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76화 (475/485)
  • BJ대마도사 외전 10화

    5화 세계수 (1)

    1.

    BJ대마도사의 3년 만의 라이브 방송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하나였다.

    -BJ대마도사가 돌아왔다!

    그 평가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그가 대단한 것을 해냈다,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BJ대마도사는 진짜 이 게임에서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걸 보여주는 구나!

    └진짜 흑마법사 클래스에 그런 게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찾지 못 해낸 것을 찾아낸다는 것.

    -애초에 BJ대마도사가 갓워즈 주인인데 저런 히든 정보를 아는 건 당연한 거 아님?

    └아직 주인 아닌데?

    └BJ대마도사는 갓워즈 정복하기 전에도 원래 저렇게 게임했는데 ㅋㅋㅋ

    그리고 그게 이제까지 BJ대마도사가 보여준 모습이었다.

    BJ대마도사가 돌아왔다, 라는 건 그런 의미였다.

    당연히 많은 이들은 기대했다.

    -이제 데스나이트까지 생겼으니까 얼마나 더 말도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줄까?

    BJ대마도사가 다음에는 더 엄청난 것을 보여주리라고.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그런 의견이 있었다.

    -BJ대마도사 빠들이 정신이 나갔네. 여기서 더 강해지는 게 말이 돼?

    이 이상 보여주는 게 힘들 거라고.

    -맞아. 상식적으로 여기서 더 강해지는 게 말이 됨?

    └BJ대마도사 빠들은 예전부터 뇌 없는 흑우였잖아?

    그 여론의 크기는 생각보다 더 컸다.

    -이제 막 데스나이트 스킬 얻었는데 뭘 어떻게 더 강한 걸 보여줌?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F랭크 데스나이트는 딜 좀 더 늘어났다, 수준밖에 안 돼지.

    └오히려 마력 잡아먹어서 방해만 될 걸? 지금 해골 군단도 마력 엄청 먹을 텐데!

    └BJ대마도사가 골렘이랑 정령들 소환 안 한 것만 봐도 대충 견적 나오지. 이미 마력 한계까지 쓰고 있는 거임.

    그리고 이 여론이 가진 근거가 더 타당했다.

    -BJ대마도사라면 모른다!

    └이래서 BJ대마도사 빠들이 문제라니까.

    └3년 만에 온 퇴물을 빠는 흑우가 있다?

    └응, 그래봐야 400레벨따리!

    무엇보다 작금의 여론은 BJ대마도사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3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고, 그동안 BJ대마도사의 인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BJ대마도사 없었을 때가 좋았는데!

    └솔직히 얘 없을 때가 게임판 잘 돌아갔지.

    └얘만 나오면 다른 애들 다 죽어가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BJ대마도사는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안티팬을 가지고 있었다.

    “BJ대마도사가 다음번에도 이런 활약을 하는 게 가능하겠어?”

    “가능하다니까요!”

    때문에 갓워즈와 관련된 곳에서는 BJ대마도사의 다음 활약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혁주, 넌 BJ대마도사를 너무 좋게 본다니까. 그게 상식적으로 돼?”

    “BJ대마도사는 상식을 파괴하니까요!”

    물론 그런 갑론을박에서 예외인 이도 있었다.

    “현우 형! 현우 형이 좀 말해주세요! 형이 보기엔 충분히 가능하죠? 어? 현우 형 어디 갔어요?”

    “아까 화장실 갔어. 얼굴 엄청나게 굳은 채로.”

    “맞아, 뭔가 엄청 고민이 있는 표정이었어.”

    정현우, 그는 이 분위기 속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아, 미치겠다.’

    고뇌.

    ‘다음에 뭔가 보여줘야 하는데…… 이거 어떻게 하지?’

    그리고 그 고뇌의 이유는 바로 다음 라이브 방송, 지금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그 라이브 방송 때문이었다.

    정현우, 그는 자신이 없었다.

    ‘너무 강해졌어.’

    라이브 방송을 본 이들을 납득시킬 자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거기서 발뭉이 나올 줄이야.’

    말도 안 되는 게 나왔으니까.

    2.

    데스나이트.

    이 스킬이 흑마법사 최강의 스킬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유는 간단했다.

    -데스나이트? 장난 아니지.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세지!

    데스나이트가 사실상 준보스급 몬스터와 비교될 정도로 데스나이트는 강력하기 그지없다는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건 아니었다.

    -단지 한 마리밖에 소환 못 하는 게 흠이지만.

    일단 데스나이트는 한 마리만 소환이 가능했다.

    이건 의외로 큰 단점이었다.

    -그게 흠임?

    └데스나이트가 흠이라기보다는 해골 군단이 문제이지.

    데스나이트를 받쳐주는 해골 군단은 데스나이트만큼 강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전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몬스터 한 가운데, 적진 한 가운데 데스나이트만 홀로 남는 그림이 자주 나왔다.

    -나중에 보면 데스나이트만 혼자 싸우다가 터지니까.

    제아무리 데스나이트가 강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제 힘을 발휘하기 힘든 법.

    -딜러 능력도 사실 애매함.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딜링 능력이었다.

    데스나이트의 딜링 능력은 플레이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건 분명했다.

    -세긴 한데, 플레이어들 기준으로 센 거니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여섯 명 정도 되는 플레이어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

    미드가르드 정도 되는 사냥터에서 플레이어들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이 파티 플레이를 했다.

    -파티 단위로 보면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지.

    데스나이트의 화력이 그들이 내뿜는 화력에 비할 바는 못 됐다.

    결정적으로 그게 있었다.

    -그보단 데스나이트가 좋은 건 맞는데 솔직히 스킬 습득 레벨이 높은 건 아님. 랭크업 하더라도 한계가 있고.

    제아무리 좋은 스킬도 플레이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 효용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사냥터 레벨이 400레벨쯤 넘어가면 솔직히 약해지는 게 체감됨.

    특히 모든 부분에서 캐릭터들과 몬스터들이 스펙업을 하는 미드가르드에서 데스나이트의 활약은 예전만하지 못 했다.

    -근데 딱히 방법이 없지. 템을 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것을 반전시킬 방법은 없었다.

    분명 그랬다.

    ‘발뭉 착용 스킬이 나올 줄이야.’

    미다스, 그가 데스나이트 진화로 발뭉의 계승자 스킬을 뽑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발뭉]

    -등급 : 레전더리

    -위대한 영웅 지크프리트가 사용했던 검이다. 용을 베어버릴 만큼 강력한 힘이 담겨 있다.

    -착용 시 모든 능력치 44퍼센트 증가

    -착용 시 물리 데미지 44퍼센트 증가

    -착용 시 공격 속도 44퍼센트 증가

    -착용 시 이동 속도 44퍼센트 증가

    그렇게 이제 발뭉을 착용한 데스나이트 세 기를 바라보는 미다스의 표정에는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일단 기쁨이 있었다.

    ‘진짜 다시 봐도 미친 옵션이다.’

    엄청난 스펙업을 했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

    그만큼 이 옵션은 미친 수준이었다.

    당장 데스나이트의 강함을 2배, 그 이상 강하게 해주고도 남을 만큼 미친 옵션!

    그게 미다스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이거 당장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일까?’

    정도를 벗어난 스펙업이라는 것.

    ‘나 데스나이트 스킬 얻은 지 고작 하루밖에 안 됐는데?’

    심지어 이 스펙업에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이걸 본 시청자들은 놀람과 감탄보다는 경악과 의심을 보낼 가능성이 적지 않은 일.

    ‘내가 부정한 방법으로 얻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그리고 미다스에게는 그 의심이 증폭될 만한 여지가 차고 넘쳤다.

    ‘자랑스럽게 보여줄 만한 건은 아니야.’

    라이브 방송에서 제 데스나이트 장난 아니죠? 어떻게 뽑았냐고요? 운이 좋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다들 갓워즈에 돈을 질러주세요! 라고 떠벌릴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

    결국 답은 하나였다.

    ‘당분간 라이브는 신경 쓰지 말고 레벨업만 신경 쓰자.’

    그런 미다스의 시선이 이내 하늘을 향했다.

    그러자 보였다.

    이미르의 숲, 그 드넓은 숲 너머에 보이는 거대하기 그지없는 나무 한 그루를.

    세계수 이그라드실이.

    ‘450레벨 이상 사냥터.’

    410레벨 플레이어는 감히 노릴 수 없는 사냥터였다.

    ‘저기 난이도보다 저기 가는 게 난이도가 더 높지.’

    노리는 것을 떠나서 이그라드실로 가는 길, 그 길목을 뚫는 것조차 불가능했으니까.

    세계수로 가는 길, 그 길목을 최초로 도전해 자력으로 뚫는 플레이어의 숫자가 60퍼센트에 불과할 정도였으니까.

    그 정도로 어려웠다.

    그야말로 몬스터가 미친 듯이 쏟아지는 곳, 해서 애초에 전투를 치르는 경우가 없었다.

    만약 몬스터가 나온다?

    그럼 일부가 미끼가 되고, 나머지들이 도망치는 게 공략법으로 추천되는 곳이었다.

    미다스도 그 사실을 잘 알았다.

    더불어 걱정은 크게 없었다.

    그에게는 눈이 있었으니까.

    숨어 있는 몬스터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이.

    당장에라도 마음만 먹으면 세계수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

    그리고 만약 세계수로 이동하게 되면, 그곳에서 사냥을 할 수 있다면 그 메리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저기서 사냥을 하면…….’

    40레벨 이상 몬스터를 잡는다, 그럼 레벨업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가 될 터.

    ‘라이브 방송보다 더 주목받겠지.’

    물론 반대로 그만큼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전력을 다해야 할 테니까.

    현 시점에서 주목 받기 싫어서 한숨을 내쉬던 미다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선택지.

    그럼에도 미다스가 그곳을 바라보는 이유는 간단했다.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냥터가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세계수로 가는 길은 어떨까?’

    애초에 사냥이란 단어가 성립되지 않은 위험 곳이.

    ‘아니야, 거긴 너무 위험하…….’

    그쯤에서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데스나이트를 바라봤다.

    동시에 고개를 좀 더 돌려 바라봤다.

    왕!

    “주인님, 몸이 굳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제게 주인님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십시오!”

    그 순간 깨달았다.

    ‘……지 않을 거 같은데.’

    답이 나온 거 같다고.

    3.

    폭풍이 몰아친 후에는 후폭풍이 부는 법.

    BJ대마도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복귀한 후에 갓워즈 세상에는 다시 한 번 더 강력한 폭풍들이 불기 시작했다.

    -BJ대마도사를 찾아라!

    그중 하나가 바로 이슈거리를 수입원으로 삼는 사이버 렉카들이었다.

    -위치만 찾아도 차 한 대 뽑는다!

    그들 입장에서 BJ대마도사는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로또나 다름 없는 자!

    그뿐만이 아니었다.

    -PK로 잡으면 집 새로 뽑는다!

    아예 작정하고 BJ대마도사를 잡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조차 차고 넘칠 정도.

    그리고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당연히 BJ대마도사의 몫에는 현상금이 붙었다.

    -BJ대마도사 위치만 제보해도 10만 달러 지급!

    어마어마한 액수의 현상금.

    BJ대마도사가 활동하리라 판단되는 이미르의 숲에는 그야말로 BJ대마도사를 찾기 위한 플레이어로 가득 찰 정도.

    -아니, 근데 BJ대마도사 대체 어디에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BJ대마도사의 흔적을 찾아낸 이는 단 한 명도 존재치 않았다.

    -라이브 방송은?

    └아직 이야기 없던데?

    └나 아는 사람이 라이징 스타 채널에 다니는데 아직 일정조차 잡힌 게 없다고 하네.

    심지어 단서조차 없는 상황.

    여러모로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

    그러나 그는 예외였다.

    “BJ대마도사가 안 보인다고? 당연하겠지.”

    차오스, 그는 작금의 사태에 당혹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가짜니까.”

    지금 드러난 BJ대마도사가 진짜가 성장하는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한 가짜임을 알았으니까.

    그런 가짜가 대놓고 움직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란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어차피 BJ대마도사가 뭘 하든 이미 결판은 났다.”

    더 나아가 차오스는 이미 확신했다.

    “조만간 있을 10대 길드와의 PK에서 이제 세상이 우리 아스가르드 길드의 무서움을 알 테니까.”

    BJ대마도사가 무엇을 하든 이미 대세를 바꾸는 것을, 자신이 확신하는 미래를 바꾸는 걸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러니까 할 거면 더 확실하게 하는 게 좋겠지. 우리 투자자들은 아직 우리를 미심쩍은 눈으로 볼 테니까. 우리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 하는 만큼.”

    그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보여줘야지. 우리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BJ대마도사의 그 수작을 얼마나 가뿐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일단은 가짜부터.”

    차오스, 그가 굳이 상대할 필요가 없는 가짜 BJ대마도사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은.

    “일단 숨어있는 가짜를 끄집어내야지. 광고를 한다. BJ대마도사가 세계수에 오면 보상을 주겠다고. 그렇게 하면 BJ대마도사는 어떤 식으로든 레벨업 사냥을 할 테고, 그럼 동선이 파악될 수밖에 없겠지.”

    물론 그는 알았다.

    “허나, 가짜인 만큼 도망칠 수도 있겠지. 어설픈 보상을 걸면.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진짜 BJ대마도사라면 도망칠 수 없는 보상을 건다.”

    그가 거부할 수 없는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차오스는 이미 준비해 뒀다.

    “리치 소환 스킬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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