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달의 제단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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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달의 제단 (8)
2023.07.11.
(이 작품은 12세 이상 감상을 권장합니다.)
기사들과 공주를 가르쳤고, 능력을 가지는 대신 기억을 잃고 아이들로 변한 뱀파이어 소년들을 또 사랑과 정성을 다해 가르쳤던 마지, 원장선생님은 아주 현명한 사람이었다.
사람은 말이다, 헬리. 가장 바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많이 말한단다.
돈을 원하는 이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건강에 대한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다르단은 최초의 뱀파이어, 그리고 뱀파이어들을 다스리는 시조이자 왕이라는 태조를 자칭했다.
얘들아, 사람들이 말하는 주제에 귀를 기울여라. 그거야말로 그들이 내보이는 약점이란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떠받들어주는 뱀파이어들 위에 군림하기만 한 다르단은 비웃음과 경멸에 익숙하지 않았다.
최초의 뱀파이어라고 자칭하다가, 다시 한번 공주에게 공격을 잔뜩 얻어맞았으니 더더욱 그는 화가 났다.
다르단에게서 살벌한 검은 기운이 가득 피어올랐다. 그건 노아가 다루는 순수하고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어둠과 확실히 달랐다.
‘저게 대체 뭐지?’
헬리는 그를 주의 깊게 살폈다. 기사 시절에는 다르단과 싸우고 도피하느라 급급해서 정신이 없었지만, 이젠 그가 다루는 저 힘이 뭔지 알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서로를 경계하며 틈을 살피는 사이, 함께 기싸움과 말싸움까지 해줄 동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 그런 거였어?”
칸이 과장되게 놀라는 척을 하더니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다르단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수하를 데려다가 억지로 힘만 빼앗고 지가 최초인 척하려고? 사기꾼에 미친놈이네.”
“원래 사기와 협잡질에 일가견이 있어. 남의 말도 전혀 안 듣지.”
헬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말하면서도 힘에 집착해댄 다르단의 모순이 여기서 나온다. 정말로 위대하다면 더 강한 힘에 저렇게 집착할 필요가 없었다.
“뒤집어 말하자면 그거 빼곤 아무것도 없다는 거지.”
시온은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다르단의 속을 뒤집었다.
이런 유치한 심리전에 넘어가선 안 된다. 다르단은 가장 예민한 약점을 사정없이 꼬집어 비트는 이 어린놈들에게 넘어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아래에서 날뛰는 것들은 그의 유능한, 혹은 유능해야만 하는 부하들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
지나치게 거대한 늑대들과 수많은 이능력을 한꺼번에 휘두르는 공주, 그리고 그녀를 지키는 저 기사, 즉 뱀파이어 로드들이 너무나 거슬렸지만 침착하게 그가 직접 하나씩 정리해야 했다. 하나씩 정리하고 공주를 다시 그의 품 안에 가둘 것이다.
다르단은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달빛을 받고 선 바르그 조각상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주 끝까지 날 방해하는군.’
그는 저 늑대신이 끔찍하게 싫었다. 침착할 것이고, 저 꼬맹이들이 지껄이는 소리에 어떠한 동요도 하지 않고 있다고 스스로 믿었지만 사실 다르단의 손속에는 이미 분노가 실렸다.
‘내겐 힘을 주지도 않았지.’
그건 늑대신의 문제였다. 저 왕국의 수호신입네 뭐네 하면서 피를 남긴 저 늑대 새끼가 문제였다.
저절로 바르그와 비슷한 외양을 가진 늑대인간 소년들 중 가장 가까이 있는 칸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왜 나는 안 되는 거지?’
그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바르그의 피를 제대로 다룬 건 공주가 아니라 바로 다르단, 그였다. 저렇게 공주의 발목만 잡아대는 놈들과 그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진정으로 공주를 위했고, 버거운 짐에 허덕이는 그녀를 안쓰럽게 여겼다.
그렇다면 힘을 제대로 다루는 그에게 알맞은 힘을 주는 게 맞는 것 아닌가? 그게 다르단의 상식에는 맞는 일이었다.
쾅, 하는 폭발음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엔지는 대충 폭탄들을 우르르 떨궈버린 뒤 입구 바깥으로 쳐냈다. 계속 들어오던 뱀파이어들이 짜증을 내거나, 은침에 가득 꽂혀 뻣뻣하게 서버린 뒤 픽픽 쓰러졌다.
좋아. 일단은 밀려드는 놈들은 막았고.
“솔론!”
아직까지 새로운 이능력을 사용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수하는 제단 위로 마구 밀려드는 뱀파이어들을 막아내며 외쳤다. 당장 늑대인간 소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체구가 된 푸른 늑대가 계단으로 뛰어올라 뱀파이어들을 쓸어내렸다.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고 속으로 부르기만 해도 난 들을 수 있어.”
“알아. 근데 내가 일단은 별로 익숙하지가 않고!”
수하는 말을 끊은 뒤 힘껏 발을 내질렀다. 하지만 다르단이 슬쩍 몸을 피해버렸다. 쾅, 하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났지만 애꿎은 제단 바닥만 때린 셈이었다.
아오, 저 짜증 나게 교활한 놈.
“게다가 저놈이 시끄럽게 징징거리면서 자기합리화해대는 소리가 너무 웃겨서 정신 사나워!”
이번엔 헬리가 괴상한 소리를 냈다. 그건 으음, 하면서 웃음을 참으려다가 결국 터트리는 소리였다.
수하는 그 소리에 바로 헬리를 쳐다보았다.
“그치, 엄청 시끄러워서 너도 들었지? 내가 일부러 읽으려고 한 게 아니란 말이야!”
그녀는 일부러라도 유쾌하게 말하며 몸을 슬쩍 피했다. 그녀가 있던 자리에 다르단의 공격이 작렬했다.
하나씩 정리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그 생각이 시뻘건 분노, 아니, 시커먼 집착과 녹빛 질투로 인해 희미해지고 있었다. 어째서 공주는 그의 이 마음을 몰라주는 건가. 역시나 가둬두고 뭐가 잘못된 건지 똑바로 가르쳐야겠다. 아니, 진작 그랬어야 했다!
“이제 내 마음을 알겠어?”
헬리는 반면 몹시 즐거웠다. 그조차 다르단을 상대하는 와중에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주 놀라울 지경이었다.
수하는 재기발랄했고, 마음속에 있던 공주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말끔히 사라진 모양인지 더 쾌활했다. 마치 예전의 공주처럼.
어마어마한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그녀는 긍정적인 마음을 절대로 잊지 않았다.
“어! 알겠어! 진짜 엄청나게 시끄러워!”
더군다나 헬리에겐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생긴 셈이었다. 가끔 그리 읽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 시끄러워서 강제로 들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 마음까지 이해해주는 사람이 바로 수하라니. 그는 마음이 벅찰 정도로 기뻤다.
“그런 의미에서 정정하겠는데 난 아프다고 남들 앞에서 운 적 한 번도 없어!”
크게 말한 수하는 말해놓고서 슬쩍 헬리의 눈치를 살폈다.
……그렇지? 나 운 적 없지? 절대 안 울었지, 그치?
혹시 울어놓고 기억 못 하는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운 적 없어.
픽 웃은 헬리가 대답하며 다시 한번 검을 들고 도약했다.
‘하도 숨어서 울어서 여러 사람을 속상하게 했지.’
물론 이 생각은 절대로 수하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아래에서는 지노가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 귀찮아 죽겠네. 이것들 숫자만 많아가지고! 나자크, 더 있어?”
거대한 늑대가 지노를 돌아보며 그와 똑같이 ‘귀찮아 죽겠고 성가시다’라는 표정으로 대충 고개를 두어 번 흔들었다. 지노의 얼굴이 더 귀찮다는 듯 일그러졌다.
“하여튼 사람 죽여서 피 빼앗아 먹는 놈들이 머릿수는 더럽게 많아. 어, 잠깐.”
더 거대한 불길을 만들어내려던 지노가 멈칫거렸다.
“루슬란, 그놈 내 거야!”
아니, 이 와중에 내 거 네 거 할 게 뭐가 있나. 어이가 없어진 루슬란은 고함을 버럭 지른 지노에게 막 상대하려던 뱀파이어를 툭 쳐서 넘겼다.
“아는 얼굴이냐?”
“아, 옛날에 한 번 봤지. 오래된 얼굴들이 여기 가득하네.”
이미 죽은 쌍둥이들을 포함해서 가장 처음부터 공주와 여왕을 배신하고 다르단에게 붙어 그 알량한 피를 수혈받았던 놈들이 다 기어 나왔다. 성에서 벌어졌던 마지막 전투 때도 여러 번 얼굴을 봤던 증오스러운 배신자들이었다.
배신자들의 종말이란 당연히 합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끝나야 하지 않겠는가. 지노는 씩 웃으면서 아는 얼굴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는 얼굴 있으면 빨리빨리 말해. 넘겨줄 테니.”
그리고 원한이란 게 얼마나 깊은지 잘 아는 카밀은 씩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으, 아아악!”
굳이 넘겨 달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낸 노아는 어둠을 이용해 놈들의 목을 묶어 끌어 올렸다.
이 제단에서 거슬리는 건 다르단의 집념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 같은 시커먼 힘과 자꾸만 밀려드는 뱀파이어들뿐이었다. 그 외에는 맑은 기운과 충만한 힘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지치지 않았다. 다만, 제단 위에서 다르단을 상대하고 있는 친구들이 고전하고 있는 게 걱정될 뿐이었다. 어서 올라가서 돕고 싶었지만 아래를 정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노아는 이를 악물고 더 많은 놈을 처리하기 위해 어둠을 더 크게 펼쳤다. 밤은 더 이상 뱀파이어들의 시간이 아니다. 노아의 친구이자 편안한 안식처였다.
“큭!”
시온이 그사이 다르단과 부딪친 뒤 튕겨 나갔다. 그는 안전하게 아래에 착지했지만, 그가 빠져서 비어버린 자리가 걱정되었다. 그가 다시 올라가기엔 제단과 거리가 상당했다. 그리고 불과 몇 초 만에 승패가 가름이 날 살벌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누가 좀……!”
나 대신 가봐, 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솔론이 훌쩍 제단 위로 올라갔다.
좋아. 시온은 솔론이 빠진 자리를 대신 채웠다. 곧 제단 아래에 있던 뱀파이어들은 서로 싸우기 시작했고, 또는 바닥에 콱 들러붙어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밟혀 죽었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지옥이라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다르단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공주를 위해 가장 숭고한 의식을 완성해야 할 제단이 왜 하찮은 늑대들과 이미 패배해버린 기사들에게 더럽혀지고 있단 말인가.
그중에는 다르단이 가장 혐오하는, 뱀파이어이자 늑대인간 양쪽의 모습을 다 가지고 있는 솔론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네놈부터 죽였어야 했지.”
다르단은 싸늘한 분노를 가득 담아 푸른 늑대에게 향했다. 쐐액, 하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칼날 같은 기운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갔다.
솔론은 굳이 그런 말에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절대로 다르단의 숨통을 끊겠다든가 하는 무모한 목표 따위 세우지 않았다.
그저 아래에서 뱀파이어들이 모두 정리되고, 친구들이 전부 다르단을 상대할 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다. 그러라고 동료들이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가장 넓은 범위로 움직일 수 있는 노아와 자카, 그리고 지노가 제대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몸집과 힘이 커진 늑대인간 소년들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솔론은 예리한 눈으로 다르단을 노려보았다.
‘할 수 있어.’
칸과 솔론이 한 몸이 되어 싸웠다. 두 사람이 다르단에게 달려들면, 그사이 아주 작게 벌어진 틈을 헬리와 수하가 노렸다. 그래봤자 다르단에게 큰 타격은 주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어, 더 이상 안 오는데?”
입구를 보고 있던 나자크가 중얼거렸다.
“야. 너네가 끝이냐?”
물었지만 뱀파이어들은 오히려 도망치려고 했다.
“도망가긴 어딜 도망가. 얘네가 최정예 맞아? 근데 왜 도망가? 죽을 때까지 충성해야 하는 거 아냐?”
나자크는 어이가 없다는 듯 기세가 등등해서 들어왔다가 상황이 불리하다는 걸 깨닫고 바로 도망가려는 뱀파이어들을 안으로 몰아넣었다.
“누구는 죽음까지 각오하고 충성했는데, 이놈들은 의리도 없네.”
중얼거리면서 슬금슬금 가까이 오는 늑대를 본 뱀파이어들은 저절로 뒷걸음질 쳤다.
저렇게 큰 늑대인간은 본 적이 없다!
감히 히버널 성에, 태조께서 계신 이곳에 더럽고 불결한 놈들이 침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쫓아 나왔던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곤 경악했다. 순식간에 산더미처럼 쌓인 동료들의 시신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보통 이들은 교활한 머리를 굴려서 바로 도망치려고 했다. 맞서 싸우기엔 시신들이 너무나 많았다.
“배신을 한 번만 하지는 않지.”
도망가는 놈들 앞에 자카가 불쑥 나타나며 중얼거렸다.
“흐아아악!”
“아, 아는 놈이네.”
자카가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뱀파이어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또? 아, 진짜. 뭐 그렇게 아는 놈들이 많아? 하긴 당연하지만.”
저놈은 내가 잡으려고 했는데. 나자크는 아쉬워하면서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양보해주지, 뭐.
그는 이곳에 있는 뱀파이어들 중 특정한 누군가에게 원한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다 죽여 버리고 싶을 뿐이다.
“저, 저리 가!”
“하, 어이가 없네. 너 여왕 폐하를 모시던 근위대원 아니냐?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다르단 저놈한테 빌붙어 있었구나?”
자카가 하, 하고 기가 차다는 듯 말하자 근처에 있던 이안이 험악하게 반응했다.
“뭐야? 근위대원이라고? 어디 있어?”
“여기, 둘.”
성큼성큼 걸어오는 이안의 등 뒤로 루슬란이 가볍게 뱀파이어들을 넘어뜨리는 게 보였다.
“으, 다, 다가오지 마!”
허옇게 질린 전직 근위대원이자 정예 뱀파이어들은 이안과 자카를 향해 총을 쏘아댔다.
늑대인간들에게나 사용하는 총이었으나 그들은 아는 얼굴, 그것도 공주의 기사들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공포를 넘어 공황까지 느끼고 있었다.
닥치는 대로 쏘았으나 자카에겐 먹히지도 않았고, 이안은 쏘든 말든 전부 다 무시하고 달려갔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개조된 탄환마저 그의 괴력 앞에서는 부딪치자마자 산산조각이 나 사라졌다.
바로 그런 점이 뱀파이어들로 하여금 공포에 질리게 했다.
“흐아, 악……!”
자카와 이안은 배신자에게 기사로서 가차 없는 처분을 내렸다. 그들이 선 곳을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시체가 털썩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정예 뱀파이어들이 마침내 쓰러지고 있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르단의 주변에는 그를 도울 부하가 전혀 없을 지경이었다.
물론 그는 그렇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늘 궁금한 게 있었는데.”
수하의 손에서는 무시무시한 불길과 차가운 한기가 한데 뭉쳐 함께 타오르고 있었다.
“수적으로 우세한 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거든.”
그녀의 눈에 담긴 원한과 실패한 지도자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분노를 본 뱀파이어 소년들은 그 감정을 이해했다.
언제나 결국엔 수세에 몰려 도망치기만 해왔으니 충분히 이해하고, 동시에 몹시 슬펐다. 공주는 굳이 그런 마음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아, 이런 기분이었구나.”
슬슬 제단 위로 하나둘, 나머지 소년들이 합류하고 있었다.
평온했던 시절과 가족, 그리고 사랑하던 것들 모두를 다 앗아간 다르단을 보며 수하는 웃었다.
“동시에 기쁘기도 해.”
터져나가는 힘에 불길을 더한다면 어떨까?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드디어 제대로 갚아줄 수 있겠네.”
언제나 물량과 잔혹함으로 승부하던 다르단은 어느새 혼자가 되어 있었다.
-원작: HYBE
-공동기획: HYBE / NAVER WEBT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