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07화 (107/300)
  • # 107

    카리브해의 작전기지로...

    “스나이퍼 1조. 옥상에 2명. 적병확인”

    “스나이퍼 2조. 건물 정면에 3명. 확인!”

    저격수 팀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김태천은 빌딩의 조감도에 적색점으로 표시를 하였다.

    얼마전 양패와 중국 스파이들을 유인해서 섬멸시키는 작전은 성공을 거두었다.

    양패가 데려온 30명의 무장 스파이들은 함정에 걸렸다. 그리고 반항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사살되거나 체포되었다.

    무장부대를 지휘했던 양패를 체포한것은 상당히 큰 성과였다.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온 중국 스파이조직이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다.

    양패가 만들어놓은 아지트에는 아직도 20명의 잔존 세력들이 남아있었다. 이 잔당들까지 모두 처리해야 작전이 완성되는 것이였다.

    그뒤에 나와 김태천 팀들은 신속하게 이동했다.

    적들이 혼란에 빠져있을때 해치우는게 최선이다.

    “외부로 드러난 적들 숫자는 5명정도입니다. 나머지 15명은 아지트의 빌딩내부에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작전시간은 언제입니까?”

    “앞으로 10분뒤에 시작할 계획입니다.”

    김태천이 헤드셋 통신기로 보고했다.

    나와 나탈리는 목표인 아지트 건물에서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옆에는 분노하며 발광하는 포로가 있었다.

    “우우웁!”

    입에 재갈이 물리고 수갑까지 채워진 양패가 부들거렸다. 지금 그는 눈앞에서 무슨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채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로 함정에걸려 30명에 이르는 부하들이 전멸을 당했다. 이제는 남아있던 20명까지 박살날 순간이였다.

    “양패. 너에게 이런 순간이 올줄은 예상조차 못했겠지?”

    양패를 내려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증오로 타오르는 중이다.

    하지만 양패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에게 포로로 잡혔고 부하들이 죽어가는걸 지켜보는게 전부다.

    내가 양패를 습격작전이 벌어지는 장소에 데려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가 한국을 우습게보고 부하들과함께 스파이 활동을 한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다.

    두번째는 그에게 극도의 절망감을 심어주고 이후에 CIA-에서 심문을 할때에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한것이다.

    “앞으로 10분후면 저기에있는 너의 부하들은 모조리 시체가 될거야. 내쪽에서 경고를 보냈을때 순순히 중국으로 도망갔으면 이런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지만. 그리고 한가지 더 알려줄게 있는데... 우리쪽에서는 너와 부하들을 한국으로 잠입시킨 상하이 보안공사에 대해서도 알고있어. 그리고 상하이 보안공사가 중국의 첩보조직인 중화무력부에서 만든 가짜 회사라는것도 모두 파악한 상태고 말이지.”

    “.....”

    여기까지 듣자 양패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제는 자신들이 완전히 노출되고 까발려 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공격시간이 점점 다가왔고 나탈리도 긴장된 표정으로 손목시계를 힐끔거렸다. 헤드셋 통신기로 김태천의 음성이 전 팀원에게 전달되었다.

    “작전개시! 스나이퍼 팀! 빌딩옥상과 정면의 적병들을 제거해라!”

    “준비완료 입니다.”

    스나이퍼 팀원들이 대답했다.

    그들이 휴대한 PSG-1 저격소총의 총구에는 묵직한 소음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PSG-1 은 독일의 헤클러 & 코흐사(社)에서 개발해낸 명풍 저격소총으로 통상적인 가격만도 한자루에 2000만원이 넘어간다.

    그리고 1500~2000미터 이상의 표적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격이 가능했다.

    소음기를 장착하면 유효사거리와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지금처럼 3~400미터 떨어진 적을 스나이핑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퓽! 퓨퓽! 스나이퍼 팀원들이 발사한 저격탄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소음기가 장착된 상태라 소리는 크지않고 휘파람을 불때와 비슷하게 낮았다.

    퍽! 퍼퍽! 빌딩의 옥상에서 경계하던 2명의 적들이 차례로 쓰러졌다.

    예상대로 정확한 사격이고 한치의 실수도 없었다.

    스나이퍼팀이 적들을 해치우는 과정은 대원들의 택티컬기어(전술장비)에 장착된 캠코더 영상을통해 수신되고 있었다.

    이렇게 수신된 영상들은 내손에있는 태블릿-PC 의 화면을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진다.

    스나이퍼 1조가 옥상에있던 적들을 해치우는 것과 동시. 스나이퍼 2조는 아지트의 정문에있는 3명을향해 사격을 퍼부었다.

    “정말로 놀랍군요. 이렇게 정확하다니? 미군내의 델타포스팀도 이정도로 해내는건 쉬운게 아닌데.”

    태블릿PC-의 영상을 지켜보던 나탈리가 감탄했다.

    이 영상을 보는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나는 양패를향해 일부러 보여줬고 지금 그는 피눈물을 흘릴지경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의 절망감도 깊어질 것이다.

    포로로 잡았다해도 양패는 손쉬운 상대는 아니다.

    그를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이런식의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부터 스나이퍼팀은 외곽지원. 혹시라도 건물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적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살해라.”

    “알겠습니다.”

    “습격팀 아지트 내부로 진입개시!”

    김태천의 지시는 간결하면서 정확했다.

    평택의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에서 중국 스파이들의 아지트와 빌딩을 설정해놓고 수차례 훈련을 하였다. 그때에는 아지트내에 50명의 적들이 있는것을 설정해놓고 연습했다.

    그에반해 지금은 적들의 숫자가 더 적었다.

    따라서 작전성공 확률은 더 높아진 것이다.

    “습격 2팀은 오창석과함께 진입. 습격 1팀은 나와함께 이동한다.”

    김태천이 헤드셋 통신기로 지시를 내렸다.

    팀원들은 신속하게 이동했고 아지트의 정문을 통과하면서 2개팀으로 나뉘어졌다.

    습격 1팀은 김태천이 지휘하며 빌딩의 4층부터 6층까지 내부에있는 적들을 해치운다.

    그리고 습격 2팀은 오창석이 지휘하며 1층부터 3층까지를 제압하는 방식이다.

    혼란에빠진 적들을향해 기회도 주지않고 단시간에 해치우는 전광석화처럼 빠른 기습이였다.

    ***

    퓽! 퓨퓨퓽! 돌진해가던 김태천 팀원들이 전방을향해 사격을 퍼부었다.

    소음기가 장착된 MP-5 기관단총은 근접거리에서 뛰어난 화력을 발휘한다.

    “크악!”

    “케엑!”

    연속으로 비명이 터지며 중국 스파이들이 피를뿌리며 넘어졌다. 오창석팀은 1층의 적들을 제압한뒤에 신속하게 위층으로 향했다.

    김태천팀은 단번에 4층까지 도달한뒤에 그곳에서부터 전투를 개시했다.

    “적이다!”

    “양패 대장님은 어디로 간것이냐?”

    “아직도 연락이 안된다.”

    당황한 중국 스파이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구심점인 양패가 사라진 상태라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었다.

    양패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아지트에있는 남은 병력들에게 무장을 시켰지만 그들중에 상당수는 기습을받자 당황한 것이다.

    “우우웁! 끄아아앗!”

    내옆에 포박당한 양패가 태블릿-PC 의 화면을보며 발광했다. 얼마후에 그는 분노를 못이겨서 눈물까지 흘렸다. 그리고는 자해를 하듯이 바닥으로 머리를 쳐박으며 부들거렸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후방에있는 CIA-요원들을향해 신호했다.

    그러자 두명이 다가왔고 품속에서 주사기를 꺼내었다.

    나를향해 부들거리는 양패의 팔에 주사바늘을 쑤셔넣었고 얼마후 양패는 기절했다. 축 늘어진채 끌려가는 양패를보며 나탈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에서는 우리쪽 CIA-요원들을 상대로 신출귀몰하게 활약하던 자였는데 당신들한테 걸린뒤로는 완전히 박살나 버리네요.”

    “CIA-와 우리들은 다릅니다. 그리고 CIA-에는 그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는것이고 우리들도 그와 같은 것입니다.”

    “이걸로 CIA-는 당신들에게 큰 빚을 진 셈이네요.”

    나탈리가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사이에 아지트 내부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빠르게 끝났다.

    “아군의 피해상황은 어떻습니까?”

    “경상 2명. 하지만 큰 부상자는 없습니다.”

    “다행이군요.”

    “지금부터 아지트 내부에대한 소각을 진행하겠습니다. CIA-요원들을 투입해 주십시요.”

    김태천의 말을듣자 나탈리가 통신으로 연락했다.

    얼마후 후방에 대기중이던 차량 몇대가 도착했고 그안에서 CIA-요원들이 내렸다.

    그들이 손에 들고있는건 특수한 약품들이다.

    이번 작전에서 목표한것은 한국내로 잠입한 중국 스파이들의 존재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다.

    우리쪽에 습격을받아 시체가 되었다해도 그 흔적조차 남으면 곤란하다.

    그에따라 나탈리에게 요청했고 그녀가 CIA-요원들과함께 준비한 방법이다.

    ***

    치이잇! 건물내부로 투입된 CIA-요원들이 준비해온 화공약품을 중국 스파이들의 시체에 뿌렸다.

    그러자 약품에닿은 시체들에서 거품이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 약품들은 CIA-에서 개발한 것으로 비밀작전시에 상대의 흔적과 증거들을 완전히 없앨때에 사용하는 것이다.

    아지트내에 시체가된 중국 스파이들의 시체를 처리하는건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습격작전에서 부상당하고 포로로잡힌 중국 스파이들의 숫자는 모두 3명이였다. 이전의 매복작전에서도 양패를 제외하고 5명정도를 포로로 잡은것이다.

    CIA-로서는 양패를 잡은것만도 큰 성과인데 그외에 8명의 중국 스파이들까지 손에 넣었기에 대성공인 것이다.

    “시체들에대한 처리를 완료했습니다.”

    “그럼 나머지 작업을 시작하죠.”

    김태천을향해 대답했다.

    눈앞에서 완전히 녹아버리는 중국 스파이들의 시체를 보는것이 좀 역겹지만 어쩔수 없었다. 여기에 시체들이 한가득 남아있으면 여러가지로 떠들썩 해진다.

    특히 한국에서는 치안이 좋은편이라 총기사고도 드물정도다.

    그런데 20명에 가까운 시체들이 빌딩내의 곳곳에 널려있으면 한국경찰은 물론이고 뉴스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될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따라서 지금하는 작업은 그런 기회를 없애는 철저한 방법이였다.

    시체들에대한 처리가 완료된뒤에 김태천의 팀원들은 아지트내의 곳곳을 수색하며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그리고 중국 스파이들이 사용하던 무기와 장비들도 회수했다. 이 모든것이 한순간에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작업완료. 마지막 소각작업만 남았습니다.”

    “이것으로 국내에 들어온 중국 스파이들의 존재는 확실히 사라지는군요.”

    “아마도 중국쪽에있는 상하이 보안공사나 그 세력들은 무척이나 혼란에 빠질겁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수조차 없을테니 말이지요.”

    “제가 노리는것도 그것입니다.”

    김태천을향해 리모컨을 받아들며 대답했다.

    아지트 빌딩내부에는 곳곳에 인화물질이 뿌려져 있었고 몇군데에는 소형폭약을 설치해 두었다.

    내부에있던 CIA-요원들은 모두 대피를 완료했다.

    잠시 빌딩을 바라보다가 리모컨의 스위치를 눌렀다.

    퍼엉! 내부에서 한차례 낮은 폭발음이 울렸다.

    그리고 아지트 빌딩이 한순간에 화염으로 휩싸였다.

    이후에 누군가가 화재신고를해서 저곳으로 소방서와 경찰들이 도착할 것이지만 저안에서 발견할수 있는 증거나 단서들은 아무것도 없을것이다.

    그저 빈 건물이 방화범에의해 불탄것으로 결론날 테니까 말이다. 얼마후 우리들은 불타는 빌딩을 뒤로한채 출발을 시작했다.

    ***

    부아아앙~ 항공기이 프로펠러 엔진음이 내부를 가득메웠다. 기내에 타고있는 대원들의 표정은 저마다 다양했다.

    “실장님의 덕분에 이런곳까지 와보다니? 뭐라고 감사를 드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한국에서 진행된 작전에서 여러분들은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는 곳에서 여러분들은 다음 작전을위한 준비와 휴양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해 주십시요.”

    팀원중에 한명인 배기성을향해 대답했다.

    그는 근육으로 다져진 체격에 성격도 호탕했다.

    한국에서 중국 스파이들을 제거하는 작전후에 나는 김태천의 팀원들을 이동시켰다.

    팀원들은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에서 같이지낸 113 레인저 중대원들과도 작별 인사를 하였다. 1주일 조금넘는 기간이였지만 그들과 팀원들은 제법 친해진 것이다. 서로간에 근접격투술의 대결을 펼친 사건도 있었기에 더 그랬다.

    현재 나와 팀원들이 수송기로 이동중인 장소는 미국 대서양쪽이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열대의 섬들과 자연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카리브해 쪽이다.

    김태천과 프리먼은 이전에 나의 지시에따라 이곳 카리브해의 무인도를 PMC(민간군사기업)의 작전기지로 만들었다.

    그 섬에는 프리먼이 스카웃한 대원들이 있었고 이번에는 김태천이 스카웃한 한국대원들을 합류시키는 것이다.

    얼마후 수송기는 우리들의 목적지인 프라스섬을향해 나아갔다.

    이곳은 원래 무인도였지만 섬의 크기는 제법 넓었다. 그리고 섬의 대부분이 열대정글로 뒤덥힌 상태다. 때문에 공중정찰에서도 안전하고 작전기지를 만드는데는 적합했다.

    “실장님. 저곳입니까?”

    “경치 좋은데요.”

    “섬의 남쪽에는 해변가와 백사장도 보이고. 나중에 시간나면 저곳에서 느긋하게 일광욕이라도 즐겨야 겠군요.”

    “한동안은 특별한 일이없으니 그래도 될겁니다.”

    배기성을향해 대답하며 웃었다.

    이윽고 팀원들의 기대섞인 모습과함께 우리들이 탑승한 수륙양용의 수송기가 하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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