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대마도사 외전 15화
7화 가짜가 되다 (1)
1.
-BJ대마도사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게임 한다!
그 소식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런 건 아니었다.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있었다.
“위험한 거 아닙니까?”
라이징 스타 채널의 주인인 박영준, 그의 비서가 그랬다.
“누가 보더라도 함정입니다. BJ대마도사가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 들어가는 순간 아스가르드 길드가 PK를 시도할 겁니다.”
그가 보기에 아스가르드 길드의 의도가 뻔했으니까.
“그들은 그러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의지는 더 명확했으니까.
명명백백한 함정, 그것도 아주 위험한 함정이었다.
“막아야 합니다. 페널티를 짊어지더라도.”
문제는 이것을 거절했을 때 BJ대마도사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아주 처참하게 떨어지리란 점이었다.
여러모로 고약한 상황.
비서의 말을 듣는 박영준의 표정 역시 굳어 있었다.
그리고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그 모습에 비서가 재차 말했다.
“고민이 많으시겠지만, 페널티가 감수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 말에 박영준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아, 그건 고민거리가 아니야.”
“예?”
그러자 이번에는 비서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어려울 게 없어. 이미 해결책을 마련해뒀으니까.”
“해결책이라고 하시면…….”
“본 드래곤 스킬북을 구해 놨거든.”
그리고 이어진 설명에 비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 일단 본 드래곤 스킬북을 가진 쪽과 협상은 마친 상태야. 그러니 BJ대마도사만 오케이하면 언제든 본 드래곤 스킬북을 받을 수 있지.”
“그럼…….”
“굳이 아스가르드 길드의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지. 본 드래곤 스킬북이 필요 없으니까.”
완벽한 해답에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시네요! 그런 준비를 하시다니!”
“와튼이니까.”
그러나 여전히 말을 하는 박영준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럼 모든 게 완벽하게 해결된 거 아닙니까? 뭘 고민하시는 건가요?”
“BJ대마도사가 그 선택지를 고를 것 같지 않으니까.”
“네?”
그리고는 그 이유를 설명해 줬다.
“보스 몬스터를 잡는다, 아스가르드 길드의 노골적인 PK 위협을 피해서.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상황이지.”
“재미있다고요?”
“그때를 떠올려 봐. 3년 전 그 날을. 어비스 길드의 노골적인 방해를 두고 보스 몬스터를 잡던 그 최후의 날을. 그날, 마땅히 도망치거나 어비스 길드와 협상하는 게 상식이었고, 합리적이었던 그날 BJ대마도사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아…….”
그 순간 비서는 이해했다.
“BJ대마도사는 언제나 그랬어. 위기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더 재미를 느끼고는 했어.”
BJ대마도사라면 오히려 이 노골적인 함정을 게임 난이도를 높여주는 요소로 생각하고, 그것을 반기는 자라는 것을.
“물론 리스크는 크다. 그때랑은 여러모로 상황이 더 고약하지.”
그러나 세상에는 정도라는 게 있는 법.
그렇기에 박영준은 확신했다.
“그렇기에 BJ대마도사도 고민이 깊을 거야.”
2.
“끄응.”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준비하는 미다스, 그는 어느 때보다 고뇌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왕!
“주인님,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하십니까?”
보고 있던 럭키와 골드가 우려를 표할 정도.
“이제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말이야.”
이내 나온 미다스의 대답에 럭키와 골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경쟁하듯이 말했다.
왕왕!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 골드가 주인님의 영광을 위한 길을 기꺼이 만들겠습니다!”
왕왕!
“흥, 나쁜 개. 네 녀석이 활약할 시간 따윈 없을 것이다!”
아주 자신감 넘치는 힘 찬 대답을.
그 대답에 미다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래, 너네들하고 함께 전력을 발휘하면 가름은 잡을 수 있지.’
저 자신감 넘치는 대답, 그게 미다스가 고뇌하는 이유였으니까.
‘우습게.’
가름을 너무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
‘애초에 가름 레이드는 조건부 레이드이니까.’
사실 이건 가름이란 보스 몬스터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다.
세계수의 초입에서 마주하게 되는 니드호그는 대규모 레이드, 그러니까 사실상 레이드 참가 인원이 제약이 없는 무제한급 보스 몬스터였다.
‘가름은 99인짜리 레이드이고.’
반대로 가름은 니플헤임에서 생성되는 인스턴스 필드 내에서 제한된 인원으로만 사냥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였다.
물론 레이드 난이도 자체는 가름이 훨씬 높았다.
니드호드 레이드는 전력이 부족하다 싶을 때는 머릿수를 늘리면 얼마든지 난이도를 낮출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솔로 레이드를 기준으로 한다면?
‘너무 오버 스펙이 됐어.’
그리고 그게 미다스가 기준이라면?
‘10분도 안 걸려.’
결과는 뻔한 바.
물론 좋은 일이었다.
‘이런 건 라이브로 보여주는 건 좀…….’
그러나 이러한 오버 스펙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건 그리 긍정적이지 못 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제안을 거절하는 건 좀 그랬다.
‘하지만 해야지 본 드래곤이 나오는데.’
대가가 확실했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이렇게까지 준비해주신 성의를 위해서라도 제안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지. 영준 형이 얼마나 힘들게 준비한 무대인데.’
그리고 도리를 지켜야 했으니까.
‘무엇보다 영준 형이 이렇게 판을 깔아준 걸 보면 필시 내가 잡을 것을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렸을 거야.’
결정적으로 미다스는 박영준을 믿었다.
‘와튼이니까.’
그가 이제까지 보여준 능력을 믿었으니까.
그쯤에서 미다스는 고민을 시작했다.
‘한 번 어디까지 빼도 잡을 수 있는지 계산해보자. 굳이 풀파워를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
전력을 빼기 위한 고민을.
‘럭키랑 골드는 없어도 괜찮아. 리치도 제외해도 문제는 없다. 데스나이트는…… 두 마리는 빼도 될 거 같은데. 아니, 한 마리를 빼더라도 차라리 내가 딜링을 하면?’
그러다가 이내 도달했다.
‘가만, 이렇게 할 바엔 그냥 다 뺄까?’
어설프게 약한 척을 하는 것보단 오히려 아주 제대로 약한 척을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흠.’
그리고 고민 끝에 미다스는 결단했다.
‘해골 군단만으로 가자.’
동시에 미다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였다.
‘디데이는 내일!’
3.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날짜 언제임?
└아직 소식 없음.
└설마 먹튀하는 거 아니지?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BJ대마도사의 라이브 소식.
그러나 갓워즈 내의 상황은 BJ대마도사의 의사와 상관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그보다 요즘 세계수 초입 상황 장난 아니라던데?
└거기가 왜?
특히 세계수 초입 필드에 유례가 없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름? 세계수에 있는 플레이어들 죄다 초입에 모인다던데?
└모인다고?
└500레벨 찍은 플레이어들도 역으로 내려오는 중!
└BJ대마도사 때문에?
└그럼 뭐 때문에 내려오겠어? 다시 올라가려면 한 달 가까이 시간을 날려야 하는데!
BJ대마도사가 일으킬 빅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
-BJ대마도사가 벌이는 파티에 참가하는데 한 달 정도 시간 날리는 거면 저렴한 거지!
└ㅇㅇ 역대급 이벤트이니까. 시청자 숫자만 최소 억 단위 찍는 역대급 이벤트!
└시청자 잘만 뽑으면 천만 단위는 애교지!
└BJ대마도사에 칼찌하는 순간 1억 시청자 가능!
그리고 BJ대마도사의 이름값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어차피 만렙 있어서 빨리 레벨업할 이유가 없잖아? 이제 경쟁 시대가 아니니까.
└ㅇㅇ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지.
└지금 오히려 상위 사냥터는 지옥이지. 아스가르드 길드랑 10대 길드가 전쟁 벌여서 분위기 싸하잖아!
더군다나 만렙이 생긴 게임인 이상 플레이어들은 한시라도 빨리 레벨을 올리는데 목을 맬 필요가 없었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밖에 없는 상황.
-와, 10대 길드들도 내려오네!
└이 정도 빅이벤트면 참가해야지!
└과연 이게 참가일까? 아니면 BJ대마도사의 부름일까?
└딱 봐도 BJ대마도사가 도움 받으려고 부르는 거일 듯!
심지어 10대 길드를 비롯해 이름값 넘치는 플레이어들마저 속속 모여들었다.
-이 정도 인원 모였으면 뭔가 터져도 제대로 터질 듯?
└확실한 건 제대로 된 레이드는 안 나오겠지.
때문에 긴장감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스가르드 길드도 마찬가지였다.
-BJ대마도사가 본격적으로 준비하는군.
특히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10대 길드의 루키들까지 초입으로 내려오는 걸 보면.
-보이는 숫자만 이 정도라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는 더 많다는 의미.
-BJ대마도사가 제대로 보디가드들을 섭외했군.
BJ대마도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 난이도가 수없이 오르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반면 차오스는 달랐다.
“그리 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서 BJ대마도사가 무엇을 하든 아스가르드 길드가 질 이유는 없습니다.”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게 마땅했다.
“이미 아스가르드 지역, 1티어 길드와 10대 길드 랭커들이 우리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습니다. BJ대마도사가 왔을 때쯤이면 그 누구도 그의 편을 들지 못할 겁니다.”
솔직히 이미 승기는 아스가르드 길드 쪽에 넘어갔으니까.
제아무리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그 승기를 뒤집을 방법은 없으니까.
그러나 투자자들은 달랐다.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지 않은가?
-게임오버를 하더라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네. 언제든 전세는 뒤집힐 수 있어.
제아무리 아스가르드 길드가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갓워즈는 현실이 아닌 게임이었으니까.
게임에는 게임의 법칙이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차오스는 여유가 넘쳤다.
“걱정하지 마시죠. 지금 나오는 것은 가짜일 뿐이니까.”
그 순간이었다.
“니드호그가 리젠됐군요.”
차오스의 그 말에 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그라졌고, 이내 모두가 동시에 라이징 스타 채널에 접속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BJ대마도사의 라이브가 시작되기를.
비단 그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세상 모든 이들이 그들과 똑같이 라이징 스타 채널을 켜놓은 채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계수 초입에 있는 플레이어들의 워즈튜브를 통해 소식이 전달됐다.
-니드호그가 등장했습니다!
-BJ대마도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BJ대마도사가 나오면 바로 가서 뒤통수 한 번 때리겠습니다!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이목이 니드호그에 집중되는 순간.
그 긴장감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BJ대마도사 어디 있음?
└야! 니드호그 나온지 10분 지났다!
└눈치 보고 있겠지!
└딱 봐도 상황 좀 정리되면 나갈 듯!
모두가 그 시간을 기꺼이 기다렸다.
-30분 지남! BJ대마도사 뭐함?
└뭔가 하겠지.
└이 정도 늦는 건 똥 싸느라 늦는 거로 인정할 수 있음.
그렇게 1시간이 흘렀을 때.
-이건 아닌데.
-BJ대마도사 선 넘네.
-설마 또 먹튀?
그때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차오스와 투자자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BJ대마도사가 포기했나?
이대로 상황이 진행되면 아스가르드 길드에 유리한 바.
그 순간이었다.
-BJ대마도사 라이브가 켜졌다!
모두가 기다리던 때가 왔고, 이내 모두는 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지금 저는 가름 레이드를 진행 하고 있습니다!
니드호그가 아닌 가름을 잡는 BJ대마도사의 모습을.
-뭐야? 가름이야?
-미친! BJ대마도사 형 니플헤임에 갔다고?
-대체 레벨업 속도가 얼마나 빠른 거야?
그 사실에 모두가 경악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상식을 초월하는 BJ대마도사의 스펙업에 기겁했다.
그야말로 미친 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모두의 놀람은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어어? BJ대마도사가 뒤질 거 같은데?
└뭐?
└해골 군단 얼마 안 남았잖아!
└그러네?
BJ대마도사가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여러모로 기대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무리해서 오버런한 거 같은데?
└그렇지?
└가름 솔플에서 이렇게 후달린다고? 이거 BJ대마도사 맞아?
그 사실에 혀를 내두르는 시청자들.
그러나 아스가르드 길드의 투자자들은 달랐다.
-BJ대마도사가 또 당하다니!
그들 입장에서는 BJ대마도사를 잡고자 했던 계획이 다시 한 번 송두리째 무너진 격!
-차오스, 무어라 말을 해보게!
그에 대한 분노, 놀람의 화살은 자연스레 차오스를 향했다.
그러나 막상 차오스는 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니, BJ대마도사의 라이브에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저 제 손에 든 스마트폰을 바라볼 뿐.
-지금 무얼하는 건가?
그 사실에 분노하는 투자자, 그 순간 차오스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찾았다고?
“예.”
그리고는 이내 제 스마트폰을 투자자들이 볼 수 있게 보여줬고, 이내 모두는 볼 수 있었다.
럭키로 보이는 신수와 가디언 두 마리를 데리고 움직이는 BJ대마도사로 보이는 이의 모습을.
“진짜 BJ대마도사는 지금 아스가르드 필드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