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다층병렬 CPU - 현자의 돌
“그것이 정말입니까?”
그랜트의 눈동자가 커진다.
그의 표정에서는 엄청난 분노가 솟구친다.
AMD-의 창업자이면서 그랜트는 MIT-공대의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수재다. 그당시 컴퓨터 기술은 지금과 비교할때 너무나도 열악했다.
그러나 그랜트가 확신하는 부분은 있었다.
미래산업은 인간이 만들어낸 컴퓨터에 달려있다는 사실.
이후에 그랜트의 관심을 집중시킨것은 CPU-였다.
컴퓨터에서 핵심이되는 부품이면서 두뇌와같은 역활이 CPU-였다.
하지만 초창기 CPU-의 연산능력이나 설계기술은 너무나도 열악했다.
하지만 그랜트가 AMD-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면서 CPU-의 설계와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AMD-와 더불어 CPU-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 있었다.
바로 인텔(Intel) IBM-이다.
AMD-가 작은 규모로 출발한것에비해 인텔(Intel) IBM-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세를 점하였다.
그러나 컴퓨터 유저들에게 CPU-성능면에서는 오히려 AMD-의 제품이 낫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인텔은 자본과 홍보 그리고 마케팅을통해 AMD-를 월등하게 앞섰다.
특히 PC-시장을 확대하는데 큰 사건이된 마이크로 소프트와의 협력은 인텔이 CPU-시장에서 독주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활을한 사건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PC-는 99%이상 인텔의 CPU-를 사용했고 이것이 정석처럼 인식되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운영체제는 AMD-의 CPU를 장착된 PC-에서 더 성능이 좋았다.
이것에대해 인텔은 당황했지만 철저하게 로비와 마케팅을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었고 AMD-를 압박했다.
또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처음에 CPU-생산기업인 인텔과 AMD-양쪽에 운영체제가 공용되는 선택을 할려고했다.
하지만 이것을 막은것이 인텔이였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서도 AMD-와 그랜트는 CPU-연구와 개발을 계속했다.
그리고 고성능의 특화된 PC-와 시스템에 더 알맞는 AMD-만의 CPU-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컴퓨터에대해 잘아는 하이클래스(High Class)유저들의 경우에는 인텔의 CPU-보다 AMD-의 CPU를 더 선호하는 독특한 현상이 생긴것이다.
인텔에게 시장점유율과 인지도에서 월등하게 밀렸지만 AMD-의 그랜트 사장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의 본심중에는 인텔이 엄청난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컴퓨터 시장에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지만 인텔(Intel)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자라고 생각했다.
그럴것이 인텔과 AMD-는 비슷한 시기에 CPU-개발을 시작했고 초창기에는 서로간에 공동연구를 한적도 있었다. 여기에서 AMD-의 그랜트는 아픈경험과 뒤통수를 맞았다.
인텔 CPU-의 연산처리 기술과 프로세싱 기술의 상당수가 AMD-에서 몰래 빼내간것이 이후에 증명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당해버린 상황이라 그랜트가 어떻게할 방법은 없었다.
AMD-의 기술이 인텔에 유출된 상태였지만 그랜트는 새로운 독자기술을 연구했고 현재의 뛰어난 AMD사의 CPU-를 만드는 성공을 이룬것이다.
그러나 지금 AMD-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거대기업으로 커버린 인텔(Intel)이 전세계 컴퓨터와 CPU-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위해 AMD-를 철저하게 박살내기로 한것이다.
이런 위험에 대해서 그랜트도 조금은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텔이 지금처럼 비열하게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
“당신이 믿기 힘들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텔의 공략은 이미 시장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랜트를향해 대답하며 준비해온 서류들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뉴욕에 작전기지를 두고있는 스몰츠팀이 그동안의 탐색을통해 찾아낸 것들이다.
혼란한 표정이던 그랜트가 서류를 받아들어 확인을 시작했다.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도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이다. 잠시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이 진행되는줄도 모르고 있었다니?”
“우리쪽에서도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그만큼 인텔은 이번의 비밀작전을통해 AMD-를 확실하게 박살낼 결심인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인텔은 뉴욕의 금융시장과 편법을 이용해서 AMD-의 체제를 단번에 무너뜨릴려는 계획을 진행중에 있었다.
경영권을 뺏기위해서는 대리인을 내세워서 지분과 주식을 매입했다. 그리고 AMD-의 제품판매와 시장을 박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로비활동과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상황도 AMD-에 불리했다.
최근 몇년간 AMD-에서 출시한 신제품들이 연달아 저조한 판매는 물론이고 문제점도 나타났다.
따라서 AMD-로서는 인텔에게 제대로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과 MCU-펀드에서 원하는것은 무엇입니까?”
“현재까지 IT-의 하드웨어, 그중에서도 CPU-를 포함한 칩셋(Chipset)마켓은 인텔이라는 거대기업의 횡포와 독점으로 인해서 너무 기형적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그것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우리쪽 MCU-펀드에서 독자적으로 뛰어드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은 시장에 더많은 혼란이 생길수도 있다는 예측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제까지 인텔과 기술적으로 대등하게 경쟁해온 AMD-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말은 인텔의 대항마로 AMD-를 선택했다는 뜻입니까?”
“그렇게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그랜트 사장님께서 여기에대해 불만이 있다면 단독으로 인텔을 상대하셔도 됩니다. 우리쪽에서는 AMD-와 그랜트 사장이 원하지 않는다면 물러날수밖에 없습니다.”
나의대답에 그랜트의 표정은 갈등했다.
애초부터 나의 MCU-펀드가 자선기업이나 단체가 아니란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MCU-펀드의 자금지원과 기술지원을 받으면 AMD-는 CPU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텔과 대등하게 싸울수 있을것이다.
AMD-의 이익은 단기간에 상승할 것이고 그로인해 나의 MCU-펀드도 그 이익을 나눠가지는 것이다.
또한 AMD-의 경우에는 이미 CPU-개발과 생산, 판매를 포함해서 필요한 설비와 조직망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나의 MCU-펀드가 새로 CPU-생산기업을 만들어서 인텔과 대결하는것보다 시간이나 모든것이 절감되고 이득인 것이다.
그 댓가로 AMD-와 그랜트 사장은 자신들이 평생 소원이던 인텔과의 본격적인 대결을 할수있는 기회를 얻는것이다.
서로간에 필요한것을 얻는것.
그랜트는 나의 제안에 숨겨진뜻을 충분히 파악했다.
얼마후 그랜트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로버트강. 현재로서 제가 선택할것은 하나밖에 없군요. 그리고 당신들이 보내준 그 선물을통해 MCU-펀드가 엄청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느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인텔을향해 제대로 한방 먹여볼수있는 기회입니다.”
대답하던 그랜트의 표정.
이미 결심을 굳힌 상태다.
***
“점검해본 평가는 어떻습니까?”
“대단히 만족스럽고 훌륭합니다.”
김종봉 박사가 대답했다.
그의말은 허풍이 아니다.
한국에서 최고의 CPU 개발과 설계의 전문가였고 지금 그의 기술과 능력은 세계 최고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AI-인 하시가 제공한 최첨단의 CPU 기술을 제대로 구현해낸것은 김종봉 박사의 덕분이였다.
때문에 이번에 AMD-를 방문하고 그랜트 사장과의 협상을 진행하면서 그를 같이 동행한 것이다. 그랜트 사장과의 협상은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그로서는 인텔의 공격으로부터 AMD-를 지켜내기위해 뭐든지 할 각오였다.
그에따라 나의 MCU-펀드에서는 첫번째 단계로서 AMD-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1차로 50억달러(5조원)에 이르는 수준이였고 이것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던 AMD-는 단번에 살아날수 있었다.
또한 내가 AMD-에 이정도의 엄청난 돈을 넣기로 한것에는 충분한 승산이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그랜트 사장의 능력과 김종봉 박사의 존재. 그리고 AMD-가 이제까지 해온 경험과 역사가 원인이다. 이후의 상황에따라 나의 MCU-펀드에서는 AMD-의 지분을 더 늘려나갈 예정이다.
인텔에 대해서 두손놓고 있을 생각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먼저 AMD-를 정상화 시키고 경쟁력을 키워놓는게 중요했다. 그리고 인텔에대한 공략은 이후에 진행하면 충분했다.
김종봉 박사는 일행들과함께 AMD-의 R&D(연구개발)부서와 생산시설, 그리고 여러가지 부분에대해 살폈다.
김박사는 모든 항목에대해 예리하게 체크를 하였고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현재 박사님께서 연구중인 CPU-에대해 AMD-를통해 개발하고 실용화를 시키는데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거 같습니까?”
“일단 몇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개조와 변경이 필요하지만 제가 보기에 AMD-의 연구개발팀들은 상당히 우수합니다. 그리고 저의 팀원들과도 호홉이 잘 맞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장님도 알다시피 지금 연구중인 다층병렬 CPU-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것입니다. 정확히는 인류의 미래기술인 양자컴퓨터로 가는 중간단계의 것이니까 말이지요.”
김종봉 박사의 눈빛이 반짝였다.
인텔을향해 제대로 한방먹이고 AMD-가 전세계 CPU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기위한 전략.
그것이 다층병렬 CPU-였다.
현재 김종봉 박사팀은 연구중인 다층병렬 CPU-에대해 <현자의 돌>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만큼 다층병렬 CPU-의 성능은 이제까지 개발되었던 CPU-를 월등하게 앞선다.
CPU-기술의 혁명적인 개념이였고 보통의 개인용 PC가 슈퍼컴퓨터 수준의 능력을 가질수도 있었다.
“앞으로 몇달안에 전세계의 컴퓨터 유저들은 AMD-에서 생산된 <현자의돌> 시리즈의 CPU-를 볼수있게 될것입니다.”
김종봉 박사가 주먹을 쥐었다.
얼마전 내쪽에서 그랜트 사장에게 보냈던 오버클럭된 CPU-는 김종봉 박사팀이 연구중인 <현자의돌> CPU-의 기술들중에 하나였다.
그중에 일부만 보였을 뿐인데도 그랜트 사장과 AMD-의 기술진은 경악하고 말았다.
이것만봐도 김종봉 박사팀이 개발중인 <현자의돌> CPU-가 본격적인 공개를 시작하면 IT-업계에 얼마나 큰 충격과 이슈가 될지는 충분히 짐작할수 있었다.
“이제부터 새로운 컴퓨터의 시대가 열릴수 있겠군요.”
“저와 팀원들이 그것에 참여할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김종봉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팀원들이 연구중인 <현자의돌> CPU-의 초기 버전만 보아도 지금 인텔(Intel)이 개발해낸 CPU-보다 2배이상의 성능을 자랑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CPU-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발열이다.
컴퓨터에서 가장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것이 CPU-였고 그것을위해 컴퓨터에는 항상 냉각장치인 쿨러(Cooler)가 필요했다. 그리고 CPU-의 발열이 심해질수록 성능은 급격하게 정체된다.
그에반해 <현자의돌> CPU-는 초고속의 병렬처리와 입체적인 연산을 빠르게 실시해도 어떤 발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자의돌> CPU-가 기본설계부터 다층구조를통해 엄청난 병렬처리 연산을 기본으로하기 때문이다.
[강민유저의 요청에따라 김종봉 박사를 선택한것은 좋은 결정인거 같군요. 양자컴퓨터의 단계까지는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기는 하지만...]
간만에 AI-인 하시가 내앞에 메세지를 나타냈다.
녀석의 말대로 인간이 꿈의 컴퓨터로 생각하는 양자컴퓨터는 아직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하시의 말에따르면 양자컴퓨터를 넘어서는 엄청난 수준의 컴퓨터 기술도 다수 존재했다.
다만 현재 인류의 기술로서는 컴퓨터의 최고 공학자인 김종봉 박사마저도 양자컴퓨터의 전단계인 <현자의돌>을 완벽하게 완성시키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다.
나로서는 이것을통해 AMD-를 키우고 인텔과의 본격적인 대결을 할수있다는 부분이 중요했다.
인텔(Intel)로서는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만난것이다.
AMD-자체는 인텔로서 쉬운 상대일 것이다.
하지만 나와 MCU-펀드를 건드린 것은 엄청난 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