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
아프리카의 자원개발 (02)
“사장님. MCU-펀드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거 같습니다.”
“우리들이 엄청난 스폰서를 잡았다는 뜻이지.”
램퍼드가 부하를향해 대답했다.
그는 현재까지 일어난 상황을 믿을수 없었다.
평생을 오일맨(Oil Man)으로 살아온 그였다.
이런 자신의 삶에대해 상당히 큰 자부심도 가졌다. 한번 오일맨(Oil Man)은 죽을때까지 석유탐사와 개발을위해 찾아다닌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다.
실제로 램퍼드는 술자리에서 가끔씩 농담삼아 던지는 말이있었다.
자신이 죽을때는 검은황금(원유)속에 장사를 지내달라고 말이다.
이제까지 램퍼드가 해온 활약은 상당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뒤 액슨이나 모빌같은 전세계 메이저급 석유회사에서 일했다.
그가 탐사하고 발견한 유전만도 꽤 되었다.
메이저급 석유회사에서 일하는것도 좋았지만, 그에게는 꿈이있었다.
자신의 석유회사를 가지고 전세계를 상대로 석유탐사와 개발에 나서는것.
그것을위해 램퍼드는 고액 연봉을받던 메이저급 석유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불행의 시작이였다.
그가 설립한 소규모의 석유회사인 NT-에너지는 처음에 출발이 좋았다.
아프리카나 남미쪽에 미개척의 유전도 발견했고, 이것을통해 수익도 올렸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메이저급 석유회사들의 욕심은 거대했다.
특히 램퍼드의 NT-에너지가 몇차례 성공을 거두면서 나중에는 타켓이 되었다. 그것도 자신이 한때 몸담았고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었던 엑슨(Exxon)이 본격적으로 나선것이다.
엑슨은 램퍼드의 NT-에너지에 욕심을 내었다. 그리고는 램퍼드에게 NT-에너지를 넘기고 석유업계를 떠날것을 경고했다.
램퍼드에게 그것은 자존심을 뭉개는 일이였다.
자신의 회사를 노리는 것보다 오일맨(Oil Man)의 꿈을 버리라는것이 더 큰 치욕이자 분노였다.
이후 램퍼드는 거대한 메이저급 석유회사를 상대로 버텼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유지가 되었지만 적들은 너무나도 강했다. 그들이 사용할수있는 수단은 다양했고 램퍼드의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자신의 NT-에너지를 강탈당하지 않았지만 램퍼드는 완전히 몰락해 버렸다.
엑슨(Exxon)과 메이저 석유회사들에대한 증오와 분노로 매일 술을마시며 스스로를 망가뜨렸다. 처음에 그를 따르던 직원들도 나중에는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까지 왔다고 생각했을때.
램퍼드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설마했는데 MCU-펀드와 로버트강은 불가사의한 존재들이다.’
램퍼드가 고개를 내저었다.
파산직전까지 몰리고 헐값이나 다름없는 NT-에너지를향해 MCU-펀드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다.
램퍼드는 그 이유를 알수없었다.
거기에대해 로버트강, 강민이 램퍼드에게 말한 이유는 한가지였다.
‘내가 원하는 인재는 오일맨으로 태어나고 마지막까지 오일맨으로 죽을수있는 사람입니다.’
램퍼드에게는 최고의 찬사였다.
그리고 램퍼드는 강민의 뜻에따라 거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전세계 석유시장은 거대한 폭풍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램퍼드는 확신했다.
NT-에너지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것만이 아니라, MCU-펀드와 조직들이 해내는 일들이 기적같은 상황이다.
지금 그중에 하나가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었다.
푸타타탓! 넓은 활주로위로 대형 헬기들이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차드에있는 콘시어 공항은 황무지위에 만들어진 곳이다.
따라서 열악한 환경이지만 램퍼드가 여기를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이지리아의 유전탐사와 개발을위해 사용할 중간기지로서 적당했기 때문이다.
유전탐사에는 대량의 장비들이 필요했다. 지질탐사도 정밀하게 해야했다.
그리고 만약 석유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그뒤에는 지층을 드릴로뚫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이런 다양한 장비들과 시추작업을 시작해도 본격적인 유전을 발견하는데는 행운이 따라줘야했다.
어떤 경우에는 석유의 존재가 있지만 그것이 전혀 채산성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막대한 자금과 장비를 동원하고도 실패할수 있었다.
이처럼 땅속에 뭍혀있는 검은황금을 발견하는건, 엄청난 인내와 작업을 필요로했다.
하지만 이것은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경우이다.
더 큰 문제는 탐사지역까지 대량의 장비와 인원을 옮기는것도 쉽지않았다. 그러나 MCU-펀드가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 문제는 해결되었다.
“도대체 몇대나 투입된 것입니까?”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도 10대 이상이군.”
“그것도 러시아제의 군용헬기 들입니다.”
램퍼드의 옆에있던 기술자가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은 감탄만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얼마후 대형 헬기들이 착륙을 시작하자 램퍼드가 외쳤다.
“지금부터 우리들은 나이지리아로 간다.”
“검은황금의 사냥이군요.”
직원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넘쳤다.
그들도 램퍼드와 같은 꿈을가진 오일맨들이다.
착륙한 대형헬기들을향해 트럭들이 이동하며 화물을 적재했다.
이번에 유전탐사에 편성된 NT-에너지의 인원들만도 최소 20명이 넘었다. 그들중에는 지질학자와 광물학자, 그리고 석유탐사에 관련된 기술자들까지 다양했다. 이제부터 검은황금을향해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
“첫번째 단계로 전략거점을 만드는것은 순조로운 편입니다.”
김태천이 말했다.
우리들이 요베마을을 목표로 삼은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요베마을은 나이지라의 북쪽인 라비스 지역에 속해있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이다.
그리고 지금 요베마을을 포함해서 주변 지역이 나이지리아에서 숨겨진 진정한 자원의 보고다.
또한 요베마을을향해 습격해왔던 보코하람의 약탈부대를 박살낸것은 꼭 필요한 부분이였다.
지금까지 라비스 지역은 나이지리아의 테러조직인 보코하람이 끊임없이 약탈과 잔학행위를 일삼는 곳이였다.
이것에대해 나이지리아의 군부정권은 두손놓고 지켜보는 상황이다.
정확히는 보코하람을 이용해 지금의 나이지리아 정권에 반기를드는 라비스 지역과 주민들을 말살시키겠다는 계략이다.
따라서 요베마을에 미스릴 소속의 특수부대와 대원들을 투입시킨것은 이런 2가지 목적을 한꺼번에 진행시키는 것이였다.
“앞으로 우리들이 해야할것은 라비스 지역을 확실하게 방어하며 우리쪽에 유리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방어전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리먼이 대답했다.
이번에 보코하람의 약탈부대가 전멸을 당했지만 그것은 보코하람 세력중에서 일부다.
얼마후 그들도 부하들이 요베마을을 습격하다가 당했다는걸 알것이고 복수를 한답시고 재차 공격해올 것이다.
그때에도 적들이 어떤꼴을 당할지는 충분히 짐작된다.
김태천과 프리먼의 실력은 뛰어났고 그들이 지휘하는 특수부대원들의 전투력은 보코하람 따위는 넘어선지 오래다.
하지만 나와 일행들이 나이지리아에 온것은 테러조직인 보코하람과 전투나 하겠다는건 아니다.
정확히는 라비스 지역의 석유탐사와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주변지역의 방어와 안전이 중요했다.
이후에는 나이지리아 정권은 물론이고 그뒤에 숨어있는 배후세력들을 상대하는 문제도 생긴다.
“지금은 요베마을내의 주민들 중에서 자원자들을 차출해서 민병대를 구성하는 작전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우리쪽이 숫적으로 불리한것이 있으니 말이지요.”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겠지만 민병대원들에게 적절한 훈련과 장비를 공급한다면 단시간에 강력한 전투부대로 성장할수 있을겁니다.”
김태천이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보코하람을 전멸시키는 전투에서 요베마을의 주민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미스릴의 전투부대원들에게 악마같던 보코하람이 박살나는걸 두눈으로 목격했다. 이전까지는 공포의 대상이였지만 더이상은 아니다.
요베마을을 포함해 본격적인 민병대를 조직하기위한 장비와 무기의 공급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러시아의 카잔조직을통해 입수한 10여대의 대형 헬기들을 이용해서 빠르게 물자들을 수송하고 있으니 말이다.
카잔조직의 도움으로 나의 PMC(민간군사조직)인 미스릴(Mithril)의 부대원들이 사용할 무기와 장비들을 손에넣는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총기나 기타무기들은 미국제를 많이 도입했지만 수송용의 대형헬기등은 러시아제를 가져온 독특한 방식이다.
김태천과 프리먼은 전투와 군사조직에 있어서는 유연함과 합리성이 뛰어났다.
때문에 성능이 좋다면 미국제나 러시아제, 유럽제를 가리지않고 도입했다.
얼마후 프리먼의 팀원들중에 한명이 다가왔다.
“실장님. 조금전에 들어온 연락인데, 차드의 콘시어 공항에서 출발한 NT-에너지와 램퍼드의 유전탐사팀이 곧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역시 러시아군 헬기조종사들의 솜씨는 뛰어나군요.”
“몇명은 아프칸 전쟁에서 활약했던 경험들도 있습니다.”
미스릴(Mithril)에 합류한 러시아군 출신 조종사들의 실력은 탁월했다.
차드의 콘시어 공항과 주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확보를 했지만 나이지리아로 들어오는건 쉬운게 아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차드의 콘시어 공항과 요베마을, 그리고 라비스 지역을 왕복하는 대형헬기의 조종사들은 철저하게 저공비행을 실시하며 나아갔다.
또한 라비스 지역과 차드의 콘시어 공항까지는 중간에 험준한 협곡들이 많기때문에 이런 곡예비행을통해 대공감시를 피할수 있었다.
잠시후 동쪽하늘에서 헬기의 로터음이 들려왔다.
NT-에너지의 램퍼드와 유전탐사팀을 수송하는 헬기들이 차례로 도착하고 있었다.
라비스 지역의 숨겨진 유전지대와 엄청난 매장량에 대해서는 이미 글로벌 스캐닝(Global Scanning)의 인공위성들을통해 다양한 자료들을 입수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유전탐사란것은 인공위성을통해 정보를 파악했다해도 그것을 실제로 탐사하고 확인하는 것과는 또 틀렸다.
따라서 NT-에너지와 램퍼드의 탐사팀이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을 파악해야 하는것이다.
“램퍼드 탐사팀에대한 경호문제는 어떻습니까?”
“그 임무를 담당할 대원들을 선발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라비스 지역에 대해서는 요베마을을 포함해서 현지 주민들이 더 잘알고 있기때문에, 민병대원들도 같이 동행하는것이 더 효율적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프리먼의 판단은 적절했다.
현지에대한 정보는 나의 대원들의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직접 그곳에서 오랜동안 살아왔던 주민들이 가장 많이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얼마후 나와 일행들은 착륙을마친 헬기에서 내려오는 NT-에너지의 사장인 램퍼드와 탐사팀을 마중했다.
“어서 오십시요. 램퍼드 사장님.”
“실장님께서 직접 우리들을 마중 나오실줄은 몰랐습니다.”
“라비스 지역과 요베마을을 공중에서 둘러본 소감은 어떻습니까?”
“사실 이쪽지역은 나이지리아가 산유국으로서 많은 유전을 갖고있지만 한번도 유전이나 채산성이 좋은 자원들이 발견되지 않은 곳입니다. 그런데 MCU-펀드를 포함해서 실장님께서 여기를 목표로 삼았다는건 뭔가 단서나 증거가 있다는 뜻이겠군요.”
“그렇습니다. 우리쪽 MCU-펀드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유전에대해 여러가지 조사를 한결과, 이곳이 막대한 잠재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것을 실제로 확인하는건 NT-에너지와 램퍼드 탐사팀의 역활이지만 말이지요.”
나의말에 램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라비스 지역과 나이지라의 북부는 소외된 곳이다.
이렇다할 지하자원도 없었고 나이지리아의 군부정권에서는 이 지역을 반정부 세력권이라 규정하고 엄청난 탄압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자원개발과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