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6화 (16/300)

# 16

뭐가 문제일까?

“이건 프로그램이 손상된 것이 아니라, 내부 프로그램 자체에 버그가 있네. 이래서야 모바일 운영체제와 충돌하면 바로 맛탱이 가버리지.”

“버그라면, 스타1 할 때에 버그 있는 거랑 비슷한 거에요?”

“비슷한 거지만 좀 틀리긴 해.”

최병관이 동수를 향해 대답했다.

뒤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어떻게 찾아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하긴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체를 모르는 상황이다. 그래서 화면에 나오는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그냥 외국어처럼 보였다.

“고칠 수는 있는 겁니까?”

“다른 프로그램들까지 모두 확인한 건 아니고, 일단 스마트폰 화면 터치에 관련된 부분만 확인한 거지만 쉽게 고치는 건 힘들지. 버그를 발견했다고 해서 순식간에 고칠 수 있다면 프로그래머들이 버그 때문에 머리 뽀개질 상황은 안나오지.”

“그럼 역시 동수 녀석의 스마트폰은 이대로 그냥 못쓰는 상황이 되나요?”

“그건 아니야. 지금 당장 프로그램상의 버그를 고칠 수는 없어. 대신에 바이패스식으로 우회하는 건 가능하지. 일종의 땜질이지. 뭐 그렇다 해도 많아 봐야 1달 정도나 유지될 뿐이지.”

“괜찮아요. 어차피 이번 주에 월급 받으면 진짜로 새 스마트폰을 살 거라서. 대신 며칠만이라도 쓰는 게 가능하도록 해주세요. 소민이한테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동수 녀석. 처음부터 끝까지 소민이구나.

짜식, 애절하다.

하지만 저 마음도 이해된다.

여친 있으면 좋겠다고 항상 기도하던 녀석이었으니.

“아무튼 프로그램 버그가 아주 깊숙한데 있는 건 아니라서 좀만 손보면 될 거 같네.”

“역시 병관 선배님이십니다.”

동수 녀석 표정이 지옥에서 탈출한 거 같다.

얼마후 최병관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타다닥! 타닥! 능숙하게 키보드를 치면서 화면에 보이는 프로그램을 변형하기 시작했다.

버그를 고치는 건 힘들지만, 대신에 잠시 동안 프로그램 버그가 나오지 않도록 일종의 바이패스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저런 것도 가능하네.

좀 신기한 경험이다.

“이제 사용해봐.”

모든 것을 완료한 뒤에 최병관이 스마트폰을 동수에게 주었다.

반신반의하던 동수가 티오미 스마트폰을 받아서 사용해 보았다. 잠시 후 녀석의 얼굴이 감격으로 바뀌었다.

“우와~ 진짜로 되네요. 조금 전만 해도 완전히 먹통이었는데. 정말로 고맙습니다. 선배님.”

“네놈이 하도 소민이~ 소민이~ 하니까 고쳐준 거야.”

최병관의 말에 동수가 머쓱하게 웃었다.

일단 스마트폰 문제가 해결되자 아까부터 갖고 있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그런데 유비콘(Ubicon)이라는 이름까지 만들어 놓은 거 보니까 벤처쪽으로 창업하시는 거 같은데.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신 겁니까?”

“딱히 자랑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현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

“그렇군요.”

“솔직히 이쪽이 미개척지인 부분도 있고, 또한 우리 같이 자본이 열악한 소규모 창업팀이 해볼만한 영역이니까.”

최병관이 대답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줄여서 보통 모바일 앱이라는 분야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영역이었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세계 상위권에 속했고 국민들 중에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 드물정도다.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율은 엄청난 속도로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판드로이드(Pandroid)와 비플(Bipple)이라는 양대산맥의 구도를 갖고 있었다.

판드로이드의 경우에는 개방성이 크다는 평가가 있고, 비플의 경우에는 폐쇄성이 큰 편이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운영체제가 중요한 핵심중에 하나이지만 그것만으로 스마트폰이 지금같은 열풍을 일으킨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해서 다양한 어플(어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앱을 만들어낸 개발자들이나 IT-회사들은 단번에 부와 영예를 거머쥐는 것이다.

“우리계통에서는 엄청난 대박을친 모바일앱을 속칭 킬러앱(Killer App)이라고 불러.”

“킬러앱이라. 뭔가 이름에서 대충 이미지가 연상되네요. 그런데 예를들어 킬러앱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금도 전세계에서 히트치는 다양한 모바일앱들이 있기는 하지만 노키아 이후에 핀란드의 새로운 IT-기업으로 떠오른 로비드(Robid)에서 만든 헝그리버드(Hungry Bird)가 있지. 워낙 유명한 모바일 게임이라서 들어는 봤을 거야.”

“그거 재밌다는 사람들 많던데.”

“대박 친 킬러앱으로 헝그리버드가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바일앱들은 꽤 있어.”

설명을 하는 최병관의 눈빛이 살아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며칠동안 갈아입지 않은 후줄근한 옷차림과 모습이지만 개발자의 열정이 가득했다.

“그럼 지금 하는 작업은 어떤 모바일앱을 개발하고 계신 겁니까?”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 대한 편집과 보정. 그리고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개발중인 상태야. 모바일 앱 타이틀은 마이포토(My Photo)-인데, 보완할점이 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능성있어.”

“하지만 앱스토어(App Store)에 공개했지만 몇 달째 다운로드는 200도 안되잖아요. 솔직히 병관 선배 실력 좋은 건 인정하는데, 이번에 형과 팀원들이 개발한 앱은 솔직히 좀 그래요.”

“지금은 그냥 버전 1.0이고 나중에 새로 버전업하면 달라질 거야.”

최병관이 동수의 말에 반박했지만 표정이 어둡다.

“동수 넌 병관 선배와 팀원들이 개발한 마이포토라는 모바일앱을 받아본 거야?”

“일단 병관 선배가 나름대로 자랑하니까, 받아는 봤는데 뭐랄까, 좀 밋밋해.”

동수의 저 표현과 대답.

나쁜건 아닌데 밋밋하다고 했다.

최병관의 실력을 보건데 프로그램의 안정성이나 성능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강민 형도 한번 받아봐. 판드로이드-하고 비플 앱스토어 양쪽에 다 있으니까.”

“나도 확인해볼까?”

스마트폰을 꺼내어서 앱스토어로 들어갔다.

마이포토를 검색해서 찾아보니 무료로 공개된 것이다.

요즘 앱스토어에 나오는 어플들은 상당수가 무료로 공개된다. 그 뒤에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버전에서 유료전환이 되기도 한다.

이경우에는 개발한 앱의 시장성이나 장래성이 크다고 판단할 때 시도한다.

그 외에 무료로 계속 공개하면서 광고수익이나 기타의 방법을써서 비용과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인기가 많고 대박을치면 일확천금이 생기는 것이다.

다운로드를 선택해서 마이포토를 받았다.

자동으로 인스톨이 되었고 스마트폰 화면에 아이콘이 형성되었다.

***

“동수 녀석 말대로 확실히 밋밋하네.”

스마트폰에 받은 마이포토(My Photo)-앱을 사용해보고 느낀 부분이다.

최병관이 팀장으로있는 벤처팀인 유비콘(Ubicon)이 개발한 모바일앱이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못한 이유였다.

일단 앱의 안정성은 상당히 좋았다.

각각의 메뉴를 터치했을 때 반응속도가 상당히 빨랐는데, 이것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를 잘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앱의메뉴는 꽤 산만하고 통일성이 없었다.

깔끔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보통 대박을치는 킬러앱(Killer App)의 특징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한번 써 봤을 때, 와아~ 이거 대단하네, 또는 이거 진짜로 잘만들었네- 등의 탄성이 나올정도나 흡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마이포토에서는 그런 느낌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계속해서 마이포토-앱을 클릭하면서 살펴보고 있는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장래성이 보이는데 어떤부분에 가로막혀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카메라가 붙어나온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의 성능이 더 좋아지면서 고해상도의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해지는 상황이었다.

일명 똑딱이-라고 부르는 디카(디지털 카메라)시장이 약세로 변한 것도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부터다.

지금도 디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꽤 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진을찍는 경우가 꽤 많다.

그 때문에 스마트폰에찍은 사진과 사진앨범에 저장된 사진들을 스마트폰 자체에서 편집해서 새로운 이미지로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에 따라 스마트폰 사진을 편집하는 여러 가지 어플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었고 지금도 사용중이다.

마이포토(My Photo)의 경우에는 이전까지 나온 사진 및 영상편집 앱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앱의 안정성 면에서는 더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또한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나 속도도 빠르다.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자를 확 끌어당기는 흡인력과 차별성이 부족했다.

그 때문에 앱스토어에 공개했는데도 몇 달 동안 다운로드가 200도 안되는 엄청나게 저조한 성적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일단 인터넷이나 잠시 하면서 생각해볼까?”

노트북을 부팅시키고 포탈사이트인 세이버(Saver)로 들어갔다.

국내 최대 포탈사이트답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뉴스와 정보제공 등도 있지만 친목 관련이나 인터넷 동호회, 그리고 클럽쪽도 꽤 활발한 편이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세이버에 있는 수많은 카페들이다. 어떤 카페들은 회원수만 해도 수백만 단위까지 올라가는 대형 카페들도 있었다.

“그럼 일단 카페 검색어를 스마트폰으로 쳐볼까?”

키보드로 검색어를 입력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카페들이 나왔다.

그중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스마트폰 사진 저장소라는 이름의 카페다.

회원가입을 할까하다가 일단 비회원으로 읽을 수 있는 게시글들도 꽤 있어서 그것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이 카페의 회원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곳이다.

그리고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편집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필터링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이거 생각보다 재밌네.”

게시글들을 읽다보니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편집하는 솜씨들도 뛰어났다.

그러던중 하나의 게시글을 보았고.

그 때 나의 뇌리속으로 뭔가가 스쳐갔다.

바로 이거다.

이거라면 확실히 대박감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