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
캘리포니아주의 정전사건과 해결책은...?
“모처럼만에 방문을 했는데 대접이 형편없어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지금 현재 해밀턴 상원의원께서 캘리포니아의 일 때문에 여러 가지로 근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사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상원의원을 향해 대답했다.
집무실에서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어차피 상원의원을 향해 뭔가 거창하게 대접 받는 게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나로서는 이번에 발생한 캘리포니아주와 LA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등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제대로 해결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네. 물론 커닝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인원들을 긴급투입해서 대응책을 진행 중이지만 쉽지가 않다고 하더군.”
해밀턴 상원의원의 음성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미국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뉴스중에 하나가 캘리포니아 지역의 정전사태다.
이것은 과거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하고 대책을 주정부에 요구하던 사항중에 하나였다.
미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캘리포니아다.
미국 동부에도 대도시들이 있기는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도시들은 최근 들어 급성장 하였다.
도시인구가 늘어나고 규모가 확장되면 시의 재정이 든든해지고 좋은 것도 있지만 그만큼 여러 가지 문제들도 발생한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에는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GDP(총생산량)를 만들어내는 곳이면서 최대의 인구를가진 곳이다.
이전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던 각도시들에 대한 전력수급에서 점점 한계가 나왔던 것이다.
특히 이번에 서부의 중심도시인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력부족과 정전이 되면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터졌다.
밤에 몇 시간동안 정전이되자 미국에서 하층민에 속하는 흑인들과 히스패닉계 갱단과 건달패들이 약탈, 방화, 그리고 절도를 대규모로 벌인 것이다.
내가 지내던 비버리힐스의 골든하우스에는 최첨단의 보안시스템이 있었기에 문제가 안된다. 또한 돌발적인 정전사태가 생겼다해도 흑인갱들과 히스패닉 건달들이 비버리힐스같은 부촌에 대해 범죄를 저지를 엄두는 못낸다. 그곳은 24시간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곳곳에 방범시스템이 깔린곳이니까 말이다.
대신에 중하층민이 살고 있는 지역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사건 때문에 미국 언론에서는 제 2의 LA-폭동이라는 헤드라인 기사까지 내면서 다루었다. 해밀턴은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기 때문에 언론의 포화에서 피해갈수가 없었다.
가장 크게 두들겨 맞은 건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커닝햄이지만 해밀턴 상원의원으로서도 순풍을타고 잘나가던 상태에서 돌발적인 악재를 맞은 것이다.
“지금은 일단 커닝햄 주지사가 나름대로 대응을 해서 사건을 진화한 상태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확실히 전력부족의 큰 원인중에 하나가 급격하게 늘어난 수요를 발전시설들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더군. 특히 LA의 경우에는 로키산맥쪽에 설치된 수력발전소를 통해 상당한 전기를 공급받던 상황이었지. 그런데 최근의 기상이변으로 수력발전 용량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도 한 가지 원인이었네.”
해밀턴 상원의원이 대답했다.
이런 분석은 정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로키산맥에 설치된 수력발전소의 발전용량은 한계에 달했고 더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에 반해 캘리포니아주와 각각의 도시들이 필요로하는 전력수요는 더 증가했다.
앞으로 획기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후 캘리포니아의 경제성장은 전력부족 때문에 악화될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해밀턴 상원의원에게는 치명타다. 그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유력한 후보들 중에 한 명이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의 정치경력에 큰 오점이 생기는 것이었다.
한동안 고충을 털어놓던 해밀턴 상원의원이 내 쪽을 보았다.
“LA에서 워싱턴 DC-까지 온 것으로 봐서 뭔가 해결책을 갖고 있는 모습이군.”
“현재 캘리포니아의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캘리포니아의 도시개발과 경제성장을 위해 생각해낸 프로젝트입니다. 다만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님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내 쪽에서 가능한 부분이라면 얼마든지 도울 생각이네.”
해밀턴 상원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 슈퍼배터리의 협상에서도 그는 나와 같이 행동하면서 상당한 실익을 챙겼다.
지금 해밀턴 상원의원의 아이콘처럼 따라다니는 단어가 슈퍼배터리다.
그만큼 상원의원은 슈퍼배터리의 협상을 통해 상당히 정치적 이익을 챙긴 것이다.
내 쪽에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다만 상원의원은 처음에 내가 솔라팜(Solar Farm)이란 용어를 꺼내자 좀 놀랐다.
그럴 것이 캘리포니아는 이전부터 일조량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태양전지 발전이나 태양열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중에 하나였다.
그로인해 캘리포니아에는 과거에 태양열 발전붐이 일어난적도 있었다.
다만 그렇게 시작되었던 프로젝트와 붐은 단 몇 년도 못가서 꺼졌다.
그 이유는 당연했다.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해낸 태양전지의 효율성은 극도로 낮았다.
때문에 실용성에서 상당부분 떨어졌다.
또한 지금까지 태양전지로 발전된 전기료는 투자대비 효과가 낮아서 전기료 자체도 비싼편이다.
그런 이유로 한때 캘리포니아에 솔라팜(Solar Farm)을 건설하고 태양열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려고 시도했던 기업들은 모두 실패했다.
“알다시피 캘리포니아는 미국내의 다른 주들에 비해 일찍부터 에코 에너지(Eco Energy)캠페인과 운동을 벌여 솔라팜을 통한 태양열 발전을 시도한 적이 있었네. 하지만 채산성과 실용성이 너무나도 떨어져서 다 실패했다네. 뿐만아니라 참가했던 기업들도 주정부의 보조금만 빼먹고 제대로 기술개발도 못해서 예상낭비가 되고 말았지. 실제로 이전에 캘리포니아의 솔라팜(Solar Farm)에서 진행된 발전비용과 전기료가 로키산맥에 건설된 수력발전소에 비해 월등하게 비쌀 수준이니, 이것 또한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들었을 정도니까 말일세.”
상원의원의 저 발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내 쪽에서 가져온 솔라팜(Solar Farm)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것이다.
“상원의원님. 만약에 우리 쪽에서 이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면 우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보조금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쪽의 솔라팜과 그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지금보다 훨씬 싼값에 공급되고 대규모 전력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과거에는 실패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발전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쪽 MCU-펀드와 한국의 JSE-(K)투자쪽에서는 이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왔습니다. 다만 우리로서는 이 기술을 한국을 포함해서 전세계적으로 확대시키기전에 먼저 전력공급에 문제가있는 캘리포니아쪽에 시범적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싶은 것입니다.”
나의 대답을 듣자 상원의원의 표정이 밝아졌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보조금 따위는 애초부터 필요없다는 말에 그로서는 엄청난 부담을 덜은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친환경 에너지나 에코 에너지에 관련된 기업들이나 조직은 대부분 미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보조금으로 사업을 진행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정부나 주정부에서는 이것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기술을 키우고 발전시킨다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획기적인 기술발전과 시스템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예산낭비라는 말까지도 나왔다.
또한 친환경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앞장섰던 정치인들은 그만큼의 역풍을 맞고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경우도 많았다.
해밀턴 상원의원으로서는 그런 부담에서 자유로운 것이고 잘되면 더 큰 이익을 챙길수 있었다.
얼마 후 해밀턴 상원의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결심했다. 그로서는 현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다. 그리고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는 프로젝트라면 주정부를 포함해서 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훨씬쉬웠다.
나로서도 솔라팜(Solar Farm) 비지니스를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해밀턴 상원의원의 지원이 꼭 필요했다. 이로서 서로 간에 혜택이 생기는 협상이 진행된 것이다.
***
“슈퍼배터리 이후에 미국을 뒤흔드는 새로운 이슈가 등장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해밀턴 상원의원이 제몫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박광석을 향해 대답했다.
송재동과 함께 워싱턴DC로 갔고 해밀턴 상원의원을 만나서 솔라팜(Solar Farm) 프로젝트에 대한 협상을 성공시켰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나와 해밀턴 상원의원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두트랙(Two Trek) 방식을 사용하는 게 중요했다.
지금 CNN-뉴스에서는 캐피톨 힐(미국의회)에 있는 회견장의 모습이 보인다. 거기에는 수많은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플레이를 진행 중인 해밀턴 상원의원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수세에 몰렸지만 오늘은 달랐다.
“법률자문님. 솔라팜(Solar Farm) 설치와 건설을 위한 기업매수의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저번에 실장님과 함께 검토를 한 3~4개의 기업들을 동시에 매수해서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이 좋을 거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의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공익적인 측면도 있고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기업을 인수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것이 더 좋으니까 말이지요.”
“좋은 방법입니다.”
송재동의 제안에 동의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과거에 에코 에너지(Eco Energy) 캠페인과 함께 한차례 솔라팜, 즉 태양광발전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채산성과 실용성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태양광전지의 발전효율은 최고가 50% 미만이다.
이 50%의 수준도 상당히 비싼 희귀금속을 사용했을 때의 경우이고 보통의 상황에서 사용하는 실리콘 태양전지판의 경우에는 많아 봐야 20~25%의 발전효율에 그친다.
그에 반해 AI(인공지능)인 하시를 통해 전달받은 최신기술의 태양광 발전패널은 85~90%에 이르는 엄청난 수준의 발전효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태양광발전 패널은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만들수 있는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에 막대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시설과 장소에 태양광전지를 설치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기간을 빠르게 단축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에는 과거에 태양광발전과 프로젝트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회사들이 많았다. 또한 그 회사들이 지금까지 설치해놓은 대규모의 솔라팜(Solar Farm)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쪽에서 할 것은 그런 회사들을 매수해서 단기간에 최신형의 태양전지 패널로 교체만하면 되는 것이다.
그만큼 이번의 솔라팜(Solar Farm)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데 있어 캘리포니아는 최적의 장소였다.
“해밀턴 상원의원이 단번에 언론의 주목을 받는군요.”
조금 전 공식발표가 끝나자 취재기자들의 질문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것도 당연했다.
조금 전 해밀턴 상원의원이 발표한 캘리포니아의 전력부족 해결책이 솔라팜이라고 말하자 많은 기자들이 의문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도 과거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한번 실패했던 부분을 다시 한다고 하니 놀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해밀턴 상원의원은 나를 통해 전해들은 신개념의 태양광전지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상원의원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과거의 솔라팜 프로젝트와 이번에 진행할 부분이 다른 것은 한 가지다. 최신기술이 접목된 태양광전지의 존재였다.
“상원의원님의 말씀에는 이번의 프로젝트에 참가할 기업이 최신기술의 태양광전지를 개발했다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새로 개발된 태양광전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은 보좌관이 나눠드린 자료들에 있습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캘리포니아의 에코 에너지(Eco Energy)사업이 월등하게 발전할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것으로 확신합니다.”
상원의원이 힘차게 대답했다.
얼마 후면 미국내의 여론은 새로운 태양광 전지에 대한 부분으로 뜨거워질 것이다.
이 정도면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 충분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