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70화 (469/485)

BJ대마도사 외전 4화

2화 미드가르드 (2)

2.

신좌 시스템.

미드가르드에 추가된 이 시스템이 갓워즈 플레이어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좌들이 후원하는 조건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평소처럼 사냥을 하던 중인데, 갑자기 신좌가 관심을 가지고 후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플레이어의 능력과 전혀 상관없이, 그야말로 길가다가 돈을 줍는 것처럼 후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조건을 모르기에 10대 길드를 비롯해 랭커들, 권력자들이 독점하는 게 불가능했다.

탐험가 길드의 눈치 따위를 볼 이유가 없다는 의미!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두 번째 이유였다.

바로 후원의 수준!

“와, 미쳤네. 지금 후원으로 레전더리 스킬북 먹었다네!”

“레전더리? 뭔데?”

“리치 소환!”

“맙소사! 그거 최근에 100만 달러에 구매 제안 왔던 물건이잖아?”

“100만 달러에 제안이 왔는데 아무도 팔지 않았지!”

“아니, 그런데 어떻게 얻었데?”

“그냥 사냥하다가 후원받았는데?”

엄청난 가치를 가진 레전더리 스킬북을 줄 정도.

“누구야? 누군데?”

“BJ대마술사라는데?”

“BJ대마도사 짭이네?”

“한 번 방송이나 봐볼까?”

더욱이 그런 신좌의 후원을 통해 이제까지 무명이던 플레이어가 인기 BJ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기회였고, 그 사실에 열광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진짜 빨리 400레벨 찍고 미드가르드로 가야지.”

“꼭 400레벨 찍고 만다.”

당연히 그 열광을 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은 열심히 갓워즈에 자신의 시간을 바쳤다.

미드가르드에서는 인생역전 기회가 있었으니까.

“현우 형, 괜찮아요? 너무 풀 죽어 보이셔서.”

“어?”

정현우가 지금 휴게실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신좌의 후원이 보일 줄이야.’

그 누구도 모르는 신좌의 후원 조건 그리고 그 후원 내역마저 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였으니까.

‘심지어 신좌가 보였어.’

아니,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신좌의 존재가 보인다는 점이었다.

‘내가 직접 신좌를 찾아서 후원을 의도할 수 있어.’

그건 직접 후원을 찾아다닐 수 있다는 의미.

‘이거라면 스펙업 수준이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

이제까지 말도 안 되는 스펙업을 보여줬던 정현우조차 이 메리트의 수준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

‘이 정도면…….’

그쯤에서 정현우의 머릿속에는 떠올랐다.

‘600렙 찍은 후에 나 혼자서 게릴라 전으로…….’

아스가르드 길드를 상대하는 그림이.

‘아니, 아니야.’

그러나 정현우는 그 생각을 빠르게 버렸다.

‘정신 차려라, 정현우. 아무리 스펙업이 엄청나게 되더라도 아스가르드 길드랑 PK로 붙는 건 결코 쉽지 않아.’

가능성은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일이 아니었으니까.

‘되더라도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무엇보다 지금 정현우에게는 그 누구보다 중요한 파트너가 있었다.

‘영준 형하고는 상담해야지.’

그런 상황에서 멋대로 일을 진행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해서 정현우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 순간이었다.

우웅!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문자가 도착했다.

‘어?’

발신자는 와튼 박영준, 그가 정현우에게 말했다.

3.

“이제부터 BJ대마도사와 아스가르드 길드는 전쟁을 할 거다.”

“예?”

박영준의 말에 그의 비서가 놀라며 되물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이제까지 3년 동안 침묵하던 BJ대마도사가 복귀하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그게 아스가르드 길드와의 전쟁이라니?

엄청난 대사건!

비서가 흥분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도 당연했다.

“본인이 그렇게 말했나요?”

“아니.”

“예?”

그러나 이어진 박영준의 말에 비서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장님, 그런데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아스가르드 길드의 목적이 뭔지 아나?”

그 물음에 박영준이 대답 대신 질문을 건넸다.

“최고 길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럴 리가. 그게 목적이었으면 10대 길드 상대로 시비를 걸 이유도, 필요도 없지. 그리고 얼굴을 숨기고 막피를 선언할 이유도 없고.”

“그럼…….”

“갓워즈를 망치는 것. 그게 아스가르드 길드의 목적이다.”

“아!”

그제야 비서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잠깐만요. 왜 그런 짓을 합니까?”

“갓워즈가 망하면 이득을 볼 테니까.”

“이득이요? 누가 무슨 이득을…….”

“가상현실게임을 런칭 준비 중인 곳이 있을 수 있잖아?”

“예?”

“김민수가 가상현실 기술을 창조하고, 이후 갓워즈가 등장하고 적잖은 시간이 지났어. 김민수만큼 완벽한 가상현실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가상현실게임을 만드는 건 가능한 시간이지.”

“그러니까 자기들 게임을 위해서 경쟁사 게임을 망친다? 그거 범죄 아닙니까? 갓워즈가 영구정지하면 끝 아닌가요?”

“영구정지를 하면 갓워즈가 끝나지.”

“예?”

“PK가 불법도 아닌데, 그걸 했다고 지금 최고 길드를 싹 다 영구정지시켜봐. 누가 갓워즈를 하겠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갓워즈에는 주인이 없다고.”

그쯤에서 비서가 말했다.

“BJ대마도사는 언제든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아스가르드 길드가 하는 짓이 못마땅해서 3년 동안 잠적하고 있던 BJ대마도사가 갓워즈의 주인이 된 다음에 그들을 영구 정지한다?”

이어진 말에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건 BJ대마도사답지 않네요. 그래서 BJ대마도사가 직접 나서는 거군요. 아스가르드 길드를 막으려고요! 게임에서!”

“그래. 혼자서.”

“혼자서! 크으! 으? 어? 네?”

그때 비서가 기겁했다.

“아니, 혼자서요? 아스가르드 길드랑 혼자서 전쟁을 한다고요?”

10대 길드조차 무너뜨린 아스가르드 길드를 3년 동안 쉰 BJ대마도사가 혼자 상대한다!

누가 들어도 불가능한 개소리였으니까.

“그래,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박영준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건 누가 보더라도 아스가르드 길드가 BJ대마도사에게 시비를 건 거야. 그런데 그걸 보고 BJ대마도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그냥 물러선다?”

그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짓인지를.

“내가 본 BJ대마도사는 승부사다. 그는 자신에게 온 승부 앞에선 절대 피하지 않아.”

그리고 BJ대마도사는 그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인물이라는 것을.

“피하기는커녕 가장 처참한 방법으로 도전자를 응징하지. 그리고 그걸 말릴 방법은 없어. 그럼 남은 건 하나.”

그 때문이었다.

“최고의 서포트를 하는 것.”

“그래서 BJ대마도사에게 뭐라고 하셨나요?”

박영준, 그가 BJ대마도사에게 먼저 문자를 보낸 것은.

“뭐라고 하긴.”

4.

[아스가르드 길드를 무너뜨립시다.]

박영준, 그로부터 도착한 문자를 보는 순간 정현우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영준 형이 이 정도로 나올 정도면…….’

그가 아는 박영준은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인맥과 정보력을 가진 이.

‘이거 진짜 큰일이구나.’

그런 그가 이 정도로 말할 정도라면, 아스가르드 길드를 부숴야 한다고 말할 정도라면 아스가르드 길드의 존재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갓워즈에 위협적이라는 의미였으니까.

‘미치겠네.’

그렇다면 정현우가 기획했던 것처럼 정체를 파악하고, 뿌리는 정도로는 안 된다는 것.

‘전쟁이라니.’

그야말로 전면전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

‘어떻게?’

당연히 고민이 시작됐다.

‘어떻게 스펙업을 해야 유리하지?’

그 고민의 주요 포인트는 바로 캐릭터 육성 방법이었다.

‘선택지는 많다.’

대마도사, 모든 마법사 클래스의 스킬을 배울 수 있는 만큼 육성 스타일은 다양했으니까.

사실 가장 좋은 건 그냥 모든 걸 배우는 것이었다.

각 마법 스킬에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고, 타이틀을 얻을 경우 같이 얻는 룬 보상을 통해 더 큰 스펙업이 가능했으니까.

‘그중에서 확실한 걸 골라야 해.’

그러나 모든 걸 하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명백한 상황.

‘사냥과 PK, 둘 다 잡을 수 있는 걸로.’

특히 정현우는 이제 PK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아니, 염두에 두는 정도가 아니라 애초에 목표가 아스가르드 길드와의 전쟁 아닌가?

사실 그게 제일 문제였다.

‘지금 내 스타일은…… PK에 불리해.’

애초에 마법사란 직업 자체가 PK에 결코 유리한 직업이 아니었다.

BJ대마도사의 경우에는 압도적인 스펙 그리고 상대방의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해 PK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뿐, 기본적으로 유리한 직업은 아니었다.

‘여론전은…….’

결정적으로 당시 BJ대마도사에게는 명분이란 방패가 있었다.

제아무리 대단한 어비스 길드라고 하더라도 명분 없이는 BJ대마도사를 PK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아스가르드 길드 상대로는 불가능하지.’

하지만 대놓고 막피를 선언한 아스가르드 길드가 그런 명분을 신경 쓸 리 만무.

‘내가 숨만 쉬고 있어도 PK를 걸 텐데.’

오히려 아스가르드 길드에게 BJ대마도사는 꼭 잡아야 하는 존재였으니까.

‘아니, 나라는 걸 알면 날 죽이려고 이 악물고 덤벼든다.’

10대 길드를 굴복했다!

그렇다면 갓워즈의 남은 상징은 BJ대마도사밖에 없을 테니까.

때문에 여기서 정현우에게는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스타일을 바꿔야 해.’

BJ대마도사를 연상할 것 같은 전투 방식은 버려야 한다는 것.

‘그런데 나한테 멀리 던지는 거 빼고, 럭키랑 골드, 실버 쓰는 거 빼면 남는 게 없는데?’

문제는 정현우가 멀린 같은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

“현우 형.”

그런 정현우에게 이혁주가 이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형, 요즘 너무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뭐가 그렇게 고민이세요?”

아무래도 정현우의 표정이 너무 심각하게 보인 모양.

그 사실에 정현우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캡슐방 와서 고민하는 게 뭐겠어. 게임 고민이지. 게임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말이야.”

그 모습에 이혁주도 웃으며 말했다.

“힘들 게 뭐 있어요? 까짓것 그냥 흑마법사 고른 다음에 해골 군단 소환해서 쓸어버리면 되죠.”

“뭐?”

“게임 소설에도 다들 그렇게 하잖아요? 회귀해서 네크로맨서 키우는 게 국룰이잖아요!”

말과 함께 해맑은 미소를 짓는 이주혁, 당연한 말이지만 그건 우스갯소리였다.

“원래 솔플은 네크로맨서로 해야 제맛이죠. 안 그래요?”

처참하게 가라앉은 정현우를 조금이라도 웃게 만들기 위한 우스갯소리.

본인도 말하면서 턱도 없는 소리라는 걸 아는, 그런 개소리.

그런 이혁주의 개소리에 정현우가 대답했다.

“그렇지.”

“예?”

“그래, 그게 있었지. 잠깐만, 나 저거 캡슐 좀 쓸게.”

그 말과 함께 정현우가 캡슐을 향해 달려갔다.

5.

갓워즈가 업데이트됐을 때 가장 먼저 관심을 받은 건 신좌 시스템이 아니었다.

-신좌 후원 업데이트됐음!

└그게 뭔데?

└나도 몰라.

처음 업데이트가 됐을 때 신좌 후원 시스템에 대한 정보는 아직 제대로 공개된 게 없었으니까.

-신직업 패치됐다!

└뭐?

└ㄹㅇ?

└드디어 갓워즈에 새 직업이?

대신 새로이 추가된 직업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레전더리 클래스 나옴?

└또 얼마나 현질하려나?

갓워즈에서는 직업의 중요성이 매우 높았으니까.

그리고 그 기대에 걸맞게 다양한 직업이 나왔다.

-흑마법사 나왔다!

└흑마법사라면? 네크로맨서?

└드디어 1인 군단 시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건 흑마법사의 등장이었다.

MMORPG장르의 게임에서 해골 군단을 이끄는 흑마법사의 존재감은 감히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으니까.

-유니크다!

└레전더리는 아니다, 이거지?

└그래도 돈 좀 써야겠네!

└그래서 어떰?

└좋던데?

└좋아?

└세다!

그리고 그렇게 등장한 흑마법사 클래스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좋았다.

-마법사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컨트롤이 필요한데, 흑마법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

-한계는 명확하지만.

└ㅇㅇ 딱 초보자용이지.

└들어가는 돈은 초보자스럽지 않지만.

달리 말하면 포텐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앞서 말했듯이 초보자도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가지는 메리트는 없었으니까.

‘흑마법사.’

어쨌거나 미다스도 흑마법사의 존재는 잘 알고 있었다.

갓워즈를 안 했을 뿐, 갓워즈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관심이 크진 않았다.

흑마법사를 아무리 열심히 투자해도 기존의 스타일보다 더 나을 건 없었으니까.

비단 미다스만 그런 게 아니라 고레벨의 대마도사 클래스 중에 흑마법사 마법에 굳이 투자하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BJ대마도사가 흑마법사를 한다, 라고는 쉽사리 생각할 수 없지.’

정체를 감출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우수하진 않지만…… 지금은 정체를 감추는 게 우선이다.’

미다스에게는 현재 그 장점이 어느 때보다 필요했으니까.

해서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해골 병사 소환]

-스킬 등급 : 노멀

-스킬 효과 : 해골 병사를 소환한다. 스킬 랭크가 상승할수록 해골 병사의 공격력과 방어력, 소환 가능한 숫자가 상승한다.

G베이를 통해서 해골 병사 소환 스킬북을 구매했다.

물론 알았다.

‘스킬 랭크 올리는 데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기존 방식보다 스펙업도 느리겠지만…….’

원하는 만큼의 스펙업 속도가 나오지 않으리란 건.

때문에 미다스는 기대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한다.’

기대 대신 각오를 품을 뿐.

“해골 병사 소환,”

그 각오와 함께 미다스가 해골 병사 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쿠쿠쿠!

그러자 흙바닥이 들썩거리더니 이내 뼈밖에 없는 새하얀 팔이 솟구치더니 이내 해골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왕!

“나쁜개! 저건 먹는 게 아니다!”

그 해골에 반응하는 럭키와 골드.

그러나 막상 미다스는 반응할 수 없었다.

‘어?’

봤으니까.

덜덜덜!

‘왜 얘 머리 위에도 물음표가 있어?’

소환된 해골 위에 뜬 선명한 물음표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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