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21화 (21/300)

# 21

회원님들 이거 대박임, 필독!!!

“어쩐지 두근두근 하네요.”

“긴장되냐?”

“당연하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하지만 작년에 유비콘이 마이포토 모바일앱을 완성한 뒤. 병관 선배가 너한테 보여줬을 때에는 그런 기분이 아니었잖아.”

“사실 그 때는 딱 봐도 앱스토어에 있는 다른 어플들하고 그다지 달라보이지도 않았어요. 전에 말한 대로 밋밋했거든요. 병관 선배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1년 동안 개발해서 만들었다고 했는데도 실제로 보니까 좀 실망도 했어요. 하지만 이번 것은 완전히 다르잖아요. 그나저나 강민 형은 긴장되지 않아요? 어째 표정이 덤덤하네.”

“투자회사의 전략실장인데 겨우 이 정도의 것으로 너처럼 호들갑 떨어서 되겠냐?”

“와아~ 역시 뭔가 포스가 있어. 강민 형한테는 포스가 함께하고 있는 거 같네요.”

“이 자식! 스타워즈 덕후 아니랄까 봐. 여전하네.”

동수에게는 애써 표정관리하고 있지만 나도 긴장되는 건 사실이다.

새로운 모바일앱인 마이포토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다.

예상대로 유비콘은 철야작업까지 해가면서 개발에 집중했고 두달 안에 끝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수업을 듣고 있을 때 최병관의 메시지가 왔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그 뒤에 동수에게도 전화를 해서 불러냈다.

교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하니까 순식간에 달려나왔다. 녀석의 얼굴은 흥분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그럼 가볼까.”

“진짜 역사적인 순간이네요. 마치 제다이의 귀환처럼.”

“덕질 좀 그만해. 짜식아!”

***

“어라~ 유비콘이 엄청난 스마트폰 어플 개발을 끝낸 역사적인 순간인데. 분위기가 뭐 이래요?”

“씨끄러. 이 녀석아. 지금 뻗어버리기 직전이야.”

최병관이 동수를 향해 소리쳤다.

잔뜩 기대하고왔던 동수의 표정은 시무룩하게 변했다.

넌 대체 뭘 기대한 거냐?

예상대로 유비콘의 작업실은 융단폭격을 맞은 상황과 비슷했다.

여기저기 쓰레기들과 잡동사니가 어지럽게 뒹굴었고 컴퓨터 앞에 앉은 팀원들은 꾸벅꾸벅 졸면서 고개를 쳐박고 있다.

그나마 겨우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건 최병관이다.

“마이포토앱 개발을 끝내셨다고 하던데.”

“일단 1차와 2차의 시제품에 대한 개발은 끝난 셈이지. 앞으로 보름에서 한달 동안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최병관이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표정에는 성취감이 흘러나왔다.

현재의 프로그래밍 수준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걸 해냈으니까 말이다.

최병관이 팀원들에게 소리쳤다.

“이 녀석들아. 우리 투자자, 아니 투자회사 대리인이 오셨다. 어서 일어나.”

“으윽! 병관 선배 조금만 자게 해주세요.”

“어제도 날밤 새면서 작업했는데.”

팀원들이 최병관을 향해 애걸했다.

하지만 얼마 후 하나둘씩 정신을 차렸고 자신들이 개발한 마이포토-앱에 대한 마지막 점검을 시작했다.

타다닥! 타닥! 작업에 들어가자 조금 전까지 헤롱거리던 팀원들의 눈빛이 살아난다.

역시 뼛속까지 프로그래머들이다.

“팀장님. 1차 점검 완료.”

“2차 점검과 체크도 완료입니다.”

팀원들이 차례로 대답했고 최병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판드로이드와 비플의 앱스토어에 공개되는 건, 테스트와 버그 점검까지 마친 뒤에 실시할 예정이야.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은 가능할 거야.”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전송과 실행이 가능합니까?”

“물론이지.”

내가 스마트폰을 건네자 최병관이 데이터 케이블과 컴퓨터를 연결했다.

개발된 모바일앱의 전송작업이 완료되었고 스마트폰에서 인스톨이 시작되었다.

잠시 후 완료되자 스마트폰의 메인화면에 마이포토의 아이콘이 생겼다.

이전의 투박했던 구버전의 마이포토-아이콘에 비해서는 산뜻하고 감각적이다.

이 정도면 아이콘 상으로도 스마트폰 유저들을 잡아끄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콘이 아무리 이쁘고 산뜻하게 되어도 내용물이 개판이면 소용없다.

“그럼 테스트를 해볼까?”

유비콘 작업실의 창문을 연 뒤에 바깥풍경을 포함해서 다양한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대략 20여 장의 사진을 촬영한 뒤에 저장했고 마이포토 아이콘을 터치했다.

“강민 형 나도 좀 봐요. 와아~ 이거 엄청나네요. 인터페이스부터 메뉴바, 그리고 색상까지.... 뭐랄까 SF 영화 같은 느낌이에요.”

동수가 감탄했고 나도 놀랐다.

유비콘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솜씨를 썩히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플폰(Bipple Phone)이 처음에 나왔을 때. 많은 스마트폰 유저들이 놀랐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네.”

“맞아요. 제 말이 그거에요.”

동수가 연달아 고개를 끄덕인다.

스마트폰에 저정된 사진을 불러온 뒤에 마이포토앱의 특징인 3D 랜더링을 통한 사진편집을 해보았다.

“크으- 이 엄청난 입체감. 이건 진짜 대박이에요. 요즘 셀카 안찍는 사람들 거의 없는데. 이걸로 셀카찍어서 3D 랜더링으로 편집하고 필터링하면 입체감 쩔어서 자뻑-할 사람들 엄청 나오겠네요.”

“그 외에 풍경사진이나 다른 사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하겠네.”

“진짜로 활용방법은 무궁무진 해요. 이제부터 스마트폰 사진편집앱은 마이포토 미만 잡입니다. 이건 진짜예요.”

동수가 계속해서 탄성을 내질렀다.

나도 꽤 만족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다.

이걸로 유비콘의 대박은 확실해졌다.

***

지글- 지글-

불판 위에 고기가 구워지면서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와아! 꼬기다. 꼬기~”

“오늘은 배 터지도록 먹어봐.”

“진짜로 얼마만에 먹어보는 등심인지.”

감격의 눈물까지 흘릴 정도냐?

하지만 동수외에 유비콘 팀원들도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등심을 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회식 한번 못한 채.

컵라면과 짜장면으로 버티면서 작업하고 생활해온 게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여기 있는 5명의 유비콘 팀원들은 팀장인 최병관 한 명만을 바라보고 모여든 후배들이다.

월급은 고사하고 생활비마저 쪼들리면서 버텨온 것이다. 하긴 유비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소형 벤처들이 다 이런 상황이다.

“역시 투자회사의 전략실장님이라서 그런지 화끈하시네요.”

“저로서는 유비콘 여러분들이 저와 우리 쪽 JSE-(K)투자의 무리한 요구에도 크게 반발하지 않고 개발에 전념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아닙니다. 사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들도 배운 바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프로그래머고 개발자다보니 다른 부분을 보지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략실장님의 도움을 통해 우리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알게 되었고, 이제부터 그것을 극복해나갈 방법을 찾은 것이니까요.”

유비콘 팀원들이 나를 향해 감사를 표시했다.

저들 중에 가장 어린 사람도 나보다는 나이가 많았다.

팀원들 모두가 대학교를 졸업한 경우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전략팀장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한다.

최병관도 나를 향해 이따금씩 전략실장님이라며 존대를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편하게 대하라고 말해주었다.

유비콘의 핵심은 최병관이다.

그리고 팀장인 그의 권위는 다른 팀원들 앞에서 최대한으로 세워주는 게 좋다.

자금을 대는 투자회사의 전략실장이라고 해서. 팀장이자 유비콘의 핵심인 최병관을 막대하는 건 스스로 손해보는 짓이니까.

“이모~ 아니, 누님! 여기 고기 좀 더 주세요.”

동수 녀석. 이럴 때는 눈치 빠르게 잘한다.

어차피 여기서 동수가 가장 막내고.

“총각들이 정말로 잘 먹네.”

“누님. 이제 겨우 시작인데요.”

그런데 누님? 자기보다 최소 2~30살은 많아 보이는 아줌마한테 누님이라니?

저 녀석 넉살도 좋네.

“일단 개발은 끝났는데 앞으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 건가?”

“최 선배님 말대로 보름이나 한달 안에 테스트와 버그 점검이 끝나면 예정대로 판드로이드와 비플 앱스토어 양쪽에 다 올리는 겁니다.”

“무료 공개인가?”

“그렇지요.”

“요즘은 일단 무료공개가 대세긴 하지만.”

“하지만 팀장님. 우리들이 새로 개발한 마이포토는 진짜로 대박인데, 처음부터 유료공개로 해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맞아. 저 정도면 유료로 해도 구입할 사람들은 엄청 많지.”

팀원들이 의견을 내놓았다.

저들의 말도 틀린것은 아니다.

하지만 좀 더 시장성을 단기간에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무료공개가 더 적당했다.

다만.

“유료공개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은 많습니다. 하지만 인지도와 단시간에 열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역시 무료가 좋다고 봅니다. 대신 완전한 무료가 아닌 부분 무료의 정책을 쓰는 겁니다. 현재 개발된 마이포토-앱의 기능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대신 무료로 공개되는 것에는 3D 랜더링의 기본기능만 넣어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료로 다운로드 받은 사용자들은 더 많은 기능과 단계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그들은 빠르게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시 무료버전은 기본기능. 하지만 무료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유료버전에 대해서는 마이포트-앱의 모든 기능을 다 넣는 것이군.”

“그렇지요.”

나의 대답을 듣자 최병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식을 취하면 상당히 빠른 시간에 마이포토-앱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단기간에 수익창출도 가능한 방법이다.

“역시 전략실장다운 식견과 방법이군.”

“물론 이것은 새로 개발된 마이포토-앱을 공개하는 방식일 뿐이고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은 더 많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이미 머릿속에 구상을 해놓은 거 같은데.”

“그렇습니다.”

최병관이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

찰칵! 찰칵! 셔터를 누르며 열심히 셀카를 찍은 강지수.

그녀는 자타공인 셀카광이다.

어떡하면 셀카의 사진이 더 잘 나올까 고민하면서 매번 다양한 얼짱 각도와 포즈까지도 취한다.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마음에 든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못난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이쁜 것도 아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수준.

그래서 셀카를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실물보다 더 잘 나오고 어떤 경우에는 더 못나게 나온다.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하네. 호홋~”

강지수가 나름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셀카광이면서 또한 페북광이기도 한 그녀였다.

페북에서 좋아요~를 갈구하는 일명 따봉녀였고 자신이 올린 사진에 좋아요~가 많으면 그날은 행복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그것을 편집해서 페북에도 올리는 게 취미인 그녀지만 항상 불만은 있었다.

아무리 좋게 편집을 해도 항상 뭔가가 부족했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강지수는 여러 가지 다양한 포토편집 모바일앱을 받아서 실행했지만 모두 그녀의 기준에는 부족했다.

“하아~ 좀 더 쌈빡한 사진편집앱이 있으면 내가 찍는 셀카도 더 잘 나올 텐데.”

오늘도 불만족을 느끼며 그녀가 스마트폰을 만지막거렸다.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대형포탈인 세이버(Saver)-로 들어갔다.

그녀가 단골로 찾아가는 카페는 <스마트폰 셀카모임>이란 곳이다.

회원수만 해도 300만을 가볍게 넘어갈 수준이고 매일 증가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들을 올리는 카페인데 멤버의 상당수가 여성들이다.

그것도 유행에 민감한 10대부터 30대까지.

카페에서 새로운 게시글을 확인하던 중.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는 뭔가가 보였다.

- 회원님들 이거 대박임. 필독!!!

“뭐야?”

강지수가 실소를 머금으며 중얼거렸다.

저런 낚시성 글들이 꽤 올라온다.

그리고 상당수는 별 내용도 없으면서 어그로 끄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낚시글같은 느낌이면서도 왠지 클릭해보고 싶었다.

진짜로 낚시글이고 어그로이면 카페스텝한테 신고 넣어서 저런 글 올린 사람을 탈퇴시켜 버리면 되니까 말이다.

“낚시글로 장난치려고? 이제 넌 뒈졌어!”

강지수가 노려보며 게시글을 클릭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의 눈동자가 커지며 탄성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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