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35화 (135/300)

# 135

아사히 신문의 특종뉴스

“긴급 상황이다.”

“서둘러라.”

“야스히로 회장님의 VIP-병실에서 사고가 터졌다.”

다급하게 외치는 의사들의 음성.

간호사들이 뛰어갔다.

평온하던 메이지 병원에서는 혼란이 벌어졌다.

환자들중에 최고 VVIP-가 입에서 피를토하며 쓰러진 것이다.

이런 혼란상황과 소동은 메이지병원을 감시하고 있던 오다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오다 선배님. 조금전 들어온거 확인했습니까?”

“물론이지. 저 병원에 미쯔비시 재벌의 총수인 야스히로 회장이 있다는 사실과 늙은 재벌회장에게 큰 사고가 났다는 것이지.”

“저번에 집무실에서 쓰러지고 난뒤에 얼마안되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군요. 뭔가 숨겨진 흑막이 있지 않을까요?”

“현재로서는 알수없지. 그러나 알아낼 방법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

오다가 냉소를 지었다.

정보를 캐내기위해 오다는 다른것도 준비해 두었다. 미쯔비시 회장의 VIP-병실은 엄중한 경계가 있었다. 문앞에도 몇명의 무장한 경호원들이 있는것도 확인했다. 때문에 자신이 아사히 신문의 기자라해도 쉽게 접근할수 없었다.

하지만 간호원은 다르다.

메이지병원의 의사를 매수하는건 힘들지만 간호사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오다는 능글거리는 성격과 사교성을통해 이미 한명을 포섭해둔 상태다.

그에 걸맞는 적당한 뇌물도 같이 사용했다.

오다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치코 짱~ 잘지내고 있어?”

“오다씨. 안녕하세요. 저번에는 여러가지로 즐거웠어요.”

수화기 반대편의 미치코가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오다와 보낸 하룻밤의 섹스가 아직도 그녀를 설레게 만들었던 것이다.

“아무튼 선배님의 여자 후리는 솜씨는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이것도 잘난 여자한테는 안통해. 하지만 미치코 짱은 다르니까.”

오다가 후배를향해 속삭인뒤에 썰을 풀기 시작했다.

“조금전에 야스히로 회장이 쓰러졌다고 하던데.”

“그걸 어떻게 아세요?”

“다 아는 방법이 있지.”

“그것때문에 저도 미치겠어요. 지금 비상사태라... 어쩌면 오늘밤 오다씨를 만나러 못갈지도 몰라요.”

“그건 정말로 슬픈데. 대신에 부탁이 있는데 말이야.”

오다가 능글거리며 대화를 시작했다.

***

“실장님이 일본의 아사히 신문과 방송국에 투자한것이 여러가지로 이득을 보는군요.”

“좋은 소식이라도 들어왔습니까?”

“이걸 보십시요.”

박광석이 모니터를 내쪽으로 향했다.

아사히 방송국에서 특종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 아사히 방송입니다. 오늘은 얼마전 미쯔비시 본사에서 쓰러졌던 야스히로 회장에대한 소식입니다. 이제까지 야스히로 회장은 도쿄 국립병원에 입원해 있는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실은 은밀하게 후지산 기슭에있는 메이지병원으로 옮겨진 상태입니다. 메이지병원은 사립병원으로 국내에서 최고시설과 장비를갖춘 VIP-전용의 병원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에게 도쿄 국립병원에게 있는것처럼 한뒤에 VIP-병원으로 몰래 옮긴 이유가 궁금해지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조금전에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보이는 영상과 사진이 현재 야스히로 미쯔비시 회장의 상태라고 합니다. 메이지 병원에서도 발작과 경련을 일으킨 사고뒤에 지금은 산소호홉기에 의존해서 겨우 생명이 붙어있는 식물인간의 상황입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은 현재 메이지 병원에 나가있는 취재팀을통해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쯔비시와 야스히로의 측근들이 숨기고 싶었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다.

야스히로가 메이지 병원으로 몰래 옮긴것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대원을통해 확인했다. 이 정보를 우회해서 아사히 신문과 방송국쪽에 흘린것이다. 예상대로 아사히 신문에서는 제대로 특종을 만들어 내었다.

“이번에 특종을낸 기자가 오다 신스케-라는 인물이군요.”

“아시히 신문에서도 베테랑 기자에 속합니다. 그렇다해도 경계가 철통같은 야스히로 회장의 병실내부와 그의 사진을 얻어낸걸보면 상당한 수완인거 같습니다.”

“본인이 직접 들어간것은 아닐겁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박광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 아사히 신문과 방송국에 투자한 것보다 몇배의 성과를내고 있었다.

야스히로가 식물인간이 된 사진과 영상은 일본 시청자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충격과 혼란이 생긴것은 야마토 유니온과 일본내 극우파 세력들이다.

특히 야스히로가 뭣때문에 저렇게 된것인지를 알고있는 측근들과 극우파 상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정신없을 것이다.

적들이 혼란에 빠졌을때 아군에게는 더 큰 기회가 생긴다.

“지금부터 박광석팀과 스몰츠팀은 인텔(Intel)에 스며든 일본세력을 완전히 제거해 주십시요.”

“가능합니다. 일본과 내통했던 루퍼트가 행방불명된 상태라 제대로 대응할 기회도 없을겁니다.”

“그나저나 루퍼트는 지금쯤 잘 지내고 있겠군요.”

“예, 시베리아로 장기여행을 떠났으니까요. 그리고 지하감옥에서 평생동안 햇빛을 보지는 못할겁니다.”

“많아봐야 1~2년 버티다가 죽겠군요.”

박광석이 말했다.

포로로잡은 루퍼트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카잔조직을 이용해 동시베리아로 이송시켰다. 그전에 김태천은 루퍼트를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빼냈다.

겁이많은 루퍼트는 살기위해서 모든것을 털어놓았다.

약속대로 루퍼트를 죽이지 않았지만 동시베리아의 야츠크 기지에있는 지하감옥에서 평생을 썩을것이다.

***

“오늘부터 인텔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군요.”

“이번 사건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 보람을 느낍니다.”

송재동과 스몰츠가 말했다.

두사람의 말대로 오늘은 인텔에 있어서 중요한 행사가 벌어진다.

루퍼트 사장의 행방불명은 미국에서 대서특필 되었다.

이것에대해 FBI(미연방 경찰국)에서도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엄청난 인력과 수사관을 동원했지만 어떤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루퍼트 사장은 비니지스 출장을위해 개인적으로 일본에갔다.

흔한 수행원도 없이 단독으로 갔고 이것은 이례적인 사항이다. 그뒤에 루퍼트가 미국으로 돌아왔다는 기록은 없었다.

당연했다.

루퍼트는 사카다 부대가 작전을 성공시킨뒤에 당당하게 인텔로 돌아갈 결심이였다.

그때문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올때에도 사카다 부대와함께 비밀스럽게 들어왔다.

야마토 유니온에서 파견된 추가병력들이 미국에 잠입하는데도 루퍼트가 배후에서 힘을 쓴것이다.

이것이 루퍼트의 계획이였지만 모두 실패했다.

루퍼트는 멍청하게 플래그빌(Falgville) 마을에대한 공격에서 사카다와 동행했다가 포로로 잡혔다. 그뒤에는 시베리아에서 평생동안 썩는 신세가 된것이다.

여기에대해 FBI(미연방 수사국)에서 아무리 뒤진다해도 증거를 찾아낼수 없었다.

결국 루퍼트 사장에대한 행방불명 사건은 미결로 끝났다.

그사이에 내쪽에서는 발빠르게 행동했다.

루퍼트를통해 상당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다.

그 정보를 이용해 박광석과 스몰츠팀에게 지시를 내렸다. 인텔에대해 지분을 늘리고 본격적인 작전을위한 준비는 충분했다.

미쯔비시와 일본 대기업들로부터 뜯어낸 100억달러(10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쪽에있던 MCU-펀드에서 추가로 100억달러를 보태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실장님의 예측대로 우리쪽이 인텔(Intel)의 핵심 지분자중에 한명이 되니까, 프랭크를 신임사장으로 지원하는것도 쉽게 되었습니다.”

“그외에 프랭크 본인도 실력도 상당히 작용했습니다.”

“맞습니다. 루퍼트 사장이 없어지고 난뒤에 혼란에빠진 인텔을 수습하고 정상화 시키는데 엄청난 공헌을 했으니 말이지요.”

스몰츠가 말했다.

플래그빌(Flagville)의 전투이후에 프랭크는 자신이 할일을 깨달았다. 용기있게 인텔로 돌아갔고 역동적으로 혼란을 수습하는데 앞장섰다.

이미 그는 인텔에서 활동한 오랜경력과 실력때문에 추종자들이 많았다.

특히 그가 R&D(연구개발)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은 레전드급의 수준이다.

루퍼트의 행방불명이 미결로 끝나면서 인텔에서는 새로운 사장을 임명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프랭크는 처음에는 선뜻 내켜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적임자였다.

얼마후 프랭크는 임원회의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신임 인텔사장으로 추대되었다.

그리고 이 뉴스가 속보로 나가자 월가를 포함해서 미국의 금융계, 그리고 블룸버그 뉴스등의 언론사들이 대서특필했다.

얼마후 내쪽으로 프랭크가 다가왔다.

그의 부인과 어린딸도 동행하고 있었다.

프랭크는 자신보다 가족들이 무사한것에 기뻐했다.

“앞으로 인텔과 AMD-는 계속해서 선의의 경쟁관계를 가지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이전처럼 무조건적인 적대관계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서로간에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것도 컴퓨터와 IT-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입니다.”

프랭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MCU-펀드에서는 AMD-에 상당한 자본을 투자했고 기술개발도 진행중에 있었다.

처음에는 AMD-를 막강하게 키워서 인텔의 대항마로 만들고 인텔을 박살낼 계획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쪽에 호의적인 프랭크가 신임사장이 되었고 이제는 인텔에도 나의 지분이 상당부분 있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AMD-와 인텔이 서로간에 좋은 경쟁을하며 발전시키는게 더 중요했다.

얼마후 프랭크는 수행원들과함께 기자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나아갔다. 카메라 플래쉬가 연달아 터지고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프랭크는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서 능숙하게 진행을 시작했다. 인텔(Intel)이라는 컴퓨터 거대기업을 이끌어 가기에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컴퓨터 업계의 최고 기업인 인텔(Intel)과 AMD-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수있는 존재가 되었다니. MCU-펀드가 이정도로 강력하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것으로 양쪽이 발전할수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렇군요.”

송재동이 동의했다.

***

랭글리의 CIA-본부로 들어가는 과정은 비슷했다. 3~4번의 엄중한 검문소와 바리케이트를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CIA-본부에는 평범한 민간인이 들어올수도 없었다.

전세계의 첩보원들에게 CIA-본부의 위치가 알려져 있었지만 이곳을향해 도전할 세력은 지금까지 없었다.

과거 냉전시대때 러시아의 KGB-는 미국내로 스페츠나츠(러시아 특수부대)를 잠입시켜서 랭글리에있는 CIA-본부를 타격할려는 작전도 세웠다.

하지만 그것은 마지막 단계에서 취소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CIA-본부의 경비상태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였기 때문이다.

“당신이 먼저 연락을 주셔서 놀라기는 했습니다.”

나탈리가 말하며 검문소에 배치된 요원들을향해 CIA-신분증과 서류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얼마전 우리들이 한국에서 진행한 중국 스파이들과의 작전때에 CIA-요원으로 참가했다.

컴퍼니(CIA 본부)에서의 능력도 뛰어났고 지금도 그녀를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중인 CIA-요원들의 정보를 활용할수 있었다.

한국내에서 활동하던 중국쪽 스파이들을 해치웠지만 중국 본토에는 아직도 세력이 남아있었다.

그 대책으로 지금은 CIA-요원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며 정보수집과 감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여기는 언제나 복잡하군요.”

“전세계에서 요원들이 전송하는 정보. 그리고 NSA-를 포함해서 미국이 쏘아올린 첩보위성에서 오는 정보들까지 모두 처리해야 하니까요.”

나탈리가 말했다.

CIA-의 정보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하지만 그들도 만능은 아니다.

이번에 인텔을 포함해 미국내에서 야마토 유니온이 벌였던 여러가지 비밀공작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로서는 미국의 CIA-에게 이런 정보와 상황을 전달해주고 대신에 그들의 협력과 지원을 얻기로 계획했다.

얼마후 우리들은 나탈리의 안내를받아 CIA-의 핵심들이 모여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지금부터 CIA-와의 협상을 시작할 시간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