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69화 (468/485)

BJ대마도사 외전 3화

2화 미드가르드 (1)

1.

BJ대마도사가 메인 시나리오를 깨고, 김민수의 후계자가 된 이후 많은 이들이 말했다.

[갓워즈의 끝이 왔다!]

갓워즈의 인기는 이제 하락할 일만 남았을 거라고.

-갓워즈는 끝났다!

└이미 BJ대마도사가 엔딩 봤는데 더 이상은 의미 없지!

└인기는 끌겠지만 예전만 하진 않을 듯.

└볼 거 다 봤으니까.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거라고.

그러나 그러한 예상은 갓워즈가 업데이트가 되는 순간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제까지 갓워즈는 잊어라!]

그만큼 갓워즈의 업데이트는 파격적이었다.

[미드가르드가 등장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건 바로 400레벨을 달성한 플레이어들을 위한 새로운 대륙, 미드가르드였다.

[신좌 시스템 업데이트!]

이렇게 등장한 신대륙 미드가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신좌 시스템이었다.

이제까지 갓워즈에 그냥 상태창에서 이름만 나왔던 신좌들, 미드가르드에서는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신들이 이제 당신의 후원자가 된다!]

[신들을 위해 싸워라!]

[신들을 즐겁게 하는 자, 그만한 대가와 영광을 얻으리라!]

신좌들이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보고, 그 플레이에 어울리는 후원을 해주었다.

라이브 방송에서 시청자들이 후원하는 것과 같았다.

단, 차이점이 있었다.

[아낌없이 주는 신좌들!]

[레전더리는 물론 레전더리 에픽에 올마이티까지!]

[신좌의 후원은 무한하다!]

[아즈모의 후원은 신좌의 후원에 비하면 애들 수준!]

억만금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것들을 후원해 줄 수 있다는 것.

더군다나 신좌들의 후원 기준은 단순히 게임을 잘한다, 같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게임을 못 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신좌들이 후원을 해주는 경우도 있었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후원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복권과도 같은 일!

-신좌 후원 어떻게 받음?

└일단 게임을 해!

확실한 건 플레이 타임이 길어야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당연히 400레벨 플레이어들의 게임 플레이 타임은 대폭 증가했다.

-미드가르드 개꿀이네!

└갓워즈하면서 이렇게 꿀맛을 보게 될 줄이야!

└진짜 전 재산 때려박으면서 400레벨 찍은 보람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신좌로부터 받은 후원에 저레벨 유저들은 미드가르드에 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게임을 했다.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하니 당연히 갓워즈의 인기 역시 커졌다.

어쨌거나 이제 갓워즈의 플레이어들의 1차 목표는 하나였다.

-빡겜해서 미드가르드 가고 만다!

└나도 다시 게임 복귀한다!

└난 대출 받았음!

└난 장기 팔았음!

미드가르드에 가는 것!

모두가 그 목표를 품은 채 갓워즈에서 미친 듯이 레벨을 올렸고, 400레벨이 되는 순간 망설임 없이 미드가르드로 향했다.

예외는 오직 한 명뿐이었다.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신좌 워드래곤이 미드가르드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자 합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아니.”

미다스, 그는 400레벨을 달성하고도 여전히 미드가르드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였다.

당연했다.

그는 사실상 게임을 할 수 없는 처지였으니까.

왕!

“럭키, 잘 있었어?”

왕왕!

그런 그가 갓워즈에 접속하는 것은 럭키와 골드를 만나려는 것, 그뿐이었으니까.

정말 그뿐이었다.

헥헥헥!

“어이구, 주인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

왕!

“자, 그럼 오늘도 가볍게 산책이나 할까?”

왕왕!

그렇게 미다스가 럭키를 데리고 자신이 사냥을 했던 마지막 사냥터인 신의 무덤을 돌아다녔다.

[노네임드가 등장했습니다.]

“저기 오크 노네임드 있네. 럭키야, 잡아.”

왕!

그러다가 적당한 노네임드를 발견하는 순간, 미다스는 그것을 잡고 곧바로 가디언 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주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 골드. 잘 있었어?”

“주인님이 오실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연마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미다스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냥 그대로 앉았다.

왕!

“주인님, 오늘도 하늘 구경을 하실 겁니까?”

그리고는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었다.

이제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아니.”

왕?

더 이상 하늘 구경이나, 산책, 그런 걸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었다.

“미드가르드로 갈 거다.”

이제는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까.

왕!

“오! 주인님! 훌륭하신 결정입니다!”

왕왕!

“흥! 나쁜개! 네 녀석의 도움은 필요 없다! 주인님 곁에는 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미다스의 결정에 럭키와 골드가 어느 때보다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반면 미다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넘어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

미드가르드를 가는 건 그냥 당장 신좌인 워드래곤의 요구에 예, 라고 대답만 하면 됐다.

문제는 넘어간 다음이었다.

미다스가 최강자로 있었던 건 3년 전의 일.

‘가는 순간 난 뉴비다.’

지금 이 시점에서 미다스의 스펙은 꽤 대단하다, 그 정도일 뿐이었다.

예전처럼 절대적이다, 라는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단 미다스가 쉬는 3년 동안 모든 플레이어의 스펙이 평균적으로 올랐다.

그 누구도 아닌 미다스, 본인 때문이었다.

‘요즘은 신수 강화나, 가디언 강화 공략은 대부분 아니니까.’

그전까지는 있는지도 모르던 요소들이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밝혀졌으니까.

그건 매우 컸다.

게이머들의 도전정신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었으니까.

더군다나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것들, 신수의 능력이나 가디언의 능력은 게임 진행에 엄청난 메리트를 주는 것들이었다.

목숨을 걸고 알아내려고 하는 게 당연지사.

‘신수 얻는 것도 훨씬 쉬워졌고.’

또한 업데이트와 함께 갓워즈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쉬워졌고, 신수를 얻는 난이도 역시 꽤 내려갔다.

‘미드가르드는…….’

결정적으로 미다스가 넘어갈 미드가르드에는 600레벨을 찍은 플레이어들은 물론 신좌의 후원을 통해 엄청난 스킬을 얻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미다스가 가진 최강의 스킬인 메테오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도 극소수이지만 있었다.

그래서 문제였다.

‘일단 정체부터 감춰야 해.’

만약 BJ대마도사가 미드가르드에 등장했다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적이 너무 많아.’

유명인이니까 웃으면서 BJ대마도사님 팬이에요! 저랑 사인해 달라고 다가올까?

아니면 본격 BJ대마도사 잡는 방송! 시청자 숫자 1천 명 되면 BJ대마도사 목 따겠습니다! 라고 타이틀을 걸어두고 덤벼들까?

답은 뻔했다.

‘아스가르드 길드도 있고.’

결정적으로 아스가르드 길드가 바보도 아니고 BJ대마도사의 등장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다스는 미드가르드로 가야 했다.

‘하지만 여기 있어서는 아무것도 안 돼.’

상황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나밖에 도움이 안 된다.’

동시에 미다스에게는 나름 한 가지 승부수가 있었다.

‘게임이니까.’

아스가르드 길드.

그들이 엄청난 집단인 건 맞았다.

10대 길드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세를 점한다, 그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바였으니까.

그러나 갓워즈는 게임이었다.

게임오버 페널티가 끝나며 언제든 다시 재시작할 수 있는 게임.

즉, 한 번의 전투로 승패가 정해진 게 아니었다.

10대 길드 역시 이미 아스가르드 길드의 행패에 분노를 표하며 전면전을 부르짖은 상태!

당연히 아스가르드 길드가 갓워즈를 지배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

‘놈들이 가면을 쓴 것도 그 때문이지.’

아스가르드 길드가 얼굴을 감춘 것은 그 기나긴 전쟁을 위해서였다.

10대 길드가 얼굴을 모르는데 다짜고짜 PK 보복을 할 수 있을 리 만무.

또한 10대 길드를 비롯해 1티어 길드 내에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이 숨어 있을 터였다.

애초에 이런 수법은 아스가르드 길드만의 수법이 아니었다.

PK범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으로 아예 부캐를 만들어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정체를 감추고자 하는 플레이어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난 가면 너머의 정체를 아니까.’

단, 미다스만 제외하고.

달리 말하면 미다스가 아스가르드 길드의 정체를 파악해 정보를 퍼뜨리면 아스가르드 길드의 행보에 여러모로 큰 지장이 온다는 의미.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뿐이지만.’

거기까지였다.

미다스가 아스가르드 길드를 상대로 그 이상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었다.

3년이라는 공백은 그만큼 컸으니까.

‘아무리 스펙업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지.’

미다스에게 모든 것이 보이는 눈이 있다고 해서, 그래서 엄청난 스펙업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3년의 격차를 단시간에 줄이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이건 전쟁이니까.’

과거 10대 길드와 경쟁했을 때와 달리 이제 BJ대마도사는 유명인, 그런 그를 아스가르드 길드가 BJ대마도사님 빨리 600레벨 찍으시죠! 그 후에 같이 PK 한 번 합시다! 하면서 손 흔들면서 기다려줄 리 없었으니까.

‘그래도 해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다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이대로 갓워즈가 끝나는 걸 미다스는 용납해서는 안 됐으니까.

“얘들아.”

그렇게 고민을 끝낸 미다스가 말했다.

“미드가르드로 가자.”

왕!

“명만 내리십시오, 주인님!”

그러자 나오는 럭키와 골드의 힘찬 대답.

[신좌 워드래곤이 미드가르드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자 합니다.]

그 대답과 함께 알림이 들렸고, 그 알림에 미다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미드가르드로 가길 원한다!”

그 순간 하늘 위에서 빛줄기 하나가 내려오더니 그대로 미다스의 몸을 휘감았다.

[미드가르드로 이동합니다.]

그 빛줄기를 따라 미다스의 몸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구름을 뚫고.

이내 하늘을 뚫고, 우주를 가르며.

빠르게 이동하던 미다스의 눈앞에 초록빛 거대한 행성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쿵!

미다스가 그 행성의 바닥에 착지했다.

[미드가르드에 도착했습니다.]

미드가르드가 등장한 지 3년, 그 3년 만에 미다스가 미드가르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이 순간 감격을 느꼈다.

새로운 세상에서 얻을 새로운 기회에 대한 감격을!

“후우.”

그러나 미다스는 감격 대신 한숨부터 내뱉었다.

‘긴장 풀지 마.’

그에게는 이곳은 새로운 기회의 땅 따위가 아니었으니까.

‘미드가르드에 콘텐츠는 이미 공개될 만큼 공개됐어.’

이제부터 피 말리는 전쟁의 땅일 뿐이었으니까.

‘내가 가진 능력은 이제 대단한 게 못 돼.’

더불어 이제까지 BJ대마도사를 만들었던 그 능력은 더 이상 크게 유효하지 못한 땅이었으니까.

미다스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도, 외면하지도 않았다.

그런 미다스의 눈에 보였다.

[신좌 워드래곤이 당신의 등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신좌 불꽃의 왕이 당신의 등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신좌 성스러운 뱀이 당신의 등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신좌들의 메시지들이.

‘이상하다. 신좌들은 후원할 때만 메시지가 오는데?’

예상치 못한 메시지들에 놀라는 미다스.

그런 미다스의 눈에 보였다.

‘어?’

자신의 주변에 맴도는 손바닥 크기의 빛들을.

[신좌 워드래곤]

[신좌 불꽃의 왕]

[신좌 성스러운 뱀]

그 빛들 위에 달린 이름들을.

‘시, 신좌들이 보이잖아?’

그 사실에 기겁하는 미다스.

왕!

그렇게 기겁하는 미다스를 향해 럭키가 가볍게 짖으며 미다스의 다리에 머리를 비볐다.

긴장하는 미다스를 향해 애교를 부렸다.

“어, 그래. 럭키야.”

그 모습에 미다스가 정신을 차렸다.

그 순간이었다.

[신좌 불꽃의 왕이 신수의 재주를 보고 싶어 합니다.]

[신수만으로 몬스터 3마리 사냥 시 100골드 지급!]

신좌 불꽃의 왕의 머리 위에 창이 떴다.

[남은 시간 04:58]

타이머와 함께.

‘신좌의 후원 조건도 보인다고? 진짜? 아니, 그러면 마음대로 신좌의 후원을 받을 수…….’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이제 더 이상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심장 박동 수가 급격히 빨라집니다.]

[강제 로그아웃이 실행됩니다.]

그렇게 미다스가 오랜만에 강제 로그아웃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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