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11화 (111/300)

# 111

신제품을 테스트 해보시오!

“인텔(Intel)이 시도하는 작전목표가 AMD-를 죽이는 것이라니? 만약에 성공한다면 컴퓨터 산업의 역사에서 엄청난 사건이 될수도 있겠군요.”

박광석이 무겁게 입을열었다.

수많은 컴퓨터 유저들에게 CPU-의 대명사는 인텔(Intel)로 알려져있다.

지금도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인텔 CPU-가 장착된 컴퓨터와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전세계 CPU-시장에서 인텔만이 단독으로 CPU-를 개발하고 만들어 내는건 아니다.

IT-분야와 컴퓨터에대해 잘 알고있는 유저라면 AMD-에 대해서도 충분히 들어봤을 것이다.

AMD-는 의 약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있는 회사다.

AMD-의 설립시기는 인텔(Intel)과 비슷한 1969년으로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인텔과 AMD-는 컴퓨터 산업의 초창기에 CPU-개발의 선두주자로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 인텔은 CPU-분야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많은 이들에게 CPU=인텔(Intel)이라는 공식명칭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러나 출발은 비슷했지만 AMD-는 항상 인텔의 그늘에가려 제대로 빛을보지 못했다.

하지만 IT-쪽 전문가들 견해에 따르면 AMD-는 인텔 CPU-에 뒤떨어지지 않는, 어떤 경우에는 더 성능이좋은 CPU-를 개발하고 기술을 축적해온 회사다. 그러나 인지도에서 AMD-는 인텔에비해 월등하게 부족했다.

AMD-는 인텔이라는 거대 기업에맞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CPU-에서의 라이벌로 위치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격하게 변했다.

인텔이 신제품의 CPU-를 내놓는 과정에서 AMD-도 자사의 신형 CPU-제품들을 출시했다.

다만 인지도에서 인텔에게 밀렸기에 제품판매등에서 부진을 면했다.

CPU-시장에서 AMD-의 판매실적이 인텔에게 월등하게 밀리는건 이제까지 있어온 상황이기에 어쩔수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데서 일어났다.

AMD-에서 야심차게 출시했던 신제품의 CPU-에서 연달아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량의 리콜사태와 생산라인 중단.

그리고 누적된 적자등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인텔을 상대로 잘 버텨왔던 AMD-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다만 AMD-는 이전에도 인텔과의 대결에서 패배하면서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해온 전력이 있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그리고 인텔은 CPU-시장에서 AMD-를 몰아내고 자신들의 독점체제를 유지할려는 계획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다만 적당한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승기를 잡은것이다.

“만약에 인텔이 시도중인 비밀작전이 성공하고 AMD-를 확실하게 자신들의 손안에 넣어버리면 어떤 영향이 있을거 같습니까?”

“그부분에대한 예상 시나리오등을 생각해 본적은 없었지만 당장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만해도 전세계의 IT-시장이 거대한 혼란에 빠질것은 분명합니다.”

스몰츠가 대답했다.

지금 전세계의 IT-스타기업으로 등극한 구글이나 비플(Bipple), 그리고 마이크로 소프트등을 포함해서 여러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한다.

이런 대기업들 중에서도 하드웨어 분야에대한 연구개발과 시도를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메인은 소프트웨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는 눈에 보이지않는 무형의 제품이면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도 결국은 컴퓨터 본체라는 하드웨어의 바탕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또한 하드웨어 부품중에 핵심은 CPU-였다.

이제까지 인텔이 CPU-시장에서 마음껏 독재권력을 누리지 못한것에는 AMD-라는 경쟁사와 라이벌의 존재도 있었다. 그외에 인텔의 파워가 지금과는 다르게 약했던 요인도 작용했다.

이전까지 인텔(Intel)은 소프트웨어의 영역보다는 주로 CPU-를 포함해서 하드웨어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경영전략을 변경하면서 소프트웨어의 분야에도 뛰어들었고 그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었다.

인텔이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면서 이후에 소프트웨어의 다른 경쟁자들까지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할것이 AMD-를 처리하는 부분이다. 스몰츠는 명석한 분석을통해 그것을 생각해낸 것이다.

“실장님. 지금 AMD-의 상황이 위기인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쪽에서 잘만 이용한다면 상당한 기회가 될것도 같습니다.”

“제대로 보셨습니다.”

박광석의 말에 동의했다.

이대로 놔두면 인텔은 AMD-를 확실하게 먹을수있다.

그리고 인텔이 원하는 CPU-와 하드웨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가 가능해진다.

경제에서 독점은 엄청난 수익을 챙기는 기회다.

CPU-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한 인텔이 이후에 얼마만큼 이득을 챙길지는 대충 예상해도 천문학적인 숫자다.

하지만 내쪽에서 AMD-쪽에 배팅을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설마 인텔(Intel)을 상대로 정면대결을 해보실 생각이신 겁니까?”

“글쎄요. 정면대결을 하는것은 내쪽이 아니라 AMD-가 될것같군요. 스몰츠씨도 알다시피 우리들이 전면에 나서는것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하는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그렇다해도 이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스몰츠의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이제까지 누구도 인텔(Intel)을 상대로 덤비지 못했다.

그만큼 IT-와 컴퓨터 분야에서 인텔이 가지는 위치는 엄청났기 때문이다.

스몰츠가 긴장한것과 다르게 나에게는 어느정도 승산이 있었다.

이전부터 컴퓨터쪽의 하드웨어 분야에 진출을 해야겠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

나의 투자를받아 한국의 정상급 IT-기업으로 올라가고 있는 유비콘(Ubicon)-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주된 영역이다.

유비콘이 이후에 사업확장을통해 하드웨어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유비콘에대해 갖고있는 장기전략의 원칙에는 아니다.

그에반해 AMD-는 인텔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오랜동안 인텔과 경쟁하면서 커온 기업이다. 인텔의 독주를 막을수있는 역량이 있었고 경험도 충분했다.

또한 과거에비해 현재 AMD-의 상태는 폭락직전이였고 내가 AMD-를 이용해서 인텔의 대항마로 키우는데는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이제부터 재밌는 싸움이 될것입니다.”

“벌써부터 손에 땀이 나는군요.”

“그리고 스몰츠씨가 가져온 정보대로 이전까지 AMD-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략을 시도하지 못했던 인텔이 지금에와서 움직인데는 이유가 있을거 같군요.”

“그말은 이번 작전이 결코 인텔(Intel)이 단독으로 하는건 아니라는 뜻이군요.”

“맞습니다. 분명히 인텔과 비밀리에 협정을맺고 배후에서 힘을 실어주는 세력이 있을겁니다. 이제부터 스몰츠씨와 팀원들은 그 부분에대해 조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실장님의 지시를통해 팀원들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가득할거 같습니다.”

스몰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작전에서 스몰츠와 팀원들의 역활은 중요했다.

인텔이 전면으로 드러나지않고 물밑에서 작전을 벌이는만큼 우리쪽도 비슷한 대응전략은 기본으로 세워야 하니까 말이다.

***

“실험결과의 내용들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사장님! 저도 믿기 힘들어서 몇번이나 확인과 테스트를 해봤지만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수석연구원의 대답에 그랜트의 눈빛이 흔들렸다.

MIT-공대의 컴퓨터 공학과를 나온뒤에 컴퓨터의 하드웨어 부품의 설계와 개발에 평생을 바쳐온 그랜트였다.

이런 그의 이력과함께 그에게는 AMD-의 브레인(Brain)이라는 명성까지 붙어있었다.

그랜트가 AMD-에서 이룩한 성과는 전설적인 수준이다.

인텔의 CPU-가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수많은 컴퓨터와 노트북, 그리고 개인용 PC등에 인텔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마크가 찍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AMD-와 그랜트는 인텔 CPU-와 대응하거나 더 뛰어난 CPU-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왔다.

이런 역사를통해 IT-와 컴퓨터의 고급유저들의 사이에서 AMD의 CPU-는 그런대로 반응이 좋았다.

컴퓨터가 고사양으로 갈수록 AMD-의 제품이 그 진가를 발휘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AMD-에도 기술적인 한계는 있었다.

그러던중 그랜트는 MCU-펀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MCU-펀드는 현재 AMD-가 처해있는 경영적자와 기업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이 실패하면서 뉴욕의 금융시장과 월가(Wall Street)에서 AMD-의 주가는 갈수록 하락했다.

‘처음에는 MCU-펀드에대해 의심을 했는데 오히려 나와 우리 AMD-가 우물안 개구리의 수준이였단 말인가?’

그랜트가 고개를 내저었다.

CPU-와 하드웨어의 기술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하지만 그랜트가 MCU-펀드에대해 선입견을 가진것도 당연했다.

MCU-펀드라는 이름 자체에서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라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MCU-펀드는 최근에 생겼고 많은것이 비밀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얼마후 그랜트는 미국에서 MCU-펀드가 이룩한 성과를보며 입이 벌어졌다.

이제까지 그랜트가 감탄했던 최신기법의 면진설계와 지진공학, 그외에도 캘리포니아와 LA-의 전력문제를 해결하고있는 첨단기술의 솔라팜 프로젝트까지.

이 모든 성공의 배후에는 MCU-펀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랜트는 MCU-펀드의 제안에대해 무조건 승낙할수 없었다.

여기에대해 MCU-펀드는 작은 선물을 보내왔다.

크기는 기껏해야 가로세로 4cm X 3cm 에 불과한 부품.

처음에 이것을보며 그랜트는 당황했다.

MCU-펀드에서 선물로 보내온것은 AMD-에서 개발하고 판매한 CPU-였다.

그것도 몇년전에 나온 것이다.

MCU-펀드의 기묘한 방법에 그랜트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선물과같이 보내온 메모지에 적힌 내용에 주목했다.

< 신제품을 테스트 해보시오! >

몇년전에 개발한 CPU-에대해 신제품이라니?

웃음이나올 수준이였지만 그랜트는 일단 속는셈치고 R&D(연구개발)부서의 인원들을 불러서 지시를 하였다. 그리고 지금 들어온 보고가 엄청난 내용이였다.

“CPU-의 오버클럭(Overclock)을통해 이정도의 성능이 나왔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장님도 알다시피 이것은 단순한 오버클럭(Overclock)의 기술이 아닙니다. 보통 CPU-를 오버클럭으로 성능을 높이게되면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발열부터 시작해서 수명의 단축, 그리고 CPU-내부 회로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타버리는 현상까지...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지시한대로 MCU-펀드에서 보내온 이 CPU-를 테스트 해본결과 그런 문제점들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오버클럭(Overclock)을통해 향상된 성능도 월등합니다. 지금까지 이런기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MCU-펀드가 설마 이정도의 기술을지닌 조직이였다니?”

“어쩌면 이것은 우리들에게 보내는 맛보기에 불과한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MCU-펀드가 보유한 엄청난 기술중에 일부만 활용할수 있다면 최근에 우리쪽 AMD-에서 실패한 제품들에대한 보완은 물론이고 혁신적인 CPU-를 개발할 기회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선임연구원의 표정은 흥분으로 바뀌었다.

CPU-의 오버클럭(Overclock)의 부작용과 단점을 해결하는 첨단기술이라니?

이것은 혁명적인 수준이다.

이제는 그랜트도 더이상 망설일수 없었다.

AMD-의 역사이래 그리고 자신의 일생에서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지금 당장 MCU-펀드의 로버트 강(Robert Kang)을 만나야겠군.”

그랜트가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