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
최강의 비밀조직, 미스릴(Mithril)
“CIA-의 핵심시설은 대단하군요.”
김태천이 감탄사를 뱉어냈다.
나탈리는 뭔가 뿌듯함을 느낀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김태천의 칭찬은 과장이 아니였다.
지금 우리들이 있는곳은 컴퍼니(Company)라고 불리는 CIA-의 지하시설이다.
랭글리에있는 CIA 본부의 건물은 너무나도 단조롭고 특별할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하 4~50미터에있는 컴퍼니(Company)는 CIA-가 정말로 미국을 대표하는 첩보기관이란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지하에 광대한 시설이 만들어진건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의 패권을두고 다투던 냉전시대부터 시작되었다.
그당시 미국을 대표하는 첩보기관인 CIA-와 러시아의 첩보기관인 KGB-는 상대국에게 있어서 최우선 목표였다.
여차하면 핵폭탄을 써서라도 날려버릴 각오까지 한 상태다. 이런걸 서로가 잘 알기에 핵공격에서도 버틸수있는 지하시설을 만든것이다.
보통 CIA-의 정규요원들은 자신들 조직을 CIA-라고 하지않고 컴퍼니(Compnay)라는 은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명칭의 유래가 바로 지하의 비밀시설이였다. 그리고 여기에 차출되고 소속된 인원들은 철저하게 관리되었다.
그것도 당연했다.
나탈리의 안내를 받으면서 컴퍼니의 시설을 둘러보던중, 전세계의 수많은 장소에서 극비정보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미국이 대기권에 쏘아올린 첩보위성에서 보내오는 위성사진부터 시작해서 전파도청 자료들.
그리고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 파견된 CIA-요원들이 주기적으로 보내오는 통신내용과 보고들까지. 이곳에서 취급되고 분석되는 데이터들은 다양한 영역과함께 방대했다.
“나탈리양. 우리에게 극비시설을 일부러 보여 주는걸보니 CIA-상부에서도 상당한 속셈을 감추고 있군요.”
“당신은 매사에 용의주도 하시군요.”
“세상에 공짜는없는 법이니까요. 지금까지 경험해 오면서 터득한 진리들중에 하나입니다.”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내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어차피 그녀는 상부의 지시에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따라서 그녀를 상대로 압박해봐야 소용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CIA-의 핵심인사들은 아직까지 여러분들에대한 대응과 태도에대해 명확한 기준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실장님. 아무래도 우리쪽에서 중국 스파이들을 너무나도 잘 처리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중간에 몇번정도 실수라도 집어넣을걸 그랬습니다.”
나의말에 김태천과 프리먼이 웃었다.
이런 우리들의 대화에 나탈리가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를볼때 조금전 김태천의 말이 정답이다.
이전에 CIA-는 중국 스파이들에게 번번이 당하고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런 중국 스파이들이 우리들 손에서 깨끗하게 박살나버린 것이다.
미국에서 CIA-를 비웃으며 유유히 달아났던 양패가 한국에서는 반항조차 못한채 체포된 것이다.
그뒤에 벌어진 상황은 나탈리도 직접 보았다.
한국의 작전에서 그녀는 CIA 에서 파견한 옵저버(관찰자)로 참가했다. 따라서 그녀가 보고 들은 내용들은 전부다 CIA-상부로 보고된 것이다.
***
“실장님. CIA-와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어서 다행이군요.”
“서로간에 필요한것이 있으니까요.”
김태천을향해 대답했다.
얼마전에 버지니아 랭글리에있는 CIA-본부를 방문한뒤에 우리들은 LA-의 골든하우스(Golden House)로 돌아왔다.
이번에 CIA-를 방문하고 지하의 핵심시설인 컴퍼니(Company)까지 본것은 귀중한 기회였다.
그뒤에 나와 일행들은 나탈리의 안내를따라 현 CIA-국장을 포함해서 부국장.
그리고 펜타곤(국방성)에서 파견온 상부의 인물들을 만났다. CIA-쪽에서 우리를 초청하고 직접만나고 싶어한 가장 이유는 이거였다.
중국에대한 공동전선-
과거 냉전시대에 CIA-가 최대적으로 생각한것은 러시아의 첩보조직인 KGB-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러시아의 특수부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대가 변했고 상황이 변해버린 것이다.
러시아는 더이상 냉전시대처럼 CIA-의 최우선 상대가 아니였고 그자리를 중국이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급부상은 단기간에 이루어졌고 CIA-는 제대로 대응못해 여러번 당했다.
그나마 이번에 한국에서 벌인작전을통해 조금이나마 앙갚음을 한것에 불과했다. CIA-가 처해있는 이런 상황과 나의 요구조건이 제대로 맞았다.
“이번 협상을통해 우리쪽에도 여러가지 이득이 생긴것은 사실입니다. CIA-가 실전에서의 작전에서는 몇번 실패를 했지만 그들이 갖고있는 정보망과 데이터 수집능력. 그리고 조기경보의 능력은 탁월하니까 말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김태천이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이것이다.
국내에서 KR-전지와 삼진(Sam Jin)을 위협하던 중국 스파이들과 조직을 박살냈지만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로서는 중국쪽에대한 감시와 경계가 지속적으로 필요했다. 이것을 하는데에는 상당한 인원과 네트워크가 중요했다.
이 부분을 CIA-가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나로서는 CIA-와의 공동협력을통해 그들이 갖고있는 정보망을 활용할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PMC(민간군사회사)에 관련된 핵심 인원들을 집중적으로 키우면서 적절한 순간에 투입할수 있었다.
“그리고 제가 볼때에도 KR-전지와 삼진을 포함해 한국의 첨단기업들을 중국스파이들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건 CIA-에게도 상당히 큰 이익이되는 부분입니다.”
“그럴겁니다. 이후에 미국에있는 MCU-펀드에서는 미국에있는 여러기업들을 인수해서 그들의 기술력을 높일 예정입니다. 따라서 중국 스파이들에대한 CIA와의 협력과 방어전략은 서로에게 이득이되는 Win-Win 전략이되는 것입니다.”
프리먼을향해 대답했다.
이번에 전개된 한국내의 작전에 그가 직접 참가한것은 아니지만 역시 프리먼은 정보분석과 전략면에서 뛰어났다.
내가 AI-인 하시로부터 받은 첨단기술과 스킬들은 앞으로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여러 기업들을 인수하고 관리하며 신기술을 개발해야한다.
그리고 신기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지키는건 몇배나 더욱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CIA-에서는 중국정부와 중국스파이들에당한 자존심을 회복하기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들이 정보수집과 분석에는 뛰어나지만 포착된 중국 스파이들을 처리하는건 또 다른 문제다.
CIA-가 이전부터 비밀공작을 많이 해오기는 했지만, 미국내에서의 활동에는 상당한 제한이 있었다.
또한 CIA-를 노리는 미국내의 반대세력과 기관들도 있었다.
때문에 나로서는 CIA-가 가지는 약점을 보완하고 그들은 내가 필요한 부분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잠시후 새로 주문받은 모히또 칵테일을 마시던 프리먼이 생각한듯 말했다.
“그런데 저번에 실장님이 말한 비밀조직의 이름을 짓는것에대한 부분인데 말입니다.”
“뭔가 좋은 아이디어라도 떠오른것이 있습니까?”
“예. 여러가지 이름을 생각해 봤는데 그중에 하나로 <미스릴>이 어떻습니까?”
프리먼의 제안에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RPG 게임 매니아는 아니지만 환타지 게임이나 <반지의제왕>이란 영화도 본적이 있었다.
거기에 미스릴이 어떤것인지 나온다.
미스릴은 전세계적인 히트를친 영화 <반지의제왕>에 나오는 가상의 금속으로 막대한 가치를지닌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힘을지닌 조직과 세력.
내가 김태천과 프리먼을통해 만들려는 강력한 PMC(민간군사회사)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미스릴이라. 저로서는 좋습니다. 김태천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찬성입니다.”
김태천이 미소를띠며 대답했다.
프리먼의 작명센스도 뛰어났고 <미스릴>이란 이름이 가지는 의미가 상당했다. 이후에 나의 PMC-인 <미스릴>은 세계최강의 특수조직이 될것이다.
***
각종 중장비와 건설기계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LA에서 코리아타운의 위상은 낮았다.
상당한 규모로 번성한 중국인들의 차이나타운.
그리고 일본인들의 리틀도쿄에 비하면 LA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그런 과거가 바뀔 순간이다.
코리아타운에 있는 수많은 주민들에게 최대 관심사는 이것이다.
K-프로젝트와 K-타운의 건설.
이것을 주도하는 기업은 오해성의 한성개발이다.
이 한성개발은 내가 미국에 설립한 MCU-펀드의 자회사들중 하나다.
이미 MCU-펀드의 산하에는 10개가넘는 기업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MCU-펀드가 관리하는 기업들의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갈 것이다.
지금 한성개발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중에는 사장인 오해성처럼 코리아타운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원들도 많았다.
이런 그들의 활약을통해 한성개발과 코리아타운 주민들과의 교류와 친화력은 상당히 좋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K-프로젝트와 K-타운의 건설에는 코리아타운 주민들에게 우선권과 혜택이 돌아가도록 구성되었다.
미국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한류를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대시키는 사업에는 코리아타운이 전략거점으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호의적인 상황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모았고 K-타운건설이 본격적인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 오해성 사장이 대단한 일을 해낸거 같습니다.”
“이미 그의 실력과 재능은 충분한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전까지는 제대로된 기회를 얻지못한 것이지요.”
“그런걸보면 실장님의 인재발굴 능력은 탁월하신게 분명합니다.”
박광석이 오해성의 활약을 바라보며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
오해성은 박광석에비해 한참 어렸다.
그럼에도 한성개발이란 대형 건설기업의 사장으로서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진행중인 K-타운빌딩의 규모도 엄청날 수준이다.
이미 K-타운에 대해서는 LA 타임스를 비롯해서 캘리포니아의 언론들이 특별취재로 주목하고 있었다.
또한 K-타운건설의 시공식에는 LA 시장을 포함해서 커닝햄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리고 헐리우드의 세계적인 스타들도 상당수 참가했다.
언론과 스타들이 K-타운건설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당연했다.
첫번째로 LA 의 역사이래 최초로 150층이란 엄청난 초고층 빌딩이 건설되기 때문이다.
LA 에는 미국의 동부와달리 환태평양 지진대의 영향으로 50층 이상의 고층건물을 세우기 힘들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LA, 그리고 서부지역이 일본처럼 지진이 자주 발생할 정도는 아니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포함해서 지진피해가 있었기에 고층건물의 공사는 시도조차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LA 역사이래 그리고 미국의 고층빌딩 분야에서도 혁명적인 사건이될 K-타운건설이 개시된 것이다.
두번째는 150층이란 엄청난 규모와 시설로 건설될 K-타운에는 최첨단의 내진공법이 적용된다.
얼마전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일본국민들의 열광적인 이슈와 관심을 받았던 면진설계의 기술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것이다.
특히 면진설계의 성공을 만들어낸 야스오 박사와 팀원들은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자신들이 이룩한 성과와 노력이 150층이란 엄청난 건설 프로젝트에서 실용화되기 때문이다.
얼마후 우리들의 옆으로 사장인 오해성과 야스오 박사가 다가왔다. 그들의 모습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어떻습니까?”
“모든것이 순조로운 편입니다. 그리고 야스오 박사님의 면진설계와 최신공법 덕분에 공사기간도 예상보다 단축될 예정입니다.”
오해성이 대답했다.
야스오 박사의 면진설계는 내진설계에있어 혁신적인 진보를 만들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면진설계를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이전의 건축공법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이라는 새로운 건축기술을 사용하는게 중요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건설방식이아닌 모듈식, 즉 조립식의 신개념 공법인데 면진설계에는 새로운 건축공법까지 같이 개발해야했다.
때문에 야스오 박사의 면진설계가 최첨단이고 개발이 어려웠던 이유였다.
하지만 공개실험을통해 성공했고 K-타운건설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현재 K-타운은 3개의 초고층 빌딩들이 연결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LA-에서 전례가없는 초대형 건축물의 건설로 이미 화제를 모았고 이제는 미국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K-타운건설을 주도하는 오해성의 <한성개발>은 미국의 건설업계에서도 신성기업으로 떠오르며 빠르게 그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
앞으로 <한성개발> 미국서부에서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더 크게 발전할 것이다.
특히 한성개발이 집중하는 초고층빌딩의 건설과 사업분야는 엄청난 수익이 나오는 영역이였다.
건설업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의 개척.
이것이 내가 <한성개발>을통해 노리던 목표다.
그리고 본격적인 도약에 들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