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6. 꿈 (12) (56/81)


56. 꿈 (12)
2023.01.31.


(이 작품은 12세 이상 감상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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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라는 호칭을 똑똑히 들은 지노의 표정이 무섭게 굳었다.

저 여자도 알고 있는 건가.

수하의 앞에 불이 확 일어났다. 하지만 트레나를 비롯한 적들은 아주 노련했다. 그리고 소년들이 어쨌든 서로를 위하려 한다는 점도 교묘하게 이용했다. 칸과 나자크에게 공격이 쏟아지면, 이들은 도우러 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공주님이 그러고 사라져서 우리가 참 마음이 아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어린애라 깔보며 빈정대는 투다.

트레나의 눈이 뱅글뱅글, 미친 사람처럼 돌아가는 걸 보고 칸은 신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삼켰다. 뭔가 잘못됐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수하는 여기에서 무조건 1순위로 빠져야 하는 사람인데 저 미친 뱀파이어에게 제대로 찍힌 게 분명했다.

야, 뭐해, 당장 수하 뒤로 빼!

칸이 힘겹게 뱀파이어들을 제거하며 헬리에게 말했다. 안 그래도 헬리 역시 지노와 함께 수하의 앞을 막고 있던 중이었다.

수하야.

헬리가 일단 불렀지만 수하는 그가 말을 다 꺼내기도 전에 잘랐다.

둬봐. 무슨 말을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 노아가 저 여자 말이 심하게 많다고 했잖아.

그런 거야 헬리가 어떻게든 읽어낼 수도 있겠지만, 이 상황에서는 녹록지 않은 일이다.

수하는 덤덤한 얼굴로 제 몫을 제대로 해내며 트레나와 마주했다.

“그런데 버릇은 못 버리는구나.”

트레나는 중얼거리다가 목으로 날아오는 검을 피했다. 헬리는 잡아 죽일 듯이 트레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엄마 치맛자락 붙잡고 다니다가 그다음에는 마지였지.”

원장선생님의 이름이 나오자 지노가 움찔거렸다. 저 여자가 보육원 원장선생님을 안다는 건 아는데, 그게 어떻게 수하와 이어지는 거지? 그는 일단 이런 때 늘 물어보는 사람을 불렀다.

……형?

둬봐. 수하도 둬보랬어. 지금 알아서 자백하잖아.

헬리가 빠르게 말하며 더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덕분에 아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던 칸과 나자크의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이미 평생에 걸쳐 찾고 있던 가장 중요한 존재를 찾아낸 트레나는 눈이 뒤집어져서 계속해서 이쪽에 달려들었다. 이젠 칸과 나자크가 수하를 함께 보호해야 할 지경이었다.

“마지도 모자라긴 했어. 그렇지? 그러니까 어린놈들을 일곱이나 데리고 다녀서 날 이렇게 피곤하게 했지.”

됐다. 트레나는 전신에 희열이 끓어 넘치는 것을 느꼈다. 됐어. 지금 헉헉대며 방어나 하기에 급급한 이놈들과 공주를 전부 데려다가 다르단에게 바치면, 그분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비록 공주에게 당연히 밀리겠지만, 그래도 다르단은 충성한 사람을 잊지 않는다. 트레나가 공주를 발견해 바쳤다는 걸 평생 기억할 거다. 그 점에서는 언니 트리샤를 능가할 수 있다. 그거라도 얻어내야 했다.

“그건 참 유감이네.”

딱히 유감은 아니라는 표정으로 수하가 뚱하니 대답했다. 평범하게 무심하고 성의 없는 태도였지만 그게 뭐 때문인지 트레나를 화나게 한 모양이다.

“네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 마지가 무슨 꼴로 죽었는지 보고도 아직까지도 그따위로 고고하게 굴어?”

저 여자는 말을 할 때마다 공격에 감정을 싣는 타입이구나. 수하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한 번 대꾸를 해줬더니 성질을 내며 더욱 거세게 밀어붙인다. 단기적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저 공격으로 승패가 가름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트레나의 손해였다. 그렇다면 살살 긁어야 하는데.

어, 나 어떻게 대답해야 해? 우리 엄마는 살아 계신데?

수하는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며 헬리에게 슬쩍 물었다. 표정은 차분한데 머릿속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 당황해서, 헬리는 하마터면 긴장감이 다 풀릴 뻔했다.

마지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못 봤다고 해봐. 지금 잘하고 있어.

“마지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못 봤는데.”

읊어준 그대로 읽는 수하의 목소리는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뻣뻣하기만 했다.

이거 어째 이상한데. 이쪽을 쳐다보는 칸에게 ‘네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눈으로 말한 헬리는 계단을 부술 기세로 달려드는 트레나와 맞섰다.

“아, 그렇지. 공주님은 못 보셨지.”

트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헬리를 무섭게 압박했다. 그녀의 손에는 아직까지도 시온의 피가 남아 검게 굳어 있었다.

“하지만 난 봤어. 내가 죽였거든! 내가 손발을 하나하나 찢어서 죽였지!”

그때 느꼈던 즐거움과 광기를 떠올리는지 트레나는 하하하 웃으며 헬리의 공격을 받아쳤다. 지노가 으드득, 이를 갈며 그녀를 보호하는 뱀파이어들을 불로 지져버렸다.

‘미친 사람이구나.’

수하는 트레나를 보며 그녀는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들이 서 있는 계단에 쩍쩍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상은 아니지만 싸우는 데는 탁월하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뱀파이어 소년들을 몰아붙이는 그 기세에 까딱 잘못하거나 조금만 방심해도 치명상을 입을 터였다.

그리고 트레나가 뱉어내는 말이 뱀파이어 소년들을 뒤흔들고 방심하게 만드는 미끼였다.

“아, 유언도 들려줄까?”

미친 눈이 이번엔 헬리와 지노에게로 향했다.

“기껏 키워놓은 네놈들이 개처럼 꽁지를 말고 달아나게 해놓고 잘 도망갔나, 열심히 걱정했지. 별 쓸데도 없는 짓이었어. 안 그래?”

마지, 보육원 원장선생님은 뱀파이어 소년들에겐 부모였다.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 소년들을 아주 어릴 때부터 돌보며 때론 엄하게, 때론 아주 자상하게 하나하나 가르치고 지켜보았다.

그런 부모였던 이가 죽을 때까지 그들을 걱정했다는 말에 동요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속이 비틀리고 미어지고 억장이 무너진다. 원장선생님은 분명히 그러셨을 게 뻔해서 더 아팠다. 마지막까지 소년들을 걱정하며 버텼을 거다.

“고작 이 정도 되는 실력을 가지고 나한테 맞서봤자 결국 잡힐 텐데. 아, 이젠 공주님까지 나한테 갖다 바쳤구나.”

잡았다. 트레나는 화염과 날카로운 검, 그리고 늑대인간들의 이빨 사이에서 내밀어진 수하의 탄탄한 팔을 낚아챘다.

공주만 잡으면 그만이었다. 명색이 기사랍시고, 이 얌전한 샌님 같은 소년들은 공주의 목숨을 가지고 위협만 하면 알아서 무장해제했으니까.

자, 그럼 이제 어디 한번 생포를 시작해볼까, 싶은 찰나였다.

그녀의 입꼬리가 비틀어지면서 올라갔을 때, 손에 차오르던 따뜻한 부피감이 휙 사라졌다. 희끄무레한 공기가 트레나를 통과해 지나갔다. 안개로 변한 수하가 빠져나간 것이다.

‘못 잡을 줄 알고?’

트레나가 당장 똑같이 안개로 변해 수하를 쫓아갔다.

안개와 안개는 서로 섞인다. 어떻게든 얽혀서 붙잡아내고야 말리라.

안개가 안개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칸과 헬리도 뛰어올라 똑같이 손을 뻗었다.

트레나는 일단 칸의 손은 가볍게 피했다. 그가 그녀를 붙잡을 수 있다는 건 알았기 때문에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안개가 되었을 때는 칸만 피하면 된다. 아무것도 피할 필요가 없었는데 딱 하나만 피하면 된다니, 그것만 기억하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 푸욱, 하고 은빛으로 빛나는 검이 안개를 찔렀을 때, 트레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그저 뭔가 잘못되었다는 강한 생각에 뒤를 돌아보았을 뿐이다.

“잡았다!”

저 말이 트레나의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소년들에게서 나온 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일이었다.

어떻게 된 건지 가장 먼저 확인한 나자크가 환호성을 질렀다. 안개가 되었다가 다시 본래 모습으로 억지로 돌아온 트레나는 중상을 입었다. 헬리가 정확하게 꿰뚫은 검은 트레나의 허벅지를 비스듬히 관통해서 튀어나왔다.

“아……!”

뒤늦게 그녀의 입에서 경악과 신음이 뒤섞인 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해 혼란한 눈이 뒤를 바라보았다.

물론 헬리는 그 충격의 순간을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상처가 더 벌어지도록 사정없이 검을 비틀어 뺀 후, 곧장 다음 공격을 퍼부었다.

수하는 잘 빠져나갔다. 그녀는 민첩하고 순발력이 뛰어나며, 위기상황에서도 잘 판단한다는 건 헬리도 알고 있었다. 일단은 괜찮다. 하지만 견딜 수가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인내심이 강하고 쉽게 동요하지 않는 그는 감정을 실어 공격했다.

“놓치지 마!”

그리고 그에겐 칸이라는, 생각지도 않았으나 예상외로 상당히 괜찮은 동료가 있었다.

트레나는 부상을 입었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본능적으로 다시 안개가 되려고 했으나 결코 칸은 가만있지 않았다.

“마스터!”

부하들이 트레나를 부르며 어서 뒤로 물러나시라 손짓했지만 트레나는 그쪽으로 가지도 못했다.

‘말로 부른다고 되는 줄 아나, 멍청이들!’

그럴 시간에 진입해서 한 놈이라도 더 죽이란 말이다! 그녀는 뻗어오는 검과 날카로운 이빨을 피했다. 사실 그 멍청이들도 어서 피해야 했다. 안개가 될 수 있다는 특징을 너무나 잘 활용하기 시작한 수하는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뱀파이어들이 많이 뭉쳐있는 곳을 힘으로 두들긴 뒤 잽싸게 사라졌으니까.

쾅!

“으, 아악!”

가볍게 뱀파이어들을 날려버린 수하는 다시 안개가 되어 쏟아지는 총탄을 피했다. 늑대로 완전히 변해 날뛰는 선샤인시티 주전들이 몹시 걱정스러웠다. 연막도, 총탄도 그들에겐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그다음은 어디, 어……?’

수하는 움직이려다 말고 잠시 멈칫거렸다. 트레나를 몰아붙이는 헬리의 사나운 눈을 보았기 때문이다.

‘……괜찮은 건가?’

걱정이 될 정도로 시퍼렇게 날이 선 눈빛이었다. 보는 사람이 오싹 소름이 끼칠 지경인데, 저 시선을 받는 트레나는 어떨까.

트레나도 똑같은 눈빛이긴 했다. 그녀는 순식간에 이리저리 도망쳐야 하는 위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꺾이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뱀파이어의 뛰어난 회복력이 상처를 복구할 때까지 최대한 충돌을 미루다가도 결정적인 때는 놓치지 않았다.

쾅!

수하와 칸, 헬리가 빠지자 노출되어 있던 지노가 트레나의 공격에 2층으로 내던져졌다.

“형!”

노아가 울부짖는 소리가 1층까지 들렸다.

괜찮아, 나 괜찮아.

혹시나 헬리의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봐, 간신히 헬리에게 먼저 의식을 전달하는 지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전혀 괜찮지 않은 거다. 내상이 심한 게 분명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헬리는 점점 이성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원장선생님, 수하, 동생들, 전부 다 그를 극심하게 뒤흔드는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동시에 그들을 트레나가 망가뜨리고, 괴롭히고, 끝내 꺾어내려 하고 있었다.

그는 당장 시퍼런 빛이 흘러내리는 검은 눈으로 트레나의 뒤를 쫓았다. 읽어내야 했다. 읽어내고, 예측하고, 잡아야만 했다.

……어먹을……, 일단 한 놈이…….

고요한 곳에서 집중해서 차분하게 생각을 읽어내던 헬리는 이제 이 혼란한 전투 한복판에서 거칠게 남의 생각을 잡아 뜯어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잘 될 리가 없었다. 억지로 읽어내는 생각은 단편적이고, 온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들여다본다면, 그래서 1초라도 먼저 움직인다면 잡을 수 있었다.

헬리는 이를 악물었다. 이 불리한 상황에서 그가 해내야 했다. 해내야지만 이번에도 살아남는다.

‘뒤돌아보지 말고 뛰어! 살아야 한다.’

보육원 선생님들이 애타게 외치던 단 하나,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 해내야 했다.

수하가 지노를 보고 2층으로 올라가고, 헬리 역시 계단을 한 번에 뛰어올랐다.

소년들만 지친 게 아니라 트레나도 부상을 입은 터라 가급적 안개화 능력은 사용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체력을 아껴야……. 저놈은 완력이 강한……!

읽힌다. 들린다. 트레나가 누굴 보고 있는지 알겠다.

이안, 피해!

헬리의 말이 전해지기 무섭게 이안은 빠르게 몸을 틀었다. 그러곤 그에게 덤벼들던 트레나의 위협적인 공격을 슬쩍 흘린 뒤, 오히려 그녀를 걷어찼다.

쾅!

흙먼지가 뭉게뭉게 피어날 정도로 거대한 충돌이었다. 그대로 계단 아래로 다시 내던져진 트레나는 등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몸을 일으키려 굴렀다. 그리고 콰득, 하는 끔찍한 소리가 한 번 더 났다.

“흐……아아악!”

이번에는 어깨였다. 어깨를 꿰뚫린 트레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헬리는 온갖 증오를 담아 검을 비틀어 빼냈다. 허벅지도 그렇고, 어깨 역시 쉽게 낫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이 낸 상처에는 트레나의 회복력이 잘 통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트레나는 악을 쓰며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부어 헬리를 떨쳐내려 했다. 그녀의 부하들도 어떻게든 접근하려 애썼다.

하지만 수하도, 3층에서 1층으로 곧장 내려온 자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깨져버린 2층 창문 바깥에서 어둠이 노아의 부름에 응해 안으로 들어왔다. 가까이 붙어 공격할수록 헬리는 트레나의 생각을 더 많이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3층에서 마침내 늑대 모습을 한 솔론과 엔지가 뛰어 내려왔다.

“3층으로 들어오는 놈들이 확 줄었더니.”

죄다 여기 있었네. 솔론은 미간을 좁히며 바닥을 쓸며 뱀파이어들을 쳐낸 뒤 이안의 곁에 바짝 붙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가서 헬리 형부터 도와줘!”

“어쩐지 그 형이 조용하더라.”

솔론은 곧장 계단을 더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계단 중간에서 크게 도약해서 헬리의 뒤를 치려던 뱀파이어를 물어 던져버렸다.

이쪽에서 던지면, 수하가 저쪽에서 쳐낸다. 졸지에 공처럼 왔다 갔다 한 뱀파이어는 숨이 뚝 끊어져버렸다.

엄청난 속도를 담아 자카가 종횡무진하며 헬리를 공격하려는 뱀파이어들을 막아냈다.

“수하부터 지켜!”

트레나와 직접 붙은 헬리가 고함을 질렀다. 트레나는 그의 검을 피하며 그 와중에도 빈정거리며 도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게 공주님 이름이야? 깜찍하네. 아무렴, 공주님부터 지키긴 해야…….”

말은 완전히 끝나지 못한 채 뚝 끊어져버렸다. 저 공주부터 처리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던 트레나는 복부를 내려다보았다. 달빛을 받은 검이 순식간에 파고들었다.

헬리는 트레나가 정확하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검은 눈은 분노로 불타고, 트레나는 아무리 용을 써도 그 눈빛을 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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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HYBE
-공동기획: HYBE / NAVER WEB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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