

김태천이 마에다를향해 명령했다.

우에스키에게 거짓 보고를 하라는 것.

여기에대해 마에다는 처음에 버텼다.

그러나 김태천은 냉소했다.

곧바로 마에다의 옆에있던 부하의 머리를 소음권총으로 박살냈다.

얼굴로 시뻘건 선혈과 허연 뇌수가 튀었다.

겁에질려 비명을 내지르는 마에다를향해 김태천의 펀치와 발차기가 작렬했다.

그리고 다시 겨누어진 총구.

마에다가 반항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지금쯤 우에스키는 조직원들을 모두 동원해서 달려오고 있겠군요.”

“물론입니다. 이녀석이 털어놓은 자백에 따르면 대략 300명정도라고 하는데, 끝장을 볼려고 한거 같습니다.”

“300개의 고깃덩이로군요.”

“듣고보니 맞습니다.”

김태천이 대답했다.

오창석이 내쪽으로 지도를 펼쳤다.

X 자로 표시로 된곳이 약속장소다.

이번 작전은 적의 헛점을 찌르는 것이다.

“어차피 놈들이 올려면 여기 도로밖에 없습니다.”

오창석이 가리켰다.

일부러 약속장소를 외길로 연결된 공터로 정한 것이다.

이곳은 도시에서 제법 떨어진 장소다.

하지만 일본에서 총격전이나 작전을 벌인다면 역시나 일본경찰이 출동하는것도 예상해야 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

“일본경찰에 대해서는 오창식팀이 맡아줘야 겠습니다.”

“겁을주면 그들도 무턱대고 오지는 못할 겁니다.”

오창석이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경험이 풍부한 그의 팀이기에 맡겨두면 충분할 것이다. 얼마후 김태천과 오창석, 그리고 배기성등은 신속하게 작전을 계획했다.

“시키는대로 하면 살려준다고 했잖아.”

“그건 너희 두목인 우에스키를 원망해라.”

대원들이 냉소하며 미리 파여진 구덩이로 마에다와 부하들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던 그들의 머리위로 흙을 퍼부었다.

***

“보스. 얼마후면 도착입니다.”

“순조롭게 되어가는군.”

“맞습니다. 조금전에 마에다로부터 들어온 보고내용도 확실합니다.”

“이번 습격이 성공하면 녀석에게도 포상을 내려줘야 되겠군.”

“그렇다면 마에다도 무척이나 감사할 것입니다.”

측근 부하가 대답했다.

그러나 우에스키와 측근은 지금쯤 마에다가 땅속에 파뭍혔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살기위해서 거짓보고를 했다는 사실도.

어차피 발악도 결국은 실패했지만 말이다.

부우웅! 선두쪽에서는 우에스키와 측근들이 탑승한 차량들이 나아갔다.

토야마구미(東山組)가 보유한 검은색 승용차들이다.

이것은 주로 조직의 보스와 상급간부들이 이용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후방에는 여러대의 버스들이 따라갔다. 이번 습격에 동원된 조직의 말단과 전투병들이다. 각각의 버스에도 간부들이 탑승했고 부하들을향해 소리쳤다.

“전원 무기를 점검해라.”

조직원들중 일부는 능숙하게 권총의 안전장치와 노리쇠등을 확인하며 탄창을 결합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조작도 못한채 어리숙한 모습이다.

“이제까지 한번도 권총을 쏴본적이 없는데. 코지마 넌 있어?”

“나도 없어. 하지만 야쿠자라면 확실히 칼이지!”

코지마가 일본도의 검집을 꺼내보이며 히죽거린다.

이번 습격을위해 우에스키는 조직내에있는 자금을 털었다. 그리고 블랙마켓(Black Market)에서 다수의 권총을 구입했다.

그리고 조직의 무기고에있던 것들까지 모조리 꺼낸 것이다. 하지만 조직원들중에 중간간부 이상정도만 권총을 사용할줄 알았다.

그러나 말단들은 총을 잡아본 경험도 없었다. 그래서 출동전에 간단하게 총기조작에대한 교육을 시켰지만 그 수준이란건 허접했다.

“저놈들 제대로 전투나 할수 있을까?”

“어차피 이번에 필요한것은 막강한 병력으로 밀어붙이는 거야. 보스도 그런 생각으로 조직원들을 총 동원한 것이니까.”

“그렇다면 이녀석들은 역시...”

두명의 중간간부들이 말단부하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권총조차 쓸줄 모르는 말단들을 데려가는 상황이니 어쩐 결과가 벌어질지 짐작이 된것이다.

하지만 그 두명도 우에스키를향해 이런 불만을 표시할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조직원들 앞에서 목이 잘리는건 자신들이 될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목표장소를 앞에두고 차량행렬들은 속도를 높였다.

그러던중 선두차량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차량이 덜컹거리며 겨우 멈추었다.

우에스키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무슨 일이냐?”

“보스 저앞을 보십시요.”

측근이 정면을 가리킨다.

우에스키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급박한 상황인데 눈앞에서는 도로공사가 진행중에 있었다. 표지판까지 몇개씩 세워진 상태다.

“어떤 상황인지 빨리 알아봐라.”

“하지만 공사중이라...”

“씨끄럽다. 만약에 저 앞의 작업하는 놈들이 반항하면 박살낸뒤에 밀고 나간다.”

“알겠습니다.”

우에스키의 외침에 측근이 대답했다.

얼마후 차량에서 몇명의 조직원들이 내렸다.

한껏 거드름을 피우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이새끼들아. 지금 무슨 일이야?”

“보면 모르시나? 도로 작업중이잖소.”

작업원중에 한명이 대답했다.

그사내는 김태천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허름한 작업복과 삽을들고 도로의 중앙을 완전히 파헤쳐 놓은 상태다. 중간에 뻥뚫린 구덩이를보자 다가온 야쿠자들이 당황했다.

“지금 우리들이 통과해야 되니까, 서둘러 저것을 메꿔.”

“공사중이란 표지판이 세워진걸 못봤소? 지금 바쁘니까 당신들이 돌아가면 될거요.”

“뭐라고? 진짜로 뜨거운 맛을 봐야겠어?”

발끈한 몇명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낸다.

나머지는 허리쪽에서 시퍼런 일본도를 뽑으면서 협박했다.

야쿠자들은 이정도면 충분히 먹힐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그들은 여기서 위장한 김태천과 대원들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

김태천이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네놈들이 뭘 어쩔건데? 크억!”

퓽! 퓨퓽! 기세좋게 외치던 야쿠자의 이마에서 바람구멍이 생겼다.

김태천이 선두에있던 2명을 찰나간에 소음권총으로 해치웠다. 나머지 대원들도 감춰둔 소음권총으로 사격을 개시했다.

그 속도가 워낙에 빨랐다.

그래서 권총을 뽑았던 야쿠자들은 총알조차 발사하지 못한채 쓰러지고 있었다.

***

“이게 어떻게 된거야?”

“적이다!”

후방에서 지켜보던 우에스키가 외쳤다.

처음에는 부하들이 겁을줘서 쫓아낼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선두차 돌진해라!”

우에스키의 명령에따라 선두에있던 승용차가 돌진했다. 하지만 공사중이란 표지판을 박살내며 나아가더니 구덩이에 쳐박혔다.

충격으로 정신없던 차량내의 야쿠자들을향해 김태천과 대원들이 연속으로 소음권총을 발사했다.

퍽! 퍼퍽! 안에있던 조직원들은 반항조차 못한채 시체가 되었다.

“공격개시!”

김태천이 헤드셋으로 지시를 내렸다.

정면에서 벌어지는 상황조차 모르던 후방의 차량들. 버스에 타고있던 야쿠자들을향해 대원들의 습격이 개시되었다.

퓨슝! 쉬아아앙! 길의 좌우에 매복해있던 대원들이 버스를향해 대전차 로켓탄을 쏘았다.

“저기 뭔가가 날아오는데.”

“멍청한 놈! 로켓탄이다. 피해라!”

쾅! 콰콰쾅! 버스를 강타한 로켓탄의 폭발력은 엄청났다. 단 한발에 버스가 화염에 휩싸였고 공중으로 튕겨져 올랐다.

그안에는 수십명에 이르는 야쿠자들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탈출조차 못한채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첫번째 버스를 강타한뒤에 대전차 로켓탄들은 연속으로 날아들었다.

“여기서 탈출해라!”

“차를 후진해라!”

비명과 다급한 외침들이 연달아 터졌다.

일부는 운좋게 버스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차에 타고있던 야쿠자들은 권총을 빼들며 저항했다.

“완전히 얼이 빠졌군.”

“어차피 야쿠자 놈들의 수준이란게 뻔하니까.”

배기성이 말하며 다음 타격을 준비했다.

철컥! 묵직한 노리쇠가 후방으로 당겨졌다.

삼각대위에 설치된것은 12.7mm의 강력한 기관총탄을 퍼붓는 캘리버-50 중기관총이다.

보통의 M60 기관총보다 더 강력한 탄환을 사용했고 그 위력은 인간의 육체를 산산조각으로 만들 수준이다.

야쿠자들이 방어를위해 숨어있는 차량이나 버스의 차체쯤은 단번에 관통해 버릴수 있었다.

콰콰콰! 드르륵!

12.7mm의 가공할 기관총탄이 날아가며 야쿠자들을 고깃덩이로 만들었다. 머리를 맞는순간은 그대로 으깨진 수박처럼 터져나갔다.

“이놈들아. 반격해라!”

탕! 타탕! 조직의 간부들이 권총을쏘며 대응했다.

하지만 권총의 유효사거리는 짧았고 캘리버-50 중기관총에는 애초부터 상대가 안되었다.

“으아아아!”

광분한 야쿠자들중에 일부가 권총과 일본도를 휘두르며 달려나왔다. 그러자 중기관총을 발사하던 배기성이 옆의 대원에게 신호했다.

딸깍! 대원이 들고있던 격발기를 눌렀다.

그러자 길의 좌우에 설치된 크레모어들이 일제히 터진다.

콰콰콰쾅! 한개의 크레모어에는 1000개가 넘어가는 쇠구슬들이 있었다.

그것이 강력한 폭발력과함께 전방으로 쇄도했다. 그리고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던 야쿠자들을 한순간에 쓸어버렸다.

***

애애앵~ 사이렌과 스피커 굉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긴급상황 발생.”

“관내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순찰자들은 출동해라!”

김태천과 대원들이 야쿠자들을 전멸시키는 장소에서 좀 떨어진 세키하라 경찰서. 그곳에서 느긋하게 있던 일본 경찰들은 혼란에 빠졌다. 조금전 총격음이 터졌다는 신고때문에 출동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얼마후 몇대의 순찰차들이 사이렌과 경광등을 번쩍이며 나섰다. 하지만 그들의 현장출동은 얼마가지 못해 완전히 막혔다.

“상대는 일본경찰이다. 어차피 야쿠자들과는 다르니까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사격해라.”

“걱정 마십시요. 팀장님.”

오창석을향해 스나이퍼 대원들이 말했다.

두명의 대원들이 M95 바렛(Barrett) 대구경 저격총을 준비했고 장전을 마쳤다.

철컥! 12.7mm의 강력한 탄환을 사용하는 바렛 저격총의 위력은 뛰어났다. 콘크리트의 벽뒤에 숨은 적까지도 관통해서 끝장낼 정도였다.

이윽고 스코프로 접근해오는 일본 순찰차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중에 선두 차량을 노렸다.

하지만 스나이퍼 대원들이 노린부분은 운전하는 일본경찰이 아니라 본네트쪽이다.

펑! 퍼펑! 바렛 저격총에서 발사된 강력한 탄환이 순찰차의 본네트에 적중하며 내부에있던 엔진까지 박살냈다.

“으아아!”

운전하던 일본경찰이 비명을 토해냈고 핸들을 꺽으며 반대쪽 길가에 쳐박혔다.

그리고 뒤에서 따라오던 순찰차들도 본네트가 차례로 박살나며 완전히 멈춰버렸다.

당황한 일본 경찰들이 권총을 꺼내며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그들이 오창석과 스나이퍼팀을 발견할수는 없었다. 1200미터 이상의 먼거리에서 원거리 저격으로 사격한 것이다.

“이정도면 충분하겠군.”

오창석이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헤드셋으로 강민을향해 연락했다.

“일본 경찰쪽은 처리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쪽도 대부분 끝난 상황입니다.”

강민이 오창석을향해 대답하며 정면을 바라보았다.

300명에 이르던 야쿠자 조직.

그것이 단번에 박살난 것이다.

김태천을향해 발악하며 달려들던 우에스키가 최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녀석의 머리가 박살나고 고깃덩이로 변한 시체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