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달의 제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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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달의 제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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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달의 제단 (1)
2023.05.23.
(이 작품은 12세 이상 감상을 권장합니다.)
작전을 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히버널 성을 가장 많이 드나든 트리샤의 머릿속을 통해 작전이 짜였다. 그녀가 가장 많이 드나들었으니, 그녀가 생각하는 작전이 가장 효과적일 테니까.
“잠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시온의 질문에 트리샤는 잠시 머뭇거렸다.
“완벽한 잠입은 불가능하다.”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이 나오자 소년들은 모두 한숨을 푹 쉬었다.
“어차피 중간에 들킬 거야.”
들키지 않는다면 그들이 최대한 많이 죽이겠지만, 시체가 쌓이다 보면 결국 들키겠지. 정해진 수순이었다.
“최대한 늦게 들키면서 가장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는 루트는 뭐지?”
시온이 질문하고, 헬리가 매료당한 트리샤의 머릿속을 샅샅이 읽어 내렸다. 그 안에 들어 있는 히버널 성 구조, 다르단의 성격과 특징, 공격패턴, 성을 지키는 정예부대 인원수, 화력, 이 모든 게 대충이라도 트리샤의 머릿속에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으음, 인원은 상당히 적어.”
게다가 정예부대는 트레나가 한 번 끌고 나갔다가 소년들이 절멸시키는 바람에 핵심 인원이 빠진 상황이었다.
“어째서?”
그 정도로 인원이 적단 말이야? 루슬란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참 알아보던 헬리가 대답했다.
“애초에 그 정도 되는 뱀파이어들이 많지 않네.”
강한 뱀파이어들은 드물다. 능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더욱 그랬다. 그러니 다르단이나 트리샤, 트레나 쌍둥이가 얼마나 희귀한 존재들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럼 너희는 뭐야?”
루슬란은 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쌍둥이들을 잡을 정도면 뱀파이어 소년들도 엄청난 존재들이 아닌가.
“처음에는 인간이었다며.”
트리샤의 기억을 뒤져보았지만, 그녀 역시 이 소년들이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냥 마주했더니 그렇게 되어 있었더라, 하고 끝난 거다.
“트리샤.”
가만히 듣고 있던 시온이 그녀를 불렀다. 그녀가 멍하니 시온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왜 뱀파이어가 된 거지?”
“정확히는 모른다.”
“추측하는 바는?”
“……공주의 피를 수혈받아서.”
“피를 수혈하는 게 그렇게 강력한 건가?”
가만히 듣던 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며 배낭을 둘러맸다. 이젠 슬슬 움직일 시간이다.
“모르지. 다르단의 머릿속도 한번 알아보는 수밖에.”
그러기 위해서 소년들은 길을 떠났다.
*
히버널 성은 멀리서 보면 폐허나 다름없었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도 없었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었다. 히버널 시에서는 이곳을 버려진 고대 유적쯤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오토널 시에서 히버널 시로 가는 길목에서 슬쩍 빠지면, 길은 곧장 히버널 외곽 성으로 연결된다. 뱀파이어들이 곳곳을 지키고 있었지만 트리샤가 탄 시커먼 차들은 언제나 무조건 통과였다.
수하는 괜히 몸을 들썩거렸다. 이렇게 편안하고 좋은 차를 타고 적진으로 들어가다니, 위장이란 건 알지만 기분이 영 이상했다. 불편하게 이동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게 기본이 아니었나?
늑대인간 소년들이 전부 잡힌 포로로 위장하고 뱀파이어 소년들은 운전사와 정규부대원으로 위장했다. 시온에게 완전히 정신이 묶여버리다시피 한 트리샤는 넋이 반쯤 나간 채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르단의 약점이 뭐지?’
수하는 꿈을 더듬어 생각해보았지만 뾰족하게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가져선 안 되는 힘을 갈망했다.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러서라도 어떻게든 그 힘을 가지려고 했다. 결국 그의 눈은 바르그의 피를 마셔 위대한 여왕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점에 오른 공주에게로 향했다.
아니, 그는 공주가 피를 마시기 전부터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음습하고 질척대지만, 나름으로는 연정이라고 이름 붙인 감정이다. 하지만 수하는 그게 후계자를 향한 욕망인지, 아니면 공주 그 자체를 향한 마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 다르단이 끔찍해서 더 그러겠지.
그는 아마 공주를 놓쳤던 모양이다. 그러니 늑대신의 피 대신 늑대인간의 피라도 연구하려고 늑대인간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미친 짓을 벌였지. 수하는 지금 그런 미친놈과 다시 대면하러 가고 있었다.
그때 사방이 어두워지더니 터널 입구에서 차가 잠시 섰다.
“트리샤 님.”
차를 멈춰 세운 뱀파이어가 어둠 속에서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런 때를 대비해 미리 시온은 다 손을 따로 써 놨다. 트리샤가 아주 자연스럽게 물었다.
“수고가 많군. 별일 없나?”
“예.”
“태조께서는?”
“안에 계십니다.”
“알겠네.”
“살펴 가십시오.”
차창이 다시 올라가고, 뱀파이어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긴 차량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아무래도 트리샤 님이 젊고 싱싱한 늑대인간들을 잡아서 태조께 바치려나 보다. 태조께서 실험을 하신 후에 남는 피라도 좀 떨어져서 맛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는데. 뱀파이어는 입맛을 다시며 더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휴우…….”
수하가 안도의 한숨을 쉬자 헬리는 픽 웃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라고 긴장이 안 되는 게 아니겠지만, 수하 앞에서는 그런 티를 내지 않는 게 고마웠다.
꿈을 돌이켜보면 그는 늘 감정을 완벽하게 숨기는 데 능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낼 수 있어서 더 그런 걸까? 그래서 더 참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게 괜히 미안했다.
“들어가는 건 문제 없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도 부드러운 말로 그녀를 달래면서도 다른 한 손으로는 아래로 내려둔 검을 꽉 붙잡고 있다.
하긴, 소년들은 다 긴장했을 거다. 아무런 무기 없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적을 대면하러 가는 기분이었다.
수하가 이곳에서 사라지고 뱀파이어 소년들이 보육원으로 간 사이 성을 차지해버린 다르단을,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쓸데없는 생각이지.’
소년들과 수하는 그 불안함을 무시해버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르단을 막지 않으면 그들이 죽는다는 걸 여태까지 계속해서 겪어왔으니까.
칸은 차라리 편하다고 생각했다.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
넓은 길을 따라간 차는 트리샤의 기억대로 거대한 성 안으로 들어가서 정문 앞에서 멈춰 섰다. 이젠 결국 차에서 내려야 할 순간이 왔다. 차 네 대에 나누어 탄 소년들은 서로를 눈짓하다가 결국 마른침을 삼키며 작전대로 움직였다.
다들 잘 기억해. 최대한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뒤 다르단과 마주하는 거야.
헬리가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뱀파이어 정예부대인 것처럼 위장하고 트리샤를 앞세워서 다르단을 보자마자 전부 다 같이 그놈만 공격. 그놈만 공격.’
트리샤와 함께 타고 있던 시온은 여러 번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차에서 먼저 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뱀파이어 하나가 또 서둘러 다가오더니, 직접 트리샤가 내릴 차 문을 열어주며 깍듯하게 인사하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트리샤 님. 태조께서는 여전히 실험실에 계십니다.”
트리샤는 조용히 말했다.
“늑대인간들을 잡아 왔다.”
“예. 안으로 드십시오.”
정문을 지키는 뱀파이어들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뱀파이어 소년들을 트리샤가 데리고 다니는 외부 뱀파이어들이라고 속아주길 바라야 했다.
“가지.”
트리샤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먼저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속구를 찬 늑대인간 소년들이 정규 부대원 복장을 한 뱀파이어 소년들에게 끌려가기 시작했다.
늑대인간 소년들은 익숙한 걸 예상했다. 낄낄거리고 걷어차는 뱀파이어들의 업신여기는 눈길, 비웃는 소리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 차가운 성에는 죽음과도 같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 누구도 그런 짓은 하지 못했다.
늑대인간들은 모두 태조의 소중한 실험체. 감히 한낱 뱀파이어 따위가 거기에 손을 대거나 눈길조차 줄 수 없다.
어딘가 모르게 뻣뻣한 트리샤가 위장한 뱀파이어 소년들과 수하, 그리고 늑대인간들을 끌고 가도 아무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멀찍하게 떨어져 있었다.
다만 어떤 뱀파이어가 먼저 와서 공손히 말했을 뿐이다.
“미리 알리겠습니다.”
시온은 잠시 트리샤를 살폈다. 헬리 역시 살핀 뒤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게 해라.”
트리샤의 머릿속에서는 가끔 있던 일이다. 특히 이번에 에스티발 시 물류창고를 쑥대밭으로 만든 늑대인간들을 어떻게든 잡아 와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다르단에게 미리 알리는 게 옳았다. 그러니 헬리도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무턱대고 리버필드 시에 쳐들어왔던 드리프터들을 상대할 때나 에스티발 시 물류창고를 습격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
뱀파이어 소년들은 이능력을 더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대범하게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갔다.
곧. 이제 곧이다.
다들 준비해.
헬리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제 곧 다르단의 실험실, 트레나와 트리샤가 몹시 두려워하는 그 시커멓고 끔찍한 곳으로 들어가는 순간 최후의 전투가 벌어질 거다. 그들은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걸어갔다.
뱀파이어 소년들은 정규 뱀파이어 부대에게서 빼앗은 무기와 차림을 하고 적당히 위장했다. 코까지 완전히 가려버리는 복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걷는 걸음걸이마저 신경 써야 했다.
그들은 무기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늑대인간 소년들을 끌고 갔다.
좀 제대로 당겨. 들키지 않겠어?
사실, 말이야 끌고 가는 거지 뱀파이어 소년들은 이젠 전우이자 친구가 된 늑대인간 소년들과 함께 걷는 거나 다름없었다. 늑대인간 소년들을 포박한 구속구도 그들이 조금만 힘을 주면 금방 툭툭 끊어질 정도로 약한 것들이다.
그래서 마한이 보다못해 투덜거리며 헬리에게 말했다.
아무도 우리를 보고 있지 않아. 괜찮아.
헬리는 주변 뱀파이어들의 생각을 일일이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어차피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는 매복도 불가능하고, 적진의 한가운데에서는 희생을 감수하고 적의 머리부터 잘라내야 했다.
이미 소년들은 희생할 각오까지 하고 왔다.
*
“늑대인간들이?”
“예. 정확히는 10대 후반의 건장한 늑대인간 일곱입니다.”
다르단은 고개를 들고 보고하는 뱀파이어를 쳐다보았다.
“일곱씩이나?”
“예.”
“물러가라.”
뱀파이어는 아주 공손히 뒤로 물러나 사라졌다.
일곱이라.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다르단은 사방에 튄 피들을 바라보았다. 마침 얼마 남아 있지 않던 실험체들이 영 마음에 안 들던 참이었다.
계속해서 바르그의 피에 필적하는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해도 마음에 드는 결과는커녕, 그 근처에도 못 가는 한심한 결과들이 나왔다. 결국 실험실 전체를 피칠갑을 한 채 손을 놓고 있던 중이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내내 그는 이래왔다. 게다가 에스티발 시 물류창고 화재사건 이후 늑대인간 수급이 형편없어지면서 다음 실험체가 시급했다.
‘……한번 가볼까?’
그는 손을 털어내고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는 그가 모처럼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게 귀찮고 피 냄새에 환장한 뱀파이어들이 달려드는 것도 귀찮아서 사람을 모조리 물린 실험실 앞은 아주 조용했다.
다르단은 한가하게 피범벅이 된 옷차림으로 걸어갔다. 아무리 뱀파이어들이 피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해도 피 냄새를 풀풀 풍기고 지나가는 그에게 달려들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때문에 그는 그런 끔찍한 옷차림을 하고도 성 안을 활보했다. 수려한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고 피투성이 옷차림은 오히려 기괴해 보였다.
10대 소년들이라. 아주 구미가 당긴다. 여태 아주 약한 개체만 왔는데, 어떻게 실한 놈들을 잡아 온 걸까? 확실히 트리샤의 일 처리 솜씨가 다르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트레나가 뱀파이어 부대를 끌고 갔는데, 트리샤까지 나선 걸 보면 아무래도 트레나가 사고를 친 모양이지?’
정규 부대원들이었는데, 설마 그 인원들이 다 날아간 건 아닐 테고. 또 그래선 안 되기도 했다.
다르단은 어쨌거나 트리샤가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지은 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넓은 복도를 걸어갔다.
사실 오토널 시청 지하에 있는 신전은 이 히버널 성을 여러모로 본 따 지은 곳이었다. 커다란 기둥이 높이 솟아오른 천장을 떠받치고 있었다. 누구든 이곳에 오면 경외심이 들기 마련이었다.
여왕이 다스리던 나라는 실로 찬란했다. 이젠 여왕은 다르단의 손에 죽은 지 오래고, 정당한 후계자 또한 성에 없지만.
‘공주가 없지.’
그렇다. 그는 그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속이 뒤틀리는 통증을 느꼈다.
어떻게든 곁에 붙들어 두고 싶은데 번번이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흘러내리듯 빠져나갔던 여자는 지금도 행방이 묘연하다. 다시 붙잡는다면 절대로 도망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
다르단은 복도를 가로질러 그 끝의 문을 자기 손으로 열었다. 마침 저 넓은 홀 너머로 다가오는 트리샤가 보였다.
‘늑대인간 일곱…….’
그 정도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문득 다르단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온몸을 시커멓게 가린 정규 부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쿵.
“아.”
다르단은 입을 벌려 기분 좋은 신음을 내뱉었다.
피. 내내 그 붉은 것에 미쳐 살았던 이는 제가 가장 처음 가졌던 피를 기억했다. 그 기억에 집착해서 여기까지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공주에게만 주어졌던 바르그의 피, 공주가 마셨고, 그도 제 몸에 수혈한 바르그의 피가 그를 불렀다.
같은 피를 가졌다는 건 역시나 이 시커먼 어둠 속에서도 곧장 서로를 알아보게 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기쁠 수가 있나.
다르단은 눈을 번뜩이며 입꼬리를 싸늘하게 올렸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일정하게 걸어오던 트리샤 일행의 대열이 흐트러졌다.
“트리샤, 일을 아주 제대로 했군.”
“예?”
‘원래 하던 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시온의 명령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던 트리샤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반문했다.
지금!
아낄 시간조차 없다. 이미 대열을 흩으며 준비하고 있던 소년들이 다르단을 공격하려 달려들었다.
하지만 마치 물이 흘러내리듯 다르단은 매끄럽게 움직였다. 갑자기 빠른 속도로, 칸마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일행 사이에 끼어든 피투성이 남자는 가운데 있던 수하를 움켜쥐었다.
그녀에게 다르단이 바짝 접근하는 순간, 급히 일어났던 어둠을 비롯해 모든 소년이 주춤거렸다. 공격하면 안 된다. 수하가 다친다. 우리가 다쳐도 쟤는 안 된다. 모두의 머릿속에 빨간 불이 켜졌다. 동시에 소년들은 수하를 믿었다. 그녀가 반격할 것이다. 분명히.
“수고했고, 나머지는 다 죽여.”
하지만 말이 더 빨랐다. 수하가 반격할 새도 없이, 다르단은 그대로 수하를 움켜쥔 채 사라졌다. 허공에서 증발해버렸다.
“무슨……!”
수하야!
헬리가 뒤늦게 수하를 불렀지만, 홀 한가운데에서 사라진 그 이름의 주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원작: HYBE
-공동기획: HYBE / NAVER WEBT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