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
일본 광신도들의 발악 (01)
“야마토 유니온의 여러분. 플래그빌(Flagville)에 온것을 환영합니다. 원래 이곳에있던 주민들은 수년전에 떠났지만 그래도 마을내부에는 제법 볼거리가 있습니다. 그런걸 구경한뒤에 여기 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꽤나 성급하시군.”
“이자식! 프랭크는 어디에 숨겼나?
선발대 리더가 소리쳤다.
자신들이 속았다는 사실에 분개했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 겠으니 말이다.
“인텔의 데이터를 찾으러 온것이 아니라 프랭크가 목적이였나?”
“.....”
강민의 말에 리더가 움찔했다.
적들은 자신들이 올것을 미리알고 있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런 장치로 속일리도 없으니 말이다. 리더는 강민과 시간을 끌면서 옆에있던 부하들에게 신호했다.
상대가 숨어있는 장소를 찾으라는 것이다.
스피커로 말하는 중이지만 분명히 창고안에 있을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나를 찾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프랭크가 숨어있는 장소? 그것도 아니면 인텔의 데이터가 있는 금고? 어느쪽이든 성공하기 힘들텐데.”
“두고보면 알겠지. 그리고 네놈들은 이미 포위되었다. 여기에 우리들만 온것으로 생각되나?”
리더가 협박을 시도했다.
여기에대해 강민이 냉소했다.
“창고 바깥에있는 야마토 유니온의 본대를 말하는건가? 그래도 사카다 소령이 잔머리를 굴려서 모두가 함정에 빠진건 아니군. 그래봐야 잠깐의 시간을 번것에 불과하지만.”
“함정이라고?”
“그렇지. 우리쪽에서 뭣때문에 마네킹을 세우고 그런 위장작전을 했겠어? 목적은 너희들을 여기로 끌어들이는 것이지. 그리고 나를 찾기위해서 창고내부를 뒤져도 소용없어. 주변에 엄청난 폭탄이 숨겨진 창고에 뭐하러 있겠어? 너희와 같이 죽을것도 아닌데.”
“.....”
강민의 그말을듣자 리더와 부하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강민을 상대로 시간을끌며 프랭크가 숨은 장소를 찾아낼려했던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깨달았다. 여기서 탈출할수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개같은 놈. 죽여버린다.”
“잘가라. 그리고 다음생에는 좀더 착하게 살아봐라.”
강민이 대화를 끊었다.
선발대 리더가 헤드셋으로 외쳤다.
“전원 탈출해라!”
상황을 깨달은 선발대가 달렸다.
죽기살기로.
***
“이미 늦었는데. 애쓰는군.”
김태천을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천은 원격 리모컨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나의 신호를받자 버튼을 눌렀다.
펑! 퍼펑! 콰콰쾅! 3개의 대형창고들이 연달아 폭발을 시작했다.
내부에는 샘텍스를 포함해 강력한 TNT-와 네이팜탄에 사용하는 폭발물까지 골고루 갖추어진 상태다. 그것이 김태천의 리모컨 신호를 받으며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생각보다 폭약을 많이 쓴거 같군요.”
“그래도 확실한게 좋지요.”
김태천이 대답했다.
그의말대로 야마토 유니온 선발대가 들어갔던 3개의 창고들은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내부에있는 네이팜탄의 폭약까지 터지면서 3개의 창고들은 한순간에 거대한 화염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저안에서 살아남는건 불가능이다.
시체조차 제대로 찾을수 없었다.
네이팜탄의 폭발력은 단번에 4~5000도의 고열을 만들어내고 시체는 물론이고 뼈까지도 잿더미로 만들 수준이다.
“이것으로 첫번째 선물은 확실하게 전달했군요.”
“지금부터는 두번째, 세번째의 선물을 줄 차례입니다.”
김태천이 대답하며 헤드셋으로 지시를 내렸다.
***
사카다의 눈동자가 떨린다.
믿을수없는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주위에있던 부하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얼어버린다.
일본자위대 특수부대에서 제법 훈련을쌓은 그들이지만 소용이 없었다.
선발대로 들어갔던 50명의 동료들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는 과정.
폭발이 먼저 터져나왔고 최후의 비명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텅! 터텅! 폭발 충격에의해 튕겨진 몇구의 시체가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앞으로 추락했다.
팔다리는 잘려나가고 겨우 머리와 몸통만이 남은 상태. 그것도 새카맣게 그을려 형체조차 알아볼수 없었다.
“도저히 믿을수없다.”
“내부에서 무슨일이 벌어진 것인가?”
외부에서 대기중이던 사카다의 본대는 혼란에 빠졌다.
자신들은 대일본 제국의 최정예라고 자부했는데 한순간 폭발로 엄청난 피해가 생긴것이다.
이 순간에는 경험많은 사카다 조차도 흔들렸다.
그래도 지휘관답게 머리를 굴렸다.
자신의 부하들이 실수한것은 아니다.
조금전만해도 용맹하게 돌격하며 총탄을 퍼부었고 그것을 밖에서 들었다. 돌격시에 아군 피해는 거의 없었다.
‘설마....’
사카다의 뇌리로 뭔가가 스쳐갔다.
그때 본대를 감시하는 시선들이 있었다.
“팀장님. 저놈들 완전히 얼어 버렸는데요.”
“일본 자위대의 최정예라는 놈들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는군.”
오창석이 냉소했다.
그때 오창석의 헤드셋으로 김태천의 지시가 들어왔다.
“스나이퍼 팀! 시작해라.”
“접수완료.”
오창석이 대답하며 신호했다.
그곳에는 오창석이 지휘하는 스나이퍼팀이 있었다.
건물의 옥상위에 자리를 잡았고 고성능의 PSG-1 저격총으로 조준을 마친 상태다.
탕! 타탕! PGS-1 스나이퍼 라이플에서 사격이 개시되었다.
독일의 명문 총기제작사인 H&K-에서 생산된 PSG-1 저격총은 한정당 20000달러가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이다.
비싼 가격에 걸맞게 뛰어난 저격성능과 명중율을 자랑했고 탄창을 결합해서 연사력이 뛰어났다.
퍽! 퍼퍽! 불타는 창고를보던 사카다의 부하들. 그들의 머리가 박살나고 선혈이 튀어올랐다.
“적의 기습이다!”
“은폐해라.”
정신을차린 야마토 유니온 본대가 반응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창석의 스나이퍼팀은 정교한 사격을통해 10명이넘는 적들을 시체로 만들어 버렸다.
“사카다 소령님. 우리들은 함정에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올것을 알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쯔비시 본사의 특별부서가 찾아낸 역추적의 흔적이란 것도...”
사카다의 얼굴이 구겨졌다.
모든것이 처음부터 적들의 손아귀에 놀아난 것이다.
미쯔비시의 기술자들이 발견한 흔적도.
자신들을 여기로 유인하기위해 일부러 남긴것이다.
그것도 모른채 적의 은신처를 찾았다고 기뻐하며 온것이다.
자신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다.
“후퇴해서 대열을 정비한다.”
“알겠습니다.”
“뒤쪽 대열부터 탈출을 개시해라!”
사카다가 명령을 내렸다.
함정에 걸리고 부하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나름 냉정하게 판단한 것이다.
이런 사카다의 대응에대해 김태천과 미스릴(Mithril)의 대원들은 준비하고 있었다.
실전경험과 전투력에서 야마토 유니온(Yamato Union)은 애초부터 상대가 안되었다.
부아앙! 트럭과 차량에 시동을걸며 후방 대열이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이 플래그빌(Flagville)마을의 내부로 깊숙히 들어왔을때 김태천의 팀원들은 길목에 부비트랩을 깔아둔 상태였다.
“속도를 높여라. 일단 마을을 빠져나가서 재정비를...”
콰콰쾅! 퍼펑! 탈출을위해 나아가던 트럭과 차량들이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김태천 팀원들이 설치해놓은 부비트랩의 인계철선을 건드렸고 엄청난 폭발력의 크레모어들이 사방에서 터진것이다. 선두차량이 박살나면서 뒤에서 따라가던 차량들도 멈추었다.
“여기는 들어오면 나갈수없는 지옥이야.”
“대신 시체가되면 나갈수 있지.”
팀원들이 냉소를 지었다.
탈출을 시도하던 차량들이 멈추자 좌우측의 지붕에서 대원들이 나타났다.
그들 어깨에는 강력한 대전차로켓탄이 있었다. 신속하게 조준을 마쳤고 방아쇠를 당겼다.
“대전차 로켓탄이다.”
“모두 하차해라!”
몇명이 발견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반응이 늦었다.
퓨슝! 후방으로 주황색 불꽃을 일으키던 대전차 로켓탄들이 날아갔다.
쾅! 퍼펑! 폭발이 연속으로 터진다.
일부는 차량에서 몸을날려 피했지만 상당수는 그 안에서 잿더미로 변한것이다.
“사카다 소령님. 탈출을 시도하던 후미쪽 부대들이 당했습니다.”
“정말인가?”
“예...!”
부하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카다의 눈빛이 흔들렸다.
후퇴를통해 기회를 노렸던 자신의 작전은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피해는 어느정도인가?”
“선두차량이 부비트랩을 건드려서 폭발했고 그뒤에있던 차량들도 적들이 발사한 대전차 로켓탄에 그만...”
“크윽!”
사카다의 온몸으로 경련이 일어났다.
자신은 자위대 최강의 특수부대에서 활동했던 지휘관이였다.
여기에온 대원들도 일당백의 능력을 지녔고 특수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상대방이 쳐놓은 함정에 걸리자 반항조차 못한채 당하는 상황이였다.
그때 스피커를통해 음성이 나왔다.
이번에는 김태천이다.
“아직도 마을에서 탈출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만 포기하는게 어때? 너희들 야마토 유니온이 아무리 날뛰어봐야 여기는 미국이야. 너희들이 놀던 일본과는 다른곳이지.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수있어. 대신 너희들 야마토 유니온과 일본의 미쯔비시를 포함해서 일본내에서 너희들을 지원했던 세력들은 모두 까발려 지겠지. 그래도 여기서 개죽음 당하는것 보다는 이득이지.”
“으아아! 저새끼가...!”
김태천의 도발에 몇명이 숨어있던 장소에서 튀어나갔다. 스피커 음성이 흘러나온곳을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해다.
그것은 최고로 멍청한 짓이다.
사카다가 만류하려고 소리쳤다.
“그만둬. 놈들의 도발에 넘어가지마라.”
탕! 타탕!
뛰쳐나온 사카다 부하를향해 원거리 저격탄이 날아왔다.
정확한 사격이였고 발광하며 날뛰던 그들은 머리가 박살나며 고깃덩이로 변하였다.
이것을보며 사카다의 부하들은 경악했다.
스나이퍼들은 곳곳에 잠복해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노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쓸데없이 날뛰면 저렇게 되는것이지. 앞으로 30초를 주겠다. 그사이에 무조건 항복해라. 어차피 너희들이 여기서 개죽음 당해도 일본에있는 윗대가리들은 신경쓰지 않을거야. 너희들은 단지 소모품에 불과할 뿐이니까.”
“.....!”
김태천의 말을들으며 일부가 동요했다.
지금까지는 대일본제국의 부활이니 뭐니하면서 죽을각오로 해왔다.
그러나 동료들이 개죽음을 당하고 처참한 고깃덩이로 변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죽기는 싫어! 항복할테니 제발 살려줘!”
몇명이 자동소총을 버리고 뛰쳐나갔다.
그것을보자 사카다의 두눈에서 불똥이 튄다.
“이 배신자 놈들이! 사격!”
타타타타! 타타! 사카다의 지시에따라 나머지가 항복할려던 동료들을 걸레조각으로 만들었다.
사카다가 부하들에게 외쳤다.
“항복은 없다. 우리는 대일본제국의 전사들이다. 전원 옥쇄를 각오하고 싸운다.”
“.....”
“왜 대답이 없나? 네놈들은 배신자들인가?”
“아닙니다.”
“대일본제국 만세.”
곳곳에서 외침이 터졌다.
하지만 음성은 무척이나 작았고 금방 사그러 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광신도들은 어쩔수 없군요.”
“제정신이 박혔다면 일본제국이나 뭐니하는 미친 소리를 할 이유조차 없었을 것이고,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김태천의 말에 동의했다.
저기서 반항하는 사카다와 부하들은 태평양 전쟁때에 반자이어택(만세공격)을하던 그때의 광신도들이 현대로 옮겨온 것이다.
포로로 잡는다 해봐야 아군쪽에 피해가 생길수도 있었다.
김태천을향해 신호했다.
얼마후 미스릴 대원들이 진격을 개시했다.
하지만 사카다와 부하들도 발악을 개시했다.
갖고왔던 기관총을 군데군데 배치했고 이제는 본격적인 방어전에 나선것이다.
기관총탄이 접근하던 미스릴 대원들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핑! 피핑! 오창석의 팀원들이 나아가다가 기관총탄이 빗발치자 뒤로 은폐했다.
“실장님. 이녀석들 죽기살기로 반항하고 있습니다. 잘못 접근하면 우리쪽에도 피해가 생길수 있겠는데요.”
오창석의 통신을 헤드셋으로 들으며 태블릿-PC 의 화면을 보았다. 마을 위쪽에있는 RD-13 장찰용 드론이 보내온 영상이다.
예상대로 사카다는 한명이라도 더 많은 상대를 죽이고 자폭하겠다는 각오로 싸우는 중이였다.
이상태로 진격했다가는 오창석 팀원들도 당할수 있었다.
그리고 사카다의 부대를 얕본건 아니다.
늑대는 토끼를 잡을때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이것은 전투에도 적용된다.
“러시아에서 가져온걸 시험해볼 차례군요.”
“물론입니다. 그들도 대기상태이고 이대로 끝나면 싱거울 테니까요.”
김태천이 대답했다.
헤드셋으로 통신을 보내었다.
잠시후 플래그빌 마을에서 떨어진 계곡의 뒤편에서부터 굉음이 들린다.
푸타타탓! 2대의 공격헬기들이 떠올랐고 그것을본 사카다와 부하들은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