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
여기가 너희들의 무덤이다
부아앙~ 굉음을내며 차량들이 나아갔다.
차량대열은 꽤 길었다.
네바다 사막까지는 꽤 먼길이였다.
하지만 그들은 중간에 멈추거나 휴식을취할 여유도 없었다.
사카다 소령이 지휘하는 200명의 야마토 유니온의 조직원들이 한꺼번에 출동하는 상황이였다.
그중에 100명은 몇년전부터 사카다와함께 미국에 잠입해 들어온 상태였다.
사카다와 함께 은신처와 작전기지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컴퓨터 대기업인 인텔(Intel)을 상대로 다양한 비밀공작을 펼쳤다.
그리고 나머지 100명은 이번 습격을위해 일본에있는 야마토 유니온의 본부에서 지원된 것이다.
일본의 본부에서도 이번작전에 사활을 걸었다.
그들의 배후에있는 극우파 세력의 실세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때문에 야마토 유니온 본부에서도 미국으로 파견할 100명에 대해서는 최정예를 선발했다.
이번작전은 일본극우파들이 태평양전쟁 패망이후에 벌이는 작전중에서 최대의 규모였다.
“사카다 대장님. 이정도라면 누구와 싸워도 승리할수 있습니다.”
“당연하지. 너희들은 대일본제국이 키워낸 최고의 전사들이다.”
사카다가 부하를향해 대답했다.
이번에 동원된 차량의 숫자도 많았지만 종류도 다양했다.
전투용으로 무장된 지프부터 시작해서 트럭 그리고 밴형과 카고형까지 여러가지다.
전투용으로 무장된 지프의 숫자들이 좀 부족했지만 사카다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적의 위치는 파악된 상태다.
자신에게는 기습의 잇점이 있었다.
“놈들이 숨어있는 플래그빌(Flagville)마을은 네바다 사막의 안쪽에있는 버려진 곳입니다. 주변에있는 다른 마을과의 거리도 꽤 멀고 우리를 방해할 놈들은 없습니다.”
“습격도중에 미국경찰이 출동한다면 그것도 골치아플 테니까.”
여기가 미국이기 때문에 사카다가 거슬리는 부분중에 하나다.
하지만 방해가 된다면 미국경찰이라도 완전히 해치워버릴 결심이다.
어차피 양키들은 대일본제국의 적이다.
미국경찰 몇명 죽이는건 그다지 큰일도 아니다.
이번 작전을위해 100억달러(10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었다.
사카다가 상부로부터 받은 지시에는 첫번째가 인텔이 수십년동안 축적해온 데이터의 회수와 프랭크의 시체다.
두번째는 미쯔비시와 일본 대기업들이 프랭크의 배후세력에보낸 100억달러의 돈을 회수하는 것이다.
미쯔비시가 50억달러를 내고, 나머지 일본 대기업들이 50억달러씩해서 100억달러를 만들고, 적들에게 송금했다.
하지만 일본 극우파 세력들은 이것도 아까웠다.
그리고 100억달러의 돈이라면, 일본내의 극우파 대원들을 더 많이 무장시키고 전세계를 상대로 비밀공작을 펼칠수 있다.
때문에 사카다의 부대에게 적들이 털어먹은 돈을 찾으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만약에 그것까지 성공시킨다면 사카다와 부하들은 대일본제국의 영웅이된다.
‘상황은 내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사카다가 냉소를 지었다.
***
“어서 오십시요. 소령님.”
“적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는 조용합니다. 녀석들은 우리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게 분명합니다.”
“이처럼 폐쇄된 장소를 자신들의 은신처로 삼았으니 분명히 안심하고 있을테지.”
사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플래그빌(Flagville)에 도착한뒤에 사카다의 본대는 미리 파견된 정찰팀과 합류했다.
만약을위해 마을의 외곽에서 만났고 사카다는 정찰팀장인 마사토를통해 보고를 받았다.
사카다가 망원경을들어 마을 전경을 살폈다.
제법 썰렁한 곳이다.
오래전에 주민들이 떠난곳이고 저기에 있는건 모조리 적으로 생각해도 될것이다.
“프랭크 녀석도 저곳에 있겠군요.”
“물론입니다.”
사카다가 루퍼트를향해 대답했다.
그러자 루퍼트의 두눈에서 적개심이 피어오른다.
인텔 사장으로서 명성을 누리고 일본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받으면서 잘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단 한명때문에 이지경이 된것이다.
“가능하다면 프랭크 놈은 생포하시요. 내가 직접 고문해서 정보를 캐낸뒤에 당신들에게 넘기겠소.”
“그것이 좋겠군요.”
루퍼트의 말에 사카다도 동의했다.
프랭크는 평범한 민간인에 불과했다.
따라서 생포하는게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배후세력이 챙긴 100억달러(10조원)돈을 회수하는데도 프랭크를 이용할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협조하게 만든뒤에는 어차피 죽일 계획이다.
“지금부터 작전을 시작한다. 선발대와 정찰팀이 선두에 위치하고 나머지는 후방에서 따라간다.”
사카다의 지시가 떨어졌고 플래그빌(Flagville)에 도착한 야마토 유니온 부대가 나아갔다.
***
“계속해서 들어와라. 여기가 너희들의 무덤이다.”
김태천이 말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적들의 행동을 감시했다.
내가 보고있는 태블릿-PC 에서는 고해상도의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플래그빌(Flagville)마을을 공중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것은 플래그빌 마을상공에 출격시킨 정찰용 드론이 송신하는 것이다.
로키산맥의 비밀연구소인 그린힐에서 새로 개발한 정찰용 위성으로 성능은 탁월할 정도다.
이제까지 개발된 정찰용 드론의 단점은 공중에 떠있는 체공시간이 짧다는 것.
두번째는 적에게 들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드론이 발산하는 소음이다.
하지만 그린힐에서 개발한 RD-13 정찰용 드론은 이런 문제점들을 상당부분 개선했다.
체공시간도 대폭적으로 늘었고 놀라운 것은 지상에서 5~60미터의 높이에 있는데도 적에게 들키지 않는다.
이것은 <편광 스펙트럼>을 사용한 엄청난 광학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이 물체를 판별하는건 기본적으로 가시광선에의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눈으로 느끼는 가시광선은 여러가지 조건을통해 충분히 속일수 있었다.
아직까지 인류가 개발한 기술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인간의 눈이 속는 대표적인 증거는 착시현상-이라는 부분으로 설명이된다.
이처럼 인간의 눈은 기계처럼 정확한 것이 아니였고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RD-13 정찰용 드론에 사용된 편광 스펙트럼 기술은 하늘에 떠있는 드론의 모습을 인간의 가시광선으로 볼수없게 만드는 것이다.
투명인간처럼 안보이는 것인데 일정부분 제한은 있었다.
지상에서 투명인간처럼 만드는 기술은 상당히 어렵다.
그럴것이 지상에는 다양한 물체가 있었고 그것에대해 <편광 스펙트럼>으로 교란시켜야할 가시광선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나 하늘은 달랐다.
드론이 떠있는 하늘의 색깔은 단조롭고 인간의 눈과 가시광선을 교란시키는게 충분히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RD-13 정찰용 드론에 사용된 소음을 줄이는 기술도 상당히 정교했다.
이때문에 RD-13 정찰용 드론의 가격이 보통 드론보다 월등하게 비싸지만 그만큼의 성능과 가치를 해냈다.
“야마토 유니온 녀석들은 자신들의 머리위에 정찰용 드론이 있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그중에 일부가 경계를위해 상공을 올려다봐도 보이는건 하나도 없을테니 말이지요.”
“그린힐의 기술자들은 대단합니다.”
김태천이 감탄했다.
일찍부터 로키산맥 내부에 비밀연구소를 만들어 둔것이 이럴때에 요긴하게 활용된 것이다.
그리고 그린힐의 기술자들이 연구중인 첨단기술들중에 상당수는 내가 AI-인 하시를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해준 것이다.
하시가 제공하는 첨단기술들이 엄청난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바로 사용할수는 없었다.
로키산맥에있는 그린힐처럼 비밀연구소를 만들어놓고 그것에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어야 활용이 가능했다.
이런 제약이 있기는 했지만 그린힐의 연구진들과 기술자들은 최고의 인재와 실력을 가졌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만들어내는 첨단기술의 가치는 엄청난 수준이 될것이다.
***
타다닥! 다급한 발걸음이 전개되며 나아갔다.
자동소총과 장비를 휴대한 야마토 유니온의 조직원들이 진격을 개시한 것이다.
정찰팀을보내 상대에대해 많은것을 파악했지만 사카다는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자신이 데려온 본대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보다 먼저 선발대를 파견했다.
선발대의 숫자도 결코 적은건 아니다.
플래그빌에서 활동했던 정찰팀과 합류시켰고 숫자만도 50명에 이른다.
“사카다 소령님! 기왕이면 한꺼번에 포위를해서 끝내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
사카다의 대답에 부하들은 반박하지 못했다.
얼마후 선발대로 나간 50명이 목표인 창고건물을향해 전진했다.
정면에는 모두 3개의 창고들이 있었고 각각의 창고마다 적들이 있는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그 안에있는 적들의 숫자도 적은건 아니다. 하지만 선발대로 투입한 50명이 기습해서 일단 승기를 잡으면 나머지 본대를 투입해도 충분했다.
끼익! 선발대가 창고문을열고 들어갔다.
하지만 내부는 조용했다.
조명들이 대부분 꺼진상태로 어두웠다.
“뭔가 이상한데요.”
“아직 놈들이 우리의 침투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고보니 위층에서는 뭔가 소리가 들립니다.”
“TV-소리 같은데.”
선발대의 리더가 귀를 기울였다.
TV-에서 나오는 스포츠 중계방송이였고 이따금씩 영어로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것을볼때 확실했다.
적들은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TV-를 보느라 경계병도 세우지 않았고 한곳에 몰려서 정신이 팔린것이다.
“멍청한 놈들!”
선발대의 리더가 냉소했다.
다른 창고로 들어갔던 선발대에게 들어온 보고도 비슷했다.
창고의 1층은 텅텅 비어있었고 적들은 2층부터 있을거 같다는 것이다.
기습을 하기에는 최고의 기회다.
혹시라도 위층의 적들이 내려오거나 적들중에 한명이 발견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다급해진 선발대의 리더가 명령했다.
“전원. 위층으로 돌격해라!”
“알겠습니다.”
지시가 떨어지자 선발대가 계단을따라 올라갔다.
창고위층의 문을박차며 들어간 것이다.
문이 부서졌고 무작정 내부를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타타타타! 맹렬한 총격음이 사방에서 터졌다.
얼마후 선발대의 리더가 소리쳤다.
“전원 사격중지. 시체를 확인해라!”
“알겠습니다.”
사격과 동시에던진 연막탄으로 내부는 한바탕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돌격방식은 그들이 자위대내의 특수부대에서 배워던것을 그대로 한것이다.
하지만 돌격의 기본은 적을 100% 확인하고 진입하는게 원칙이다.
한국의 특수부대와 미국의 특수부대등은 이런 원칙과 교범에따라 훈련을하고 실전에 사용한다. 그러나 일본 자위대 특수부대의 훈련방식이나 전술은 닥돌(닥치고 돌격)이였다.
이것은 태평양 전쟁때의 일본군이 사용하던 반자이어택(반자이돌격)에서 발전한 수준도 아니였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내부의 상대를 혼란시키기위해 연막탄을 사용했다는 정도뿐.
“선발대. 어떻게 되었나?”
“지금 확인중에 있습니다.”
선발대 리더가 사카다를향해 통신으로 대답했다.
얼마후 연막탄이 서서히 걷히면서 드러난 내부의 광경.
그것을보며 선발대는 경악했다.
“이건 믿을수 없다.”
“우리들이 적으로 생각하고 사격한것이 겨우 마네킹들 이였다니!”
당황한 그들이 이유를 알았다.
소총탄이 군데군데 박힌 마네킹들이 바닥에깔린 레일위에서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밖에서 창문을통해 관찰하면 영락없이 내부에 사람이 있는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선발대 리더가 들었던 TV-소리와 여러가지 소음들은 처음부터 녹음된 것이였다.
“놈들이 우리를향해 이따위 장난을 치다니?”
“어쩌면 다른데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색해라!”
선발대 리더가 지시했다.
그때 스피커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바로 강민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