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72화 (72/300)

# 72

이런게 돈버는 맛이다

“민아. 갑자기 호텔에서 휴양이라니. 그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회사에서 모든 경비를 지원하는 것이니까요.”

어머니를 안심시켜 드리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어머니의 표정은 당황하고 계셨다.

이럴 때에는 지애의 도움이 필요하다. 뒷좌석으로 시선을 향하며 신호하니까 지애가 곧바로 나선다.

“엄마. 걱정말아요. 조금 전에 오빠가 말했잖아요.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라고요. 아무래도 오빠가 회사에서 나름 잘나가고 열심히 일하니까 이렇게 혜택도 받는 거죠. 그러니까 이럴 때에는 마음껏 즐기는 게 좋아요.”

“지애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렇네.”

지애까지 동참해서 설득하자 그제서야 어머니의 표정이 밝아진다. 워렌버핏을 안내하면서 한국으로 복귀한 이후.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워렌버핏에게 KR-전지의 정대현 사장을 소개시켜주고 생산시설과 연구소의 견학.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들까지 꽤나 분주했다.

워렌버핏은 자신이 직접 수행원들과 함께 KR-전지의 모든 것들을 둘러보며 상당히 만족했다.

워렌버핏의 이번방문은 KR-전지에 대한 투자부분을 결정하는 것 외에도 한국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한다는 부분도 있었다. 뭣보다 워렌버핏의 한국방문으로 중앙경제나 한국경제등의 경제신문에서는 매일 워렌버핏에 대한 기사를 내놓고 있었다.

워렌버핏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그리고 그에 대한 기사들이 나올 때마다 같이 언급되는 건 KR-전지였다.

워렌버핏이 KR-전지에 대한 투자목적으로 방한했다는 것이 기사로 나면서 KR-전지의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일단 KR-전지의 상황은 순조로운 편.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왔고 집으로 왔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유럽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에는 상황이 허락되지 않았다.

해외여행이란 건 시간이 많을 때는 돈이 없고, 돈이 넉넉할 때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는데 지금 나의상황이 딱 그것과 비슷했다.

30조가 넘어가는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지만 돈을 쓸 시간이 제대로 없거나 더 바빠진 것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국과 집으로 왔으니 나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했다.

때마침 고등학생인 지애도 방학을 해서 기회도 적당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호텔휴양이다.

휴식과 휴가를 위해 비행기타고 동남아나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외국으로 나가서 이국적인 분위기의 호텔에서 수영과 썬텐도하며 느긋하게 지내는 건 모든 이들의 바램중에 하나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간이나 여건상 외국으로 나가지 못할 경우에 국내에 있는 호텔에서 휴양을 즐기는 방식도 있었다.

특히 서울시내에는 외국의 유명한 호텔 체인점이나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있기에 호텔휴양에는 적당했다.

“오빠. 저기가 우리들이 지낼 호텔이야?”

“그래. 기왕이면 더 좋은 호텔을 잡을까도 했는데 일단은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할 거 같네.”

“무슨 말이야. 저 호텔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잖아. 그야말로 럭셔리 5성급 호텔인데.”

지애가 놀라고 있었다.

회사경비로 호텔휴양을 한다고 했을 때.

지애도 대략 3-4성급 호텔에서 적당히 지내는 것쯤으로 예상한 거 같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간곳이 서울에 있는 최고급 5성급 호텔일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한강뷰가 보이는 타워펠리스의 펜트하우스로 가족들을 옮길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지금까지 지내왔던 장소를 좋아하고 계셨다. 뭣보다 어머니가 새로운 빌딩 관리인이 되면서 입주자들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지금 어머니가 관리하는 빌딩은 시가 15억짜리로 이전에 변상철의 부모가 소유주로 있던 곳이다.

변상철이 비트코인 한답시고 덤볐다가 코인이 떡락-하면서 빚더미가 되었고 그 뒤에는 나의 JSE-(K)에서 싼값에 인수한 것이다.

현재는 어머니가 원래 소유주인 JSE-(K)를 대신해서 건물관리를 하는중이다.

또한 변상철 가족들이 빌딩에서 나가면서 그들이 지내던 넓은집으로 이사도 하였다.

따라서 주거환경은 이전에 비해 월등하게 개선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 어머니는 새로옮긴 집에 대해 애정이 많았고 상당히 좋아하고 계셨다.

그런데 아들인 내가 돈이 많다고 어머니를 갑자기 타워펠리스같은 장소로 이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

지금 어머니는 예전에 지내던 친근한 이웃들이 좋은 것이고 그런 생활에 만족하고 계시니 말이다.

“오빠. 진짜로 엄청나게 크네. 인터넷이나 TV에서 몇 번 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와볼줄은 몰랐어. 먼저 사진부터 찍고. 헤헤~”

지애가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촬영을 시작했다.

호텔 건물도찍고 셀카도 찍고.

원래 저 나이 때의 여고생들은 대부분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서울에서 호텔휴양으로 선택한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체인인 힐튼(Hiton)이다.

힐튼은 서울 여의도에 럭셔리 호텔을 지었고 이곳은 외국 관광객들을 포함해서 서울에서 돈 많은 상류층들도 자주 찾는 장소다.

또한 서울의 힐튼호텔에는 프랑스의 유명 레스토랑 소개 책자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점을 받은 식당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힐튼호텔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는 다양한 형태의 객실이 있었고 수영장도 마음에 들어서다.

랜드로버 메탈리카(Metalica)를 주차시킨 뒤에 로비로 향하였다.

독일의 호이트펜(Hoitfen)사를 통해 방탄개조를시킨 또 한대의 랜드로버 메탈리카는 미국 LA 비버리힐스에 장기임대한 골든하우스에 보관되있다.

한국에서야 방탄개조 차량까지 타고다닐 필요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미국외에 다른 국가에서 방탄차량을 이용해야 할 경우에도 미국에서 외국으로 운송을 시키는데 더 편하다.

힐튼호텔의 로비로 들어왔고 어머니와 지애의 시선은 놀라움으로 주위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딴 세상에 온 듯 럭셔리하게 꾸며진 힐튼호텔의 로비와 인테리어에 매료되고 계셨다.

지금까지 나와 지애를 키우느라 고생만 하신 분이다. 이제까지 5성급 호텔은 물론이고 그보다 급이 떨어지는 호텔도 제대로 가보지 못하신 분이니 당연할 것이다.

엄청난 호강을 시켜드리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로비를 통과해서 카운터로 다가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서 투숙하고 싶은데 방이 있습니까?”

“며칠 정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10일정도면 충분할 거 같군요. 어때?”

“그 정도면 괜찮아. 오빠!”

지애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방학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요즘 고등학생들은 방학때에도 보충수업이니 뭐니 하면서 여러 가지로 바쁘다.

지애의 대답을 들은 뒤에 카운터 여직원에게 질문하였다.

“어떤 타입의 룸들이 있습니까?”

“보통은 스탠다드룸을 많이들 찾으십니다.”

“글쎄요. 우리들은 가족이다보니 그것보다는 좀 더 넓은 곳이라면 좋겠군요.”

“그렇다면 디럭스룸은 어떻습니까? 스탠다드룸보다는 더 큰편이고요. 가격도 스탠다드룸에서 조금만 추가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1박당 40만 원 정도 됩니다.”

카운터 직원이 나를 바라보았다.

1박당 40만 원이란 말에 어머니와 지애도 놀라고 있었다.

5성급 호텔방값이 비싸다는 건 들었지만 이 정도까지 될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카운터 직원이 스탠더드룸과 디럭스룸을 제안했지만 만족한 건 아니다.

원래 서울의 힐튼호텔에는 객실타입이 다양하다. 조금 전에 제시한 2가지 타입보다 더 비싸고 큰 룸들이 있는 것이다.

“통상적인 룸타입이 아닌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군요. 여기 힐튼에는 외국기업의 임원들이 오거나하면 주로 지내는 방은 없습니까?”

“그런 것이라면 프리미엄 스위트룸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조금 전 제가 말했던 디럭스룸에 비하면 3배나 더 비싼편인데.”

“사진과 팜플렛을 볼 수 있습니까?”

“예. 여기....”

여직원이 당황하며 서둘러 팜플렛을 꺼내었다. 처음에는 우리들을 그냥 보통손님으로 생각했다가 나의 대응을 보고 생각이 바뀐것이다.

“지애야. 어떤 거 같아?”

“오빠. 여기 엄청나게 좋잖아. 내부에 따로 객실도 있고. 거실도 상당히 넓어.”

“그래도 너무 비싼 건 부담되지 않을까?”

“걱정 마세요. 어차피 회사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거니까요.”

두 사람의 표정을 보니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기왕 호텔휴양을 할 것이라면 제대로 된 방을 잡은 뒤에 하는 것도 좋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대기업 임원들이 투숙한다는 프리미엄 스위트룸도 얼마 전 내가 박광석팀과 같이지냈던 뉴욕의 월돌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펜트하우스에 비하면 시설이나 규모가 작은 편이다.

아무리 프리미엄이라 해도 스위트룸이 펜트하우스와 비견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럼 프리미엄 스위트룸으로 정하죠. 숙박기간은 10일. 지금 여기서 바로 결재하겠습니다.”

여직원을 향해 대답하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었다. 나의 JSE-(K)에서 발행한 법인카드다.

이 카드의 이름은 라이언카드(Lion Card)로 한국에서 상류층이 갖고 있다는 플래티넘이나 다이아몬드 카드와는 비교조차 안되는 것이다.

뭣보다 라이언카드는 세계적인 금융은행인 시티은행(City Bank)에서 소수의 VVIP-들에게만 발급되는 것이다.

이 카드를 만들려면 시티은행에 예금잔고가 최소 2억 달러. 즉 한화로 최소 2000억 이상은 되어야했다.

카드의 사용한도는 일시불로 100억까지 가능하고 시티은행에서 라이언카드를 소지한 VVIP-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나로서는 한국을 벗어나 전세계에서 사업하고 활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 내 시중은행의 카드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전세계의 곳곳에 지점망을 갖고 있고 세계적인 규모를 지닌 시티은행의 최고 VVIP 카드가 더 편리한 법이다.

동시에 라이언카드는 우주선 동체에 사용되는 티타늄 금속의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다.

카드표면은 플레티넘(백금)과 황금으로 처리해서 견고하면서 우아함이 풍긴다.

내가 제시한 라이언카드(Lion Card)를 받아든 여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손님. 이런 카드는 처음봤는데 정말로 사용이 가능한 것인가요?”

“확인해보면 알겁니다.”

“잠시만요.”

여직원이 체크를 해보더니 입이 벌어졌다.

혹시나 싶어 몇 차례 더 확인하더니 겨우 말했다.

“이제보니 손님께서는 시티은행 VVIP 카드의 소유주였군요. 죄송해요. 제가 몰라뵙고 초반에 평범한 스탠더드나 디럭스룸을 보여드린 실수를 했네요.”

“아닙니다. 손님이 특별히 다른 요구사항이 없으면 그렇게 대응하는 것이 카운터 직원의 기본이니까 말이지요.”

직원을 향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여직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한국에서는 돈 좀있다고 호텔 여직원 상대로 갑질하는 졸부들도 있었다.

특히 겉모습 자체는 부티가 안나고 후줄근하게 보이면서 남들이 자신을 돈 많은 재산가로 몰라준다고 개지랄하는 놈들도 있었다.

여기 호텔에도 가끔씩은 그런 진상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여직원들도 진상들에게 스트레스 받는적도 있었던 것이다.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 제가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여직원이 앞장서 나갔다.

로비한쪽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0일정도지낼 숙소로잡은 프리미엄 스위트룸은 힐튼호텔에서도 높은 상층에 위치했다.

원래 호텔에서 비싸고 큰 방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배치한다.

승강기가 멈추면서 문이 열렸고 카페트가 깔려있는 복도가 나왔다.

우리를 안내한 여직원이 카드키를 문의 입구에 넣었다. 문이 열리며 프리미엄 스위트룸의 모습이 나왔다.

“그럼 편안하게 지내십시요. 룸서비스는 언제든지 연락만 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여직원이 인사를 하며 떠났다.

그리고 스위트룸 안으로 들어온 지애가 시원하게 펼쳐진 여의도와 한강변의 경치를 바라보며 탄성을 토해냈다.

“오빠. 여기서 한강이 완전히 다 보여. 이런 멋진 곳이 있었다니. 아참! 셀카~~”

“네 덕분에 이런 곳도 다 와보고. 정말로 고맙구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편안하게 즐기세요.”

나의 대답을 들으며 어머니가 기뻐하셨다.

어머니와 지애의 저 밝은 모습을 보니 흐뭇한 기분이다.

그래. 이런 게 바로 돈버는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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