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38화 (138/300)

# 138

사냥감을 추격하다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군요.”

“예. 중국 녀석들도 저번에 크게 당한뒤로 일단 작전상 후퇴를 한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천이 대답했다.

손에든 보고서를 확인하며 창가로 다가갔다.

정면으로 한강을 포함해 주변 경치들이 보인다.

한강의 기적-

한국의 경제발전을 말할때에 항상 나오는 문구다.

과거와 다르게 지금 한강은 훨씬 깨끗해졌고 이제는 자연 친화적인 장소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한강이 보이는 장소에있는 아파트나 건물들이 고가에 속한다.

미국에서의 업무를 끝낸뒤에 다시 돌아온 서울의 모습은 예전과 그대로다.

저녁 시간이되자 도심에서는 퇴근시간의 러시아워로 수많은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서울 시민들은 오늘도 바쁜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도 한때는 보통의 서울 시민들중에 한명이였다. 그리고 세상의 어둠속에서 돌아가는 사건과 흑막들을 몰랐다. 하루 벌어먹고 살기도 힘든 쳐지였으니 당연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조용한듯 보이지만 서울과 한국에서는 비밀스런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얼마전 한국에서 활동했던 중국 스파이들의 사건이다.

이미 한국의 대표기업중에 하나이자 최고의 스마트폰 메이커인 삼진(Sam Jin)을 한방먹였고, 그후에는 내가 지원중인 KR-전지를향해 수작을 부렸다.

아마도 삼진에 대해서만 스파이 공작을 펼치고 그정도에서 만족했다면 우리쪽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쪽 스파이들은 자신들의 성공에 자만했고 나중에는 KR-전지의 슈퍼배터리까지 노렸다.

그것이 녀석들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그 댓가는 확실했다.

한국에 몰래 잠입했던 중국 스파이 조직망이 단번에 박살났으니 말이다.

그것으로 끝난것은 아니다.

이후에 나는 CIA-와의 협상을통해 한국내의 중국 스파이들에대한 감시를 지속했다.

이 부분에서 큰 역활을 한것이 국내의 CIA-요원들이다.

그들로서도 KR-전지의 슈퍼배터리를 포함해서 핵심기술이 중국쪽에 넘어가는건 상당한 손해니까 말이다.

지금 미국내의 IT-기업들과 전자기업들은 KR-전지의 슈퍼배터리를통해 상당한 이득을보고 있었다.

미국내에서 중국전자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대폭적으로 줄었고 이것의 결정적인 역활이 KR-전지의 슈퍼배터리다.

현재 KR-전지의 슈퍼배터리는 다양한 분야로 응용되고 있었다.

그에따라 KR-전지의 주가를 포함해 규모는 단기간에 상승했다. 이제는 미국에 현재 공장을 설립했고 그곳에서도 막대한 양의 슈퍼배터리가 생산되고 있었다.

“실장님의 작전대로 KR-전지는 세계 최대의 정보조직에게 보호를 받고있군요.”

“CIA-가 국내에서 실시하는 여러가지 정보수집 활동중에 추가된 것이지요. 그렇다해도 KR-전지의 정대현 사장을 포함해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감시와 방어역활을 하는걸보니, 국내에있는 CIA-요원들의 실력도 제법인거 같습니다.”

“전투는 몰라도 첩보활동 만큼은 오랜동안 쌓아온 노하우(Know-how)가 확실한 조직이니까 말입니다.”

김태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전 내가 살펴본 서류는 한국에서 활동중인 CIA-의 비밀지부에서 보내온 것이다.

KR-전지를 포함해 삼진(Sam Jin)에대해 중국 스파이들의 위협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 스파이들이 한국내의 첩보활동을 완전히 포기한것은 아니지만 한동안은 덤벼들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 뜻이다.

제대로 한방 당했기에 현재까지는 몸을 사리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그것이 언제까지 갈지는 미지수지만 또다시 비밀공작을 시도한다면 그때에는 더 큰 댓가를 치룰것이다.

***

“역시 한식은 인사동이군요.”

“지금은 서울을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많은 장소중에 한곳입니다.”

“미국에 있다보니 한식이 항상 그리웠는데, 한국에와서 그것도 전통식의 궁중한식을 먹으니 좋군요.”

“디저트로 케이크나 커피대신 수정과나 식혜를 먹는것도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박광석 후배들이 감탄했다.

소박한 정원이 있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전통의 궁중 한식집이다.

서울 인사동의 중심에서 북쪽으로 좀 떨어진 한옥마을에 있는곳이고 여기는 송재동의 소개로 온것이다.

송재동은 JSE-(K)투자와 MCU-펀드의 법률자문이다.

따라서 그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에서도 활동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외국인들과 만나거나 비지니스를 할때에는 전통의 한식당인 대장금(大長今)에와서 식사를하는 경우도 있었다. 송재동은 여기 식당의 단골중에 한명이였고, 그래서 가장 전망이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는 어떻습니까?

“실장님의 지시로 TM 엔터테이먼트에대해 디테일하게 파헤쳐 봤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정태만 녀석. 완전히 쓰레기 수준입니다.”

“맞아. TV-에서는 가면을쓰고 온갖 위선을 떨더니.”

박광석 후배들이 분노하고 있었다.

유성태가 폭행사고를 당한뒤에 정태만은 기자회견을 하였다. 유성태가 TM 엔터테이먼트 소속의 탑스타였으니 당연할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정태만은 가짜 눈물까지 흘려댔고 유성태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범인을 잡기위해 목숨을 걸겠다는 소리까지 했다.

이것으로 정태만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한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것이 가짜였고 연극이다.

“TM 엔터테이먼트가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기획사이고 업계 1위라는 명성이 있지만 실제의 내부사정은 완전히 틀립니다.”

“어느 정도입니까?”

“정태만은 자신의 회사에서 한류스타들이 나오고 돈을 벌게되자, 그것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사업에 뛰어든 것입니다. 제딴에는 사업 다각화를통해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수작이였지만 녀석이 손대는 사업마다 계속 실패를 했습니다.”

“어차피 TM 엔터테이먼트에서 성공한 스타들도 대부분은 이호성의 실력으로 발굴한 인재들이고 키워낸 것이니 말이지요.”

“맞습니다. 이호성 부대표가 TM 엔터테이먼트를 떠난뒤로는 진짜로 내리막길 이더군요. 새롭게 데뷔시킨 그룹이나 연예인들도 연달아 실패했고, 그나마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으로 겨우 유지하던 상황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박광석이 대답하며 서류를 보여주었다.

잠시 살펴보았다. 정태만의 TM 엔터테이먼트의 적자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것만이 전부는 아닐거 같군요.”

“또 있습니다. 정태만은 회사의 상태가 악화되자 결국은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놈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상당부분 넘겨주기도 했습니다.”

“야쿠자라... 어떻게 그런일이 생겼습니까?”

조금은 의외의 상황이다.

박광석이 설명을 시작했다.

한국에는 많은 숫자의 일본계 기업들이 들어온 상태다. 그중에 상당수는 재정이 투명하고 또한 정상적인 기업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활동중인 야쿠자 조직들 중에는 한국을 돈세탁과 자금의 전환, 그리고 일본경찰의 법망과 수사를 피하기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중에 하나가 산와상사(山臥商社)다.

이 기업의 사장과 설립자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회사설립에 관계된 지분중에 상당수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즉 일본 야쿠자가 자신들에게 협조하는 한국인을 내세워서 가짜 회사를 만든것이다.

겉으로는 일본과 한국사이에 무역을 하는것처럼 꾸몄지만 실제적인 무역업무는 별로없었다.

“그리고 정태만의 과거 행적중에 일부를 조사해보니 일본에서 오래지냈던 흔적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때에 일본의 야쿠자나 범죄조직과 연계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하긴 정태만이 전에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 진출한다고 했을때에 일본에서 꽤 능숙한 일본어로 기자회견을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때에 시청자들 중에는 정태만이 일본어 잘한다고 칭찬하는 글들도 있었는데.”

박광석의 후배가 말했다.

초기에 정태만이 TM 엔터테이먼트를 세우고 소속사의 활동방식이나 여러가지도 일본의 기획사를 모방해서 한것이 많았다.

다만 TM 엔터테이먼트의 성공이후에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나온 소속사들은 한국식의 방식을 선택했고 지금에까지 이른다.

“실장님. 이런것을 볼때에 한류스타인 유성태를 습격한 범인놈들은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놈들이 분명한거 같습니다. 정태만의 요청에따라 한국에 건너왔고 그뒤에 범행을 저지른뒤에는 서둘러 일본으로 도주했을 겁니다. 그렇다보니 경찰에서도 쉽게 증거와 단서를 찾을수 없었던 것이고.”

“김태천씨의 말에 동감합니다.”

유성태를 폭행한 수법이나 식물인간으로 만든 방법등이 보통의 솜씨는 아니다.

“하지만 유성태는 한류스타였고 대부분의 경우 경호원이 함께 다녔는데, 그가 단독으로 있을때를 정확하게 노린 부분입니다.”

“거기에대해 좀 의심되는 녀석이 있습니다.”

“누구 입니까?”

“유성태의 매니저였던 이재박입니다.”

“경찰에서도 당연히 매니저에 대해서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했을건데 말이지요.”

“매니저가 직접 유성태의 폭행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몰래 정보를 전해주는건 가능할 겁니다.”

“지금 그는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까지 조사한 자료를보니 역시 국외로 튀었군요.”

“어디입니까?”

“일본입니다.”

상황이 명확해지고 있었다.

유성태는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유성태의 매니저인 이재박은 유성태가 데뷔때부터 같이 해왔던 사이다.

하지만 유성태의 매니저는 결국 TM 엔터테이먼트의 정태만과 내통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유성태는 무심결에 자신이 KW 엔터테이먼트로 옮길것을 말했을 것이고 그것이 정태만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유성태가 TM 엔터테이먼트에서 유명한 한류스타로 컸지만 그가 실제로 받은 수익등이 많은것은 아니였다.

정태만이 중간에서 상당부분 가로채간 것이다.

따라서 유성태로서도 전속계약이 끝나기만을 바랬을 것이고 재계약은 생각조차 않았을게 분명했다.

그에반해 나의 KW-엔터테이먼트는 이호성이 발굴한 스타 지망생들이나 후보생들을 키우는데 들어가는 투자금등에 대해서는 절대로 소속 연예인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그리고 소속된 연예인들이 성공하면 그만큼의 적절한 보상과 수익배분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한국에있는 소속사들중에 상당수가 구시대적인 방법을쓰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소속사의 규모가작고 한탕주의를 생각하는 소속사들 일수록 더 많았다.

하지만 TM 엔터테이먼트의 정태만은 이미 업계 1위로 성장해서 상당한 규모가 있는데도 그런 비열한 수법을 계속 유지했던 것이다.

“이제까지의 정보와 상황을보니 TM 엔터테이먼트와 정태만에 대해서는 그냥 놔둘수가 없겠군요.”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한류스타인 유성태의 폭행사건에 가담한 매니저에대한 처리부터 시작해야 될거 같습니다.”

“녀석이 일본으로 튀었지만 찾아내는건 충분히 가능할거 같습니다. 그녀석이 빈털털이로 일본에 간것은 아닐테고 정태만에게 상당한 돈을 포상금으로 받았을 겁니다.”

“그리고 갑자기 큰돈이 생겼다면 그것을 쓰고 싶은것이 사람의 심리지요.”

“이재박같은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흔적을 감추는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쯤은 한국에서도 수사가 미결로 끝났고 여론도 잠잠해졌으니 방심하고 지낼것은 분명할 겁니다.”

김태천의 말에 동의했다.

한류스타 유성태의 폭행사건은 한동안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추가적인 증거가 나온것도 없고 경찰수사도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이 식물인간이된 유성태에대해 안타까워 했지만 이제는 언론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결국 정태만에게 당하고 억울하게 된것은 유성태다.

“유성태는 연기도 잘하고 호감형이였는데. 그런 상황이 되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최소한 이것으로 그 원한중에 일부는 풀수 있겠지요.”

“그럴겁니다.”

유성태가 식물인간에서 회복될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그렇게만든 놈들에대한 복수는 될것이다.

내가 유성태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선것은 아니지만 TM 엔터테이먼트와 정태만은 그냥 놔둘수는 없었다.

나의 KW 엔터테이먼트의 사업에도 방해가되고 한류를통한 문화산업과 비지니스에도 암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암물질이 발견하면 도려내거나 죽이는게 최선이다.

“김태천씨와 팀원들은 일본으로 가서 활동해 주십시요. 이후에 저와 박광석 팀원들도 일본으로 건너간뒤에 지원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사냥감을 추격하는 것이군요.”

“예. 이번에는 그 대상이 유성태의 전 매니저인 이재박입니다.”

“재밌군요.”

김태천이 냉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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