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80화 (479/485)

BJ대마도사 외전 14화

6화 미미르의 샘 (2)

4.

갓워즈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솔플 퀘스트였다.

-솔플 퀘스트? 갓워즈가 만든 최악의 퀘스트지!

└게임 자체가 파티 플레이를 강요하는데, 그러다가 혼자서 하라니, 진짜 사악한 게임이라니까.

갓워즈에서 솔플을 하는 플레이어는 극히 드물었으니까.

혹여 있더라도 저레벨 때나 가능한 일, 미드가르드에 들어올 정도의 플레이어들 중에 솔플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것도 그건데 솔플 퀘스트는 직업별로 다르잖아? 그게 제일 빌어먹을 일이라니까.

더군다나 솔플 퀘스트의 문제점은 각 직업에 맞는 맞춤형 난이도가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딜러와 힐러에게 똑같은 퀘스트를 줄 수는 없었으니까.

즉, 그 직업이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을 아주 제대로 파고 드는 퀘스트가 나온다는 의미.

물론 언제나 그렇듯 예외는 있는 법.

-BJ대마도사는 솔플 퀘스트가 어떨까?

└어떻기는 BJ대마도사한테는 개꿀이지!

미다스, 그는 솔플 퀘스트가 나오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았다.

[미미르의 샘에 입장합니다.]

[미미르의 샘을 찾아낸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최초로 미미르의 샘을 찾아낸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들어갔고, 5분 후에 들었다.

[미미르를 처치했습니다.]

[미미르를 사냥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최초로 미미르를 사냥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달콤하기 그지없는 알림을.

물론 미다스는 그 달콤함에 취하지 않았다.

진짜 달콤한 건 따로 있었으니까.

‘미미르의 샘!’

미다스는 바로 미미르의 샘을 향했고, 그대로 샘물을 떠 입가에 가져갔다.

그리고 들었다.

[미미르의 샘물을 마셨습니다.]

[미미르의 샘물이 당신에게 강인한 생명력과 마력을 줍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영구적으로 44퍼센트 증가합니다.]

[마력 회복 속도가 영구적으로 44퍼센트 증가합니다.]

앞서서 들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콤하기 그지없는 알림이.

‘이것으로 더 이상 마력 걱정은 없다.’

이제까지 했던 고민을 깔끔하게, 말끔하게 날려버릴 만큼 달콤한 알림이.

아니, 고민 정도가 아니었다.

‘걱정이 뭐야. 여기서 본 드래곤 더 소환해도 문제없지.’

현재 미다스 수준에서 마력 회복 속도가 44퍼센트가 증가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으니까.

더군다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레벨도 엄청 올릴 수 있고.’

이곳, 미미르의 샘에서 미다스는 혼자서, 주변의 걱정 없이 얼마든지 레벨업을 할 수 있었으니까.

때문에 이 순간 미다스의 고민은 하나였다.

‘한동안 또 잠수 탔다고 욕 엄청나게 먹는 것만 빼면.’

그러나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드가르드 필드의 최후의 사냥터, 아스가르드에서 전쟁이 시작됐으니까.

5.

-BJ대마도사 또 잠수 탔네!

└잠수라니! 날조하지 마라!

└이게 잠수가 아니면 뭔데? 리치 소환 스킬 받자마자 바로 잠수 탔잖아!

└우리는 이걸 먹튀라고 부르고는 해요!

└아! 그러네! BJ먹튀도사였네!

라이브 방송 이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BJ대마도사를 향해 세간의 시선이 모였다.

-BJ대마도사 이딴 식으로 할 거면 게임 접어라!

└야, 됐어.

그러나 저번처럼 BJ대마도사를 향한 비난 여론이 하늘을 찌르는 일은 없었다.

-지금 그게 중요해? 아스가르드 길드랑 10대 길드 연합이 아스가르드 필드에서 전쟁이 붙었는데!

580레벨 이상, 사실상 만렙 플레이어들의 무대이자 갓워즈 마지막 필드인 아스가르드!

그 신들의 무대에서 10대 길드와 아스가르드 길드, 둘이 길드전을 벌였으니까.

-여기서 승자가 갓워즈의 주인이다!

사실상 갓워즈의 운명이 걸린 길드전이었다.

-10대 길드 중 다섯 곳이 손을 잡았는데, 그런데도 아스가르드 길드가 이기면 게임 끝이지!

사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생각했다.

-그러니까 아스가르드 길드가 질 듯.

└뭔 개소리야?

└개소리가 아니라 상식이지! 생각해 봐! 10대 길드 중 다섯 곳이 손을 잡았다고! 그런데 아스가르드 길드 혼자 어떻게 이겨?

└이게 맞는 게 이번 한 번이 끝이 아니잖아? 계속 싸울 건데, 그러면 머릿수 많은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지금은 10대 길드 다섯 곳이지만 다음에는 과연 몇 곳일까?

전쟁의 승자는 뻔하다고.

아스가르드 길드가 한두 번의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결국 그 끝은 뻔하다고.

-그나마 아스가르드 길드가 해보려면 게릴라전밖에 없지.

그러한 예상 속에서 시작된 전쟁은 모두의 예상과 반대로 갔다.

-어? 뭐야? 그냥 나와?

-이거 전면전이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전면전을 걸었어!

아스가르드 길드는 5개 길드 연합군을 상대로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정면 승부를 걸었다.

-맙소사!

-아스가르드 길드가 이겼다!

그리고 승리했다.

-압도적으로!

사실상 피해가 없는 수준의 승리를.

-이게 말이 돼?

└아니, 이기는 건 그렇다 쳐도 너무 쉽잖아? 대체 왜 이런 거야?

└10대 길드 랭커들이 제대로 못 버티고 무너졌어! 다 썰렸다고!

그 대단한 10대 길드의 이름난 플레이어들을 아스가르드 길드의 실력자들 무참하게 짓밟으며 얻은 그 승리에 모두는 기겁했다.

단 한 명, 차오스는 미소를 지었다.

“계획대로 끝났군요.”

여유 넘치는 미소를.

-대체 어떻게 한 건가?

그 미소에 투자자들조차 놀라며 질문했고, 그 질문에 차오스는 웃으며 대답했다.

“투자자분들 덕분입니다.”

-우리들 덕이라고?

“막대한 투자를 해주신 덕분에 많은 플레이어들을 영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 대답에 투자자들의 의문이 짙어졌다.

분명 그렇긴 하지만, 그게 이 압도적인 승리의 이유로 보이진 않았으니까.

“10대 길드의 랭커들마저도.”

-뭐라고?

-그들을 영입했다고? 왜 우리는 몰랐지?

“모르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 편이지만, 가면을 쓰지 않고 있으니까요.”

-아!

그러나 이어진 설명에 모두는 알았다.

-일부러 져준 건가?

“예.”

차오스, 그는 막대한 자금을 뿌려 10대 길드를 비롯해 1티어 길드의 멤버들을 매수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말했다.

전쟁이 시작되면 일부러 지라고.

그게 차오스가 가진 자신감의 배경 중 하나였다.

“그들에게 우리의 가면을 씌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죠.”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서운 게 내부의 적이었으니까.

하물며 그 내부의 적이 모두가 믿고 있는 핵심 멤버라면?

“계속 그렇게 싸워줄 테니까.”

무엇보다 패배를 경험한 10대 길드들 입장에서는 랭커들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일 수밖에 없었다.

그 후의 결과는?

“그렇게 계속 패배가 쌓이겠죠.”

뻔하디 뻔한 바.

-끝이군!

-대단해! 정말로 갓워즈를 지배하게 될 줄이야!

그 사실에 투자자들은 이제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아스가르드 길드가 이룩한 것은 완벽했다.

-어비스 길드가 나서더라도 이 판을 뒤집진 못할 거야!

그 어떤 틈도 없을 만큼.

“이제 남은 장애물은 하나입니다.”

-남은 장애물?

그러나 차오스는 이 순간 승자의 미소를 짓지 않았다.

“BJ대마도사가 남았습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으니까.

-그가 뭘 할 수 있겠나?

-너무 과한 생각이야. 고작 BJ대마도사가 추가된다고 해서 전황이 바뀔 리 없다!

-시간을 벌기 위해 가짜를 써야 할 정도로 처지가 궁한 게 BJ대마도사의 현실 아닌가?

그 사실에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반면 차오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BJ대마도사의 전력이 전세를 바꿀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구심점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를 중심으로 10대 길드가 모일 수 있을 테니까요. BJ대마도사의 과거 일화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는 아즈모조차도 가볍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부와 권력,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자입니다.”

BJ대마도사를 무시하지 말라고.

“그럼에도 그것을 조금도 세상에 드러내지 않을 만큼 엄청난 자이기도 하죠.”

그 설명에 투자자들도 더 이상 승자의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방법은 있나?

“어설픈 수작은 의미가 없습니다. 먹힐 리도 없습니다. 남은 답은 오직 하나, 그를 무너뜨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무너뜨린다고?

“가짜를 제거하든 진짜를 제거하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를 어떻게 끄집어내지? 여전히 행적조차 파악하지 못 한 상태 아닌가?

“미끼를 던져야죠.”

-미끼?

“이제 남은 미끼는 하나뿐입니다.”

그 말에 투자자들은 모두 떠올렸다.

“예, 본드래곤을 미끼로 줄 겁니다.”

600레벨이 등장한 지금 이 시점에서도 흑마법사 최강의 스킬로 평가 받는 스킬을.

“단, 이번에는 그냥 무조건적으로 주지 않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인가?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 성공하면 그 대가로 줄 겁니다.”

그 설명에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것을 떠올렸다.

-세계수의 보스 몬스터인 니드호그를 잡게 할 속셈이군!

세계수 초입의 보스 몬스터이자, 갓워즈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만큼 사냥 난이도가 높은 드래곤 니드호그를!

-니드호그는 필드 몬스터, BJ대마도사가 잡는 순간 언제든 노릴 수 있겠지.

한 번 물면 잡힐 수밖에 없는 미끼였다.

-하지만 BJ대마도사가 바보도 아니고 오히려 이 뻔한 수작을 피해갈 것 아닌가?

그렇기에 머리가 있는 물고기라면 물 이유가 없는 미끼이기도 했다.

“상관없습니다. 거절하는 순간 BJ대마도사의 이름값은 바닥에 떨어질 테니까요.”

그러나 그 역시 차오스가 바라던 바였다.

“그러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좋습니다. BJ대마도사가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건 그가 단 한 번도 오는 승부를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정면 돌파를 한 덕분이니까요. 그런데 이걸 거부한다? 사실상 BJ대마도사가 가진 가장 확실한 장점이 사라지는 격이죠.”

도망치는 BJ대마도사는 더 이상 무서운 적수가 아니었으니까.

반대로 그렇기에 차오스는 확신했다.

“그러니까 그는 결코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그 확신과 함께 차오스가 바로 행동에 나섰다.

6.

갓워즈와 관련된 모든 곳이 아스가르드 길드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

-BJ대마도사한테 또 현상금 걸렸다!

그 상황에서 그 소식이 나왔을 때 세상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이 아스가르드 길드의 존재감이 너무 강렬했다.

-또또 BJ대마도사 개수작 부리네.

└ㅇㅇ 똑같은 수작질에 세 번 속으면 그게 사람이냐?

└아무렴! 세상에 누가 게임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세 번 당함?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반면 BJ대마도사는 이미 앞서 두 번이나 실망감을 준 상태.

-본 드래곤을 현상금으로 걸었어.

└응, 그래봐야 먹튀야.

└보스 몬스터 잡으면 준대!

└어?

그러나 이어진 소식에 세간의 관심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이야기가 다르지!

└드디어 BJ대마도사가 보스 잡는 거 보는 거야?

이제까지 그저 얼굴만 비추고 사라졌던 것과 다르게 BJ대마도사의 진정한 능력을 볼 수 있다는 의미!

더군다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현상금을 주는 이가 BJ대마도사와 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확신했다.

-드디어 BJ대마도사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는구나!

-역시 우리 형이야!

이건 BJ대마도사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신호라는 것을.

때문에 삽시간이었다.

“BJ대마도사가 보스 잡는다면서?”

“잡으면 본 드래곤을 얻는다니, 대단하네. 본 드래곤은 스킬북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잖아?”

“450레벨 스킬이니까.”

갓워즈와 관련된 모든 곳이 삽시간에 BJ대마도사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찼다.

달리 말하면 BJ대마도사에게는 부담스러운 일.

‘후우.’

그러나 정현우는 그 사실에 주눅 들지 않았다.

주눅 들 일이 아니었다.

‘본 드래곤까지 구해다주시다니.’

당장은 감사할 일.

‘그러면 기꺼이 잡아드려야지.’

감사한 만큼 전력을 다해 원하는 바를 이뤄줘야 하는 일이었고, 그에 대해서 정현우는 본 드래곤을 얻기 위한 조건을 들어줄 자신이 있었다.

때문에 정현우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럼 니플헤임의 보스 몬스터인 가름을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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