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68화 (68/300)

# 68

투자의 천재를 만나다

“꿈같은 상황이라서 지금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박광석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박광석팀의 후배 두 명도 입이 쩌억 벌어지고 있었다.

“광석선배님. 우리들이 진짜로 출세한 거 맞네요.”

“맞아. 투자의 천재라고 불리는 레젼드를 직접 만나게 될 줄이야.”

저들의 흥분된 모습.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전세계의 금융인을 포함해서 투자자.

그리고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워렌버핏은 엄청난 존재다.

나로서는 워렌버핏에게 고마운 부분도 있었다.

월가의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통해 31조의 대박을 터뜨리는 날.

마지막 결정타를 주면서 모든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준 인물이니까 말이다.

워렌버핏이 특별히 나를 도와줄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슈퍼배터리의 엄청난 성능과 투자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에 따라 기자회견을 했을 뿐이다.

워렌버핏의 기자회견이란 것이 처음부터 내 쪽에서 안배한 설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지만 말이다.

워렌버핏에게서 초청장이 왔다는 걸 들었을 때 나도 조금은 놀랐다.

전혀 예상밖의 상황은 아니지만 그가 투자에 있어 뛰어난 실력자란 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었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워렌버핏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세계최고의 투자회사중에 하나인 버크셔 헤서웨이의 CEO이면서 그가 하는말 그리고 행동과 움직임이 모두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또한 워렌버핏과 식사를 할려면 최소 60만 달러(한화로 6억)이상을 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실장님. 워렌버핏이 왜 우리들을, 아니 정확히는 실장님을 만나고 싶다는 것일까요?”

“아마도 KR-전지에 대한 투자를 의논하고 싶어서일 겁니다.”

“그렇군요.”

박광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 미국과 전세계의 네티즌들.

그리고 IT-산업의 이슈가 되었던 슈퍼배터리.

나는 박광석팀을 지휘해서 미국에 MCU-펀드를 만들고 그것으로 월가를 주도하며 31조라는 엄청난 거금을 벌었다.

하지만 이것은 슈퍼배터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이용한 투자전략이다.

동시에 슈퍼배터리는 KR-전지라는 한국의 중견기업을 단번에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그리고 KR-전지는 슈퍼배터리의 성공적인 출시이후에 공장을 풀가동 시키면서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었다.

얼마 전 한국에 있는 KR-전지의 정대현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쁜 와중에서도 정대현 사장은 나에게 그간의 설명했다.

그 외에 지금도 KR-전지에서는 최고 지분 소유주인 JSE-(K)로 계속해서 경영보고서 및 업무보고서를 보내오는 중이다.

그 때문에 나로서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한국에 있는 KR-전지의 활동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우리 쪽 JSE-(K)가 KR-전지의 지분을 확장시키는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순조로운 편입니다. 실장님의 지시대로 MCU-펀드에서 한국의 JSE-(K)로 보낸 25억 달러. 즉 2조 5천억의 자금중에서 일부를 편성해서 이전보다 10% 더 많은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군요. 어차피 KR-전지는 슈퍼배터리를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록 계속해서 주식을 증자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보통의 상황에서 기업이 주식의 거래량을 늘이는 증자를 하게 되면 주가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KR-전지는 그것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뭣보다 지금은 KR-전지의 슈퍼배터리가 전세계의 배터리 시장을 강타하는 혁명적인 상황이니까 말입니다.”

박광석이 대답했다.

KR-전지가 이후에 증자를 한다 해도 그것은 배터리 마켓과 회사의 발전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는 있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KR-전지의 주식이 바닥일 상태에서 대량으로 매수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보유주식의 가치는 증가될 뿐이다.

현재 KR-전지의 주가는 수퍼배터리의 출시를 통해 단번에 50배까지 폭등한 상태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KR-전지의 주가는 더 상승해서 100배, 200배이상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발전을 거쳐 수천, 수만배 이상까지 올라가는 메가톤급의 주식이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실제로 워렌버핏이 최대 주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경우. 그 회사의 주식은 주가당 3억 2천만 원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이다.

“만약에 워렌버핏이 KR-전지에 대해 투자를 개시한다면 슈퍼배터리는 더 큰 상승효과를 거둘 수가 있을 거 같습니다.”

“그것도 있지만 우리로서는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많습니다.”

“실장님의 말씀대로입니다. 확실히 워렌버핏은 단순한 투자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인물이니까 말이지요.”

박광석이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

“로버트 강.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맥퍼슨씨. 요즘 워싱턴 정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항상 역동적이고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해밀턴 상원의원께서 여러분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게 맥퍼슨씨의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로비스트로서 할일을 했을 뿐이지요.”

맥퍼슨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송재동이 미국에서 구축한 여러 인맥들 중에 한 명으로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다.

실력도 뛰어났고 캘리포니아의 상원의원이면서 워싱턴 정계의 거물인 해밀턴과의 커넥션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했던 인물이다.

만약에 맥퍼슨같은 로비스트가 없었다면 해밀턴 상원의원을 내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투자의천재라고 불리는 워렌버핏과의 만남을 주선하는데도 맥퍼슨이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네브라스카주의 오마하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미리 연락을 받은 맥퍼슨이 기다리고 있었다.

맥퍼슨과 인사를 한 뒤에 우리들은 안내를받아 이동했다.

그러자 정면에 있는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리무진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LA에서 네브라스카의 오마하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했고 여기서부터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 리무진들은 초장자인 워렌버핏쪽에서 준비한 것이다.

“워렌버핏 씨의 저택은 오마하 외곽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들이 여러분들을 안내하겠습니다.”

선두에 있던 중년 사내가 말했다.

맥퍼슨을 포함해 자신의 직원들을 보낸 것만 봐도 워렌버핏이 이번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 후 우리들이 차량에 탑승을 완료하자 리무진들이 출발을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갑부라는 명성에 걸맞는군요.”

“화려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실속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워렌버핏의 현재 재산은 100조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이고 그가 갖고 있는 수많은 사업체들과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150조에서 200조에 이를것이란 말도 있었다.

그리고 워렌버핏은 버크셔 헤서웨이의 본사가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투자업무를 주로 하였다.

오마하는 그가 태어난 고향이고 이곳에 대한 애착이 많았던 것이다. 때문에 워렌버핏이 살고 있는 저택도 오마하의 외곽에 있었다.

그가 지내는 저택을 포함해 주변이 방대한 크기의 목장이다.

소문에 의하면 미국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캠프 데이비드>-보다 더 큰 규모다.

그것을 증명하듯 우리들이 탑승한 리무진들은 광대하게 펼쳐진 목장을 한참이나 통과했다. 얼마 후 눈앞에 워렌버핏의 저택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지나쳐왔던 방대한 목장의 규모와 크기에 비해 저택은 나름 소박한 분위기다. 하지만 어떤 화려한 저택보다 고풍스런 스타일이 느껴졌다. 그럴 것이 세계최고의 부자에 속하는 워렌버핏의 집이니까 말이다.

“광석선배님. 우리가 워렌버핏의 집에 왔어요. 한국에서 이런 엄청난 경험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거에요.”

“이 녀석들아. 겨우 이 정도에 놀라면 안되지. 앞으로 더 큰일을 해야 하는데.”

박광석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그사이에 우리들은 안내를받아 이동했다.

제법 넓은 정원과 분수대가 보였고 그곳에 한 명의 노인이 화초를 손질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소박한 모습.

하지만 저 노인이 100조 이상의 재산을 갖고 있는 세계최고의 갑부중에 한 명인 것이다.

***

“아늑한 장소군요.”

“만약에 내가 지금 같은 투자가가 되지 않았다면 목장주가 되었을지도 모르네.”

워렌버핏이 정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앞으로 넓게 펼쳐진 네브라스카의 평원이 있었다.

미국중부에 위치한 네브라스카주는 낙농산업과 목장 그리고 광대한 평원을 바탕으로 한 농업생산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들이 있는 워렌버핏의 저택과 주변을 둘러싼 광대한 목장은 그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꿈을 실현시킨거 같았다.

서부시대의 카우보이처럼 소떼를 몰고다니며 생활하는 것. 그것도 한편 낭만적인 삶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처럼 광대한 국토를가진 곳에서나 가능한 꿈이란 것이지만.

그런 것을 보면 워렌버핏이 세계적인 갑부란 것을 떠나서 조금은 부러운점도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미국의 농업에 투자를 하거나 개척해 보는 것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워렌버핏 씨. 이렇게 우리들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나로서는 슈퍼배터리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온 거 같군.”

“글쎄요. 슈퍼배터리는 저보다는 오히려 KR-전지의 정대현 사장과 그곳의 연구팀들이 이룩한 성과입니다.”

“물론 그들의 노력을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네. 하지만 KR-전지와 정대현 사장에게 자네와 JSE-(K)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지. 뭣보다 슈퍼배터리의 엄청난 기술은 KR-전지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것보다 JSE-(K)에서 넘어가거나 지원해준 것으로 판단되니까 말일세.”

워렌버핏이 대답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보통 인물이 아니다.

현재 외부로 드러난 것은 나의 JSE-(K)가 슈퍼배터리를 만들어낸 KR-전지의 최대 주주로 있다는 것뿐이다.

뭣보다 JSE-(K)는 투자회사로 알려진 상태다. 따라서 슈퍼배터리의 개발이나 기술적인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아차릴 사람은 별로 없었다.

또한 슈퍼배터리에 대한 연구와 원천기술의 특허등에 대해서는 정대현 사장도 철저하게 극비로 한 상태다.

따라서 KR-전지쪽에서 정보가 새어나갔을 가능성은 없는 상태.

그럼에도 워렌버핏은 여러 가지 상황들을 분석하고 유추해서 슈퍼배터리의 탄생과 기술이 KR-전지가 독자적으로 한 것이 아님을 알아낸 것이다.

여기서 워렌버핏을 상대로 부정을 하거나 다른식으로 둘러대봐야 소용이 없다.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워렌버핏 씨가 그 정도까지 알고 계실줄은 몰랐군요.”

“슈퍼배터리가 이슈가 된 뒤에 한국에 있는 중견기업인 KR-전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분석을 좀 해보았네. 몇 년 사이에 주가도 상당히 떨어졌고 매출도 급감했더군. 또한 회사의 내부에서는 파업등을 포함해서 골치아픈 상황들도 많았고 말일세. 보통 그런 상태의 기업이 혁명적인 신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이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물론 KR-전지의 정대현 사장이 뛰어난 공학자이고 KR-전지내의 연구진들의 실력만큼은 인정하는 부분이지. 다만 슈퍼배터리의 기술은 그 단계를 넘어설만큼 뛰어나다는 것인데, 이것은 외부의 도움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이지. 그리고 마침 그 어려운때에 자네의 JSE-(K)가 KR-전지의 구세주로 나섰고 그 뒤에 슈퍼배터리가 개발되었으니 충분히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지.”

“그렇군요.”

워렌버핏의 대답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돈 많은 갑부 수준을 넘어서 상황판단이 뛰어나다. 세계적으로 명성높은 투자의천재라는 별명이 그냥 붙여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KR-전지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네. 몇 년 후에는 어쩌면 그보다 더 짧은기간에 시가총액이 전세계 20위권안에 들어가는 메가 컴퍼니(Mega Company)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되네.”

“그렇다면 워렌버핏 씨께서는 한국에 있는 KR-전지에 본격적인 투자를 계획 중이란 뜻이군요.”

“이미 그 부분은 결정을 내렸네. 내가 로버트강(Robert Kang)을 여기로 초대한 것은 당신이 JSE-(K)의 핵심적인 인물이라는 것도 포함되네. 물론 JSE-(K)는 KR-전지의 성공만으로 만족할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 또한 JSE-(K)의 핵심적인 인물인 자네가 미국에서 활동 중이란 건 다른기회와 도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뜻도 되겠지. 서로 간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전략적인 협력자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워렌버핏이 말한 뒤에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나의 대답을 특별히 기다리는 눈치도 아니다. 처음부터 그는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를 예상하고 있었던 거 같다.

워렌버핏과의 커넥션을 만들고 협력관계가 된다는 것. 그것은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나로서는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과 비지니스를 하는 데 있어 워렌버핏과 버크셔 헤서웨이의 힘을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워렌버핏 씨. 앞으로 당신은 다양한 가능성과 세계를 목격하게 되실 겁니다.”

“그렇다면 기대가 되는군.”

워렌버핏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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