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12화 (112/300)

# 112

뉴욕의 작전기지

문이열리며 스몰츠가 들어왔다.

고급스런 슈트를 차려입었고 얼굴에는 활력이 넘쳤다. 얼마전까지 그는 뉴욕 월가에서 실패한 루저(Loser)에 속했다.

그리고 나락을 헤매면서 브룩클린 브릿지에서 자살까지도 생각했다.

그가 강민을 만나는것이 조금만 늦어졌어도 스몰츠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였을 것이다.

그는 이제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인생이란 변화무쌍하고 바닥까지 떨어져도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강민과의 만남을통해 배운것이다.

이후에 스몰츠는 강민의 지시를받아 월가에서 대활약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활동들은 비밀리에 진행되었고 수면위로 나오지도 않았다.

월가에서는 불름버그뉴스나 월스트리트 저널처럼 경제신문과 미디어의 포커스를 받으며 화제를 모으는 인물들도 있다.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그리고 이들의 연봉만해도 수십만에서 수백만달러까지 이른다.

월가에 들어오는 수많은 금융인들이 이처럼 유명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를 꿈꾼다.

스몰츠도 처음에는 그랬다.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유명 애널리스트들이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언론포커스를 받지만 스몰츠는 그들이 부럽지 않았다.

유명 금융인들의 연봉.

여기에대해 스몰츠는 그들보다 몇배, 아니 10배 이상은 더 받는다.

스몰츠는 강민과의 만남.

그리고 이후의 작전을통해 벌써 5~600만달러 이상의 포상금을 받았다. 지금도 스몰츠의 업무와 활동을위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들어온다.

유명 애널리스트들이나 펀드매니저들은 세계적 명성의 IB(Investment Bank:투자은행)에 속하며 막대한 자금을 움직인다.

하지만 스몰츠가 속해있는 MCU-펀드는 월가에서 유명한 어떤 IB(투자은행)들보다 더 많은 자금을 보유한 공룡급이다.

***

“어서 오십시요. 스몰츠 팀장님”

사무실로 들어온 그를향해 팀원들이 인사한다.

강민은 월가의 작전이후 스몰츠에게 지시를 내렸다.

뉴욕월가는 세계금융의 중심지다.

그리고 이것은 매일마다 상황이 변한다.

따라서 강민에게는 월가의 변화와 상황을 매순간마다 모니터링하며 체크할 인원들이 필요했다.

이것을 스몰츠에게 맡긴것이다.

스몰츠의 팀원들은 대략 10명정도다.

이들에대한 선발권한 그리고 관리 및 감독과 운용비에대한 모든것은 강민이 스몰츠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이 방식을통해 스몰츠는 강민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처음에 스몰츠는 강민을 동양에서 온 사탄(Satan), 즉 악마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에대한 생각은 변함이없다.

뉴욕의 월가에서 살아남고 승자가 되는건 천사가 아니라 악마다.

날개달린 천사따위는 월가에 내려선 순간부터 그 날개가 뜯기고 육체는 고깃덩이로 변할것이다.

그러나 악마는 다르다.

뉴욕월가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금융기업, 투자자들을 손아귀에넣고 마음껏 유린하고 이용한다.

스몰츠는 자신이 동양에서 온 사탄의 편이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사무실에있는 10명의 팀원들은 스몰츠를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뜬 인원들이다. 그들도 스몰츠처럼 뉴욕 월가에서 패배한 인생들이다.

실력은 있었지만 운이없었다.

팀원들 중에는 스몰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스몰츠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건 실력이다.

또한 스몰츠는 강민의 MCU-펀드를통해 혜택을 받은만큼 자신의 팀원들에게도 보답할줄 알았다.

스몰츠의 작전팀이 위치한 장소는 뉴욕월가를 코앞에서 관찰하며 언제든지 대응할수있는 곳이다.

맨하탄에서도 비싸다고 소문난 장소다.

하지만 이곳은 뉴욕에서 양대산맥이라고 할수있는 NYSC(뉴욕증권 거래소)와 나스닥(NASDAQ)거래소의 사이에 위치했고 최고의 장소였다.

사무실의 위치도 최고지만 내부시설도 최강이다.

이곳에대해 스몰츠와 팀원들은 스몰애플(Small Apple)이라고 불렀다. 뉴욕의 또다른 명칭이 빅애플(Big Apple)인 것에서 창안한 것이다.

넓은 사무실의 내부에는 철야작업을위한 숙식시설은 물론이고 월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모니터링 하는데 필요한 최첨단의 전산시스템과 보안시스템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때문에 스몰애플로 들어올 때에는 지문인식과 홍채, 그리고 2~3단계의 보안시스템을 통과해야 가능할 수준이다.

이런 장비와 시설을 갖추는데 상당한 자금이 들었지만 강민은 MCU-펀드를통해 스몰츠를 적극 지원해 주었다.

스몰츠의 등장과함께 사무실에있던 팀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그들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엄청난 비밀작전이 개시될 것이란 사실을.

“스몰츠 팀장님. 지시내용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자네들이 파악한 정보들을 MCU-펀드의 로버트강 실장님에게 상세하게 보고했네.”

“그렇다면 상대가 인텔(Intel)이라는 부분도 말했습니까?”

“물론이지. 그런데 오히려 로버트강 실장님은 이번에 전개되는 상황에대해 더 흥미를 나타내고 계시더군.”

“.....”

스몰츠의 대답에 팀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들로서는 믿기 힘들었다.

IT-의 대기업이자 공룡인 인텔을향해 도전할수있는 기업이나 조직은 거의 없었다. 팀원들을 바라보던 스몰츠가 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였다.

“앞으로 전세계의 CPU-시장과 하드웨어 시장에 거대한 폭풍이 몰아칠 예정이네.”

“그건 무슨 뜻입니까?”

“지금까지 컴퓨터의 CPU-에 대해서는 인텔(Intel)이 모든것을 장악했지만 이후에는 AMD-의 약진으로 판세가 완전히 바뀔것이 분명하지.”

“그말은 즉 MCU-펀드가 인텔의 경쟁자였던 AMD-를향해 배팅을 시작했다는 뜻입니까?”

“단순한 배팅수준이 아닐세. AMD-를 키워서 컴퓨터와 CPU-시장에서 인텔을 박살낼 것일세.”

“정말로 그것이 가능한 것입니까?”

“수십년간 지속되었던 인텔(Intel)의 위치가 흔들릴수 있다니? 스몰츠 팀장님의 말대로 이것은 거대한 폭풍의 시작이군요.”

팀원들이 놀라고 있었다.

그들은 스몰츠와 함께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벌어질 상황은 더 거대했던 것이다.

“인텔이 우리들의 레이더망과 감시망에 걸린 순간부터 불행의 시작인 것이지.”

스몰츠가 주먹을 쥐었다.

MCU-펀드의 전략실장인 강민이 인텔을 겁내지 않은것처럼 지금은 스몰츠도 전의가 피어올랐다.

얼마후 스몰츠는 팀원들을향해 본격적인 지시를 내렸다.

“인텔이 지금에와서 AMD-를 상대로 마수를 드러낸것을보니 로버트강 실장님의 말대로 인텔이 단독으로 움직이는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한거 같습니다.”

“그렇네. 우리들이 해야할것은 지금부터 그 배후에 숨어있는 세력과 조직을 찾아내는 것이지.”

“이거야말로 앞뒤에서 공격하는 작전이군요. 인텔의 경쟁자인 AMD-를 키워서 대응시키고, 다른쪽에서 인텔의 약점과 연결고리를 찾아내서 기습을 가하는 것이라니! 정말로 마음에 듭니다.”

팀원들도 의욕이 상승했다.

그들도 스몰츠를통해 자신들이 속해있는 MCU-펀드의 엄청난 능력을 실감하고 있었다.

IT-공룡인 인텔이 쉬운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MCU-펀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들을 해내었고 계속해서 성공했다.

이번에는 자신들이 인텔을 공격하는 진형의 선봉에 서고있는 것이다.

***

“AMD-의 기세를 단숨에 꺽어버리다니? 역시 실장님의 전략은 탁월하신거 같습니다.”

송재동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것은 박광석도 마찬가지다.

얼마전까지 경계상태에있던 AMD-의 그랜트 사장이 곧바로 연락을 보내온 것이다.

나의 MCU-펀드에서 AMD-에대한 접근을 시도하는건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생각해야했다.

나의계획은 AMD-를 키워서 IT-공룡인 인텔(Intel)의 본격적인 대항마로 만드는 것이다.

CPU-마켓에서 컴퓨터 유저들이 흔히 AMD-가 인텔의 경쟁기업이라고 지칭하지만 실제는 전혀 다르다. CPU-마켓에서 90% 이상을 인텔(Intel)이 장악한 상태다.

인텔에서 생산된 CPU-는 마이크로 소프트와의 연합을통해 개인용 PC-시장에서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전세계의 PC와 컴퓨터 등에는 AMD-의 CPU가 장착된 경우도 있지만 그 숫자는 상당히 적었다.

이처럼 AMD-의 CPU는 특수한 상황의 컴퓨터나 특정계층의 컴퓨터 유저들에게만 겨우 사용될 정도로 인지도가 월등하게 낮았다.

다만 컴퓨터쪽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텔(Intel)의 CPU-제조와 설계가 한계에 왔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대해 인텔(Intel)에서는 철저하게 감추었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와 칼럼을쓰는 IT-전문가들을 상대로 막대한 로비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부터 전세계의 CPU-시장은 본격적인 변화를 맞게될 것이다.

“AMD-의 그랜트 사장이 그래도 앞뒤가 꽉막힌 사람은 아니였군요.”

“만약에 그랬다면 인텔에게 완전히 당하도록 놔두었을 것입니다.”

이번에 AMD-의 그랜트 사장을향해 오버클럭(Overclock)된 AMD-제품의 CPU를 보낸것은 그에대한 테스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의 그의실력과 재능이 부족하다면 나의 MCU-펀드에서 첨단기술과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AMD-의 그랜트 사장은 테스트를 잘 통과했고 오버클럭된 CPU-에담긴 엄청난 첨단기술의 핵심을 알아본 것이다.

***

“이번 기회를통해 AMD-본사와 그들의 기술력을 알아볼 좋은 기회군요.”

김종봉 박사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를 포함해 팀원들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컴퓨터의 핵심부품인 CPU-에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만 전세계 CPU-의 개발에서 인텔(Intel)이 독주를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들이 방문하는 AMD-가 겨우 뒤를 추적하는 중이였다.

그리고 인텔과 AMD-를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CPU-를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메인보드를 비롯해 다양한 컴퓨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CPU-의 설계와 개발, 그리고 생산에는 웬만한 기업들이 뛰어들지도 못할만큼 상당한 격차와 장벽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김종봉 박사는 어려운 목표를향해 도전했던 사람이다.

한굮에서 CPU-를 만든다는 발상부터가 주위의 많은 이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거나 냉소를 받았다.

그럴것이 CPU-분야에 대해서는 기술력이 제법 되었던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등도 감히 도전을 못했다.

하지만 내가 발견한 김종봉 박사의 실력은 탁월했다.

그가 연구중인 CPU-의 기술이나 설계는 독특했다.

그래서 나는 김종봉 박사와 팀원들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시켰고 그뒤에는 로키산맥에있는 비밀 연구소인 그린힐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 내가 AMD-의 그랜트사장에게 보낸 선물인 오버클럭된 CPU-는 김종봉 박사의 연구팀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여기에는 김종봉 박사의 연구에 AI-인 하시가 제공한 첨단기술도 융합되었다.

이처럼 AI-인 하시가 보여주는 기술들은 김종봉 박사와같이 재능과 실력이 뛰어난 인재와 만나게되면 제대로 빛을보는 것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AMD-본사에대한 방문에는 MCU-펀드의 법률자문인 송재동도 동행했다.

하지만 핵심은 김종봉 박사이다.

얼마후 우리들의 앞으로 AMD-본사의 건물이 보였다.

AMD-본사는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했고 내가 팀원들과 지내던 LA-에서는 먼거리는 아니다.

그리고 본사의 정문에는 AMD-사장인 그랜트를 포함해서 연구원들이 마중을나와 있었다.

이것만봐도 AMD-의 그랜트사장이 내가보낸 선물, 즉 오버클럭된 CPU-에대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짐작할수 있었다.

“이번에 AMD-를 우리쪽에 유리하도록 만든것에는 김종봉 박사님의 역활이 컸습니다.”

“아닙니다. 저로서는 AMD-를통해 새로운 CPU-를 개발하고 그것이 컴퓨터 하드웨어에 혁명적인 사건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종봉 박사가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 그의 표정에서 기대감과 열정을 확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