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프린태니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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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프린태니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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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프린태니어 (6)
2022.10.04.
(이 작품은 12세 이상 감상을 권장합니다.)
‘안 되겠는데?’
한 번 더 부딪치자마자 카밀은 직감했다.
이건 안 된다. 단독으로 저 여자 뱀파이어와 붙으면 끝장나는 건 카밀이다. 첫 번째 공격에 카밀은 최선을 다했지만, 그게 그의 최대였다.
하지만 상대는 다르다. 그녀가 보여준 첫 번째는 최대가 아니었던 거다.
한 번 당하자마자 곧이어 연속으로 내리꽂히는 공격은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반격할 틈이 보이지 않았다.
‘팔 하나 가지고는 안 되겠네. 다리까지 내놓으면 잠깐 붙잡을 수는 있으려나.’
이 뱀파이어는 분명히 늑대인간의 피를 잔뜩 마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동족의 피 냄새가 진동했다.
아주 짧은 시간 사이, 카밀은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했다. 결국 그가 일단 팔 하나부터 포기하려는데, 그를 물어버리려던 레일건 마스터가 갑자기 떨어져 나갔다.
“아?”
마스터는 멍청하게 자신을 공격하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자신과 똑같은, 아니, 자신의 그림자가 분명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의 실루엣과 머리 모양을 똑같이 닮은 그림자가 그녀를 끌어내어 급소만을 공격했다!
“일어나.”
노아가 그사이 카밀을 부축해 일으켰다.
“도와줘. 여기 위치 파악됐지? 여자 뱀파이어. 갈색……, 아니, 솔직히 갈색인지 무슨 색인지 모르겠어.”
노아는 카밀이 싹 무시하고 있던 엔지와의 통신에도 충실하며 곧장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파악했어. 지원이 갈 거야! 조금만 버텨!]
마스터는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다가 그림자가 금세 힘을 잃자 이를 사납게 드러냈다.
프린태니어 시에 갑자기 나타난 이놈들이 뭐하는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번거롭고 귀찮았다. 그녀가 처음 공격했던 어린 뱀파이어는 수치심도 모르고 늑대인간을 감싸고 보호했다.
“괜찮다니까.”
“지금 그런 말을 할 때야?”
태연한 카밀의 대답에 복장이 터진 노아가 소리를 지르며 마스터의 공격을 막았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카밀이 그녀를 파악했듯, 노아 역시 곧바로 깨달았다.
지금이 밤이고, 노아는 철저히 어두운 그림자만 골라 밟으며 공격했다. 그래야만 힘이 강해지니, 그나마 승산이 있었다.
여기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드리프터들만 잔뜩 몰릴 거다. 서둘러 떨쳐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나 있을까?
노아는 다시 한번 마스터의 공격을 간신히 흘리는 대신 건물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싸우는 게 쉽지 않다. 강한 상대였다.
“너 아주 수치를 모르는구나.”
뱀파이어가 왜 늑대인간과 함께 싸우냐는 조롱이었다.
“봤지? 저 뱀파이어 엄청 말 많아.”
카밀이 그녀를 가리키며 노아를 쳐다보았다.
“싸울 수 있겠어?”
“물론이지.”
“부상 없이.”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두 사람은 마스터가 퍼붓는 공격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 그건 좀 곤란한데.”
“이미 다쳤으면 몸을 사려야지 뭔 곤란이야, 곤란이!”
카밀 쟨 진짜 형제들이 속 터져 하겠다. 지금도 상처가 터져서 붕대가 붉게 물들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노아는 저런 식으로 형들의 속을 썩이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 드리프터 하나를 레일건 마스터에게 던졌다.
물론 마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지라 자신의 부하라도 방해가 된다면 곧장 쳐냈다.
“너도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마스터는 노아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림자로 이런 장난을 치는 놈을 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조잡하지는 않았기에 그를 어둠 속에서 건드리는 어리석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기분 나쁜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쾅!
그녀는 그대로 복부를 얻어맞고 노아가 부딪쳤던 같은 건물 벽에 내던져졌다.
“뭐하는 거야, 저 여자 뭐야?”
빠른 스피드로 공격부터 냅다 하고 본 자카가 모습을 드러내며 의아해했다. 뭔데 노아와 카밀을 이 정도로 몰아붙여 놓나.
아니나 다를까, 레일건 마스터는 대단히 화가 난 표정으로 부서진 벽 잔해에서 몸을 일으켰다.
“말이 좀 많으신 분이야.”
카밀은 새로 지원을 온 자카에게 적을 아주 단순하게 소개했다.
자카는 카밀의 핏대가 선 목을 보았다. 말은 저렇게 해도 저 성깔에 짜증이 난 게 분명했다.
“아. 그렇구나.”
자카는 고개를 끄덕인 뒤 근처에 접근하고 있는 드리프터 다섯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루슬란을 합류시키고 온 시온이 자카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했다.
“저쪽이야?”
시온은 레일건 마스터를 턱으로 가리켰다. 그러곤 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곧장 그녀를 벽에 납작하게 붙여 놨다.
이건 또 뭔가. 레일건 마스터는 또다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녀를 벽 잔해로 자꾸만 당기고 있었다.
이능력을 쓰기 위해 건물 벽에 따로 손을 붙여놓은 시온의 눈빛이 사나웠다.
“때려.”
시온의 아주 단순한 한마디가 끝나기 무섭게 카밀과 노아가 마스터에게로 달려들었다. 공격이 몇 번 제대로 들어갔다. 하지만 시온은 그리 길게 마스터를 붙잡아 두지는 못했다.
“큭…….”
그는 피가 맺힌 손바닥을 벽에서 떼어내며 얼굴을 구겼다. 매료도 그렇고, 이번에도 오래 붙잡지 못하다니 부족한 능력에 속이 상했다.
“괜찮아?”
자카가 그의 곁을 슥 지나가며 물었다. 사실 괜찮지 않았지만 시온은 마음을 다잡고 자카를 따라 공격을 퍼부었다.
“이해할 수가 없어.”
뱀파이어 소년 셋에 늑대인간 소년 하나의 맹공을 받으면서도 마스터는 얼떨떨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결국 카밀이 그녀를 물어버리고, 자카가 그녀의 어깨를 부러뜨렸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어린 것들이 어쩌다가 늑대들과……?”
레일건 마스터는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그때 매캐한 연기를 뿌리며 달려드는 뭔가를 맞았다.
“윽!”
순식간에 주변이 연기로 휩싸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철수해, 어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마스터는 무작정 그 목소리 쪽으로 공격해보았으나 손에 걸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연기가 걷히는 순간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저 피 냄새를 맡고 온 드리프터들과, 미리 왔던 드리프터들의 시체뿐이었다.
마스터는 결국 험악한 욕설을 내뱉으며 잡히는 대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
“어쨌든 전부 합류 완료했네.”
연막을 터트리고 소년들을 구해 온 헬리가 옷을 툭툭 털며 말했다.
당장 부상당한 카밀에게 쪼르르 달려온 타헬의 품에는 약이며 붕대가 가득했다.
“한 번만 더했다간 진짜 죽겠네, 죽겠어.”
주저앉은 노아가 투덜거렸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고생했어.”
다가온 수하가 말을 건네자 물론 그는 언제 투덜거렸냐는 듯, 억지로 자세를 바로 했다. 많이 다친 것 같아 보이는 건 딱 질색이었다.
“고생은 무슨……. 근데 용케 이런 데를 구했다?”
노아는 흐트러진 보랏빛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프린태니어 시가 완전히 장악된 거 같다길래 아주 허름한 곳이라도 감지덕지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대단히 쾌적하고 광활한 3층짜리 건물이었다.
침실과 욕실도 충분할 만큼 많은 거 같은데 더 특이한 건, 문제의 레일건 근처에 떡하니 있다는 거다.
“너무 가까이 있는 거 아니야?”
“가까울수록 방심하는 법이지.”
헬리는 걱정하지 말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나저나, 형. 그 여자 우리를 아는 모양이던데. ‘그’ 어린 것들이 어쩌다 늑대들과 엮였냐고.”
시온이 피곤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헬리에게 말했다.
시온은 몸이 피곤한 것보다는 자꾸 과거를 들추는 존재가 나타났는데 제 능력이 아직까지 역부족이라 정신이 몹시 피곤했다.
더구나 카밀이 똑똑히 들어버렸으니, 헬리에게 따로 말해봤자 언젠간 대놓고 나올 말이다. 시온의 성격상 그냥 먼저 말을 꺼내는 게 편했다.
“……그러니까 우리도 레일건 마스터를 잡아야지. 여긴 너무 수상하고, 우리의 과거를 아는 뱀파이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올 이유가 충분해.”
그들도 알지 못하는 그들의 과거를 아는 자가 있다.
“그래서, 레일건 마스터가 누군데? 방금 우리와 부딪쳤던 여자 뱀파이어?”
자카가 물었다. 동생들을 돌보느라 바쁜 이안이 헬리와 손을 한 번 마주 잡고 툭 친 뒤 지나갔다.
칸도 카밀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높은 확률로. 아닐 수도 있고. 그냥 감이야. 아직 확인을 하지 못했어. 하지만 내가 가까이에서 생각을 읽어내기만 하면 바로 확인 가능하니까, 그건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야.”
“그렇지. 중요한 건 늑대인간들을 잡아다가 피주머니로 쓰는 뱀파이어가 우리의 과거도 알고 있다는 거지.”
자카는 냉철하게 결론을 내린 뒤 결국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아, 어쩌다 쟤네랑 이렇게 엮였냐.”
“우린 뭐 너희랑 엮이고 싶었는 줄 아냐?”
이 평균 신장이 어마어마한 소년들 사이에서도 키가 커다란 나자크가 맞받아쳤다.
중간에 낀 수하만 눈이 커다래졌다.
얘네 싸우나? 또 싸워?
몇 주 전 광장에서 나자크와 이안이 험악하게 날을 세우고 있던 걸 똑똑히 기억하는 그녀는 약간 턱을 당겼다.
싸운다면 슬쩍 빠져야지. 배가 슬슬 고픈데, 어디 먹을 거 없나?
“수하야, 쟤네 싸우는 거 아니야.”
혹시나 싶어 지노가 수하에게 미리 말하며 자카에게 눈을 부라렸다.
‘조심 좀 하라니까! 싸우지 말라고!’
‘내가 뭘! 쟤가 발끈했잖아! 내가 뭐 못 할 말 했어?’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뜻밖에도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싸우면 싸우는 거지, 뭐. 여태까지 그렇게 으르렁거리는 사이였는데, 너네 다 참 잘 참았다 싶었어.”
모두가 멈칫거렸다.
정작 수하는 부스럭대며 먹을 걸 찾아 뒤지더니 아이스크림 한 통과 숟가락을 꺼내 들었다. 아예 멀찍이 앉아서 아이스크림 뚜껑을 뜯으며 이쪽을 보는 모습이 마치 싸우는 걸 먹어가며 구경하겠다는 태도였다.
“싸울 때 됐지.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너희가 싸운다고 해도 휘말려서 다치지 않을 자신은 있거든. 어, 이거 맛있네.”
우유 아이스크림을 푹 떠먹은 수하는 슬슬 흩어지는 소년들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안 싸워? 왜 안 싸워?”
“야, 배 안 고프냐? 난 배고픈데.”
“카밀 형, 나도 배고파.”
“그렇지? 우리 타헬 배고프단다. 그 아이스크림 맛있냐?”
카밀이 던지는 말에 수하는 미간을 좁혔다.
“이거 너네 싸울 때 구경하면서 먹으려고 고른 거란 말이야. 빨리 싸워! 왜 안 싸워!”
간만에 재미있는 구경 한번 해보나 했더니, 김새게.
투덜대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소년들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줄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
“이럴 거면 뭐하러 그렇게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어? 이상한 애들이야.”
수하는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푹 떠먹으며 중얼거렸다.
그때 헬리가 그녀에게 다가와서 아이스크림 뚜껑을 덮었다.
“그래. 이상한 애들이니까 나중에 싸움에 껴서 같이 싸울 기대도 하지 말고.”
“……너 분명히 내 생각 읽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읽은 적 없어. 네 기대가 너무 티 났을 뿐이야. 그리고 애들이랑 싸워봤자 다들 상대도 안 하고 도망칠걸.”
헬리는 아이스크림을 다시 집어넣었다.
“뭐? 어째서!”
“이제 겨우 싸우는 걸 배운 초보와는 싸우지 않는 게 예의지.”
이안이 지나가며 한마디 했지만 헬리가 무표정한 얼굴로 정정했다.
“아니, 같은 편끼리 싸우지 않는 게 정상이야. 그러니까 일어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지, 아이스크림부터 먹으면 어떡해?”
“싸우는 줄 알고 구경하려고 했다니까.”
“안 싸우잖아. 그러니까 다들…….”
헬리는 소년들을 돌아보았다.
“제대로 먹고 쉬는 게 좋겠어.”
어쨌든 모두가 무사히 모였다.
강력한 뱀파이어를 끝내 제압하지 못하고 부상을 입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싸울 힘까지 남아도는 걸 보니 그는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레일건 마스터는 갈라진 피부를 붙잡으며 씩씩거렸다. 부상을 입은 몸으로 나가서 더 큰 부상을 입은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피!”
딱 한마디에 그녀의 부하들이 부리나케 신선한 피를, 정확하게는 사지가 붙들린 늑대인간을 대령했다.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고 원기를 되찾으려면 흡혈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마스터는 당장 늑대인간의 경동맥에 날카로운 이를 꽂았다. 꿈틀대는 늑대인간은 가축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온몸의 피를 빼앗겨 서서히 죽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일건에 있는 뱀파이어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피를 다 마시고 난 후에 늑대인간 사체는 그대로 들려 나가 버려질 것이다.
“오토널에 연결해.”
“예.”
한참 동안 흡혈을 하고 간신히 입가를 닦아낸 레일건 마스터는 레일건에 어울리는 낡은 전화를 들었다.
[뭐니?]
건너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마스터의 목소리와 놀랍도록 흡사했다.
“태조께서 어디 계셔?”
[……트레나, 왜 그래.]
전화 너머로 한숨 소리가 들리자 마스터의 이마에 힘줄이 섰다.
[그런 식으로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란 거 알잖아. 너도 그 정도 나이가 되었으면 알 법도 하지 않니?]
“같이 태어난 주제에 연장자인 양 굴지 마, 트리샤!”
[내가 너보다 한 시간 일찍 태어났잖니. 그리고 넌 지금 철없는 짓을 하고 있어.]
트리샤, 그녀의 쌍둥이 언니는 한숨을 푹푹 쉬며 그녀를 애 취급했다.
[우리 태조님은 함부로 부를 수도 없는 분이야. 말 그대로 최초의 뱀파이어이시고 귀하신 분인데 어떻게 감히 함부로 뵈려고 해?]
“아, 그래. 그러니까 태조 님을 보려면 널 거쳐라, 이거지? 그 짓을 나한테도 할 줄은 몰랐네, 트리샤.”
레일건 마스터 트레나의 눈이 분노로 반들거렸다.
“너 가끔 이런 식으로 구는 거 무척 재수 없어. 태조께서는 나한테 특별히 언제든 뵐 수 있는 권한을 주셨다는 걸 알고도 견제하는 거잖아. 네 선을 넘지 마.”
[무슨 소리야, 트레나. 철없이 아무 때나 나타나서 그분을 쓸데없이 성가시게 하지 말라는 뜻이지. 난 널 걱정해주는 거야.]
“걱정은 무슨, 너 혼자 이인자가 되고 싶어서 추태를 부리는 거지!”
트레나는 전화기를 부서져라 내던졌다. 오래된 앤티크 전화기가 줄에 매달려 삐거덕거렸다. 이미 그녀의 부하들은 알아서 내뺀 지 오래였다.
평소에는 죽이 잘 맞다가도 꼭 이렇게 자매끼리 신경전을 벌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 사이에 있던 애먼 부하들에게 불똥이 튀는 경우가 많아, 그들은 얼른 자리를 피하는 기술만 늘어갔다.
“나이를 먹었으면 나잇값을 해야 할 거 아냐!”
짜증 나고 재수가 없는 쌍둥이 언니는 잊자. 걔는 늘 고상한 척만 해대서 문제다.
레일건 마스터 트레나는 이를 빠드득 간 후에 다시 전화기를 쳐다보았다.
물론 그녀에게도 최초의 뱀파이어이신 태조께 언니 트리샤를 거치지 않고서도 연결할 방도가 있었다.
게다가 트레나의 판단에, 이 일은 반드시 태조께서 알아야 할 일이었다.
‘과거의 아이들이 다시 나타난 거야. 틀림없어.’
하지만 그놈들을 트레나가 싸그리 몽땅 다 잡아다 바친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태조께서 애타게 찾고 계시는 ‘여자’는 아니지만, 그놈들도 꽤나 기꺼워하실 거다. 어쨌든 잡으려다 놓쳤던 놈들이니까.
트레나는 전화기에 뻗었던 손을 다시 거둬들였다.
좋은 소식을 들고 가자. 일단 시간은 있으니, 잠시 기다렸다가 좋은 소식을 들고 가자. 그럼 태조께서 그녀를 아주 예뻐해 주시겠지.
-원작: HYBE
-공동기획: HYBE / NAVER WEBT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