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
작전개시 10분전
“앞으로 10분뒤에 작전을 개시합니다.”
“선배님. 이거 정말로 긴장되는데요.”
“그래도 정신 똑바로 차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끝이야.”
“알고 있습니다.”
박광석이 후배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여기에는 스몰츠팀도 참가했다.
그가 뉴욕에서 데려온 정예팀원들이 모니터 앞에 있었고 긴장된 모습이다.
“스몰츠 팀장님. 이것이 빅 자이언츠(Big Giant:거물급)의 작전이군요.”
“어떤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는 느낌이?”
“일생일대의 찬스입니다.”
스몰츠 팀원중에 한명이 엄지를 치켜든다.
“지금쯤은 적들도 우리를 역추적하려고 준비하고 있을겁니다.”
“하지만 우리가보낸 메세지와 내용을 본다면 꽤 당황할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를 단순한 조직이나 세력쯤으로 생각하다니? 뛰는놈위에 날아가는 분이 계시다는걸 보여줄 계획입니다.”
박광석이 말했다.
이번 작전에서 박광석과 스몰츠는 협력했다.
두명이 아이디어를 짜내었고 내가봐도 상대의 헛점을 완벽하게 찌르는 것이였다.
얼마후 시간이 되었고 작전이 개시되었다.
***
“조금후면 그놈들이 보낸 메시지가 오겠군요.”
카가미의 미간이 굼틀거린다.
미쯔비시 본사에있는 특별부서-
이곳은 미쯔비시의 핵심중에 하나다.
야스히로 회장의 지시에따라 만들어졌고 미쯔비시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차출해서 편성했다. 그중에서 가장 능력을 인정받는건 팀장인 카가미다.
“역추적 준비는?”
“지시만 내리면 곧바로 실행할수 있습니다.”
팀원중에 한명이 대답했다.
특별부서에는 야마토 유니온의 사카다 소령도 참석했다.
“그래도 소니(Sony)등을 포함해 대기업들의 협조로 100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한것은 다행입니다.”
“그것도 우리쪽 미쯔비시에서 1/2의 금액인 50억달러를 내놓는다고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대일본제국의 부활을위해 모든것을 걸기로 맹세해놓고 정작 중요한 때에는 몸을 사리다니.”
“아무래도 돈 문제는 쉬운것이 아니니까 말이지요.”
분노한 카가미를향해 사카다가 위로했다.
미쯔비시가 50억달러를 준비했고 나머지 10대 대기업들이 50억달러를 분담했다.
미쯔비시로서는 상당한 출혈이기는 했지만 어쩔수없다.
대일본제국의 부활과 일본극우파의 중심을 잡고 있는것이 미쯔비시였고 그에따른 책임을 완수해야 했으니 말이다.
얼마후 팀원중에 한명이 외쳤다.
“지금 메세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메세지의 역추적은?”
“불가능 합니다. 너무나도 짧게 왔습니다. 데이터 압축을 사용한듯 보입니다.”
“용의주도하군.”
카가미가 주먹을 쥐었다.
특별부서에모인 팀원들과 기술자들은 일본에서 최고의 전산기술과 보안기술을가진 인재들이다.
그런데 상대도 만만찮은 실력이다.
하지만 싸움은 지금부터다.
카가미는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에게는 미쯔비시의 엄청난 재력과 인재 그리고 장비들이 있으니 말이다.
“메세지의 내용은 어떤것인가?”
“그게...”
“어서 말해라!”
카가미가 다그쳤다.
그러자 팀원이 대답한다.
“조금전 들어온 메세지에는 500개에 이르는 계자번호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전세계의 크고 작은 은행들의 것이고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과 러시아까지... 다양합니다.”
“이놈들이....”
카가미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런식으로 메세지를 보내올 줄이야?
만약에 상대가 한두개의 계좌번호를 보내왔다면 그곳으로 자금을 보내면서 단번에 역추적을 할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500개라니?
당황했던 카가미가 소리쳤다.
“그것이 전부인가?”
“아닙니다. 전송된 500개의 계좌번호로 2000만달러씩 넣으라는 것입니다. 제한시간은 10분! 만약에 메세지의 내용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거래는 끝이다! 라고 합니다.”
“카가미 팀장. 어떻게 합니까?”
팀원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순간 카가미의 표정이 여러차례 변했다.
그의 시선이 옆에있던 사카다에게 향했다.
사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까지와서 후퇴할수는 없었다.
인텔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핵심기술과 연구개발 자료는 너무나도 중요했다.
“할수없다. 일단은 녀석들의 요구대로 실행해라. 시간이 없다.”
“알겠습니다.”
카가미의 명령이 떨어지자 팀원들이 작업을 시작했다. 자금을 보내는것은 전세계의 은행망과 전산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버튼하나로 수억달러, 수십억달러의 돈이 지금도 순식간에 국경을넘어 움직이는 상황이다.
따라서 10분이내에 500개의 계좌들에 2000만달러씩 송금하는건 어려운게 아니다. 문제는 자신들이 준비해놓은 역추적 활동에 엄청난 제약이 생겼다는 것이다.
“송금이 완료되면 곧바로 역추적을 개시해라!”
카가미가 소리쳤다.
옆에있던 사카다도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전투분야의 전문이라 이런것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상대가 전세계의 수많은 은행들을통해 500개의 계좌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제대로 헛점을찔린 것이다.
***
“오오오~ 돈이 들어온다.”
“선배님. 일본놈들이 진짜로 돈을 송금했습니다.”
“어차피 칼자루는 우리쪽에서 쥐고있는데 일본놈들이 어떻게 거부해?”
팀원의 말에 박광석이 대답했다.
스몰츠도 내쪽을향해 신호를 보내며 엄지를 치켜든다.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지금쯤 일본의 미쯔비시 본사에서는 역추적을위해 모든 인원을 동원할 것이다.
하지만 500개로 나눠진 계좌들을 추적하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메세지를통해 보낸 500개의 계좌들도 우회로를 만들기위한 프런트(Front)다.
“이번 작전에는 카잔조직의 유리 이바노프가 상당한 역활을 한거 같습니다.”
“블랙머니(Black Money)를 감추고 흔적을 지우는데는 러시아만큼 좋은곳이 없으니까 말이지요.”
송재동을향해 대답했다.
이번에 러시아쪽에 여러가지의 위장회사와 대리기업들을 세우는데는 송재동이 뛰어난 활약을 하였다.
하지만 송재동 단독으로는 힘들다.
그래서 카잔조직의 유리 이바노프가 나선것이다.
전세계 500여개의 은행들에서 모여진 자금들은 빠르게 러시아쪽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뒤에 신속하게 자금세탁을 거쳐 다시 세계각지에있는 다양한 자금처등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야마토 유니온과 미쯔비시 본사에서도 역추적을통해 러시아까지는 도달할수 있지만 그뒤부터는 완전히 막힐것이다.
카잔조직은 러시아의 군부쪽 핵심들과 연줄이 닿아있었고 그들이 사용하는 불법자금 루트의 일부를 차용한 것이다.
이것이 공짜는 아니다.
카잔조직의 힘을 빌린만큼 그에따른 사용료를 지불하는건 당연했다.
그 사용료가 막대한 금액이긴 하지만 일본 대기업들로부터 털어먹는 100억달러(10조원)에 비하면 푼돈의 수준이다.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런일을 해내다니?”
“여기도 완료했습니다.”
스몰츠가 대답했다.
이번일은 박광석팀과 스몰츠팀의 합작품이다.
자금이 들어온 500개의 계좌에서 신속하게 돈을 이동시켜 역추적을 피하는 것에는 그만큼 실력과 인원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전산장비와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졌다해도 단독으로 하는것은 불가능했다.
“지금쯤 일본녀석들은 당황하고 있겠군요.”
“그래도 일부러 남겨놓은 흔적을따라 오기는 할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함정이란 사실은 꿈에도 모를겁니다.”
“이후에 함정에 걸려든 물고기들을 처리하는건 여기 김태천과 미스릴 대원들이 담당할 겁니다.”
“이대로 끝나면 너무 싱겁지요.”
김태천과 오창석이 대답했다.
박광석팀과 스몰츠팀이 후방지원과 두뇌의 역활이라면 미스릴 대원들은 무기를든 양손이다.
나에게는 양쪽다 중요했고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해낼수있는 실력자들이다.
***
“어떻게 되었나?”
“죄송하지만 실패했습니다.”
“제길...!”
카가미가 주먹을 쥐었다.
속에서 분노가 치솟았고 괴성이라도 내지를 심정이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자신은 미쯔비시의 최고 인재들이모인 특별부서의 책임자이다. 그리고 미쯔비시 야스히로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있었다.
여기서 무너질수는 없었다.
“이대로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처참했다.
메세지에서 나온 500개의 계좌들에대해 2000만달러씩 송금을 실시했다.
10분안에 그것을 해내야했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특별부서의 팀원들 실력은 뛰어났고 10분안에 500개의 계좌에 송금을 완료했다.
그뒤에 곧바로 역추적에 들어갔다.
모든장비를 풀가동 시켰고 팀원들이 달라붙었다. 하지만 역추적에 들어간 자금루트는 러시아쪽으로 연결되면서 계속해서 사라졌다.
“그놈들이 러시아의 불법자금 루트까지 이용할 줄이야?”
“더이상 파고들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팀원중에 한명이 고개를 내저었다.
카가미를 포함해 팀원들이 자포자기의 상태에 있을때 누군가가 외쳤다.
“카가미 팀장님. 완전히 사라진거 아닙니다.”
“그게 사실인가?”
“예- 499개의 계좌에대한 역추적이 실패했지만 마지막 1개를 성공했습니다.”
“어떤 상태인가?”
“예상대로 메세지를 보낸 놈들이 러시아의 불법자금 루트를 사용한것은 단순히 추적을 피하기 위함이였습니다. 놈들의 실체는 미국에 있습니다.”
“그렇군.”
사카다의 눈에서 광채가 나왔다.
처음에 러시아쪽에서 추적이 실패해 버리자 프랭크의 배후세력이 러시아 마피아나 그곳의 세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러시아 마피아가 인텔내부의 속사정을 알고 프랭크를 중간에서 가로챌 능력까지는 없으니 말이다. 예상대로 프랭크의 배후세력은 미국에 있었던 것이다.
“499개의 계좌에대한 역추적에 실패하고, 단 1개를 성공했다니...”
“녀석들의 실력이 좋은건 사실이지만 그놈들도 실수할수가 있으니까요. 우리의 역추적을 피하기위해 계좌를 급하게 우회시키다가 하나를 빠뜨린거 같습니다. 이후에 신속하게 복귀를 시켰지만 그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팀원의 설명을듣자 카가미도 확신했다.
그리고 사카다가 나섰다.
“카가미 팀장. 지금까지 수고 하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우리 야마토 유니온이 나설 차례입니다. 놈들의 실체가 미국에 있다는것이 확인되었으니 완전히 섬멸시킬 기회입니다.”
“미국에있는 야마토 유니온의 조직원들은 어느정도 입니까?”
“최소 100명 이상입니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일본에서 100명의 추가병력들을 데려갈 예정입니다.”
“200명이라... 그정도면 막강한 전력이 되겠군요.”
“알다시피 야마토 유니온의 대원들은 모두 일본 자위대의 비밀 특수부대 출신입니다. 일당백의 전투력을 가졌고 보통의 자위관 병사들과는 비교조차 불가능 합니다.”
사카다의 자부심에대해 카가미도 인정했다.
야마토 유니온은 미쯔비시를 포함해 일본 대기업들의 막대한 자금지원을통해 최신의 무기와 장비들로 무장했다.
일본 자위대의 내부에도 야마토 유니온에 동조하는 극우세력들이 있었다.
그들을통해 일본 자위대가 보유한 다양한 무기들과 장비들이 야마토 유니온에게 넘어간 것이다.
“좋습니다. 이후 작전은 사카다 소령님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있는 몇명의 기술자들도 당신들과 동행할 것입니다. 프랭크의 배후세력이 갖고있는 인텔의 대용량 데이터와 자료들을 회수하면 여기서 동행한 팀원들이 현장에서 확인을해야 하니까 말이지요.”
“그것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사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작전의 목적은 인텔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핵심기술과 데이터를 손에넣는 것이다.
그리고 프랭크의 배후세력을 전멸시키는건 부차적인 일이였다.
하지만 사카다에게는 데이터의 회수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뭉개버린 배후세력을 철저하게 박살내겠다는 복수심이 더 강했다.
얼마후 사카다와 부하들이 미쯔비시의 본사를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사카다가 차에 탑승했고 부하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본부로 간다.”
“알겠습니다.”
사카다가 탑승한 차량이 출발을 시작했다.
잠시후에 한대의 소형트럭이 뒤를 따라갔다.
시내에서 흔히 볼수있는 택배용 트럭이였고 그곳에는 미스릴 대원인 배기성과 동료들이 타고 있었다.
배기성이 통신기로 연락을 하였다.
“실장님. 사카다와 부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증원병력의 요청을위해 야마토 유니온의 본부로 가는거 같습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미행을 계속해 주십시요. 이번 임무는 감시가 최우선이니 적에게 노출되지 않는것이 최우선 입니다.”
“알겠습니다.”
배기성이 강민과의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강민의 지시대로 거리를 유지하며 추적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