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18화 (118/300)

# 118

아프리카의 자원개발 (05)

“겉으로 볼때에는 느긋하고 평화로워 보이는데 말이지.”

“하지만 밤이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요.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이 설립한 첩보조직이 반정부 세력들을 찾아서 눈에 불을켜고 다니니까요. 지금도 상당한 숫자의 반정부 조직원들이 체포되었고 비밀리에 처형당하거나 강제수용소에 투옥된 상태라고 하더군요.”

이바노프가 프리먼을향해 대답했다.

그녀가 전직 KGB-출신으로서 아프리카에대해 갖고있는 여러가지 지식과 경험들이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차드의 콘시어 공항에서 그녀는 카잔조직원들과 함께 왔다. 이후에 그녀와 조직원들은 요베마을에 도착했고 현지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이번에 수송해온 러시아제의 전투차량과 경장갑차들은 카잔조직원들에게 익숙한 무기와 장비였다.

그래서 민병대들에게 기갑장비를 훈련시키는 일들은 카잔조직에서 선출된 인원들이 담당했다.

여기에는 미스릴 소속의 대원들도 같이 지원했다. 본격적으로 무기와 장비들이 공급되면서 요베마을과 라비스 민병대의 전투력은 빠르게 상승했다.

전세계에서 KGB-요원으로 활동하며 무장게릴라들을 훈련시켜본 유리 이바노프도 라바스 민병대원들의 전의와 정신무장에 대해서는 만족한 편이다.

이렇게 본격적인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다음단계의 작전으로 넘어갔다.

라비스 지역의 유전개발과 이익의 확보를 위해서는 민병대외에 또다른 수단이 필요했다.

그것은 라비스 지역의 주민들과 민병대조직,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이지리아인들을 하나로 뭉칠 정신적인 지도자의 존재다.

그것을위해 나는 프리먼, 이바노프등과함께 나이지라의 최대도시인 라고스(Lagos)로 잠입해 들어온 것이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수도는 이전 라고스에서 아부자(Abuja)로 옮겼지만 군부정권의 실세와 대부분의 기관들은 여전히 과거의 수도인 라고스를 중심으로 존재했다.

여기에는 나이지리아의 석유이권과 개발을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메이저급 석유회사의 직원들도 자주 볼수있었다.

특히 라고스에서 고급호텔에 속하는 사킴호텔(Sakim Hotel)에는 프랑스 국적의 외국인들이 꽤 많았다.

그들중에는 나이지리아 석유이권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있는 프랑스의 메이저급 석유회사인 토탈(Total)의 직원들도 목격되었다.

“당신이 말한 상카딘은 어떤 인물입니까?”

“현재로서는 나이지리아의 미래를 책임질수있는 유일한 인물이자 지도자라고 생각됩니다.”

이바노프가 대답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토마스 상카딘은 나이지리아 북쪽태생의 인물로 뛰어난 지식인이자 관리였다.

이후에는 나이지리아 정치에 뛰어들었고 국민들에게 많은 신망을 받았다.

만약에 그가 계속해서 정치생활을하고 지금까지 활동했다면 나이지리아의 상황은 많이 변했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엄청난 산유국이지만 현재 나이지리아의 국민소득이나 경제상황은 열악했다.

이것은 국가의 권력을 독점한 군부정권이 엄청난 석유이권을 중간에서 가로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군부정권이 무력으로 국민을 탄압하고 정권을 잡는데에는 프랑스가 배후에서 상당한 활동을 하였다.

프랑스 정부와 메이저 석유회사인 토탈(Total)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한것은 아니다.

대신에 그들은 군부정권에게 몰래 군사지원과 무기를 팔았고 이렇게 건너간 자금들중에 상당수는 토탈에서 지원한것도 사실이다.

그 댓가로 군부가 정권을 잡은뒤에 토탈(Total)은 나이지리아 석유이권에서 최대 소유주가 된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후에 토탈(Total)은 군부정권의 힘을 바탕으로 나이지리아에 다른 석유회사나 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방해했다.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했고 토탈(Total)의 허가를받은 석유회사에는 엄청난 돈을받고 유전을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나이지리아의 반정부 조직에서는 프랑스의 석유기업인 토탈(Total)에대해 증오하고 있었다. 다만 반정부 세력들의 힘은 너무나도 미약했고 지금도 군사정권의 첩보기관에의해 추격받는 중이다.

“실장님께서 계획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또한 NT-에너지의 유전개발과 화학공업 단지의 건설, 그리고 이후의 프로젝트를 원할하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나이지리아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에는 실패하고 말것입니다.”

“프리먼씨의 말에 충분히 동감합니다.”

프리먼을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핵심적인 내용이다.

프랑스쪽, 그리고 토탈(Total)의 비호를 받고있는 현재의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은 나의 사업에 커다란 장애물이다.

그렇다고 내쪽에서 전면으로 나서서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을 상대할수는 없었다.

내가 원하는것은 나이지리아의 유전개발과 프로젝트다.

“그리고 현재 상카딘은 나이지리아 군부에의해 강제수용소에 갇혀있다는 것이군요.”

“아마도 수용소 내부에서도 독방에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국민들의 여론때문에 그를 죽이지 못했지만 그것도 얼마가지 못할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이 상당한 권력을 독점한 상황이고 상카딘을 지주로 삼는 반정부세력도 힘을 못쓰는 중이니까요.”

“그말은 상카딘이 몇달안에 처형을 당할수도 있다는 뜻이군요.”

“운이 나쁘면 내일일수도 있고요.”

유리 이바노프가 대답했다.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에게 상카딘은 적당한 기회만오면 먼저 제거하고 싶은 정적이다.

지금까지 상카딘의 목숨이 붙어있는건 군부정권이 그를 이용해 반정부세력을 숙청하고 체포하기위한 목적일 뿐이였다. 그것이 성공할 단계에 왔으니 상카딘의 이용가치는 사라지는 셈이다.

“당신의 말을들으니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그가 필요하군요. 그리고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이 가장 꺼리는 상대라면 이후의 정세를 바꾸는데 있어서 최고의 적임자인건 분명한거 같습니다.”

유리 이바노프의 말에 동의했다.

여기 라고스에 도착해 살펴본 분위기도 내쪽의 전략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라고스는 2000만명의 인구가 모여있는 나이지리아 최대의 도시다.

시민들의 상당수가 지금은 군부정권의 감시와 무력때문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한곳으로 묶어줄 정신적인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상황은 단번에 역전될수 있었다.

***

어둑한 골목길을따라 나아갔다.

라고스(Lagos)의 대로변에는 현대식의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있다. 하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허름한 빈민가와 뒷골목이 더 많았다.

대도시에는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어떤 도시에서든 소외된 지역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라고스는 최악의 상황이였다.

우리들이 라고스에온 두번째 목적은 상카딘과 연계된 지하조직원을 만나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첩보기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하조직은 그런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지는 모른다.

몇개의 허름한 골목길을 지나자 정면으로 식당같은 건물이 나왔다.

라고스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현지인들의 식당이다.

유리 이바노프의 도움으로 접선상대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된 상태다.

이전에는 상카딘의 측근으로 많은 활동을한 인물이다. 때문에 그도 지금은 나이지리아 첩보기관에 추적을 받고있었다.

잠시후 식당안에서 기다리자 중년사내가 다가왔다.

“당신들이 상카딘을 찾고있다고 들었는데.”

“글쎄요. 그런 사람은 모릅니다. 대신 오카베 사모아를 만나고 싶기는 한데.”

유리 이바노프가 대답했다.

그러자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진짜군요. 혹시라도 그놈들이 함정을 판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상카딘의 진짜 본명을 알고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겁니다. 그것은 나이지리아 첩보기관들도 아직 모르는 사실이지요.”

이바노프가 대답했다.

나이지리아 국민들에게 상카딘으로 알려진 그의 본명은 오카베 사모아다.

이런 본명은 지금 나타난 최측근인 파루크만이 알고있는 사실이다.

이윽고 파루크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식당 주위에서 몇명의 사내들이 나타났다.

예상대로 파루크와 부하들은 우리들이 여기에 나타난 이후부터 줄곧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는 언제 모지스(Mozis) 놈들이 나타날지 모르니 안전한 곳으로 이동합시다.”

파루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모지스는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이만든 첩보기관으로 국민들에게 악명이 높았다.

특히 파루크처럼 반정부 활동을하는 조직원들에게 모지스는 악마같은 존재였다.

파루크의 제안에 우리들은 동의했다.

잠시후 그의 안내를따라 출발을 시작했다.

우리들이 파루크와 접선한 장소는 라고스의 빈민가중에 하나인 아나초라는 동네였다.

이곳은 복잡한 골목길과 지하통로, 그리고 인적이드문 장소들이 많기때문에 라고스의 지하조직이 활동하기에는 적절했다.

그럼에도 모지스의 추적과 감시는 강력했고 얼마전에도 파루크의 동료들중에 몇명이 함정에걸려 당하기도 한 상태다.

따라서 이동중에도 유리 이바노프와 프리먼의 시선은 예리하게 주위를 관찰하고 있었다.

***

어둠이 짙게깔린 아스완-

이곳에는 나이지리아의 국민들에게 공포를주는 시설이 있었다.

나이지리아 군부정권에 반기를 들다가 또는 첩보기관인 모지스(Mozis)에게 체포당한 사람들은 이곳에 투옥된다.

그리고 한번 들어가면 그들은 죽을때까지 나오지 못했다.

아스완의 강제수용소에 들어가면 시체가 되어야 나온다는 말까지 돌았다. 더해서 시체가 된뒤에도 나올수 없는경우도 있다.

정치범으로 몰려서 들어간 상황에서는 죽은뒤에 농장의 거름으로 쓴다고하며 시체를 농지에 파뭍기도 했으니 말이다.

나이지리아 최대도시인 라고스에서 동쪽으로 120km정도 떨어진 이곳의 수용소에는 라고스에서 살다가 끌려온 시민들도 많았다.

그리고 아스완 강제수용소의 주위로는 수미터에 이르는 철조망들이 둘러쳐졌고 곳곳에 감시탑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나이지리아의 반정부 조직은 아스완 강제 수용소를 공격할려고 몇번이나 시도했다.

그중에 큰 이유는 여기에 그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상카딘이 투옥된 곳이기 때문이다.

상카딘 외에도 아스완 수용소에는 군부정권에 반항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갇혀있었고 지금도 강제노역을하며 노예같은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정신적 지도자인 상카딘의 탈출을위해 반정부 조직들이 몇번이나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군부정권도 아스완 강제수용소의 중요성을 알기에 여기에는 몇개 대대급의 전투부대를 배치했다.

그리고 각종 전투차량과 장갑차등의 무기들도 있었다.

기껏해야 구식의 소총이나 권총으로 무장한 반정부조직이 상대할 수준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몇차례의 시도에서 그들은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 반쯤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온것이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아니였다면 우리는 이번 습격을 시도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파루크가 고개를 숙였다.

나이지리아의 전략중에 2번째.

그것은 나이지리아의 정세와 사회를바꿀 핵심적인 인물을 세우는 것이다.

유리 이바노프의 정보와 기타 자료등을 점검한결과 최적의 후보는 상카딘이다.

문제는 상카딘이 군부정권이 만들어놓은 강제수용소에 갇혀있다는 사실이다.

그곳이 우리들이 도착한 아스완이다.

파루크의 지하조직은 몇차례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스완 수용소에대한 자료를 계속해서 수집했다.

이것은 이후에 자신들이 힘을 키우고 기회가 왔을때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지하조직의 활동이 우리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이후에 라비스와 요베마을로 돌아간뒤에 본격적인 준비를 개시했다.

민병대들의 훈련수준도 제법 올랐고 무기와 장비들도 잘 갖추어진 상태다.

아스완 수용소의 방어상태가 만만한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들은 우리의 기습을 모르는 상태였고 승산은 아군쪽에 유리했다.

김태천과 프리먼등의 미스릴 소속의 대원들이 지휘를 담당했고 훈련된 민병대 병력들을 은밀하게 이동시켰다.

오늘밤이 나이지리아의 역사에 혁명적인 사건이 벌어질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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