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79화 (478/485)

BJ대마도사 외전 13화

6화 미미르의 샘 (1)

1.

미드가르드.

이 필드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대부분의 이들은 확신했다.

-미드가르드? 북유럽 신화 공부할 때네!

신화 속에 단서가 있을 거라고.

-북유럽 신화 관련 전문가 구합니다!

-연봉 10만 달러 이상 보장! 히든 던전 및 아이템 발견 시 성과급 지급합니다!

그것을 위해 10대 길드를 포함한 1티어 길드들은 적극적으로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나름 성과를 누렸다.

[지노스 길드, 궁니르 퀘스트 발견!]

[탐험가 길드, 발두르 무구 세트 발견!]

[어비스 길드, 아스가르드로 가는 길 발견하다!]

적지 않은 이들이 북유럽 신화를 공부하고, 분석함으로써 미드가르드에서 여러 숨겨진 것들을 찾아냈다.

그러한 결과에 플레이어들은 더 설레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분명 더 있을 거야! 숨겨진 아이템과 퀘스트가 분명 있을 거라고!

북유럽 신화에는 존재하지만 아직 갓워즈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보물들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니까.

-세계수 필드에서 분명 미미르의 샘으로 가는 게 있을 거야!

그중 하나가 바로 미미르의 샘에 대한 떡밥이었다.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세계수 위그라드실에는 세 개의 뿌리가 있고, 그 뿌리들은 각각 미드가르드와 니플헤임 그리고 아스가르드로 뻗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뿌리의 끝에는 각각 샘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미미르의 샘이었다.

더불어 신화 속에서 미미르의 샘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묘사되었다.

-미미르의 샘은 누가 보더라도 스펙업해주는 곳인데!

스펙업에 목숨을 건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목숨을 걸고 찾고 싶은 곳이라는 의미.

하지만 미드가르드가 공개되고 3년이 흐른 후에도 미미르의 샘에 대한 이렇다 할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미미르의 샘, 그거 없는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북유럽 신화 전부가 구현된 건 아니니까.

이제는 그에 대한 로망조차 사그라질 무렵.

그런데 지금 미다스의 눈앞에 그게 있었다.

‘미미르의 샘으로 가는 길이라니.’

모두가 찾던 그것이.

‘이러면 못 찾을 수밖에 없지.’

더불어 미다스는 왜 이제까지 아무도 이걸 못 찾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바로 사라졌으니까.

‘존재하는 시간이 채 1분도 되지 않는다.’

미다스의 눈앞에 있던 미미르의 샘으로 가는 길이 삽시간에 사라져버렸으니까.

‘이러면 절대 못 찾지. 길 하나 찾으면 수백 명이 달라붙는데.’

니플헤임으로 가는 길도 찾기 힘든 바.

해서 보통 길을 발견하면 최대한 많은 인원들이 몰려 들었다.

몰려드는 정도가 아니라 돈을 받고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정도!

당연한 말이지만 발견하는 순간 발견자는 어떻게든 많은 이들을 모으고자 했다.

1분이 지나기도 전에 그 길로 몸을 던지는 일은 사실상 있을 수 없다는 의미.

여러모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

물론 미다스에게는 달랐다.

‘내 눈에는 보이지만.’

그는 곳곳에 솟아오른 붉은빛 기둥, 그 사이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황금빛 기둥 하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미다스는 언제든 미미르의 샘, 그곳으로 갈 수 있었으니까.

‘문제는 난이도인데…….’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미미르의 샘으로 가는 것은 위험했다.

최소 니플헤임과 비슷한 난이도를 자랑할 터.

또한 어떤 몬스터가 있는지, 어떤 필드인지 현재까지 공개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아무도 간 적이 없다.’

그 대목에서 미다스는 고민을 멈췄다.

‘그럼 거기에 아무도 없다는 거다.’

그 순간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2.

세계수는 그 거대한 크기만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리고 일단 다음 부분으로 넘어간 다음에는 돌아오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다.

여기서 핵심은 힘들다는 것이었다.

즉, 불가능하진 않다는 의미.

그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세계수 초입의 사냥 레벨은 450~470레벨, 그런 사냥터에 500레벨 플레이어가 올 수 있다는 의미.

여러모로 깽판을 칠 수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리고 그 깽판의 수준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고, 해서 본래 갓워즈의 대부분 사냥터들은 다음 사냥터로 이동할 경우 그 이전으로 돌아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게임 내 밸런스를 위해서.

이 사실이 처음 공개됐을 때 많은 논쟁이 있었다.

-왜 이런 시스템을 넣어서 골치 아프게 하는 거야?

└ㅇㅇ 고레벨이 깡패짓 하기 딱 좋겠네!

└탐험가 길드 살 맛 나겠네!

여러모로 권력을 쥔 쪽, 강자들에게 유리한 시스템이었으니까.

일반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반갑지 못 한 일.

그중 일부는 말했다.

-일부러 이런 시스템을 만든 걸 보면 세계수 초입에서 무언가 이벤트가 있다는 거 아닐까?

└원래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수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거잖아? 500레벨 찍고 세계수 초입으로 오면 뭔가 나올지도 몰라!

이 설정이 분명 엄청난 이벤트를 위한 단서라고.

그렇게 걱정과 기대 속에서 세계수가 등장하고 3년째가 흐른 지금, 모두가 걱정하던 일은 없었다.

500레벨 플레이어가 세계수 초입으로 내려오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를 빼곤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대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세계수 초입으로 왜 안 내려가는 거야? 가서 깽판 치면 좋잖아?

└한 번 내려가면 최소 한 달 동안은 다시 위로 못 올라가니까.

반면 리스크는 매우 크다는 것.

그러나 차오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가능한 모든 인원이 세계수 초입에 모였습니다.”

그 리스크를 알면서도 기꺼이 계획대로 했다.

“가짜 BJ대마도사가 발견될 때까지 대기시키도록.”

가짜 BJ대마도사를 잡기 위해서.

“마스터.”

그러한 차오스의 결정에 부하 직원들은 조심스레 걱정과 우려를 표했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닐까요?”

“이렇게 되면 한동안 세계수에서 우리 아스가르드 길드의 영향력이 떨어집니다.”

전력을 한 곳에 모으면 다른 곳에는 그만큼 전력 공백이 생기는 바.

그리고 그 공백은 최소 한 달이었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현재 10대 길드는 물런 1티어 길드들과도 전쟁을 하는 걸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 공백.

그러나 그 선택을 내린 차오스의 눈빛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상대는 BJ대마도사니까.”

그는 확신했으니까.

“그가 우리의 행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온 건 오히려 함정을 판 거다.”

“함정이요?”

“그래.”

그가 아는 BJ대마도사라면 이렇게 적당한 장난질로 상황을 모면할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가짜를 노리기 위해 움직이면, 그러면 우리 전력을 역으로 잡아먹기 위한 함정.”

강력한 한 방을 준비하고 있음을.

“준비라고 하면…….”

“엄청난 전력을 준비하고 있겠지. 10대 길드는 물론 1티어 길드들과 함께.”

“아직 정보는 들어온 게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진행됐는데 10대 길드 등의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러니 길드 마스터급하고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을 거다. 디데이가 되는 날, 그날 긴급하게 명령을 내리고 움직이겠지. 아마 적지 않은 이들이 모일 거야.”

그것도 아주 신중하게.

“그러니까 보여줘야지.”

그 때문이었다.

“BJ대마도사가 제아무리 신중하게 준비하더라도 아스가르드 길드에게는 가소로운 몸부림에 불과하다는 것을.”

차오스가 전력을 모으는 것은.

“그럼으로써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 거지. 가짜 BJ대마도사를 제물 삼아서.”

그러한 차오스의 말에 부하 직원들은 놀랐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을 줄이야?

놀라운 일.

그럼에도 여전히 우려를 버릴 순 없었다..

“하지만 가짜 BJ대마도사라고 해도 보여준 능력은 보통이 아닙니다. 위험하지 않을까요?”

“그의 해골 군단은 정말 남다르긴 했습니다.”

가짜라고는 하나, 그 존재감은 가짜라고 무시할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그 해골 군단이 보여준 전투 능력은 혼자서 수백 명의 플레이어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

그리고 그런 전력의 존재 유무는 PK같은 상황에서, 그것도 수백 혹은 수천 명이 동시에 붙는 대규모 PK에서 전황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남다르지.”

그 사실을 차오스도 모르지 않았다.

모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스가르드 길드를 이용해 미드가르드의 모두를 PK로 죽이기 위한 계획을 세운 자.

PK에 대해서는 갓워즈 그 누구보다 해박한 자였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 차오스는 걱정하지 않았다.

가짜 BJ대마도사의 약점을 알았으니까.

“상식적으로 그 남다른 전력을 유지할 만큼 마력이 충분할 리가 없지.”

3.

미미르의 샘.

최초로 그곳에 발을 들여놓은 미다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다름 아니라 요툰헤임의 거인들이었다.

기본 20미터 이상의 신장을 가진 거인들.

우어어어!

우아아아!

그러한 거인이 한 마리도 아니고 열 마리가 동시에 뭉쳐서 움직이고 있는 광경은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감히 섣불리 전투를 시도할 수 없는 광경.

덜그럭덜그럭!

그러나 그 요툰헤임의 거인들을 향하는 해골 군단의 발걸음에는 망설임 따윈 없었다.

있을 리 없었다.

머릿수로는 이제 오백에 가까운 해골 군단들, 심지어 그 해골 군단 사이에는 있었다.

히이잉!

발뭉을 든 데스나이트 세 기가.

하아아!

그리고 버프와 저주를 동시에 거는 리치 둘이.

왕!

“주인님, 저 거인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실버! 가자!”

“네!”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럭키와 요툰헤임 거인의 몸을 가지게 된 골드와 실버까지.

전투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요툰헤임의 거인을 처치했습니다.]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내가 나설 틈이 없네.’

미다스가 나서서 마법을 쓸 필요조차 없을 정도.

‘나설 수도 없지만.’

그리고 이게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마력이 너무 부족해.’

이 이상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으니까.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이 정도 군대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마법을 쓸 정도로 마력이 넘친다? 그럼 그게 이상한 일.

‘방법도 없지만.’

더 나아가 지금 미다스에게는 이 마력 부족을 해결할 만한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제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해줄 수 있는 스펙업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지금 내가 낀 것보다 좋은 템도 없고.’

결정적으로 미다스는 사실상 만렙까지 써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사실상 졸업템을 낀 상태였다.

‘이 정도도 감사해야지.’

물론 이조차도 대단한 거였다.

지금 미다스가 있는 곳은 미미르의 샘, 500레벨 이상의 플레이어들을 위한 사냥터였다.

그런 곳에서 지금 솔플을 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했으니까.

‘부족한 스펙은 레벨로 채우면 되니까.’

여기서 미다스는 최소 500레벨 이상을 찍을 수 있었으니까.

안전하게.

그 어떤 플레이어의 방해 없이.

그렇기에 미다스는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만족했다.

‘미미르의 샘도 있으니까.’

더 이상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바라지 않는 만큼 기대 역시 크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황금빛 기둥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표정이 담담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엄청난 건 아니겠지만, 그것도 꽤 도움이 될 테니까.’

물론 미다스는 미미르의 샘을 마다할 생각은 없었고, 바로 황금빛 기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아.’

요툰헤임의 거인들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한 30미터 신장의 거인 미미르를.

‘딱 봐도 장난 아니네.’

그리고 강력할 게 분명했다.

‘신화에 따르면 저거 한 모금 마시기 위해서 오딘이 눈 하나를 바쳤다고 하니까.’

주신 오딘조차 대가를 바쳤던 상대, 그런 상대가 약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터.

‘그럼 저게 미미르의 샘인가?’

자연스레 미다스의 시선은 미미르가 지키고 있는 자그마한 샘을 향했다.

‘응?’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미미르의 샘]

섭취 시 체력 회복 속도 44퍼센트 증가

섭취 시 마력 회복 속도 44퍼센트 증가

미미르의 샘이 가진 것을.

‘잠깐만.’

그것을 본 미다스가 제 눈을 비볐다.

‘사, 사십사 퍼센트? 회복 속도가?’

그만큼 미미르의 샘이 주는 옵션은 미친 수준이었으니까.

‘와, 저거 한 번 먹으면…….’

자연스레 미다스의 표정이 상기됐다.

‘아니지.’

그러나 이내 미다스는 깨달았다.

‘저 정도 스펙업해주는 거라면 그걸 지키고 있는 미미르는 얼마나 강하다는 거야?’

갓워즈란 게임이 저걸 순순히 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을.

‘젠장.’

오히려 그림의 떡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일단 좀 더 가까이에서 확인해 보자.’

그렇다고 해서 미리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미다스가 조심스럽게 미미르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 순간이었다.

[미미르의 샘으로 입장하시겠습니까?]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떴다.

그 알림에 미다스는 놀라지 않았다.

‘인스턴스 필드였구나.’

보스 몬스터가 있는 장소를 일반 필드와 구분하는 건 갓워즈만이 아니라 많은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더 골떄리네. 그럼 들어가는 순간 도망칠 수 없다는 거잖아?’

그리고 미다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역시 이 게임은 운빨망겜…….’

그렇게 불만을 토로하는 미다스의 귀에 추가 알림이 들렸다.

[미미르의 샘은 파티를 맺은 상태에서 입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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