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F-22 랩터(Raptor)보다 강력한 전투기의 개발
“이번실험이 성공한다면 박사님의 노력이 제대로 보상을받는 것이군요.”
“아닙니다. 저로서는 실장님과 MCU-펀드의 지원이 없었다면 시도할 엄두조차 못냈을 것입니다.”
엄기용 박사가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기를 발명한뒤에 항공기는 인류문명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항공운송과 비행은 지상에서 이동하는 어떤 차량보다 빨랐고 단시간에 전세계를 이동할수 있었다.
그러나 항공기가 이착륙을 하는데는 방대한 크기의 활주로가 필요했다. 그래서 전세계의 곳곳에는 대규모 국제공항부터 시작해서 지방공항까지 많은 공항들이 있었다.
헬리콥터의 경우에는 긴 활주로가 필요없었다. 언제든지 원하는 장소에서 이륙하고 착륙이 가능했지만 헬기속도는 수송기의 반정도에 불과했고 크기에도 제한이 있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이전부터 수많은 항공기술자들과 공학자들은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그 결과로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을 비롯해 영국의 해리어 수직이착륙기등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성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항공기가 수직이착륙을 자유롭게 할려면 특수하게 제작된 엔진을 사용해야했고 강력한 엔진출력이 필요했다.
이제까지 인류기술이 만들어낸 항공기의 제트엔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은 벽에부딪친 상태다.
엄기용 박사도 평생을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에 헌신해왔다.
한국의 항공기술과 개발은 미국, 러시아, 유럽등의 선진국에비해 열악했다.
미국의 보잉이나 록히드마틴같은 대형 항공회사들도 없었다. 그리고 유럽에서 에어버스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EADS-같은 회사에 비하면 기술격차는 상당했다.
하지만 엄기용 박사는 제대로된 수직이착륙기가 개발되면 그것은 항공역사에 혁명적인 사건이 될것을 믿었다.
내가 엄기용 박사에대해 알게된것은 좀 되었다.
그리고 이후에 개척할 새로운 비지니스중에는 항공산업에대한 부분도 미리 생각해두고 있었다.
항공산업에는 미국의 보잉이나 유럽의 EADS 같이 선두권 지위를 누리는 기업들이 존재했다.
따라서 이런 항공기업들과 비슷한 항공기를 만들거나 개발해봐야 후발주자로서 뒤를 쫓아갈 뿐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전략을 바꾸었다.
그것이 엄기용 박사팀을통해 신개념의 수직이착륙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연구와 개발을위해 MCU-펀드를 이용해 미국내에서 적당한 항공회사를 매수했다.
그것이 트랜스에어(Trans Air)였고 미국의 서부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회사다.
“현재로서는 수직이착륙기에 필요한 엔진개발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MCU-펀드에서 제공받은 기술과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프로토타입(Proto Type:시작품)의 VT-01 엔진을 개발하는데는 성공했습니다.”
“단시간에 이정도까지 해낸것은 놀라울 정도군요.”
“저보다는 개발팀의 연구원들이 밤낮으로 헌신한 덕분입니다.”
엄기용 박사가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예상을 넘는 성과다.
이것에 대해서는 AI-인 하시도 감탄했다.
VT-01 엔진개발에 사용된 기술은 하시가 제공한 것이지만 그것을 실용화 시키는데는 넘어야할 난관들이 많았다.
새로운 제트엔진의 개발과 연구에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엄기용 박사팀은 이것을 단시간에 해낸 것이다.
***
우우웅- 낮은 기계음이 주위에서 흘러나왔다.
엄기용 박사의 안내를받아 제트엔진 개발연구소를 방문했고 규모는 상당할 정도다.
본래 이곳은 생산기계 장비를 개발하던 장소였다. 하지만 이 연구소를 소유했던 아리조나 매카닉(Arizona Mechanic)이란 회사가 파산하면서 이곳도 처분할수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제트엔진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새로 건설하는 것보다 이전에있던 연구소를 활용하는것이 훨씬 이득이였다.
그러나 새로운 제트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연구소의 개조가 필요했고 여기에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었다.
1차로 1200억 정도가 들어갔고 다른 시설에 대해서도 자금을 투입해 개조작업을 진행중에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수직이착륙기의 새로운 제트엔진이 개발되면 투자한 것보다 몇십배, 아니 몇백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수 있었다.
“저것이 개발을끝낸 VT-01 엔진의 프로토타입(시제품)입니다.”
엄기용 박사가 가리켰다.
정면에는 연구원들이 개발한 제트엔진이 있었다.
크기는 이제까지 나온 항공기의 제트엔진과 비슷하다. 그러나 VT-01 엔진은 설계부터 시작해서 모든것에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었다.
“지금부터 출력테스트에 들어가겠습니다.”
기술자가 엄박사를향해 보고했다.
수직이착륙을 자유롭게하고 공중에서 뛰어난 성능과 고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엔진출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것을위해 개발된 VT-01 엔진의 주위에는 다양한 센서와 측정장비들이 집중된 상태다.
또한 개발된 제트엔진의 출력테스트를 시작하면 엄청난 분사가스와 후폭풍이 일어난다.
따라서 VT-01 엔진을 지지하고 공중에서 위치를 다양하게 바꿀수있는 대형의 테스트용 크레인도 동시에 설치되었다.
이 테스트용 크레인은 로봇팔처럼 생겼고 개발된 VT-01 엔진을 들어올려서 다양한 위치와 방향으로 바꾸면서 출력성능을 점검하는 것이다.
“보기만해도 위압감이 넘치는군요.”
“MCU-펀드의 지원이 없었다면 대형의 테스트용 크레인을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엄기용 박사가 미소를 지었다.
얼마후 박사의 지시에따라 본격적인 테스트 작업에 들어갔다.
“VT-01 엔진시동 개시!”
“점화!”
참가한 기술자들이 외쳤다.
쉬이잉! VT-01 엔진의 전방에 설치된 강력한 터보팬이 회전하면서 굉음을 내었다.
VT-01 엔진의 작동원리는 이전 개발된 제트엔진과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전면부에있는 터보팬은 엄청난 RPM(분당회전수)를 자랑하는데 그 속도가 보통의 제트엔진보다 최소 5~6배는 빠르다.
또한 내부에있는 연소실의 경우에도 다단계의 고압폭발 방식을 사용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제트엔진도 시도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라고 알려진 F-22 랩터에 사용된 엔진도 VT-01 엔진에 비하면 구식으로 취급받을 수준이다.
“VT-01 엔진출력이 본격적으로 상승합니다.”
“박사님. 엄청난 결과입니다. 여기에나온 데이터를 보십시요.”
“믿기지 않을 정도군.”
모니터에 나온 수치와 그래프들을 지켜보던 엄기용 박사의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나로서는 VT-01 엔진에대해 상세하게 아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후방으로 강력한 제트가스를 발산하며 굉음을내는 VT-01 엔진을보며 엄청난 파워를 느낄수 있었다.
“지금부터 추력편향 노즐에대한 테스트를 실시합니다.”
위이잉! 테스트용 크레인이 로봇팔처럼 움직이며 한쪽에 고정된 VT-01 엔진의 위치를 바꾸었다.
추력편향 기술은 F-22 랩터에도 사용중인 최신 기술이다. 하지만 엄기용 박사팀은 추력편향 노즐의 성능을 월등하게 높였다.
VT-01 엔진의 출력이 더 상승하면서 후방으로 파란색의 불꽃이 터져나왔다.
보통의 불꽃색은 적색이지만 거기서 온도와 파워가 더 상승하면 불꽃은 청색으로 바뀐다.
“실험은 대성공입니다.”
“비슷한 크기의 F-22 랩터나 F-35 라이트닝의 엔진보다 1.5~2배의 출력이 나왔습니다. 이후에 테스트로 얻은 데이터를 보완하면 더 강력한 성능을 낼수있을거 같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연구진들이 함성을 터뜨렸다.
옆에있던 엄기용 박사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감격했다. 항공산업에서 대접조차 못받던 한국의 연구팀이 엄청난 발명을 해낸것이다.
“오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의 전투기를 만들어 내는것도 가능합니다.”
엄기용 박사가 주먹을 쥐었다.
현재 세계에서 최강의 전투기는 미국에서 개발한 F-22 랩터다.
F-22 랩터는 스텔스 성능외에도 강력한 엔진과 공중에서의 기동성을통해 어떤 전투기와 대결해도 이길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성공한 VT-01 엔진을 사용하면 이제까지 인류가 보지못했던 최강의 전투기가 탄생할수 있었다.
그리고 전세계의 항공산업과 군용기 분야는 새로운 단계를 맞이할 것이다. 그때에는 내가 키워낸 MCU-펀드와 회사들이 장악하게 될것이 분명했다.
***
“스몰츠 팀장님의 예측이 적중한거 같습니다.”
“그게 정말인가?”
팀원의 보고에 스몰츠의 얼굴 표정은 기묘하게 변했다.
자신의 판단이 맞았다는 사실에 기뻐하기 보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월가에 작전기지를 만든 스몰츠와 팀원들은 한가지 임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것은 전세계의 CPU-시장에서 AMD-를 몰살시킬려는 컴퓨터 대기업인 인텔(Intel)의 동향을 감시하고 정보를 캐내는 것이다.
처음 스몰츠에게 이 사실을 보고받은뒤에 강민은 두가지 작전을 동시에 사용했다.
첫번째가 CPU-시장에서 인텔(Intel)에게 밀리던 AMD-를 키워서 본격적인 인텔의 대항마로 만드는 것.
두번째가 뛰어난 정보능력을지닌 뉴욕의 스몰츠팀을 이용해 인텔의 음모와 상황을 감시하는 것이였다.
제 1 번 작전으로 실시된 AMD-를 키우는건, 한국에서 건너온 김종봉 박사팀이 AMD-에서 엄청난 CPU-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신개념의 다층병렬 CPU-로 <현자의 돌>이라는 암호명으로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현자의 돌>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등장하면 CPU-시장은 엄청난 파란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인텔(Intel)의 움직임을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대응하는것도 중요했다.
“일단 확인을 해보십시요.”
팀원의 말에 스몰츠가 모니터에 나타난 자료들을 검토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인텔(Intel)에대해 수집한 자료들은 방대했다.
인텔은 컴퓨터 업계의 거대기업이다.
때문에 수집해야할 정보들의 양은 엄청났다.
그리고 인텔만이 아니라 관련된 기업들이나 거래처, 중요인사들까지 다양한 부분을 동시에 검토해야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일본의 IT-와 전자산업의 회사들만 관련된 것인줄 알았는데 탐색영역을 더 넓히고 심층적인 조사를 해보니 엄청날 수준입니다.”
“이전에도 일본의 IT-기업과 전자회사들은 컴퓨터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을 갖고 싶어했지. 다만 소니(Sony)나 도시바(Toshiba), 그리고 NEC-같은 전자회사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해서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더 큰 세력이 나선것이군.”
“그렇습니다. 일본정부에서 작정하고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들여 행동을 개시한 것입니다.”
팀원이 스몰츠를향해 말했다.
이번상황은 심각했다.
인텔(Intel)의 경우에는 몇년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일본자본과 영향력에 잠식당한 상태다.
인텔내에있는 경영진중에 상당수가 일본정부와 일본의 전자회사들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인텔의 기업자본중에 상당한 비율이 일본정부가 통제하는 유령회사나 대리기업을통해 넘어간 경우도 많았다.
“이상태로 그냥 놔두면 CPU 시장에서 AMD-가 인텔에게 먹히는건 한가지 사건일 뿐입니다.”
“맞습니다. AMD-가 박살난뒤에 인텔이 CPU 시장과 하드웨어 시장에서 일본의 지시를받아 막대한 권력과 패권을 휘두르면 나머지 IT-기업과 전자회사들도 엄청난 타격을 받을수 있습니다.”
팀원들이 예측한 부분은 정확했다.
지금 일본정부와 일본의 전자회사들이 노리는 핵심적인 것이다.
버블경제의 붕괴이후.
그리고 최근까지 일본의 전자산업은 부진했다.
과거에 일본의 전자산업은 미국을넘어 세계 최강이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국에서 명성을 날리는 스마트폰 기업인 삼진(Samjin)에도 밀렸고 많은 부분에서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의 IT-회사들에 뒤쳐진 상태다.
그래서 일본의 전자회사들과 일본정부는 이런 상황을 한방에 역전시키고 전자산업의 패권을 장악할려고 인텔을 노린것이다.
이미 인텔을 자신들의 수중에 넣었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상태다.
“전쟁은 시작되었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물러설수 없지.”
스몰츠가 말하며 냉소를 지었다.
얼마후 그는 강민에게 전달받은 암호용 통신기를 꺼내었고 긴급연락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