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8화 (18/300)

# 18

전략실장 강민.

“이야- 강민 형 덕분에 스타빅스(Starbigs) 커피도 마셔보고. 자판기 커피로만 대충 때우던 강민 형이 오늘은 미쳤나봐. 설마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제야 겨우 생겨서 그런 겁니까?”

“커피 한잔 마시면서 온갖 아부를 다하네. 그래도 솔직히 그동안 자판기 커피만으로 퉁친 것도 좀 미안하긴 하고.”

동수 녀석을 향해 슬쩍 웃었다.

오늘은 녀석도 강의가 없었고 한가했기에 전화를걸어 불러냈다.

요즘 녀석은 낮에 수업이 없을 때에는 도서관에서 지낸다.

소민이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몰라도 꽤 열공모드다. 동수를 만나기로한 장소는 학교근처 커피숍인 스타빅스(Starbigs)다.

한국에도 오래전에 이 커피 프렌차이즈와 브랜드가 들어왔고 한국에서 스타빅스를 모르면 북한에서온 간첩이다.

그럴 것이 전세계적으로 스타빅스-체인점이 없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는 없겠네.

커피하나로 세계적인 대기업의 반열에오른 스타빅스. 연간매출액과 순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다.

그리고 한국은 지금도 스타빅스-열풍이 활발하다.

특히 여대생들과 직장다니는 여자들에게 아침 브런치를 먹거나 런치(점심)을 먹은 뒤.

스타빅스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나 또는 고급진 여대생의 상징이자 아이콘처럼 변해버렸으니 말이다.

요즘은 한국남자들 중에서도 젊은층에서는 스타빅스 커피매니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솔직히 커피맛은 그저 그런데.”

“강민 형. 무슨 뜻이야?”

“이거 스타빅스 커피말이야.”

“그렇긴 하지. 다만 요즘은 어떤 커피 브랜드의 맛이 특출나게 뛰어나고 그런 건 없잖아. 이를테면 커피맛의 평준화 시대인 것이지. 대신 커피맛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마케팅을 잘하거나 유행을 선도하면, 스타빅스 커피처럼 세계적인 메가브랜드로 탄생하기도 하니까.”

“동수 네 말이 맞기는 하네. 커피맛의 평준화 시대다 보니까. 하지만 어떤 브랜드의 커피맛이 다른 브랜드를 압도할 수준이 된다면, 그것은 세계 커피시장의 엄청난 대변동이 될 수도 있겠네.”

“그렇긴 해. 하지만 그런 엄청난 브랜드가 나올까? 커피매니아들의 입맛을 한꺼번에 사로잡는 신개념과 새로운 맛의 커피란 것이 결코 쉽지는 않잖아.”

“동수 네 말도 정답이다.”

녀석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은 시기상조지만 결코 불가능한 건 아니다.

세계최대의 커피브랜드인 스타빅스(Starbigs)를 압도할 커피브랜드와 프렌차이즈를 만들어 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시기상조고 이후의 과제와 목표가 될 것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돈 냄새가 물씬풍기는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강민 형, 오늘은 무슨 일로 보자고 한 거야? 그러고 보니 오늘 수트입고 나왔네. 역시 출세한 강민 형 부러워.”

“알바라니까.”

“또 그런 걸로 거짓말치네.”

“사실 알바는 농담이고.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거 알지?”

지갑에서 명함을 꺼낸뒤에 동수에게 건네었다.

“명함에 쓰여진걸 보니까. JSE-(K)투자. 전략실장 강민. 크윽! 강민 형! 이게 무슨 알바야? 진짜로 끝내주는 거잖아.”

“회사가 작으면 알바수준이지.”

나의 대답에 녀석이 투덜거렸다.

하긴 알바가 명함갖고 다니는 게 이상하지.

조금 전 동수에게 준 명함은 내가 준비한 여러개의 명함들 중에 하나다.

각각의 명함들에는 모두 JSE-(K)투자회사의 이름이 있다.

대신에 직책들만 다르다.

부사장 직책도 있고 동수에게 건넨 명함에 있는 전략실장 직책도 있다.

현재 JSE-(K) 투자회사는 나 혼자서 활동하는 1인기업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원래 회사의 조직과 인력이란 필요가 생길 때에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지금은 나 혼자서 활동하는데도 충분했고 오히려 그게 더 편하다.

“그런데 강민 형이 나한테 명함까지 주는 걸보니....”

“그래 오늘은 일때문에 만나는 거야. 정확히는 저번에 너랑같이 호진대학교에서 보았던 유비콘(Ubicon)이란 벤처팀에 관심이 생겨서 말이지.”

“병관 선배가 실력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 유비콘이란 벤처팀은 진짜로 가망 없어. 사실 병관 선배의 경우, 그 정도 실력이면 한국에 있는 IT-대기업에 들어가기에 충분할 수준인데.”

“하지만 실패할지 성공할지가 완전히 정해진건 아니지.”

“그렇다면 지금 강민 형이 있는 JSE-(K)투자회사에서 유비콘에 관심이 생겨서 접촉을 하겠다는 거네. 그리고 강민 형은 그 대리인인 셈이고.”

“전략실장이란 직책이니까 상당한 전권을 위임받은 상황이지.”

“그 말을 듣고 보니 강민 형 진짜로 달라보이네.”

동수 녀석 눈이 반짝거린다.

직책과 옷빨이 사람의 가치를 만든다고 했던가?

지금 녀석은 완전히 나의 페이스에 따라 유도되고 있었다.

“그럼 언제 갈 거야?”

“너 그거나 먼저 다 마셔라.”

녀석이 아껴 먹는다고 반쯤이나 남겨놓은 스타빅스-모카아이스 잔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

어젯밤에도 밤새도록 작업한 건가?

한쪽에 쌓아놓은 컵라면 용기들은 여전하네.

저번에 동수랑 같이온 뒤.

거의 1주일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다.

유비콘(Ubicon)-

최병관을 팀장으로 해서 벤처의 꿈을 가진 총 6명의 인원들이 합심해서 만든 것이다.

그들 6명은 팀장인 최병관부터 나머지 5명들까지 속칭 긱(Geek), 또는 IT-너드(Nerd)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컴퓨터만 파고 있는 광인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소규모 벤처들이 다 이런 식이다. 미래에 대한 꿈과 열정만으로 뭉쳐진 집단.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팀원들은 기술쪽의 인원들이다.

그래서 오로지 개발과 연구에만 매진할 뿐. 그 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품판매란 것은 연구와 개발, 그 뒤에 생산, 마케팅과 홍보, 사후관리와 평가까지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활동이다.

제품판매를 통한 수익의 실현이란 부분까지도 들어간다.

현재 유비콘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운 좋게 진짜로 킬러앱(Killer App)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해도 이들만으로는 그것을 대박의 킬러앱으로 성공시킬 가능성은 희박했다.

킬러앱이란 건, 그것이 대박을 치고 성공했을 때에 붙여지는 명칭이지, 단지 성능과 제품이 좋다고 붙여주는 건 아니다.

좋은 모바일앱을 개발했지만 제대로 빛도 보지못하고 사장되고 뭍혀가는 모바일앱은 지금도 넘쳐날 수준이다.

단순히 개발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란 뜻이다.

“조금 전 동수를 향해 설명은 들었는데, JSE-(K)투자회사의 전략실장이라니? 전에 봤을 때와는 사람이 완전히 바뀐듯한 느낌이군.”

“그 때는 동수랑같이 잠깐 방문했을 뿐이고. 오늘은 다른 목적으로 온 것이니까요.”

최병관을 향해 대답하며 명함을 건네었다.

유비콘 작업실에 있는 나머지 5명의 팀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곳에 양복을 쫙빼입은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럴만도 하다. 또한 그대상이 20대의 젊은이란 사실에 더 놀란듯 보였다.

“병관형 아는 동생인가?”

“혹시 회사에 취직해서 인사하러 왔나?”

어렴풋이 들려오는 수근거림.

저런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하겠네.

하지만 여기서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게 더 좋겠지?

“유비콘 팀원들. 처음 뵙는군요. 저는 JSE-(K)투자회사에서 온 전략실장 강민입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몸담고 있는 유비콘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결정하기 위해 왔습니다.”

“투자회사?”

“그렇게 젊은데 전략실장이라고?”

이제는 팀원들의 표정이 완전히 바뀌고 있었다.

유비콘은 확실히 잠재력과 가능성이 큰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빛도 못보고 조만간에 망하고 말 것은 분명한 일.

그래서 나는 유비콘을 제대로 키워서 대박을 만들 계획이다.

유비콘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지만, 여기서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고 있는지는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벤처회사나 벤처팀들 중에는 자신들에게 거액을 지원하는 투자자나 투자회사를 단순한 자금 서포터-쯤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즉 자신들에게 돈을 꼴아박는 돈줄이나 물주, 그이상도 아니다는 것쯤으로.

그래서 교만함과 우쭐함에 사로잡혀서 모든 걸 망치는 경우도 생긴다.

너는 그냥 돈이나 내라! 나머지는 우리들이 할 테니까.... 이런 생각으로 투자자나 투자회사를 우습게 아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생각을 가진 벤처회사나 벤처팀은 애초부터 글러 먹은 존재들이다.

돈을 몇백억, 몇천억을 퍼부어도 어차피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이 주도권을 갖고 있고, 위에 있는지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작업실이 비좁아서 미안하네.”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최병관이 자리를 안내했다.

유비콘 작업실 밖에서, 또는 카페나 다른 장소로가서 이야기 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직접 대화를 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

뭣보다 주변에 있는 다른 팀원들이 우리의 협상내용을 들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그들의 반응도 살필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최병관의 경우에도 나를 다른 장소로 안내하지 않았고 이것도 마음에 들었다.

여기 창업센터 건물에는 이따금씩 찾아오는 벤처지원 투자자들을 위해 마련된 접객실과 회의실도 있다.

그런 곳에 앉아서 서로 간에 차를 마시면서 협상하고 토론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것은 현장의 상황을 무시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어떤 투자자나 투자회사는 자신들이 자금을 지원할 대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단지 서류검토만으로 판단한다.

그런 경우에는 대부분 실패하고 돈만 날리게 된다.

또한 투자금과 돈이아쉬운 벤처회사의 사장이나 팀장들은 어떡하든지 자신들의 치부나 일하는 장소등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할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최병관은 서스럼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유비콘 벤처의 팀장으로서 그리고 이후에 유비콘이 대박을 친 다음에도.

최병관은 자신이 담당한 회사를 잘 이끌어나갈 만큼의 인재다.

“먼저 협상이나 대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어떤 것인가?”

“지금까지 벤처팀인 유비콘이 다른 외부로부터 투자나 자금지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그게 중요한 문제인가?”

“그렇습니다.”

나의 대답은 단호했다.

아무리 장래성이 좋고, 최병관을 팀장으로한 유비콘의 팀원들이 실력이 좋다해도 내 쪽에서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유비콘의 경우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한 벤처 인큐베이팅이 필요한 경우였다.

동시에 이것은 내 쪽, 아니 내가 속해있는 JSE-(K) 투자회사에서 유비콘의 모바일앱 개발부터 시작해서 그 후의 상황까지 상당부분을 코치하고 관리해야 할 상황이란 뜻이다.

그렇게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유비콘(Ubicon)에 다른 외부세력이나 관련자가 있으면 곤란하다.

유비콘에 대한 통제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골치아프고 뭣보다 단기간에 대박수익을 내고 유비콘을 급성장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질문에 대해 망설이던 최병관이 대답했다.

“사실 몇 달전에 우리들이 개발한 마이포토-모바일앱을 어느 정도 완성시킨 뒤에 판드로이드와 비플앱 스토어에 올리기는 했네. 우리 쪽에서도 개발기간 동안 사용한 자금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었지. 따라서 일단 개발한 마이포토앱을 통해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외부의 투자지원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결과물과 성적이 나쁘다보니 쉽지가 않았군요.”

“그런 셈이지.”

최병관의 표정이 침울하게 바뀌었다.

벤처회사나 벤처팀이라고 해서 외부로부터 쉽게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순히 연구개발중이고 실질적인 결과물이나 제품이 없는 경우에는 자금유치의 가능성은 거의 0%다.

그나마 어느 정도 개발된 제품이나 성과물이 있다해도. 그것이 투자자나 투자회사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철저하게 거부당한다.

“나도 이제까지 여러 투자회사들에 연락도 해보고 그 외에 시도를 해봤지만 모조리 거절당했네. 하긴 내가 생각해도 좀 무리가 있으니까.”

“우리 쪽 JSE-(K)투자는 다른 투자회사나 투자자들이 씹고 먹다 버린 벤처에는 오히려 거부감이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우리 쪽에서 처음부터 철저하게 키우고 완성시킬 수 있는 벤처회사나 벤처팀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 말은 즉....”

“병관 선배가 팀장으로 있는 유비콘은 오히려 우리 쪽의 기준에 잘 들어맞는 조건입니다.”

“그것이 정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내 말을 듣자 최병관이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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